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 사이의 상행위로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다면, 채권자는 그 채무자와의 상행위로 점유한 채무자 소유의 물건이나 유가증권을 유치할 수 있다(상법 제58조). 상사유치권은 피담보채권이 해당 물건 때문에 생겼을 것을 요구하지 않지만, 목적물이 채무자 소유여야 한다(2010다57350 판결요지). 당사자 사이에 유치권을 배제하는 다른 약정이 있으면 그 약정에 따른다(상법 제58조 단서).
쉽게 말하면 — 거래처에 받을 돈이 있고 그 거래처 소유의 물건을 거래 과정에서 맡고 있다면, 그 물건 자체와 관계없는 채권을 위해서도 반환을 거절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서로 상인인지, 돈 받을 때가 됐는지, 물건이 채무자 소유인지, 반환을 약정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어떤 거래와 점유가 있어야 하는가?
상인 간의 상행위 채권, 변제기 도래, 채무자에 대한 상행위로 취득한 점유와 채무자 소유라는 요건이 필요하다(상법 제58조). 채권 발생의 원인인 거래와 물건을 점유하게 된 거래를 구분하여 확인한다. 채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상대방의 물건을 임의로 가져와 담보로 삼는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자기 이름으로 상행위를 하는 사람은 상인이다(상법 제4조). 점포나 유사한 설비로 상인적 방법의 영업을 하는 사람과 회사는 상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상인으로 본다(같은 법 제5조 제1·2항). 상인이 영업을 위하여 하는 행위는 상행위로 보고, 상인의 행위는 영업을 위하여 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같은 법 제47조). 계약 당사자가 개인인지 회사인지, 해당 거래가 누구의 영업을 위한 것인지부터 확인한다.
부동산도 유치할 수 있는가?
상사유치권의 목적물에는 부동산도 포함된다(2012다39769 이유 1 나 1). 민사유치권과 달리 물건과 채권 사이의 개별적 견련관계를 요구하지 않으므로, 공사 현장인 토지라고 하여 공사대금과의 민사상 견련성 문제만으로 판단을 끝낼 수는 없다.
대법원은 부동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유치권 항변을 배척한 원심을 파기하고, 피담보채권의 범위를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2012다39769 이유 1 나 2 및 이유 3). 환송 후에는 주장된 각 채권의 존재와 범위를 개별적으로 심리한다.
계약서에 배제 문구가 없으면 항상 행사할 수 있는가?
명시적인 문구가 없어도 묵시적으로 상사유치권을 배제하는 약정이 있으면 행사할 수 없다(2012다37176 판결요지 [1]). 계약의 문구뿐 아니라 거래의 목적과 당사자 사이에 적용되는 약관을 함께 읽어야 한다.
그러나 유치권 행사를 허용하는 여신거래기본약관이 계약에 편입된 사건에서, 대법원은 어음의 추심위임만으로 묵시적 배제약정이 있다고 본 원심을 파기했다(2012다37176 이유 4·5). 따라서 반환이나 추심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 배제약정의 유무를 결론내리지 말고, 유치를 허용하는 약관과 그보다 우선하는 별도 약정이 있는지를 대조한다.
먼저 설정된 저당권보다 우선할 수 있는가?
상사유치권이 성립하기 전에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다면, 그 선행저당권자나 그 저당권의 임의경매로 소유권을 취득한 매수인에게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다(2010다57350 이유 1). 상사유치권자는 채무자와 그 성립 뒤 채무자로부터 부동산을 양수하거나 제한물권을 설정받은 사람에게는 대항할 수 있다(2010다57350 이유 1).
점유를 먼저 시작했더라도, 상사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이 저당권 설정 뒤 발생했다면 점유 개시일만으로 선순위를 주장할 수 없다(2010다57350 이유 1). 상사유치권의 성립에 필요한 사실이 언제 모두 갖추어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선행저당권에 대한 상사유치권의 한계와, 경매절차의 압류 뒤 점유를 취득한 경우의 대항 제한은 구별하여 확인한다(2010다57350 이유 1). 후자는 공사대금에 기한 민사유치권 사건에서 다뤄졌다. 선행 경매가 취하되고 후행 경매가 속행된 사안에서, 유치권자가 이중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점유를 개시해 유치권을 취득했다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았다(2019다271685 이유 4 가·나). 경매와 점유의 선후는 유치권에서 함께 확인한다.
