증권적채권은 권리의 양도·행사·변제가 증서와 결합된 채권을 설명하기 위해 쓰는 법률개념이다. 민법은 이 명칭을 직접 정의하지 않고 지시채권·무기명채권을 규율하며, 지명소지인출급채권과 면책증서에는 별도의 규정을 둔다(민법 제508조 · 민법 제523조 · 민법 제525조 · 민법 제526조).
쉽게 말하면 — 계약서가 단순한 증거에 그치지 않고, 권리를 넘기거나 돈을 받을 때 그 증서 자체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채권을 묶어 부르는 말입니다. 다만 증서의 종류마다 넘기는 방법과 소지인 보호 범위가 다릅니다.
어떤 채권과 증서를 함께 비교하나
민법은 지시채권·무기명채권을 중심으로 두고, 지명소지인출급채권과 면책증서에는 서로 다른 효력·준용 범위를 붙인다. 면책증서는 양도·유통을 위한 증권적채권의 한 유형이 아니라 소지인에게 변제한 채무자를 면책시키기 위한 유사 증서이므로 따로 구분해야 한다(민법 제508조 · 민법 제523조 · 민법 제525조 · 민법 제526조).
| 구분 | 증서와 권리의 관계 | 양도방식·효력 |
|---|---|---|
| 지시채권 | 배서의 연속으로 권리를 증명하면 적법한 소지인으로 봄(민법 제513조) | 배서와 교부(민법 제508조) |
| 무기명채권 | 증서 소지가 권리 유통의 중심 | 교부(민법 제523조) |
| 지명소지인출급채권 | 채권자를 지정하면서 소지인에게도 변제한다고 적음 | 무기명채권과 같은 효력(민법 제525조) |
| 면책증서(유사 증서) | 소지인에게 지급한 채무자를 면책시키려는 증서 | 양도 규정은 없고 변제장소·제시와 이행지체·영수 기입만 준용(민법 제526조) |
보통의 지명채권에는 채권양도의 통지·승낙이라는 대항요건이 적용되므로, 증서와 권리가 결합된 채권인지 별도로 구별해야 한다(민법 제450조).
대법원도 지명채권의 양도계약을 설명하면서, 증권적 채권의 추심위임배서를 대비 사례로 들었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100711 판결요지 [1]). 어음법과 수표법의 추심위임배서는 어음·수표에서 생기는 권리를 종국적으로 이전하는 제도가 아니라, 추심 문구가 있는 배서를 받은 소지인에게 권리 행사 권한을 주는 제도다(어음법 제18조 · 수표법 제23조). 이 판시는 증권적 채권 전체를 정의한 것이 아니라 채권양도계약과 그 원인계약을 구별하는 과정에서 든 대비다.
상법은 어떤 유가증권에 민법 규정을 적용하나
금전의 지급청구권, 물건·유가증권의 인도청구권 또는 사원의 지위를 표시하는 유가증권에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민법 제508조부터 제525조까지를 적용한다(상법 제65조 제1항). 이 경우 어음법 제12조 제1항·제2항도 준용되므로, 배서에 붙인 조건은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일부배서는 무효다(어음법 제12조).
어음·수표처럼 개별 유가증권을 규율하는 특별법이 있으면 그 규정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전자등록은 증서를 어떻게 바꾸나
상법 제65조 제1항의 유가증권 중 권리의 발생·변경·소멸을 전자등록하기에 적합한 것은 전자등록기관의 전자등록부에 등록하여 발행할 수 있다. 제65조 제2항이 준용하는 상법 제356조의2 제2항부터 제4항에 따라 양도·입질은 전자등록해야 효력이 생기고, 등록자는 권리자로 추정된다. 전자등록부를 선의이고 중대한 과실 없이 신뢰한 취득자는 보호된다(상법 제65조 제2항).
이 상법상 전자등록부와 전자증권법상 전자등록계좌부는 근거와 적용대상을 구별해야 한다. 전자증권법상 신규 전자등록은 원칙적으로 신청할 수 있지만,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주식등, 투자신탁 수익권·투자회사 주식,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식등은 신청해야 한다(전자증권법 제25조 제1항).
전자등록계좌부에 전자등록된 자는 그 전자등록주식등에 관한 권리를 적법하게 가지는 것으로 추정한다(전자증권법 제35조 제1항). 양도는 계좌간 대체의 전자등록으로, 입질은 질권 설정의 전자등록으로 효력이 생긴다. 신탁재산이라는 사실을 전자등록하면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전자증권법 제35조 제2항부터 제4항). 선의로 중대한 과실 없이 전자등록계좌부의 권리 내용을 신뢰하여 소유자 또는 질권자로 전자등록된 자는 그 권리를 적법하게 취득한다(전자증권법 제35조 제5항).
전자등록주식등에는 증권·증서를 발행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해 발행된 증권·증서는 효력이 없다(전자증권법 제36조 제1항·제2항). 이미 주권등이 발행된 주식등을 제25조부터 제27조까지의 절차로 신규 전자등록하면 원칙적으로 기준일부터 기존 주권등이 효력을 잃는다. 다만 기준일 당시 공시최고절차가 계속 중인 주권등은 제권판결이 확정되거나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효력을 잃는다(전자증권법 제36조 제3항). 전자등록기관은 공시최고절차가 계속 중인 주권등의 수량에 한하여 신규 전자등록을 거부할 수 있다(전자증권법 제25조 제6항 제3호).
