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중 한쪽이 외국인이거나 부부가 외국에 사는 등 이혼에 외국적 요소가 있으면 두 가지를 먼저 정한다. 어느 나라 법원에서 재판하느냐(국제재판관할)와, 그 재판에 어느 나라 이혼법을 적용하느냐(준거법)다. 이 둘은 별개다. 한국 법원에 관할이 있어도 준거법은 외국법일 수 있다(국제사법 제66조).
쉽게 말하면 — 국제결혼이거나 부부가 외국에 사는 경우, 이혼은 “어느 나라 법원에 가나”와 “어느 나라 법으로 판단하나”를 따로 정합니다. 둘은 늘 같지 않습니다. 한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더라도 판단 기준이 되는 법은 외국법일 수 있습니다.
어느 나라 법원에 가나
한 사람을 상대로 하는 이혼 사건은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면 한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이 있다(국제사법 제56조 제1항).
- 부부 중 한쪽의 일상거소가 대한민국에 있고 부부의 마지막 공동 일상거소가 대한민국에 있었던 경우
- 원고와 미성년 자녀 전부 또는 일부의 일상거소가 대한민국에 있는 경우
- 부부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인 경우
-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대한민국에 일상거소를 둔 원고가 혼인관계 해소만을 목적으로 제기하는 사건의 경우
여기서 일상거소란 사람이 상당 기간 생활의 중심을 두고 있는 곳을 말한다. 국적이나 주민등록이 아니라 실제 거주 실태로 판단한다.
혼인무효처럼 부부 모두를 상대로 하는 사건은 별도 기준을 둔다. 부부 중 한쪽의 일상거소가 대한민국에 있는 경우, 부부 중 한쪽이 사망한 때에는 생존한 다른 한쪽의 일상거소가 대한민국에 있는 경우 등이다(같은 조 제2항). 이 특별관할과 별개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으면 일반관할이 인정될 수 있다(국제사법 제2조).
한국인이 외국인 배우자와 이혼할 때, 부부가 마지막으로 함께 살던 곳이 한국이고 지금 한쪽이 한국에 살거나, 미성년 자녀가 한국에 있으면 한국 법원에서 이혼할 수 있습니다. 배우자가 외국에 있어도 됩니다. “일상거소”는 서류상 주소가 아니라 실제로 생활의 근거를 둔 곳입니다.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하나
이혼의 준거법은 혼인의 일반적 효력에 관한 규정을 준용해 정한다(국제사법 제66조 본문). 그 순서는 부부의 동일한 본국법, 부부의 동일한 일상거소지법, 부부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의 법이다(국제사법 제64조). 본국법이란 그 사람이 국적을 가진 나라의 법이다.
즉 부부의 국적이 같으면 그 나라 법, 국적이 다르면 부부가 함께 사는 나라 법, 그것도 없으면 가장 밀접한 곳의 법을 적용한다(같은 조).
중요한 예외가 있다. 부부 중 한쪽이 대한민국에 일상거소가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이혼은 대한민국 법에 따른다(국제사법 제66조 단서). 이 경우 상대방이 외국인이고 국적이 달라도 위 순서를 따지지 않고 곧바로 한국법이 준거법이 된다.
부부 국적이 같으면 그 나라 법, 다르면 함께 사는 나라 법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부부 중 한 사람이 한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이면 상대가 외국인이어도 이혼은 한국법으로 판단합니다. 그래서 한국에 사는 한국인이 외국인과 이혼하는 사건은 대부분 한국법이 적용됩니다. 반대로 부부가 모두 외국인이면 한국 법원에서 재판해도 외국법이 준거법일 수 있습니다.
외국에 살면 협의이혼을 어떻게 하나
협의상 이혼을 하려는 사람은 등록기준지 또는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신고해야 한다.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경우 그 확인은 서울가정법원의 관할이다(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75조 제1항 단서).
외국에 있는 대한민국 국민은 그 지역을 관할하는 재외공관의 장에게 신고나 신청을 할 수 있다(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34조). 그래서 재외공관을 거쳐 협의이혼 의사확인을 신청하는 방식이 이용된다. 확인서등본을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신고해야 하고, 그 기간이 지나면 확인의 효력이 사라진다(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75조 제2항·제3항). 절차 일반은 협의이혼 의사확인 신청에서 다룬다.
외국에 사는 부부가 합의로 이혼하려면 서울가정법원의 이혼의사확인을 받습니다. 신청은 사는 곳을 관할하는 대사관·영사관을 통해 낼 수 있습니다. 확인서를 받고 3개월 안에 이혼신고를 해야 하고, 넘기면 확인이 무효가 됩니다.
외국 이혼판결은 한국에서 그대로 효력이 있나
그렇지 않다. 외국법원의 확정판결은 국제재판관할, 적법한 송달,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위반이 없을 것, 상호보증이라는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대한민국에서 승인된다(민사소송법 제217조).
승인 요건을 갖추면 별도의 재판 없이 효력이 인정되지만, 가족관계등록부에 이혼을 반영하려면 그 판결이 승인 요건을 갖추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위자료·양육비 같은 금전 이행을 강제하려면 승인만으로 부족하고 한국 법원의 집행판결을 받아야 한다(민사집행법 제26조). 상세는 외국판결의 승인과 외국판결의 집행에서 다룬다.
외국에서 이혼판결을 받았다고 한국 가족관계등록부가 저절로 정리되지는 않습니다. 그 판결이 한국이 인정하는 요건을 갖추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위자료나 양육비를 강제로 받아 내려면 한국 법원의 집행판결을 따로 받아야 합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관할과 준거법을 분리해 검토한다. 한국 법원에 관할이 있는지(국제사법 제56조)와 적용될 법이 한국법인지(국제사법 제66조)는 별개다.
- 준거법 단서를 먼저 본다. 부부 중 한쪽이 한국에 일상거소를 둔 한국인이면 곧바로 한국법이 적용된다(국제사법 제66조 단서).
- 준거법이 외국법이면 그 나라의 이혼 원인·요건을 자료로 소명해야 한다. 이혼 사유와 재산·양육의 판단 기준이 한국법과 다를 수 있다.
- 외국 거주 부부의 협의이혼은 서울가정법원 확인 관할이다(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75조). 재외공관 경유 신청 경로를 함께 안내한다.
- 확인서등본 교부·송달일부터 3개월 안에 이혼신고를 해야 한다(같은 조 제2항).
- 외국 이혼판결은 승인 요건부터 점검한다(민사소송법 제217조). 금전 이행이 필요하면 집행판결을 별도로 본다(민사집행법 제2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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