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

권리금이란 상가건물에서 영업을 하는 자 또는 영업을 하려는 자가 영업시설·비품·거래처·신용·영업상 노하우·위치 이점 등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이용대가로 임대인·임차인에게 보증금과 차임 이외에 지급하는 금전 등의 대가이다(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3 제1항). 보증금·차임과 별개로 오가는 돈이라는 점이 정의에 들어 있다.

쉽게 말하면 — 가게를 넘길 때 “자리 값”과 “단골 값”을 돈으로 받는 것입니다. 인테리어·집기처럼 눈에 보이는 것뿐 아니라 단골손님이나 좋은 입지 같은 눈에 안 보이는 가치도 포함됩니다. 보증금·월세와는 별개로 오가는 돈입니다.

권리금의 종류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3 제1항은 권리금을 그 성격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한다.

  • 시설권리금: 영업시설·비품 등 유형물에 대한 대가
  • 영업권리금: 거래처·신용·영업 노하우 등 무형의 영업상 이익에 대한 대가
  • 바닥권리금: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 이점에 대한 대가

세 유형은 구분되지만, 실제 거래에서는 혼합되어 단일 금액으로 수수되는 경우가 많다.

인테리어 비용을 받으면 시설권리금, 단골·거래처 넘기는 값을 받으면 영업권리금, 좋은 자리여서 붙는 웃돈은 바닥권리금입니다. 현실에서는 셋을 합쳐 “권리금 몇천만 원”으로 주고받습니다.

임대인의 방해금지 의무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종료 시까지, 임대인은 임차인이 새 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을 맺는 것을 정당한 이유 없이 방해해서는 안 된다(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방해 행위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같은 조 제1항 각 호).

  1.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에게 임대인이 직접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수수하는 행위
  2. 신규 임차인으로 하여금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
  3. 신규 임차인에게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4. 정당한 사유 없이 신규 임차인과의 임대차 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

임대인이 위 의무를 위반해 임차인에게 손해를 끼치면, 임대인은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같은 조 제3항). 손해액은 신규 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한다.

계약이 끝날 때 임대인이 “새 임차인 들이기 싫다”며 가로막으면 손해배상 책임을 집니다. 임차인 입장에서 받지 못한 권리금만큼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책임의 성질과 기산점

이 손해배상책임은 일반 불법행위책임이 아니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요건·배상범위·소멸시효를 특별히 규정한 법정책임이다. 그래서 그 손해배상채무는 임대차가 종료한 날에 이행기가 도래하고, 그다음 날부터 지체책임이 발생한다(2022다260586). 지연손해금 기산일이 판결 선고일이나 소 제기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배상액이 늘 상한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에도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손해배상법의 기본 이념에 따라 책임제한을 할 수 있다. 위 사건에서는 임대인의 배상액을 70%로 제한한 원심 판단이 유지됐다. 반면 임차인이 상가 시설물을 회수해 얻은 이익을 배상액에서 공제해야 한다는 손익상계 주장은 배척됐다(2022다260586).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는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 안에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4항). 방해 사실이 있어도 이 기간을 넘기면 청구하지 못한다.

한편 임차인에게도 의무가 있다. 임차인은 자신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의 보증금·차임 지급 자력과 임차인으로서 의무를 이행할 의사·능력에 관해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임대인에게 제공해야 한다(같은 조 제5항).

청구 기한이 임대차가 끝난 날부터 3년입니다. 지연이자는 계약이 끝난 다음 날부터 붙습니다. 방해를 당했다면 기한을 넘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주선이 없어도 방해가 되는 경우

손해배상을 구하려면 원칙적으로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를 주선했어야 한다. 그러나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누구를 주선하더라도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했다면, 그런 경우까지 임차인에게 주선을 요구하는 것은 불필요한 행위를 강요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 이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실제로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임대인의 거절은 제1항 제4호의 거절행위에 해당하고, 임차인은 제3항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2018다284226, 2024다305605).

