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권적 청구권은 물권의 지배 상태가 침해되거나 침해될 염려가 있을 때 반환·방해제거·방해예방을 구하는 권리다. 소유권에서는 민법 제213조·제214조가 이를 직접 정하고, 일부 제한물권에는 그 규정이 준용된다.
쉽게 말하면 — 남이 내 물건을 점유하고 있으면 돌려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빼앗긴 경우만이 아니라 빌려주거나 세를 준 물건을 기간이 끝난 뒤에도 돌려주지 않는 경우처럼, 남이 점유하고 있기만 하면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통행을 막는 시설이나 실체관계에 맞지 않는 등기처럼 소유권 행사를 방해하는 상태가 있으면 그것을 없애 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방해가 생기지 않았더라도 소유권을 방해할 염려가 있는 행위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예방이나 손해배상의 담보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어떤 청구를 할 수 있나?
소유자는 그 소유에 속한 물건을 점유한 자에 대하여 반환을, 소유권을 방해하는 자에 대하여 방해의 제거를, 소유권을 방해할 염려있는 행위를 하는 자에 대하여 그 예방이나 손해배상의 담보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213조, 같은 법 제214조).
| 침해 모습 | 청구 내용 | 소유권의 직접 근거 |
|---|---|---|
| 타인이 물건을 점유 | 물건 반환 | 민법 제213조 |
| 소유권을 방해하는 자가 있음 | 방해 제거 | 민법 제214조 |
| 소유권을 방해할 염려있는 행위를 하는 자가 있음 | 예방 또는 손해배상의 담보 | 민법 제214조 |
반환청구는 타인이 소유물을 점유하고 있을 때 그 점유를 회복하려는 청구다. 조문은 침탈을 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임대차나 사용대차가 끝난 뒤 상대방이 계속 점유하는 경우에도 그대로 쓴다. 방해제거청구는 점유를 넘겨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소유권 행사를 가로막는 상태를 없애려는 청구다. 소유자가 자신의 소유권에 기하여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등기의 명의인을 상대로 그 등기말소나 진정명의회복 등을 청구하는 경우, 그 권리는 물권적 청구권으로서의 방해배제청구권(민법 제214조)의 성질을 가진다(2010다28604 다수의견 판결요지 [1]).
누가 누구에게 청구하나?
청구자는 현재 물권자이고 상대방은 현재 점유자 또는 방해 상태를 지배하는 사람이다. 소유물반환청구는 소유자가 그 소유에 속한 물건을 점유한 자에게 하고, 점유자가 그 물건을 점유할 권리가 있는 때에는 반환을 거부할 수 있다(민법 제213조). 여기서 점유할 권리는 임차권이나 유치권처럼 소유자에게 주장할 수 있는 권원을 말한다.
방해제거청구의 상대방은 현재 방해 상태를 지배하여 제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미 피해가 발생하고 침해가 종결된 경우에는 방해배제청구권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상대방의 귀책사유 유무에 따라 손해배상청구의 문제가 남을 뿐이며, 향후 소유권에 대한 방해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방해 제거나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행위를 명하는 집행권원을 받아야 한다. 대법원은 이렇게 판단한 원심을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고 했다(2014다52612 이유 2).
소유자가 소유권을 잃으면 그 권리에 기초한 물권적 청구권의 존재 기반도 사라진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은 소유권 상실로 등기말소 등을 청구할 수 없게 되었더라도 그 이행불능을 이유로 민법 제390조상의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진다고 말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2010다28604 다수의견 판결요지 [1]). 대법원장 양승태,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 김용덕의 별개의견은 청구권이 발생한 기초가 채권인지 물권인지와 무관하게 이미 성립한 청구권에 대하여는 그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을 인정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아니하다고 보았다(2010다28604 별개의견). 다수의견에 저촉되는 종전 판례는 같은 판결 이유 2 가에서 변경되었고, 그 사건의 피고 패소 부분은 파기환송되었다.