증서가 양도와 권리자 확인에 어떤 역할을 하나
지시채권의 배서는 증서 또는 보충지에 뜻을 적고 배서인이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하여 한다. 피배서인을 적지 않는 약식배서가 가능하고, 소지인출급배서는 약식배서와 같은 효력이 있다(민법 제510조 · 민법 제512조). 약식배서가 있는 증서의 소지인은 피배서인을 보충하거나 다시 배서할 수 있고, 피배서인을 적지 않은 채 증서를 교부하여 양도할 수도 있다(민법 제511조). 채무자에게 배서한 뒤 그 채무자가 다시 배서하는 환배서도 가능하다(민법 제509조).
지시채권은 증서의 점유자가 배서의 연속으로 권리를 증명하면 적법한 소지인으로 본다. 최후의 배서가 약식이어도 같고, 약식배서 다음의 배서인은 그 약식배서로 증서를 취득한 것으로 보며, 말소된 배서는 없는 것으로 본다(민법 제513조). 무기명채권에는 배서 연속 자체가 없으므로 제513조가 준용되지 않고, 증서 교부로 양도한다(민법 제523조). 다만 제524조가 제514조를 준용하므로 증서를 취득한 소지인은 선의취득 규정에 따른 보호를 받을 수 있다(민법 제524조).
민법 제514조는 지시채권의 선의취득을 규율한다. 누구든지 증서의 적법한 소지인에게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지만, 소지인이 증서를 취득할 때 양도인에게 권리가 없음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했다면 보호되지 않는다(민법 제514조). 이 규정은 무기명채권에도 준용된다(민법 제524조).
증권적 채권에 질권은 어떻게 설정하나
지시채권에 질권을 설정하려면 증서에 배서하여 질권자에게 교부해야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350조). 무기명채권은 증서를 질권자에게 교부해야 입질의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351조). 단순한 담보 합의만으로는 부족하다.
무기명채권에 권리질권을 설정한 경우에는 민법 제353조 제2항의 자기채권 한도 제한이 적용되지 않아 질권자가 피담보채권의 내용과 관계없이 액면금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72다1941). 전자등록주식등은 질권 설정을 전자등록해야 입질의 효력이 생긴다(전자증권법 제35조 제3항).
지시채권에서는 채무자가 앞선 소지인과의 인적관계에서 생긴 항변을 현재 소지인에게 주장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 현재 소지인이 채무자를 해할 줄 알고 취득했다면 예외가 되고, 이 규정은 무기명채권에도 준용된다(민법 제515조 · 민법 제524조).
권리를 행사하고 변제받을 때 왜 증서가 필요한가
증서에 변제장소를 정하지 않았다면 채무자의 현재 영업소가 변제장소가 되고, 영업소가 없으면 현재 주소가 변제장소가 된다(민법 제516조). 채무자는 증서와 교환해서만 변제할 의무가 있다(민법 제519조). 증서에 변제기한이 있는 경우에도, 그 기한이 도래한 뒤 소지인이 증서를 제시해 이행을 청구한 때부터 채무자가 지체책임을 진다(민법 제517조).
지시채권의 채무자는 배서의 연속을 조사해야 한다. 배서인의 서명·날인이나 소지인의 진위를 조사할 권리는 있지만 의무는 없다. 다만 채무자가 변제할 때 소지인이 권리자가 아님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했다면 그 변제는 무효다(민법 제518조). 무기명채권에는 배서가 없으므로 배서 연속 조사 의무는 적용될 대상이 없지만, 소지인의 진위를 조사할 권리와 악의·중과실인 변제의 무효에 관한 부분은 준용된다(민법 제524조).
채무자는 변제할 때 증서에 영수 사실을 적어 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일부변제라면 채무자가 청구할 때 채권자는 그 뜻을 증서에 적어야 한다(민법 제520조). 제514조부터 제522조까지는 무기명채권에도 준용되지만, 면책증서에는 변제장소·제시와 이행지체·영수 기입 규정만 준용된다(민법 제524조 · 민법 제526조).
증서를 보여 주지 않은 채 “내가 받을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채무자는 전액을 지급할 때 증서와 맞바꾸고, 일부만 지급할 때는 증서에 그 뜻을 적어 달라고 청구해야 이중지급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증서를 잃으면 권리는 어떻게 되나
도난·분실되거나 없어진 지시채권 증서는 공시최고 절차를 거쳐 무효로 할 수 있고, 이 규정은 무기명채권에도 준용된다(민법 제521조 · 민법 제524조 · 민사소송법 제492조 제1항).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증서를 잃지 않았더라면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을 최종소지인이다(민사소송법 제493조 · 70마694).
도난·분실은 직접점유자의 의사에 기하지 않고 소지를 잃은 경우를 뜻한다. 신청서 자체에 횡령·편취 사실이 분명하면 법률상 공시최고절차를 허가할 수 없다(87다카2445). 증서가 점유를 벗어났다는 사실만으로 언제나 공시최고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시최고의 신청이 있으면 채무자로 하여금 채무의 목적물을 공탁하게 할 수 있고, 소지인이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면 변제하게 할 수 있다(민법 제522조).
증서를 잃었다고 권리관계를 임의로 다시 만들 수는 없다. 제권판결을 포함한 구체적인 실효 절차는 공시최고에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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