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부인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하는 것을 알고 한 행위를 부인하는 유형이다. 회생절차에서는 관리인이 채무자회생법 제100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파산절차에서는 파산관재인이 채무자회생법 제391조 제1호에 따라 그 행위를 부인할 수 있다. 위기부인·무상부인과 달리 지급정지 같은 위기 시기 요건이 없는 대신, 채무자가 해한다는 사정을 알고 했다는 점이 핵심 요건이다. 부인권 유형 전체의 개관과 행사방법·행사기간의 골격은 부인권에서, 민법상 사해행위취소와의 비교는 부인권과 사해행위 취소에서 다룬다.
쉽게 말하면 — 빚에 몰린 채무자가 채권자들 몫이 줄어드는 줄 알면서 재산을 빼돌리거나 넘겼다면, 나중에 회생의 관리인이나 파산관재인이 그 거래를 부인해 재산을 되돌릴 수 있습니다. 이것이 고의부인입니다. 위기부인·무상부인과 달리 거래 시기를 따로 제한하지 않지만, 행위일부터 10년 등 부인권 자체의 행사기간은 있습니다(채무자회생법 제112조, 채무자회생법 제405조). 대신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치는 줄 알고 했다는 점은 관리인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 반대로 거래 상대방(수익자)이 그 당시 채권자를 해치는 거래인 줄 몰랐다면 부인할 수 없는데, 몰랐다는 사정은 상대방 쪽에서 증명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어떤 행위가 고의부인 대상인가?
채무자회생법 제100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관리인은 회생절차개시 이후 채무자의 재산을 위하여 「채무자가 회생채권자 또는 회생담보권자를 해하는 것을 알고 한 행위」를 부인할 수 있다. 파산절차에서는 파산관재인이 파산재단을 위하여 「채무자가 파산채권자를 해하는 것을 알고 한 행위」를 부인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391조 제1호). 부인권은 관리인·파산관재인이 행사한다. 다만 법원은 회생채권자 등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관리인에게, 파산채권자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파산관재인에게 부인권 행사를 명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105조 제1항·제2항, 채무자회생법 제396조 제1항·제2항).
회생절차의 제100조 제1항 제1호와 파산절차의 제391조 제1호는 각각 제100조 제1항 제2호·제3호와 제391조 제2호·제3호와 달리 행위의 유형이나 시기를 한정하지 않는다. 재산을 헐값에 처분하거나 무상으로 넘겨 채권자들의 공동담보를 줄이는 행위가 전형이다. 특정 채권자에게만 변제하거나 담보를 제공하여 다른 채권자와의 공평을 해치는 편파행위도 포함된다. 이 경우 채권자평등 원칙을 회피하여 특정 채권자에게만 변제하거나 담보를 제공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2016다257572, 2014다214885). 다만 그 인식을 넘어 회생채권자 등에 대한 적극적인 가해의 의사나 의욕까지 필요한 것은 아니다(2016다257572).
부인권 행사의 효과는 파산재단과 상대방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발생하고,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자에게는 미치지 않는다(2003다55059, 2022다231717, 2024다324972). 계약의 제3자가 파산관재인의 구 파산법 제64조 제1호 부인권 행사를 끌어와 자기와의 관계에서 근질권설정계약의 효력까지 부정하려 한 주장을 배척한 사안이 2003다55059다.
상당성·적용 제외와 행사기간
요건을 갖춰도 부인이 부정되는 예외가 있다. 부인 대상 행위가 회생채권자 등에게 유해하더라도, 행위 당시의 개별적·구체적 사정에 비추어 사회적으로 필요하고 상당하였거나 불가피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예외적인 경우에는 제100조 제1항이 정한 부인권 행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2016다257572). 구 파산법 제64조 사안의 판결요지에도 같은 법리가 있다(2001다78898). 상당성 판단 기준과 증명책임은 위기부인에서, 무상행위의 상당성은 무상부인에서 다룬다.
「해하는 것을 알고 한 행위」이므로 채무자 본인이 행위로 채권자가 해를 입는다는 사정을 알면서 하였어야 한다. 이 사해 인식은 부인의 적극 요건이므로 부인을 주장하는 관리인·파산관재인이 증명할 사항으로 해석된다.
문언상 적용이 배제되는 경우도 있다. 회생에서는 벌금·조세 등 채무자회생법 제140조 제1항·제2항의 청구권에 관하여 징수의 권한을 가진 자에게 한 담보 제공·채무 소멸 행위에는 제1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채무자회생법 제100조 제2항). 파산의 채무자회생법 제391조에는 이에 대응하는 항이 없으므로, 조세·벌금의 징수권자에게 한 같은 행위가 문언으로 부인 대상에서 빠지지는 않는다. 또 채무자로부터 어음의 지급을 받은 자가 그 지급을 받지 않으면 어음상의 권리를 잃게 되는 경우에도 부인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채무자회생법 제102조 제1항, 파산은 채무자회생법 제393조 제1항). 이때 악의·과실 있는 최종상환의무자 등에게 상환을 시키는 구조는 위기부인에서 다룬다.