불법원인급여이면 어떻게 되나?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민법 제746조). 대법원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은 이 조문이 단지 부당이득제도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행위를 한 사람은 스스로 불법한 행위를 주장하여 복구를 그 형식 여하에 불구하고 소구할 수 없다는 이상을 표현한 것이라고 보았다. 그리하여 급여를 한 사람은 그 원인행위가 법률상 무효라 하여 상대방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음은 물론 급여한 물건의 소유권은 여전히 자기에게 있다고 하여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도 할 수 없다. 따라서 급여한 물건의 소유권은 급여를 받은 상대방에게 귀속된다고 판단했다(79다483 판결요지). 대법원판사 양병호·임항준·김윤행의 반대의견은 채권적 청구권인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제한하는 제746조가 근거를 달리하는 물권적 청구권까지 제한하는 효력이 있다고 보는 것은 법의 규정을 떠난 해석이라고 보았다(79다483 반대의견).
반환청구가 허용되는 예외는 세 가지다.
- 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는 때에는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746조 단서).
- 급여자와 수익자 모두에게 불법원인이 존재하는 경우, 수익자의 불법성이 급여자의 그것보다 현저히 크고 그에 비하여 급여자의 불법성은 미약하다면 공평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급여자의 반환청구가 허용될 수 있다(2024다292464 판결요지 [1]).
- 그 밖에도 불법원인급여의 반환청구를 부정하고 불법원인의 형성에 관여한 수익자에게 그 급여의 보유를 종국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공평의 이념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수익자에 대한 불법원인급여의 반환청구가 허용된다(2024다292464 판결요지 [1]).
세 번째 예외에서 반환청구를 허용할 것인지는 다음과 같은 관련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불법원인급여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2024다292464 판결요지 [1]).
- 급여가 이루어진 목적과 경위
- 급여의 원인이 된 불법의 내용
- 급여의 원인 행위를 불법으로 하는 규범의 목적과 보호 대상
- 급여자 또는 수익자가 불법원인 형성에 관여하게 된 동기와 내용
- 급여에 대한 반환청구의 주체
- 반환되는 급여의 실질적인 귀속 주체
- 급여의 반환청구 허용이 불법의 억제에 미치는 영향
제746조의 차단은 청구의 형식을 묻지 않으므로, 실제로 다투어지는 것은 그 급여가 불법의 원인으로 인한 것인지다. 명의신탁자로부터 명의수탁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그 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것이 제746조의 불법원인급여를 이유로 금지되는지가 문제 되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은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하여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당연히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부동산 소유권은 그 등기와 상관없이 명의신탁자에게 그대로 남아 있으므로 명의신탁자는 부동산 소유자로서 소유물방해배제청구권에 기초하여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그 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2013다218156 다수의견 판결요지).
제한물권자도 같은 청구를 할 수 있나?
법률이 소유권의 청구권 규정을 준용하는 범위에서 제한물권자도 반환이나 방해제거·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
- 제213조, 제214조, 제216조 내지 제244조의 규정은 지상권자간 또는 지상권자와 인지소유자간에 준용되고, 이 준용은 구분지상권에도 준용된다(민법 제290조 제1항·제2항, 같은 법 제289조의2). 준용 목록에 상린관계 규정인 제216조부터 제244조까지가 함께 들어 있어서 「인지소유자간」이라는 상대방이 등장한다.
- 제214조의 규정은 지역권에 준용된다(민법 제301조). 준용 단위가 제214조 전체이므로 지역권자는 방해의 제거뿐 아니라 그 예방이나 손해배상의 담보도 청구할 수 있고, 반환청구를 정한 제213조는 준용 목록에 없다.
- 제213조, 제214조, 제216조 내지 제244조의 규정은 전세권자간 또는 전세권자와 인지소유자 및 지상권자간에 준용된다(민법 제319조). 여기에도 상린관계 규정이 함께 들어 있다.
- 제214조의 규정은 저당권에 준용되므로 저당권자도 방해의 제거와 그 예방이나 손해배상의 담보를 청구할 수 있고, 제213조는 준용 목록에 없다(민법 제370조). 저당권은 목적물의 점유를 내용으로 하지 않으므로 반환청구를 준용할 여지도 없다.
