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지고 있는 문서를 증거로 쓸 때에는 그 문서를 법원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서증을 신청한다(민사소송법 제343조). 신청할 때 문서의 제목·작성자·작성일을 밝히고(민사소송규칙 제105조 제1항), 상대방의 수에 1을 더한 수의 사본을 함께 낸다(같은 조 제2항). 서증과 증명할 사실의 관련성이 없거나 번역문·증거설명서 제출명령 등에 따르지 않는 등 규칙이 정한 사유가 있으면 법원이 서증을 채택하지 않을 수 있다(민사소송규칙 제109조).
쉽게 말하면 — 계약서·차용증·문자 캡처처럼 내 손에 있는 서류를 증거로 내는 절차입니다. 그냥 내면 되는 것이 아니라, 무슨 문서인지 밝히고, 부수를 맞추고, 번호를 붙여 내야 합니다. 관련성이 없거나 번역문·증거설명서 제출명령 등에 따르지 않으면 증거로 채택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무엇을 밝혀 내나
문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서증을 신청할 때에는 문서의 제목·작성자·작성일을 밝힌다(민사소송규칙 제105조 제1항). 문서 기재상 명백한 경우에는 밝히지 않아도 된다(같은 항 단서). 작성자나 작성일이 분명하지 않은데 이를 밝히도록 한 재판장의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법원이 그 서증을 채택하지 않을 수 있다(민사소송규칙 제109조 제5호).
문서의 일부만 증거로 쓰는 때에도 문서 전부를 제출한다(민사소송규칙 제105조 제4항). 다만 사본은 재판장의 허가를 받아 증거로 원용할 부분의 초본만 낼 수 있다(같은 항 단서).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문서는 이 방식으로 낼 수 없다. 상대방이나 제3자가 쥐고 있는 문서는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하거나 문서송부촉탁 신청 절차로 확보한 뒤 서증으로 낸다.
“무슨 서류인지, 누가 언제 만든 것인지”를 밝히는 것이 핵심입니다. 계약서처럼 문서에 그것이 다 적혀 있으면 따로 밝히지 않아도 됩니다. 한 대목만 쓰고 싶어도 서류 전체를 내는 것이 원칙입니다.
사본은 몇 부, 어떤 형식으로 내나
사본은 상대방의 수에 1을 더한 수만큼 낸다(민사소송규칙 제105조 제2항). 상대방이 한 사람이면 2부다.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법원이 기간을 정해 사본을 내게 할 수 있다(같은 항 단서). 사본은 명확해야 하고, 불명확하면 재판장이 다시 내도록 명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사본을 만들 때에는 서증 내용의 전부를 복사한다(민사소송규칙 제107조 제1항). 재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사본에 원본과 틀림이 없다는 취지를 적고 기명날인 또는 서명해야 한다(같은 항 후문). 사본에는 부호와 제출순서에 따른 번호를 붙인다(같은 조 제2항). 부호는 원고가 내는 것은 “갑”, 피고가 내는 것은 “을”, 독립당사자참가인이 내는 것은 “병”이다(같은 항 각호). 같은 부호를 쓸 당사자가 여러 사람이면 재판장이 “가”·”나” 같은 가지부호를 붙이게 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사본을 준비했다고 원본 문제가 끝나지 않는다. 법원에 문서를 제출하거나 보낼 때에는 원본·정본 또는 인증이 있는 등본으로 하여야 한다(민사소송법 제355조 제1항). 규칙 제105조 제2항의 사본은 재판부와 상대방에게 줄 부본이고, 서증 자체는 원본으로 내거나 기일에 원본을 제시해 대조받는 것이 원칙이다. 판례는 사본만으로 한 증거 제출은 정확성의 보증이 없어 원칙적으로 부적법하다고 본다(2023다217534). 원본의 존재와 성립의 진정에 다툼이 있으면서 상대방이 사본을 원본 대용으로 쓰는 데 이의하면, 사본으로 원본을 대신할 수 없다(같은 판결). 원본을 분실했거나 선의로 훼손한 경우, 원본이 방대한 문서인 경우처럼 원본 제출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한 상황이라면 원본을 낼 필요가 없다(같은 판결). 다만 그 사유는 서증을 신청한 당사자가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해야 한다(같은 판결).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원본을 제출하도록 명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355조 제2항). 주장서면에서 인용한 문서에 대해서는 법원이 등본이나 초본을 내게 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서증에 대한 증거조사가 끝난 뒤에도 법원이 원본을 다시 제출하도록 명할 수 있다(민사소송규칙 제105조 제5항). 문서가 증거로 채택되지 않으면 법원은 당사자의 의견을 들어 제출된 문서를 돌려주거나 폐기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355조 제4항).
