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조사사항이란 공익에 관한 사항으로서, 당사자의 주장·이의가 없어도 의심이 생기면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판단해야 하는 사항이다. 변론주의가 지배하는 민사소송에서도 공익성이 강한 사항은 당사자 처분에 맡기지 않고 법원이 직접 챙긴다. 소송요건이 그 대표 예다.
쉽게 말하면 — 당사자가 따지지 않아도 법원이 알아서 챙겨야 하는 항목입니다. 보통 재판은 당사자가 주장한 것만 다루지만, 공익과 관련된 일부 사항은 법원이 의심이 들면 스스로 들여다봐야 합니다.
항변사항과 어떻게 다른가?
직권조사사항은 당사자의 주장이 없어도 법원이 조사하지만, 항변사항은 당사자가 주장해야 비로소 법원이 판단한다. 예컨대 소멸시효 완성은 항변사항이라 채무자가 원용해야 하지만, 당사자능력·당사자적격·기판력 저촉 같은 소송요건은 직권조사사항이라 누가 다투지 않아도 법원이 살핀다.
시효 같은 항변은 당사자가 “시효 지났다”고 꺼내야 법원이 봅니다. 반면 직권조사사항은 아무도 안 꺼내도 법원이 챙깁니다.
직권탐지주의와 어떻게 다른가?
직권조사사항이라고 해서 직권탐지주의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직권탐지주의는 법원이 당사자가 내놓지 않은 사실과 증거까지 스스로 수집하는 원칙인데, 어떤 사항이 직권조사사항이라는 것만으로 그 전제사실을 어디까지 수집해야 하는지가 함께 정해지지는 않는다. 수집 범위는 적용되는 절차와 근거 규정에 따라 다르다. 당사자능력처럼 직권조사사항인 문제에서는 그 판단의 전제가 되는 사실에 관하여 법원이 당사자의 주장에 구속될 필요 없이 직권으로 조사하여야 한다(2019다278433 판결요지 [2]).
그러나 사실의 존부가 끝내 불명하면 입증책임 원칙이 적용된다(96다39301). 이때 직권조사사항인 소송요건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고에게 있다. 본안판결을 받는 것이 원고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같은 판결). 따라서 소송요건의 존부가 불명한 채로 심리가 끝나면 소는 각하된다.
직권조사사항이면 어떤 효과가 생기는가?
직권조사사항에는 재판상 자백의 구속력(민사소송법 제288조)이 미치지 않는다. 당사자가 인정해도 법원을 구속하지 않고, 하나의 증거자료가 될 뿐이다. 또 적시제출주의에 따른 실권효도 적용되지 않아, 변론준비기일에 내지 않은 사항이라도 직권조사사항이면 변론에서 새로 주장할 수 있다. 조사는 자유로운 증명으로 족하다.
다만 직권으로 판단한다고 해서 당사자를 그대로 지나쳐도 되는 것은 아니다. 당사자들이 부제소 합의의 효력이나 그 범위를 쟁점으로 삼아 소의 적법 여부를 다투지 않는데도 법원이 직권으로 부제소 합의에 위배되었다는 이유로 소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하려면, 그와 같은 법률적 관점에 대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2011다80449 판결요지 [3]).
당사자가 “맞다”고 인정해도 법원이 그대로 믿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늦게 꺼냈다고 못 따지게 막히지도 않습니다.
어떤 것이 직권조사사항인가?
대표 유형은 소송요건과 관할이지만, 과실상계·외국법의 조사·적용·일부 제소기간도 직권조사의 대상이 된다.
소송요건·관할과 권리남용
판례가 인정한 예로는 당사자능력·당사자적격·소의 이익·기판력 저촉·중복소송·제소기간 준수 여부 등 소송요건 전반과 관할권의 존부(민사소송법 제32조), 신의성실원칙 위반·권리남용, 부제소 합의에 위배된 소인지 여부(2011다80449 판결요지 [2]) 등이 있다. 관할이 없으면 소를 각하하는 것이 아니라 결정으로 관할법원에 이송한다(민사소송법 제34조 제1항).
과실상계와 외국법
과실상계와 외국법의 내용은 소송요건과 성질이 다르다. 과실상계는 배상의무자가 피해자의 과실을 주장하지 않은 경우에도, 이미 나온 소송자료에서 피해자의 과실이 인정되면 법원이 직권으로 심리·판단해야 한다(96다30113). 법원이 자료를 찾아 과실을 밝혀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준거법인 외국법의 내용은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적용하여야 하며, 이를 위하여 당사자에게 협력을 요구할 수 있다(국제사법 제18조).
제소기간과 소송대리권
상속회복청구의 제척기간 준수 여부는 직권조사사항이다. 그 기간을 지나 제기된 소는 흠을 보정할 수 없어 각하한다(민법 제999조, 92다3083). 소송대리인의 대리권 존부도 직권조사사항이다. 상대방이 다투고 위임장이 진정하다고 볼 뚜렷한 증거가 없으면 법원이 그 흠결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민사소송법 제89조, 97마1574).
실무 체크포인트
- 소송요건(당사자능력·대표권·소의 이익 등)에 흠이 있으면, 보정할 수 있는지와 관할에 특칙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한다. 보정할 수 없는 각하 사유가 남으면 법원은 소를 각하한다.
- 관할 위반은 각하가 아니라 이송이므로, 이송 뒤 어느 법원에서 절차가 이어지는지와 이미 한 소송행위의 효력을 함께 확인한다.
- 직권조사사항은 실권효 예외라 변론 단계에서도 새로 주장할 수 있다. 다만 늦게 꺼내 불리해지지 않도록 발견 즉시 정리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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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념·해설
- 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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