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신청이란 당사자가 법원에 특정 증거방법의 조사를 구하는 소송행위이고, 증거결정이란 그 신청을 채택할지 말지 정하는 법원의 재판이다. 둘은 증거조사의 입구에 해당하는 한 쌍의 절차다. 당사자가 증거조사를 신청하면 법원이 그 증거를 조사할지 정하는(결정) 구조다.
쉽게 말하면 — 당사자가 “이 증거를 봐 달라”고 내는 것이 증거신청이고, 법원이 “보겠다/안 보겠다”를 정하는 것이 증거결정입니다.
증거신청은 어떻게 하나
증거를 신청할 때는 증명할 사실을 표시해야 한다(민사소송법 제289조 제1항). 나아가 증거와 증명할 사실의 관계, 즉 그 증거로 무엇을 어떻게 증명하려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민사소송규칙 제74조). 증거의 신청과 조사는 변론기일 전에도 할 수 있어(민사소송법 제289조 제2항), 변론준비 단계에서 미리 낼 수 있다.
증거를 낼 때는 “이 증거로 무엇을 증명하려는지”를 분명히 적어야 합니다. 막연히 서류만 내면 법원이 받아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증거결정의 채부 재량과 그 한계
법원은 신청된 증거가 필요 없다고 인정하면 조사하지 않을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90조 본문). 증거를 채택할지는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량이다. 다만 그것이 당사자가 주장하는 사실에 대한 유일한 증거이면 조사하지 않을 수 없다(민사소송법 제290조 단서). 유일한 증거 법칙이 채부 재량의 한계다. → 유일한 증거
법원은 필요 없다고 보면 증거를 안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증명할 증거가 그것 하나뿐이라면 반드시 조사해야 합니다.
증거결정에 불복할 수 있나
증거결정에는 원칙적으로 독립한 불복신청이 허용되지 않는다. 증거의 채부는 소송지휘의 재판이라 법원이 언제든 취소할 수 있고, 따로 항고·특별항고로 다툴 수 없다(2021그813). 그 당부는 종국판결에 대한 상소로만 다툰다. 다만 문서제출신청에 대한 결정은 법이 즉시항고를 따로 정한 예외다(민사소송법 제348조).
증거의 채부나 채택된 증거의 취소는 반드시 결정서를 작성할 필요 없이 변론기일에 고지하는 방식으로도 할 수 있다. 소송지휘 재판이라 형식이 엄격하지 않기 때문이다.
법원이 “이 증거는 안 보겠다”고 해도 그 결정만 따로 떼어 항고할 수는 없습니다. 불만은 판결에 대한 상소에서 함께 다툽니다. 단, 문서를 내라는 명령(문서제출명령)에 대한 결정은 예외적으로 바로 항고할 수 있습니다.
증거신청의 철회와 증거공통
증거신청은 증거조사가 시작되기 전에는 자유롭게 철회할 수 있다. 그러나 조사가 시작된 뒤에는 상대방의 동의를 받아야 철회할 수 있고, 조사가 끝난 뒤에는 철회할 수 없다(통설). 이미 조사된 증거는 증거공통의 원칙에 따라 그것을 신청한 당사자뿐 아니라 상대방에게 유리한 사실인정의 자료로도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내가 낸 증거가 오히려 나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한번 낸 증거도 조사 전에는 거둬들일 수 있지만, 조사가 시작되면 상대방 동의 없이는 못 거둡니다. 이미 조사된 증거는 누가 냈든 양쪽 모두에게 쓰일 수 있어서(증거공통), 내 증거가 나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증거신청서의 “증명할 사실”란을 구체적으로 적는다(민사소송규칙 제74조). 입증취지가 막연하면 불채택(기각)될 수 있다. (‘각하’는 신청이 방식에 어긋난 경우의 처리다.)
- 핵심 쟁점은 증거방법을 최소 하나는 조사되게 구성한다. 같은 쟁점의 증거를 전부 배척하면 유일한 증거 위반이 되지만, 하나만 채택하면 나머지는 배척될 수 있다.
- 채부결정에는 독립 불복이 안 된다는 점을 본인소송 의뢰인에게 미리 안내한다. 또 법원이 명시적 채부결정 없이 변론을 종결하면 그 증거신청은 묵시적으로 배척된 것으로 처리될 수 있으니, 중요한 증거는 채택·조사 여부를 기일에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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