원본을 법원에 낸 뒤에는 보관증을 받아 둔다.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제출되거나 보내 온 문서를 맡아 둘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353조). 이때 문서를 제시하거나 제출한 사람이 요구하면 법원사무관등은 문서의 보관증을 교부해야 한다(민사소송규칙 제111조 제2항).
전자소송으로 진행하는 사건은 제출 경로가 다르다. 전자소송 진행에 동의한 등록사용자는 법원에 낼 서류를 전산정보처리시스템을 이용해 전자문서로 제출해야 한다(민사소송 등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시스템 장애가 있거나 전자문서로 제출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하거나 적합하지 않은 경우는 예외다(같은 조 단서).
상대방이 한 사람이면 사본 2부입니다. 한 부는 재판부, 한 부는 상대방 몫입니다. 번호는 원고가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 피고가 “을 제1호증”처럼 낸 순서대로 붙입니다. 일부만 복사해 내면 안 됩니다. 원본은 버리지 말고 기일에 가져가 대조받을 것을 전제로 준비합니다. 사본만 내고 상대방이 “원본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이의하면, 그 사본은 증거로서 힘을 잃을 수 있습니다.
증거설명서는 언제 내나
증거설명서는 서증과 증명할 사실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밝힌 서면이다. 재판장은 서증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거나, 서증의 수가 방대하거나, 서증의 입증취지가 불명확한 경우에 당사자에게 증거설명서를 낼 것을 명할 수 있다(민사소송규칙 제106조 제1항). 명령을 받고도 내지 않으면 법원이 그 서증을 채택하지 않을 수 있다(민사소송규칙 제109조 제4호).
서증이 국어가 아닌 문자나 부호로 되어 있으면 번역문을 붙여야 한다(민사소송규칙 제106조 제2항). 문서의 일부만 증거로 하는 때에는 재판장의 허가를 받아 그 부분의 번역문만 붙일 수 있다(같은 항 단서). 번역문을 붙이지 않거나 재판장의 번역문 제출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이 역시 채택하지 않을 사유가 된다(민사소송규칙 제109조 제3호).
서류를 여러 장 내면서 “이게 왜 증거인지”를 밝히지 않으면 재판부가 설명서를 내라고 합니다. 명령이 오기 전에 미리 정리해 두면 서증마다 무엇을 증명하려는지가 분명해집니다. 외국어 서류에는 번역문을 반드시 붙입니다.
법원이 서증을 채택하지 않는 경우는 언제인가
법원은 다음 사유가 있으면 서증을 채택하지 않거나 채택결정을 취소할 수 있다(민사소송규칙 제109조).
