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임

위임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사무의 처리를 위탁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680조). 위탁하는 쪽이 위임인, 승낙하는 쪽이 수임인이다. 조문은 서면이나 보수 약정을 성립 요건으로 두지 않았다.

쉽게 말하면 — 내 일을 남에게 맡기고 그 사람이 맡겠다고 하면 그것으로 성립하는 계약입니다. 계약서를 쓰지 않아도, 돈을 주기로 하지 않아도 됩니다. 맡은 사람은 그 일에 요구되는 수준으로 조심해서 처리해야 하고, 처리하면서 받은 돈이나 물건은 모두 맡긴 사람에게 넘겨야 합니다. 보수는 약정이 있을 때 받을 수 있고 원칙적으로 일을 끝낸 뒤에 청구합니다. 별도의 해지 제한 약정이 없다면 양쪽 모두 언제든지 그만두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임인은 어떤 주의로 사무를 처리해야 하는가?

수임인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한다(민법 제681조). 그 주의가 미치는 사무의 범위는 위임계약의 내용이 정한다.

소송위임장에 적힌 수권행위는 소송대리권의 발생이라는 소송법상의 효과를 목적으로 하는 단독 소송행위로서, 그 기초관계인 의뢰인과 변호사 사이의 사법상의 위임계약과는 성격을 달리한다(95다20775). 의뢰인과 변호사 사이의 권리의무는 수권행위가 아닌 위임계약에 의하여 발생한다(같은 판례). 그래서 본안소송을 수임한 변호사가 보전처분에 관한 소송행위를 할 수 있는 소송대리권을 가진다고 하여 당연히 그 권한에 상응한 위임계약상의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는 없다(같은 판례).

수임인이 사무를 제3자에게 넘길 수 있는지는 민법 제682조가 따로 정한다. 그 제한과 준용 구조는 복대리에서 다룬다.

수임인이 받은 것은 어떻게 되는가?

수임인은 위임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위임사무의 처리상황을 보고하고 위임이 종료한 때에는 지체없이 그 전말을 보고하여야 한다(민법 제683조). 처리 중의 보고는 위임인의 청구를 요건으로 하고, 종료 시의 전말 보고는 청구가 없어도 해야 한다.

수임인은 위임사무의 처리로 인하여 받은 금전 기타의 물건 및 그 수취한 과실을 위임인에게 인도하여야 한다(민법 제684조 제1항). 위임인을 위하여 자기의 명의로 취득한 권리는 위임인에게 이전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항). 어음의 추심위임에서 위임사무의 처리로 취득한 금전은 수임인이 부담하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의 일환으로 위임인에게 인도할 의무가 있다(2003다61931). 그 인도·이전의무는 추심의뢰나 지급제시로 발생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제3채무자로부터 지급받은 경우에 구체적으로 발생한다(같은 판례).

수임인이 위임인에게 인도할 금전 또는 위임인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할 금전을 자기를 위하여 소비한 때에는 소비한 날 이후의 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며 그 외의 손해가 있으면 배상하여야 한다(민법 제685조).

보수와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가?

수임인은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위임인에 대하여 보수를 청구하지 못한다(민법 제686조 제1항). 무상이 원칙이다. 보수를 받을 경우에도 위임사무를 완료한 후가 아니면 이를 청구하지 못한다(같은 조 제2항 본문). 다만 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에는 그 기간이 경과한 후에 이를 청구할 수 있다(같은 항 단서). 사무 처리 중에 수임인의 책임없는 사유로 위임이 종료된 때에는 이미 처리한 사무의 비율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위임사무 처리에 필요한 비용은 보수 약정과 별도로 위임인이 부담한다. 위임사무의 처리에 비용을 요하는 때에는 위임인은 수임인의 청구에 의하여 이를 선급하여야 한다(민법 제687조). 수임인이 필요비를 지출한 때에는 위임인에 대하여 지출한 날 이후의 이자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688조 제1항). 필요한 채무를 부담한 때에는 위임인에게 자기에 갈음하여 이를 변제하게 할 수 있고, 그 채무가 변제기에 있지 아니한 때에는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게 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과실없이 손해를 받은 때에는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계약이 아닌 법정의 위임관계에도 이 조문이 쓰인다. 위임 없이 남의 사무를 처리한 경우의 비용상환은 사무관리가 따로 정한다.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는 경우 채권자와 채무자는 일종의 법정위임의 관계에 있으므로, 채권자는 민법 제688조를 준용하여 채무자에게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96그8).

