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국법

본국법은 당사자가 국적을 가진 국가의 법이다. 국제사법은 사람의 신분·가족·상속에 관한 법률관계에서 준거법을 정할 때 이 본국법을 연결점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권리능력과 행위능력, 혼인의 성립과 효력, 이혼, 친자관계, 입양, 부양, 후견, 상속, 유언이 그 예다. 이 조문들이 가리키는 본국법이 정확히 어느 나라의 법인지는 국제사법 제16조 하나가 통일적으로 정한다.

쉽게 말하면 — 어떤 사람의 신분이나 가족, 재산 상속 문제에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할지 정할 때, 그 사람이 국적을 가진 나라의 법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국적국법을 국제사법에서는 본국법이라고 부릅니다. 혼인, 이혼, 친자관계, 입양, 상속, 유언까지 여러 문제가 이 본국법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본국법을 어떻게 정하는가

본국법을 정하는 기준은 원칙적으로 국적이다. 국적이 하나면 그 나라의 법이 본국법이다. 국적이 둘 이상이면 그중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을 본국법으로 한다. 다만 국적 중 하나가 대한민국이면 다른 국적이 무엇이든 대한민국 법이 본국법이다(국제사법 제16조 제1항).

국적을 아예 가지지 않거나 국적을 알 수 없으면 일상거소지법에 따른다. 일상거소마저 알 수 없으면 거소지법에 따른다(같은 조 제2항). 미국·캐나다·호주처럼 지역에 따라 법이 다른 국가의 국적을 가진 사람은 그 나라의 법 선택규정이 지정하는 법에 따른다. 그런 규정이 없으면 당사자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역의 법에 따른다(같은 조 제3항).

국적이 하나면 그 나라 법을 봅니다. 국적이 두 개 이상이면 실제로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나라의 법을 보되, 그중 하나가 한국이면 다른 국적과 관계없이 한국법을 봅니다. 국적이 아예 없으면 실제 사는 나라의 법을 보고, 미국처럼 주마다 법이 다른 나라 국적이면 그 주의 법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본국법이 쓰이는 조문

본국법은 국제사법의 사람의 능력, 혼인, 친자, 후견, 상속, 유언 등 여러 조문에서 준거법 기준으로 쓰인다.

사람의 능력에 관한 조문에서도 본국법이 기준이다. 권리능력은 본국법에 따른다(국제사법 제26조). 행위능력도 본국법에 따른다. 혼인으로 행위능력이 확대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국제사법 제28조 제1항). 이미 취득한 행위능력은 국적이 바뀌어도 상실되거나 제한되지 않는다(같은 조 제2항). 다만 같은 국가에 있는 사람끼리 법률행위를 할 때 행위자가 본국법상 무능력자여도 행위지법상 능력자라면 원칙적으로 무능력을 주장할 수 없다(국제사법 제29조 제1항). 상대방이 그 무능력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는 예외다. 이 거래보호 특칙은 친족법·상속법상 법률행위와 행위지 외 국가의 부동산에 관한 법률행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같은 조 제2항).

실종선고와 부재자 재산관리는 원칙적으로 본국법에 따른다. 다만 법원이 외국인에 대하여 실종선고·취소나 부재자 재산관리의 재판을 하는 경우에는 대한민국 법에 따른다(국제사법 제27조).

혼인과 이혼에서도 본국법이 여러 단계에 걸쳐 쓰인다.

  • 혼인의 성립요건은 각 당사자의 본국법에 따른다(국제사법 제63조 제1항). 혼인의 방식은 혼인을 한 곳의 법 또는 당사자 중 한쪽의 본국법에 따를 수 있다. 다만 대한민국에서 혼인하고 당사자 중 한쪽이 대한민국 국민이면 대한민국 법에 따른다(같은 조 제2항).
  • 혼인의 일반적 효력은 부부의 동일한 본국법을 1순위로 적용한다. 그 법이 없으면 부부의 동일한 일상거소지법, 부부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의 법 순서로 내려간다(국제사법 제64조).
  • 부부재산제는 혼인의 일반적 효력 규정을 준용한다. 부부는 날짜와 부부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 합의로 부부 중 한쪽이 국적을 가지는 법 등을 선택할 수도 있다(국제사법 제65조 제1항·제2항).
  • 이혼의 준거법은 혼인의 일반적 효력 규정을 준용한다. 부부의 동일한 본국법이 1순위다. 다만 부부 중 한쪽이 대한민국에 일상거소가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이혼은 대한민국 법에 따른다(국제사법 제66조).

친자관계와 입양에서도 본국법이 이어진다.