형식상 요건을 갖추어도 권리남용이 될 수 있는가?
채무초과 상태의 채무자와 의도적으로 유치권 성립 거래를 만들고 선행 담보권자의 불이익을 알면서 우선 만족을 꾀한 경우, 그 유치권을 저당권자 등에 대하여 주장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되지 않는다(2011다84298 판결요지 [2]). 채무초과가 임박하여 통상적인 채권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 상황도 판결이 든 조건에 포함된다. 이미 설정된 담보권, 채무자의 재정 상태, 점유 취득 거래의 목적을 함께 판단한다.
대법원은 경매가 임박한 사정을 인식한 후순위 근저당권자가 건물 일부를 임차하여 상사유치권을 주장한 사건에서, 그 주장이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본 원심을 수긍했다(2011다84298 판결요지 [3]·이유 3). 그 사건의 경위와 당사자의 인식을 종합한 판단이다.
유치권을 행사하는 동안 어떤 의무와 제한이 있는가?
유치권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점유해야 하고, 보존에 필요한 사용을 제외한 사용·대여·담보제공에는 채무자의 승낙이 필요하다(민법 제324조 제1·2항). 의무 위반이나 상당한 다른 담보 제공에 의한 소멸청구는 유치권 소멸청구에서 다룬다. 유치물의 각 부분이 피담보채권 전부를 담보하는 불가분성은 상사유치권에도 적용된다(2018다301350 판결요지 [1]).
유치권자는 채권 전부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물 전부에 대하여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이 불가분성은 상사유치권에도 적용된다(민법 제321조, 2018다301350 판결요지 [1]). 유치권자는 채권의 변제를 받기 위하여 유치물을 경매할 수 있지만, 유치권을 행사하는 것만으로 피담보채권의 소멸시효 진행이 멈추지는 않는다(민법 제322조 제1항, 같은 법 제326조). 점유를 상실하면 유치권이 소멸하므로, 점유의 유지와 채권의 시효 관리를 함께 해야 한다(같은 법 제328조).
상행위로 생긴 채권은 상법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고, 다른 법령에 더 짧은 시효가 있으면 그 규정에 따른다(상법 제64조). 경매 외의 간이변제충당과 과실·비용 정산은 유치권에서 확인한다.
대리상이나 운송인도 같은 요건으로 판단하는가?
대리상·위탁매매인과 운송주선인·운송인에게는 업무에 따른 별도 유치권 규정이 있다. 대리상은 거래의 대리·중개로 인한 채권이 변제기에 있을 때 본인을 위하여 점유하는 물건이나 유가증권을 유치할 수 있고, 다른 약정이 있으면 제외된다(상법 제91조). 이 규정은 위탁매매인에게도 준용된다(같은 법 제111조).
운송주선인은 해당 운송물에 관하여 받을 보수·운임과 위탁자를 위한 체당금·선대금에 관해서만 그 운송물을 유치할 수 있다(상법 제120조). 이 규정은 육상 또는 호천·항만의 물건운송인에게 준용된다(같은 법 제125조, 같은 법 제147조). 제91조·제120조는 제58조와 달리 목적물이 채무자 소유일 것을 명시하지 않으며, 특히 제120조는 해당 운송물에 관한 채권만을 담보한다(같은 법 제58조, 같은 법 제91조, 같은 법 제120조).
해상운송에서는 운송계약 또는 선하증권의 취지에 따른 운임·부수비용·체당금·체선료와 운송물의 가액에 따른 공동해손 또는 해난구조 부담액의 지급과 상환하지 않으면 선장은 운송물을 인도할 의무가 없다(상법 제807조 제1항·제2항). 정기용선자가 용선료·체당금 등 정기용선계약에 따른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선박소유자에게 그 규정이 준용된다. 다만 선박소유자는 정기용선자가 발행한 선하증권을 선의로 취득한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하고, 정기용선자가 운송물에 관해 약정한 용선료 또는 운임의 범위를 넘을 수 없다(같은 법 제844조).