지정된 지급결제제도·청산결제제도와 적격금융거래의 종료·정산도 부인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채무자회생법 제120조, 파산은 채무자회생법 제336조 준용). 이 배제는 호를 나누지 않으므로 제1호 고의부인에도 미친다. 다만 적격금융거래에는 예외가 있다. 채무자가 상대방과 공모하여 회생채권자 또는 회생담보권자(파산은 파산채권자 또는 별제권자)를 해할 목적으로 거래한 때에는 배제에서 다시 빠진다(채무자회생법 제120조 제3항 단서, 채무자회생법 제336조).
행사기간은 다른 유형과 같다. 회생절차개시일(파산은 파산선고일)부터 2년, 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행사할 수 없다(채무자회생법 제112조, 채무자회생법 제405조). 개인회생에서는 파산편 부인권 규정이 준용되고 부인권을 채무자가 행사한다(채무자회생법 제584조 제1항·제2항). 기간도 개시결정일부터 1년, 채무자회생법 제391조 각 호의 행위를 한 날부터 5년으로 더 짧다(채무자회생법 제584조 제5항).
수익자가 몰랐던 경우는 어떻게 되는가?
제1호에는 단서가 붙어 있다. 회생은 「다만, 이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가 그 행위 당시 회생채권자 또는 회생담보권자를 해하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이다(채무자회생법 제100조 제1항 제1호 단서). 파산은 「다만, 이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가 그 행위 당시 파산채권자를 해하게 되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로 같은 구조다(채무자회생법 제391조 제1호 단서).
선의 판단의 기준 시점은 문언 그대로 「그 행위 당시」다. 행위 뒤에 알게 되었더라도 행위 당시 몰랐다면 단서에 해당한다.
증명책임의 구조는 본문과 단서의 형식에서 나온다. 본문 요건인 채무자의 사해행위와 사해 인식은 부인하는 관리인·파산관재인 쪽이 증명한다. 단서의 선의는 판례가 소재를 정해 두었다. 수익자의 악의는 추정되므로 수익자 자신이 선의에 대한 증명책임을 부담한다(2016다257572, 2014다214885). 관리인이 수익자의 악의까지 증명할 필요는 없고, 수익자가 몰랐다는 점을 밝혀야 부인을 면하는 짜임이다.
채무초과는 고의부인의 성립 전제가 아니다. 편파행위까지 규제 대상으로 하는 부인권 제도에서는 행위 당시 부채 총액이 자산 총액을 초과하는 상태에 있어야만 부인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볼 필요가 없다. 편파행위 당시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였는지에 대한 수익자의 인식을 선의 인정의 주된 근거로 삼아서도 안 된다(2016다257572).
특수관계인이 상대방이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특수관계인 특칙인 채무자회생법 제101조와 채무자회생법 제392조는 항마다 적용 대상을 정해 두었다. 제1항은 위기부인(제2호) 단서의 악의를 추정하고, 제2항은 의무에 속하지 아니한 담보 제공 등의 부인(제3호)에서 60일을 1년으로 늘리며 악의를 추정하고, 제3항은 무상부인(제4호)의 6월을 1년으로 늘린다. 어느 항도 제1호 고의부인을 들지 않는다.
따라서 특수관계인이 상대방이라도 고의부인에서는 조문상 달라지는 것이 없다. 이는 구조상 자연스러운 결과로 읽힌다. 제2호 단서는 수익자의 악의가 있어야 부인할 수 있는 형식이라 특수관계인 악의 추정에 실익이 있지만, 제1호 단서는 애초에 수익자가 스스로 선의를 증명해야 하는 구조여서 별도의 추정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특수관계인 특칙의 본래 무대인 기간 연장과 악의 추정의 상세는 위기부인과 무상부인에서 다룬다.
신탁행위의 부인에는 어떤 특칙이 있는가?
채무자가 위탁자로서 한 신탁행위를 부인할 때에는 수탁자, 수익자 또는 그 전득자를 상대방으로 한다(채무자회생법 제113조의2 제1항). 신탁행위가 제1호에 해당하여 수탁자를 상대방으로 부인할 때에는 제1호 단서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같은 조 제2항). 수익자를 상대방으로 부인하는 경우에는 단서의 「이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를 부인의 상대방인 수익자로 본다(같은 조 제3항). 다만 수탁자가 아무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수탁자에 대한 신탁재산의 원상회복 청구는 수익자(전득자가 있으면 전득자) 전부에 부인의 원인이 있을 때에만 할 수 있고, 부인의 원인을 알지 못한 수탁자에게는 현존하는 신탁재산의 범위에서만 청구할 수 있다(같은 조 제4항). 관리인은 수익권 취득 당시 부인의 원인을 안 수익자·전득자에게 수익권 반환을 청구할 수도 있다(같은 조 제5항). 신탁재산이 원상회복되면 수탁자와 거래한 선의의 제3자는 원상회복된 재산 한도에서 회생절차에서는 공익채권, 파산절차에서는 재단채권으로 권리를 행사한다(같은 조 제6항, 채무자회생법 제406조의2). 신탁이 아닌 일반 거래에서 전득자에게 부인권을 행사하는 요건은 부인권 상대방 보호에서 다룬다.
파산절차에서는 위탁자인 채무자에게 파산이 선고된 경우 채무자회생법 제406조의2가 제113조의2를 준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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