유치권자·질권자처럼 목적물을 점유하는 담보권자는 점유침탈·방해에 대해 점유보호청구를 이용할 수 있다. 각 권리의 성질과 준용 문언을 확인하지 않고 소유권의 세 청구를 모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점유보호청구와 무엇이 다른가?
물권적 청구는 소유권·제한물권 같은 본권을 근거로 하고, 점유보호청구는 점유라는 사실 상태를 보호한다. 점유자는 침탈 때 반환과 손해배상, 방해 때 방해제거와 손해배상, 방해 염려 때 예방이나 손해배상 담보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204조, 같은 법 제205조, 같은 법 제206조).
점유의 소와 본권의 소는 서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점유의 소를 본권에 관한 이유로 재판할 수 없다(민법 제208조). 따라서 소유자라는 이유만으로 점유침탈의 절차와 요건을 무시할 수 없고, 점유자가 점유보호를 받는다고 소유권까지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점유회수·점유보유청구의 1년은 그 안에 소를 제기해야 하는 제척기간인 출소기간이다. 재판 밖에서 반환·제거를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기간을 지킬 수 없다(2001다8097,8103 판결요지 [1]). 기산점은 청구마다 정해져 있어, 점유회수청구는 침탈을 당한 날부터, 점유보유청구는 방해가 종료한 날부터 각각 1년 내에 행사하여야 한다(민법 제204조 제3항, 같은 법 제205조 제2항). 소유권에 기한 반환·방해제거청구에는 이런 기간 제한이 없으므로 어느 근거로 청구하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점유회수청구는 원칙적으로 침탈자의 특별승계인에게 행사할 수 없지만, 승계인이 악의이면 행사할 수 있다(민법 제204조 제2항). 현재 점유자가 누구인지뿐 아니라 침탈자에게서 점유를 넘겨받았는지와 그때 침탈 사실을 알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공사로 인한 점유방해는 공사 착수 후 1년이 지나거나 공사가 완성되면 방해제거를 청구할 수 없다. 이 제한은 공사로 인한 방해예방청구에도 준용된다(민법 제205조 제3항, 같은 법 제206조 제2항).
손해배상도 함께 청구할 수 있나?
물권적 청구권은 침해 상태의 회복을 목적으로 하므로 손해배상이 자동으로 포함되지는 않는다.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불법행위·채무불이행 등 별도 근거와 고의·과실, 위법성, 손해와 인과관계 같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방해제거·예방에 필요한 비용도 민법 제214조에 따라 곧바로 금전으로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제214조가 구체적인 방해제거·예방 행위를 청구할 권리를 정하지만 그 조치 비용을 직접 청구할 권리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2014다52612 판시사항·이유 1). 상대방이 판결에 따른 행위를 하지 않으면 강제집행과 집행비용 상환 절차를 이용하고, 이미 생긴 손해는 별도 손해배상 요건으로 청구해야 한다.
점유보호청구는 민법 제204조·제205조가 손해배상을 함께 규정하지만, 본권에 기한 청구와는 성질과 요건이 다르다. 청구취지에서 반환·제거·예방과 금전배상을 각각 어떤 근거로 구하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현재 권리자와 현재 점유자·방해자를 확인한다. 소유물반환청구의 상대방은 원칙적으로 현재 점유자다(민법 제213조).
- 침해가 타인의 점유인지, 소유권을 방해하는 상태인지, 소유권을 방해할 염려있는 행위인지 구별해 청구 내용을 정한다(민법 제213조, 같은 법 제214조).
- 점유침탈이 함께 문제 되면 1년 안에 소를 제기해야 하는 출소기간과 본권소송의 독립성을 확인한다(민법 제204조 제3항, 같은 법 제208조, 2001다8097,8103 판결요지 [1]).
- 제한물권자는 해당 권리에 제213조·제214조 중 어느 규정이 준용되는지 확인한다(민법 제290조, 같은 법 제301조, 같은 법 제319조, 같은 법 제370조).
- 손해가 발생했다면 물권적 청구와 별도의 손해배상 근거·요건·증거를 정리한다(2010다28604 다수의견 판결요지 [1]). 방해제거·예방 비용을 청구하려면 금전청구가 아니라 구체적인 행위를 구할 사안인지 먼저 확인한다(2014다52612 이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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