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계약서는 회사가 합병을 할 때 반드시 작성하여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서면이다(상법 제522조 제1항). 상법은 흡수합병(상법 제523조)과 신설합병(상법 제524조)별로 계약서에 적어야 할 사항을 법으로 정해 두었다. 합병의 조건 전부가 이 문서에 담기므로, 합병 절차는 사실상 합병계약서를 만들고 승인받고 실행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 두 회사가 합치기로 했다는 사실만으로는 합병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소멸하는 회사 주주가 무엇을 얼마나 받는지, 언제 합치는지 같은 조건을 문서 한 장에 다 적고, 각 회사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로 통과시켜야 합니다. 그 문서가 합병계약서입니다.
어떤 성질의 문서인가
합병계약서는 당사자가 내용을 자유롭게 정하는 보통의 계약서와 달리, 상법이 기재사항을 정해 둔 요식의 서면이다(상법 제523조, 상법 제524조). 작성만으로는 효력이 완성되지 않고 각 회사 주주총회의 승인결의를 거쳐야 한다(상법 제522조 제1항). 판례는 합병비율을 정하는 것이 합병계약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고 한다(대법원 2008. 1. 10. 선고 2007다64136 판결). 소멸회사 주주의 지분 가치가 이 비율 하나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무엇을 적어야 하나 — 법정 기재사항
흡수합병 계약서의 기재사항(상법 제523조)은 성격별로 네 묶음으로 정리할 수 있다.
- 합병대가와 배정 — 발행하는 신주 또는 이전하는 자기주식의 총수·종류·수와 소멸회사 주주에 대한 배정, 그리고 대가의 전부나 일부를 금전이나 그 밖의 재산으로 주는 경우 그 내용과 배정(제3호·제4호). 대가를 전부 금전으로 주는 구조는 교부금합병, 모회사 주식으로 주는 구조는 삼각합병에서 다룬다. 대가에 모회사 주식이 포함되면 존속회사는 그 지급을 위해 모회사 주식을 취득할 수 있고, 합병 효력발생일부터 6개월 안에 남은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상법 제523조의2).
- 자본 구성 — 증가할 발행주식총수·종류·수와 증가할 자본금·준비금(제1호·제2호).
- 일정 — 각 회사의 승인 주주총회 기일과 합병을 할 날(제5호·제6호).
- 존속회사의 체제 — 정관변경 규정, 이익배당 한도액, 취임할 이사·감사(감사위원)의 성명·주민등록번호(제7호~제9호).
신설합병 계약서(상법 제524조)는 새 회사를 만드는 합병이므로 설립되는 회사의 정관 기재사항(목적·상호 등)과 본점소재지, 설립 시 발행주식과 각 회사 주주에 대한 배정, 자본금·준비금 총액, 임원의 성명·주민등록번호까지 담는다. 계약서에 임원을 적어 각 회사 주주총회 승인을 받으면 그 승인으로 임원 선임이 이루어지므로 창립총회를 따로 열지 않고 이사회 공고로 대신할 수 있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5다22701 판결). 흡수합병의 보고총회도 이사회가 공고로 대신할 수 있다(상법 제526조 제3항). 상세한 절차는 신설합병에서 다룬다.
승인결의는 어떻게 받나
합병계약서는 각 회사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로 승인받아야 한다(상법 제522조 제1항·제3항). 특별결의이므로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상법 제434조). 소집통지에는 합병계약의 요령을 기재해야 한다(상법 제522조 제2항, 상법 제363조).
주주가 판단할 수 있도록 공시 의무도 붙는다. 이사는 승인 주주총회 회일 2주 전부터 합병을 한 날 이후 6개월이 지나는 날까지 합병계약서 등을 본점에 비치해야 하고, 주주와 회사채권자는 열람과 등본·초본 교부를 청구할 수 있다(상법 제522조의2). 한편 소멸회사 총주주의 동의가 있거나 존속회사가 소멸회사 주식 90% 이상을 보유한 때에는, 소멸회사의 주주총회 승인을 이사회 승인으로 대신할 수 있다(상법 제527조의2 제1항). 존속회사가 발행하는 신주·이전 자기주식이 그 회사 발행주식총수의 10%를 넘지 않는 때에는, 존속회사의 주주총회 승인을 이사회 승인으로 대신할 수 있다. 요건과 절차는 간이합병·소규모합병에서 다룬다.
승인 결의를 둘러싼 주주·채권자 보호 장치도 함께 작동한다. 합병계약서 승인에 관한 이사회 결의에 반대하는 주주는 주주총회 전에 서면으로 반대 의사를 통지하고, 총회 결의일부터 20일 이내에 주식매수청구를 할 수 있다(상법 제522조의3). 소규모합병에서는 이 매수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상법 제527조의3 제5항). 승인결의가 있은 날부터 2주 내에는 채권자에 대한 이의 공고·최고 절차가 이어진다(상법 제527조의5, 채권자보호절차).
내용이 불공정하면 어떻게 되나
현저하게 불공정한 합병비율을 정한 합병계약은 신의성실·공평의 원칙에 비추어 무효이고, 각 회사의 주주 등은 상법 제529조의 소로 합병 무효를 다툴 수 있다(2007다64136). 다만 상장법인이 관련 법령이 정한 요건·방법·절차에 따라 합병가액을 산정해 비율을 정했다면, 허위자료에 의한 산정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가 되지 않는다(같은 판결). 소의 요건과 효과는 합병무효의 소에서 다룬다.
기재사항의 해석에 관하여 판례는, 증권거래법(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흡수합병에서는 제523조 제2호의 ‘증가할 자본금’이 반드시 소멸회사 순자산가액 범위 안으로 제한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2007다64136). 그 법령의 합병가액 산정 기준이 상법에 우선 적용되어 시장가치·수익가치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실무 체크포인트
- 합병계약서는 승인 주주총회 회일 2주 전부터 합병 후 6개월까지 본점에 비치해야 한다(상법 제522조의2). 비치 시작일을 총회 소집일정과 함께 역산해 둔다.
- 소집통지에 합병계약의 요령 기재를 빠뜨리지 않는다(상법 제522조 제2항).
- 대가를 금전·모회사 주식 등으로 주는 경우 그 내용과 배정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적는다(상법 제523조 제4호).
- 소규모합병으로 진행하려면 계약서에 주주총회 승인 없이 합병한다는 뜻을 기재해야 한다(상법 제527조의3 제2항).
- 신설합병에서 창립총회를 생략하려면 임원의 성명·주민등록번호를 계약서에 넣어 승인받는다(상법 제524조 제6호, 2005다22701).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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