확정적으로 표시했는지는 임대차계약이 종료될 무렵 신규임차인 주선과 관련해 임대인과 임차인이 보인 언행과 태도, 이를 둘러싼 구체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

또 방해를 인정하는 데 임차인과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 사이에 권리금 계약이 미리 체결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2018다239608). 임대인이 현저히 높은 보증금·차임을 요구하거나 더는 임대하지 않겠다고 해 애초에 권리금 계약을 맺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경우가 그렇다.

건물주가 “누굴 데려와도 계약 안 한다”고 못을 박았다면, 새 임차인을 실제로 데려오지 않았더라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권리금 계약서를 미리 써 두지 않았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임대인이 직접 장사하겠다는 경우

임대인이 스스로 영업할 계획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2018다252441, 2024다305605). 실무에서 임대인이 가장 자주 드는 사유인데, 그것만으로는 면책되지 않는다.

한편 전체 임대차기간이 법이 정한 갱신요구권 한도를 넘어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 경우에도, 임대인은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를 진다(2017다225312. 갱신요구 한도가 5년이던 구법 사안이나, 갱신요구권과 권리금 보호를 별개로 본 법리는 10년으로 늘어난 현행법에서도 같다). 갱신요구권이 소진됐다는 사정과 권리금 보호는 별개다(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거절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제4호(계약 체결 거절)에 대해서는 임대인 쪽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보는 경우가 따로 정해져 있다(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2항).

  1.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보증금 또는 차임을 지급할 자력이 없는 경우
  2.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할 우려가 있거나 그 밖에 임대차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3.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
  4. 임대인이 선택한 신규임차인이 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고 그 권리금을 지급한 경우

건물주가 새 임차인을 거절해도 위 네 경우에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특히 세 번째, 건물주가 그 자리를 1년 6개월 이상 비워 두고 장사에 쓰지 않는 경우가 실무에서 자주 문제 됩니다.

권리금 보호의 예외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 각 호의 계약갱신 거절사유가 있으면 임대인은 방해 행위를 하더라도 손해배상 의무를 지지 않는다(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단서). 거절사유는 제1호부터 제8호까지이고, 주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제1호)
  • 임차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제2호)
  • 서로 합의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제3호)
  •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한 경우(제4호)
  • 임차인이 임차한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파손한 경우(제5호)
  • 임차한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가 멸실되어 임대차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제6호)
  • 임대인이 목적 건물을 철거·재건축하기 위해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는 경우(제7호. 각 목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 그 밖에 임차인이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제8호)

차임연체는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라는 점이 중요하다. 임대차기간 중 3기 차임액에 이르도록 연체한 사실이 있으면, 갱신을 요구할 당시에는 연체액이 3기에 이르지 않게 됐더라도 임대인은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고, 그에 따라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도 지지 않는다(2020다263635).

월세를 3기분 밀린 적이 한 번이라도 있으면, 나중에 밀린 돈을 다 채워 넣었더라도 권리금 보호를 잃습니다. 연체는 회복되지 않는 사유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철거·재건축 사유는 정비사업의 진행 단계로 나뉜다. 임대차 종료 시 이미 관리처분계획인가·고시가 있었다면 갱신 거절사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사업시행인가·고시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칙적으로 갱신 거절사유가 되지 않는다(단기간 내에 관리처분계획인가·고시가 이루어질 것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유가 있다는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2019다249831).

“재건축할 거라 안 된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관리처분계획 인가까지 났는지가 기준이고, 그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은 건물주가 증명해야 합니다.

적용이 배제되는 상가건물

권리금 보호 규정은 백화점 등 대규모점포·준대규모점포(다만 전통시장은 제외)와 국유·공유재산인 상가건물 임대차에는 적용되지 않는다(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5). 즉 전통시장 임차인은 권리금 보호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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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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