위임은 언제 끝나는가?

별도의 해지 제한 약정이 없는 경우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민법 제689조 제1항). 이 법정 해지권은 위임인과 수임인 어느 쪽에나 열려 있다. 당사자 일방이 부득이한 사유없이 상대방의 불리한 시기에 계약을 해지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항). 제2항의 법정 손해배상 의무는 해지의 효력을 부정하지 않는다.

위임은 당사자 한쪽의 사망이나 파산으로 종료된다(민법 제690조). 수임인이 성년후견개시의 심판을 받은 경우에도 이와 같다(같은 조). 조문이 적은 성년후견개시는 수임인에 관한 것이고, 위임인이 그 심판을 받은 경우는 이 조문의 종료 사유에 들어 있지 않다.

법인의 대표이사가 사임하는 경우 그 의사표시가 권한 대행자에게 도달한 때에 사임의 효력이 발생하고 그 뒤에는 마음대로 이를 철회할 수 없다(2007다7256 이유). 다만 사임서 제출 당시 권한 대행자에게 사표의 처리를 일임한 경우에는 권한 대행자의 수리행위가 있어야 사임의 효력이 발생한다(같은 판례 이유). 법인 대표이사의 사임 사안에 관한 판단이며, 그 참조조문에 민법 제689조 제1항이 들어 있다.

위임이 끝난 뒤에도 남는 것이 있는가?

있다. 위임종료의 경우에 급박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수임인, 그 상속인이나 법정대리인은 위임인, 그 상속인이나 법정대리인이 위임사무를 처리할 수 있을 때까지 그 사무의 처리를 계속하여야 한다(민법 제691조). 이 경우에는 위임의 존속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같은 조). 조문은 “계속하여야 한다”로 정해 이를 권한이 아니라 의무로 두었다.

이 조문은 법인 기관의 공백에도 유추된다. 민법상 법인과 이사의 관계는 위임자와 수임자의 법률관계와 같아서 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면 위임관계는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96다37206). 다만 구이사에게 업무를 수행하게 함이 부적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고 종전의 직무를 처리하게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민법 제691조를 유추하여 후임 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임기만료된 구이사에게 업무수행권이 인정된다(같은 판례). 그 업무수행권으로 이사의 지위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같은 판례).

위임종료의 사유는 이를 상대방에게 통지하거나 상대방이 이를 안 때가 아니면 이로써 상대방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692조).

다른 법률관계에는 어떻게 준용되는가?

조합업무를 집행하는 조합원에는 제681조부터 제688조까지가 준용된다(민법 제707조). 임치에는 제682조, 제684조부터 제687조까지와 제688조 제1항·제2항이 준용되고, 선관의무를 정한 제681조는 그 목록에 없다(민법 제701조). 유언집행자에는 제681조부터 제685조까지, 제687조, 제691조와 제692조가 준용된다(민법 제1103조 제2항). 보수를 받는 경우에는 제686조 제2항·제3항이 준용된다(민법 제1104조 제2항). 무상 원칙을 정한 제686조 제1항과 상호해지의 자유를 정한 제689조는 유언집행자 준용 목록에 들어 있지 않다. 후견인의 사무에는 제681조가(민법 제956조), 후견의 종료에는 제691조와 제692조가 준용된다(민법 제95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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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8월 23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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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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