  • 혼인 중의 부모·자녀관계의 성립은 자녀 출생 당시 부부 중 한쪽의 본국법에 따른다(국제사법 제67조 제1항). 남편이 자녀 출생 전에 사망했다면 남편의 사망 당시 본국법을 그의 본국법으로 본다(같은 조 제2항).
  • 혼인 외의 부모·자녀관계의 성립은 자녀 출생 당시 어머니의 본국법에 따른다. 다만 아버지와 자녀 간의 관계의 성립은 자녀의 출생 당시 아버지의 본국법 또는 현재 자녀의 일상거소지법에 따를 수 있다(국제사법 제68조 제1항). 인지는 이들 법 외에 인지 당시 인지자의 본국법에 따를 수도 있다(같은 조 제2항). 아버지나 인지자가 그 전에 사망했다면 각 사망 당시 본국법을 그의 본국법으로 본다(같은 조 제3항).
  • 혼인 외의 출생자가 혼인 중의 출생자로 지위가 바뀌는 경우(준정)는 그 요건인 사실의 완성 당시 아버지 또는 어머니의 본국법이나 자녀의 일상거소지법에 따른다(국제사법 제69조 제1항). 아버지나 어머니가 그 사실이 완성되기 전에 사망했다면 사망 당시 본국법을 그의 본국법으로 본다(같은 조 제2항).
  • 입양과 파양은 입양 당시 양부모의 본국법에 따른다(국제사법 제70조).
  • 위 혼인 외의 부모·자녀관계, 준정, 입양의 성립에서 자녀의 본국법이 자녀나 제3자의 승낙이나 동의 등을 요건으로 하면 그 요건도 함께 갖춰야 한다(국제사법 제71조).
  • 부모·자녀 간의 법률관계는 부모와 자녀의 본국법이 모두 같으면 그 법에 따른다. 본국법이 다르면 자녀의 일상거소지법에 따른다(국제사법 제72조).

부양, 그 밖의 친족관계, 후견에서도 본국법이 기준이 된다.

  • 부양의무는 원칙적으로 부양권리자의 일상거소지법에 따른다. 다만 그 법으로는 부양권리자가 부양의무자로부터 부양을 받을 수 없을 때에는 당사자의 공통 본국법에 따른다(국제사법 제73조 제1항).
  • 방계혈족이나 인척 간 부양의무는 당사자의 공통 본국법을 기준으로 부양의무가 없다는 주장을 할 수 있다. 그러한 법이 없을 때에는 부양의무자의 일상거소지법을 기준으로 같은 주장을 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 국제사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친족관계의 성립과 그 권리의무는 각 당사자의 본국법에 따른다(국제사법 제74조).
  • 후견은 피후견인의 본국법에 따른다(국제사법 제75조 제1항). 다만 우리 법원이 외국인의 후견사건 재판을 하는 때에는 후견사무를 수행할 사람이 없거나 있어도 수행할 수 없는 경우, 대한민국에서 후견개시 심판을 하였거나 하는 경우, 피후견인의 재산이 대한민국에 있고 보호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대한민국 법에 따른다(같은 조 제2항).

상속과 유언도 본국법에서 출발한다. 상속은 사망 당시 피상속인의 본국법에 따른다(국제사법 제77조 제1항). 유언은 유언 당시 유언자의 본국법에 따르고, 유언의 변경·철회는 그 당시 유언자의 본국법에 따른다(국제사법 제78조 제1항·제2항). 상세한 요건, 예외, 반정 문제는 상속준거법반정에서 다룬다.

국제사법은 상사 영역에서도 본국법을 쓴다. 환어음·약속어음·수표에 의한 채무부담능력은 그 사람의 본국법에 따른다. 다만 그 국가의 법이 다른 국가의 법에 따르도록 정한 경우에는 그 다른 국가의 법에 따른다(국제사법 제80조 제1항). 본국법상 능력이 없더라도 다른 국가에서 서명하고 그 국가의 법에 따라 능력이 있으면 그 채무를 부담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본다(같은 조 제2항).

실무 체크포인트

  • 당사자의 국적을 먼저 확정한다. 여권만으로 확인이 부족하면 국적 관련 공문서를 추가로 확인한다.
  • 복수국적이면 어느 국가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확인한다. 국적 중 하나가 대한민국이면 그 판단 없이 대한민국 법이 본국법이다(국제사법 제16조 제1항).
  • 무국적이거나 국적을 알 수 없으면 일상거소를 확인하고, 일상거소도 알 수 없으면 거소를 확인한다(같은 조 제2항).
  • 미국·캐나다·호주 등 지역별로 법이 다른 국가의 국적자는 나라 단위가 아니라 해당 주·지역까지 특정한다(같은 조 제3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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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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