- 서증과 증명할 사실 사이에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 때(제1호)
- 이미 낸 증거와 같거나 비슷한 취지의 문서로서 별도의 증거가치를 밝히지 못한 때(제2호)
- 국어가 아닌 문자·부호로 된 문서에 번역문을 붙이지 않거나 재판장의 번역문 제출명령에 따르지 않은 때(제3호)
- 재판장의 증거설명서 제출명령에 따르지 않은 때(제4호)
- 작성자나 작성일이 분명하지 않은데 이를 밝히도록 한 재판장의 명령에 따르지 않은 때(제5호)
재판장이 서증신청을 할 기간을 정한 때에는 그 기간이 끝나기 전에 서증 사본을 내야 한다(민사소송규칙 제108조). 이 기간은 재판장이 정하는 재정기간이다(민사소송법 제147조 제1항). 기간을 넘기면 주장을 제출하거나 증거를 신청할 수 없고, 정당한 사유로 기간 안에 하지 못했다는 것을 소명한 경우에만 예외가 된다(같은 조 제2항). 재정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에도 적시제출주의를 어기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공격·방어방법을 뒤늦게 냄으로써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키게 하면 각하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149조 제1항).
제출한 뒤에는 무엇을 하나
서증이 제출되면 법원은 상대방에게 그 문서가 진정하게 성립된 것인지를 묻는다. 상대방이 성립을 인정하면 형식적 증거력이 생긴다. 상대방이 부인하면 사문서는 제출한 쪽이 진정한 것임을 증명해야 한다(민사소송법 제357조). 공문서는 작성방식과 취지로 보아 공무원이 직무상 작성한 것으로 인정되면 진정한 공문서로 추정된다(민사소송법 제356조 제1항). 진정성립의 추정과 증거력의 단계는 서증에서 다룬다.
상대방이 막연히 부인하는 데 그칠 수는 없다. 문서의 진정성립을 부인하는 때에는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민사소송규칙 제116조).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진실에 어긋나게 문서의 진정을 다툰 때에는 법원이 결정으로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민사소송법 제363조 제1항).
실무 체크포인트
- 사본 부수를 상대방 수에 1을 더해 맞춘다. 상대방이 한 사람이면 2부다(민사소송규칙 제105조 제2항). 부수가 모자라면 상대방 교부가 미뤄져 인부가 다음 기일로 넘어갈 수 있다.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법원이 기간을 정해 사본을 내게 한다(같은 항 단서).
- 부호와 번호를 낸 순서대로 붙인다. 원고는 “갑”, 피고는 “을”이고 제출순서에 따라 번호를 붙인다(민사소송규칙 제107조 제2항). 뒤에 낼 서증의 번호를 미리 비워 두지 않는다.
- 일부만 쓰더라도 문서 전부를 낸다. 초본만 내려면 재판장의 허가가 필요하다(민사소송규칙 제105조 제4항).
- 증거설명서는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정리한다. 서증 수가 많거나 입증취지가 한눈에 보이지 않으면 명령 대상이며,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채택되지 않을 수 있다(민사소송규칙 제106조 제1항, 민사소송규칙 제109조 제4호).
- 외국어 문서에는 번역문을 붙인다. 번역문이 없으면 채택하지 않을 사유가 된다(민사소송규칙 제106조 제2항, 민사소송규칙 제109조 제3호).
- 원본을 폐기하지 않는다. 문서 제출은 원본·정본·인증등본으로 하여야 하고(민사소송법 제355조 제1항), 법원이 원본 제출을 명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원본을 낼 수 없다면 그 사유를 신청한 당사자가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해야 한다(2023다217534).
- 원본을 법원에 맡기면 보관증을 요구한다. 문서를 제시하거나 제출한 사람이 요구하면 법원사무관등은 보관증을 교부해야 한다(민사소송규칙 제111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353조).
- 재판장이 정한 제출기간을 지킨다. 기간이 끝나기 전에 사본을 내야 하고(민사소송규칙 제108조), 재정기간을 넘기면 정당한 사유를 소명하지 않는 한 증거신청을 할 수 없다(민사소송법 제147조 제2항).
- 전자소송 사건은 전자문서로 낸다. 전자소송 진행에 동의한 등록사용자는 서류를 전산정보처리시스템으로 제출해야 한다(민사소송 등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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