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요건

소송요건이란 법원이 본안을 심리·판단하기 위해 갖춰져야 하는 전제 요건이다.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한 소는 원칙적으로 부적법한 소로 각하된다. 즉 청구가 옳은지(본안)를 따지기 전에 먼저 통과해야 하는 입구 심사다. 흠을 보정할 수 없으면 변론 없이 판결로 소를 각하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19조). 다만 흠의 종류에 따라 처리가 다르다 — 관할 흠결은 각하가 아니라 관할법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원칙이다(민사소송법 제34조 제1항).

쉽게 말하면 — 재판이 본 게임으로 넘어가기 전에 통과해야 하는 예선 같은 것입니다.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면 잘잘못을 따지지도 않고 소가 문전에서 각하됩니다. 다만 ‘엉뚱한 법원에 냈다'(관할 위반)는 경우에는 각하하지 않고 맞는 법원으로 사건을 넘겨 줍니다.

소송요건에는 무엇이 있나

소송요건은 법원·당사자·소송물 세 축으로 나뉜다. 법원에 관한 것은 재판권과 관할권이고, 당사자에 관한 것은 당사자능력·소송능력·당사자적격이며, 소송물에 관한 것은 소의 이익(권리보호자격·권리보호이익)이다. 당사자 측면에서는 법정대리권·대표권·소송대리권의 흠도 소송요건 내지 소송행위 유효요건으로 문제되고, 흠이 있으면 보정·추인의 대상이 된다(민사소송법 제59조 · 민사소송법 제60조). 그밖에 중복소송이 아닐 것,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을 것, 부제소합의·중재합의에 걸리지 않을 것 등이 있다. 중재합의가 있는 분쟁은 피고가 본안 최초 변론 때까지 중재합의 항변을 하면 소가 각하된다(중재법 제9조).

법원이 그 사건을 다룰 자격이 있는지, 원고·피고가 제대로 된 당사자인지, 굳이 재판할 실익이 있는지 등을 두루 봅니다.

누가 조사하나

소송요건은 원칙적으로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이다. 당사자의 주장·항변 유무와 관계없이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한다. 관할권의 존부도 직권조사 대상이고(민사소송법 제32조), 부제소합의 위배 여부도 직권조사사항이라 당사자가 다투지 않아도 법원이 직권으로 소의 적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2011다80449). 다만 임의관할처럼 당사자의 이익만 관계된 사항은 피고가 관할위반 항변 없이 본안 변론을 하면 그 법원에 관할권이 생겨 치유된다(민사소송법 제30조 변론관할). 전속관할에는 변론관할이 적용되지 않는다(민사소송법 제31조).

직권조사사항이라고 해서 법원이 모든 사실을 직권으로 탐지한다는 뜻은 아니다. 기판력 저촉·부제소합의 같은 권리보호요건은 직권조사사항이지만 직권탐지사항은 아니므로, 그 근거가 되는 구체적 사실은 변론에 나타난 자료와 당사자의 주장·증명에 의존한다. 그리고 소송요건 사실의 존부가 불명하면 입증책임 원칙이 적용되어, 그 입증책임은 원칙적으로 원고가 진다(96다39301).

이 요건들은 보통 법원이 알아서 살핍니다(직권조사). 당사자가 문제 삼지 않아도 법원이 걸러 냅니다. 다만 ‘알아서 살핀다’고 법원이 증거까지 직접 찾아 주는 것은 아니라, 사실관계는 당사자가 내놓은 자료로 따집니다. 임의관할처럼 당사자 이익만 걸린 것은, 피고가 따지지 않고 그냥 본안에서 다투면 그 법원에서 그대로 재판할 수 있게 됩니다.

흠이 있으면 어떻게 되나

보정할 수 있는 흠 — 소송능력·법정대리권·소송행위에 필요한 권한 수여의 흠 — 은 법원이 기간을 정해 보정을 명한다(민사소송법 제59조). 흠 있는 자의 소송행위도 정당한 당사자·법정대리인이 추인하면 소급해 효력이 생긴다(민사소송법 제60조). 반면 소의 이익 흠결·기판력 저촉·중복소송처럼 성질상 보정의 문제가 아닌 흠도 있다. 보정이 불가능하면 변론을 열지 않고 판결로 소를 각하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19조).

소송요건 구비 여부의 판단 기준시는 요건마다 다르다. 당사자능력 등 대부분은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하므로, 소 제기 당시 흠이 있어도 변론종결 전에 보정되면 적법해진다. 다만 관할은 예외로 소를 제기한 때를 표준으로 정한다(민사소송법 제33조).

소각하 판결은 본안에 관한 판단이 아니므로(그 기판력은 판단된 소송요건 흠결에만 미친다), 흠을 고쳐 다시 소를 제기하는 것이 막히지 않는다. 다만 같은 흠이 그대로인 채 동일한 소를 반복하면 다시 각하되고, 소권 남용에 이르면 별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19조의2). 한편 제1심이 소를 각하한 판결을 항소심이 취소하는 경우, 항소법원은 원칙적으로 사건을 제1심에 환송한다(민사소송법 제418조).

고칠 수 있는 흠이면 법원이 고치라고 합니다. 못 고치는 흠이면 소가 각하되는데, 이는 “졌다”가 아니라 “예선 탈락”이라서 흠을 고쳐 다시 낼 수 있습니다.

본안과의 관계

소송요건은 본안 심리에 선행한다. 소송요건이 갖춰져야 비로소 청구인용·청구기각의 본안판결이 가능하다. 따라서 소송요건에 흠이 있어 본안에 들어가 판단할 수 없는 경우에는 소를 각하해야 하고, 본안에 대해서는 판단할 수 없다 — 흠이 있는데도 “어차피 청구가 이유 없다”며 청구기각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실무에서 소송요건과 본안을 함께 심리하는 일은 있으나, 그것이 소송요건 흠을 건너뛰고 본안기각으로 가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소장 작성 단계에서 관할·당사자능력·당사자적격·소의 이익 흠결 여부를 미리 점검한다. 보정 불가능한 흠이 있으면 변론 없이 각하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19조).
  • 소각하는 본안 판단이 아니라, 흠을 보정해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다만 제소기간·시효 도과 위험이 있으면 재소 자체가 막힐 수 있으니 처음부터 요건을 갖춘다.

관련

🚩 오류 신고·수정 제안

잘못된 내용이나 법 개정으로 바뀐 부분을 발견하셨나요? 알려주시면 검토해 반영합니다.

공유하기
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업무위임 · Q&A

법률문제로 고민하고 계신가요?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명쾌한 해답을 찾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