운송채권은 언제까지 보전해야 하는가?
운송주선인의 위탁자·수하인에 대한 채권은 1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가 완성하고, 이 규정은 물건운송인에게도 준용된다(상법 제122조, 같은 법 제147조).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가 시효의 출발점이다(민법 제166조 제1항).
해상운송인의 송하인·수하인 상대 채권·채무는 운송물을 인도한 날 또는 인도할 날부터 1년 안에 재판상 청구가 없으면 소멸하며, 합의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상법 제814조 제1항). 재위탁 운송에서 그 기간 안에 송하인 또는 수하인이 운송인과 배상 합의를 하거나 운송인에게 재판상 청구를 하면 제3자에 대한 운송인의 채권·채무는 그때부터 3개월이 지나기 전에는 소멸하지 않는다. 운송인과 제3자의 기간 연장 약정에도 같고, 청구받은 운송인이 3개월 안에 소송고지를 하면 그 3개월은 재판 확정·종료 때부터 센다(같은 법 제814조 제2·3항).
항해용선의 선박소유자와 용선자·수하인 사이에서는 인도일 또는 인도할 날부터 2년, 정기용선 당사자 사이에서는 선박 반환일부터 2년 안에 재판상 청구가 없으면 소멸한다(상법 제840조 제1항, 같은 법 제846조 제1항). 합의 연장이 가능하고, 기간을 단축하는 약정은 운송계약에 명시적으로 기재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다(같은 법 제814조 제1항 단서, 같은 법 제840조 제1·2항, 같은 법 제846조).
채무자에게 회생·파산 절차가 시작되면 어떻게 되는가?
회생에서는 회생담보권으로 절차에 참가하고, 파산에서는 별제권을 행사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41조, 같은 법 제411조, 같은 법 제412조). 회생담보권은 개시 당시 채무자 재산 위의 유치권으로 담보되는 범위에서 인정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41조 제1항). 이자·채무불이행 손해배상·위약금은 개시결정 전날까지 발생한 부분에 한정되고, 담보가치를 초과하는 부분은 회생채권으로 참가한다(같은 조 제1항 단서·제4항). 회생 개시 후 회생채권·회생담보권에 기한 강제집행 등은 금지되고 이미 진행 중인 절차는 중지되지만, 법원이 회생에 지장이 없다고 보아 속행을 명하는 경우는 별도다(같은 법 제58조 제1항 제2호·제2항 제2호·제5항). 구체적인 신고·조사는 회생담보권에서 다룬다.
파산재단 재산 위의 유치권자는 별제권자로서 파산절차 밖에서 권리를 행사한다(채무자회생법 제411조, 같은 법 제412조). 개인회생에는 별제권 규정이 준용된다(같은 법 제586조). 다만 개인회생에서는 개시 후 변제계획 인가일과 폐지결정 확정일 중 먼저 오는 날까지 재단 재산에 대한 담보권 실행 경매 등이 중지·금지되며, 법원이 상당한 이유로 속행 등을 명할 수 있다(같은 법 제600조 제2·3항).
실무 체크포인트
- 채권 발생 거래와 점유 취득 거래를 나누고, 채무자 소유 및 변제기 자료를 확보한다(상법 제58조).
- 배제약정을 확인할 때 계약 본문과 편입 약관을 함께 대조한다(상법 제58조 단서).
- 점유를 시작한 날뿐 아니라 피담보채권이 발생한 날과 변제기, 선행 담보권의 설정일을 나란히 정리한다(상법 제58조, 2010다57350 이유 1).
- 사용·대여에 필요한 채무자의 승낙 자료를 보관하고, 유치권 행사와 별도로 상사채권의 5년 시효 및 더 짧은 특별시효를 확인한다(민법 제324조, 같은 법 제326조, 상법 제64조).
- 경매개시와 점유 취득의 선후, 회생·개인회생 개시 및 법원의 속행 결정을 확인한다(2019다271685 이유 4, 채무자회생법 제58조 제1·2·5항, 같은 법 제600조 제2·3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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