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자대위는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가 법이 정한 범위에서 피보험자 등의 권리를 취득하는 제도다. 보험목적에 관한 권리의 이전과 제3자에 대한 청구권의 이전을 구별한다(상법 제681조·같은 법 제682조).
쉽게 말하면 —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하면 가해자에게 청구할 권리의 일부가 보험회사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피해자에게 아직 보상받지 못한 손해가 있다면 그 권리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2014다46211 이유 2가).
어떤 권리가 보험회사에 넘어가는가?
보험목적 자체의 권리는 전부 멸실·보험금액 전부 지급 요건으로, 제3자에 대한 권리는 손해 발생과 보험금 지급에 따라 이전된다(상법 제681조, 같은 법 제682조). 제3자의 행위로 손해가 생긴 경우에는 지급한 보험금 한도에서 그 제3자에 대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한다. 보상할 보험금의 일부만 지급했다면 피보험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행사할 수 있다(같은 법 제682조 제1항).
보험목적에 관한 대위는 요건이 다르다. 보험목적 전부가 멸실하고 보험금액 전부를 지급한 경우 보험자가 그 목적에 대한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한다. 보험가액 일부만 보험에 붙였다면 취득하는 권리는 보험금액이 보험가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에 따른다(상법 제681조).
자기 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채권자대위권, 변제에 따른 변제자대위, 채권의 목적인 물건·권리의 가액 전부를 손해배상으로 지급한 채무자가 그 물건·권리에 관하여 채권자를 대위하는 손해배상자의 대위와는 발생 근거를 구별한다(민법 제404조 제1항, 같은 법 제399조).
보험금을 받아도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가?
피해자는 보험금으로 보상받지 못한 손해를 가해자의 배상책임 범위에서 청구할 수 있다. 손해보험금 자체를 과실상계 등으로 제한된 가해자의 배상책임액에서 바로 빼는 방식으로 계산하지 않는다(2014다46211 이유 2가).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손해보험에서 보험금을 받고도 남은 손해가 가해자의 배상책임액보다 크면 피해자가 배상책임액 전부를, 더 작으면 남은 손해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후자의 경우 배상책임액과 남은 손해액의 차액은 보험자가 대위하여 청구할 수 있다(2014다46211 이유 2가).
보험자대위의 범위는 보험목적물에 발생한 손해를 대상으로 계산하며,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다른 물건의 손해를 합산하지 않는다. 일부보험에서 보험자가 약정 보험금 전액을 지급한 경우에도 전보되지 않은 손해에 대한 피보험자의 우선 청구는 유지된다(2019다216589 판결요지 [1]·[2]).
자기부담금 약정이 없는 일부보험에서 같은 보험목적물의 손해를 계산하는 예로, 그 손해가 100만 원이고 가해자의 배상책임액이 60만 원이며 보험금이 30만 원이면 남은 손해는 70만 원이다. 피해자가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은 60만 원이다. 보험금이 70만 원이라면 남은 손해 30만 원은 피해자가, 나머지 배상책임액 30만 원은 보험자가 청구할 수 있다(2014다46211 이유 2가).
자기차량손해보험의 자기부담금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는가?
자기부담금 약정이 있는 자기차량손해보험에서는 계산 방식이 다르다. 보험자가 손해액에서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보험금을 선처리 방식으로 전부 지급했다면, 과실상계 등으로 제한된 제3자의 배상책임액에 대한 권리는 보험자가 지급한 보험금과 피보험자가 부담한 자기부담금의 비율에 따라 안분된다. 보험자는 지급한 보험금에 제3자의 책임비율을 곱한 금액을 대위하고, 피보험자는 자기부담금에 제3자의 책임비율을 곱한 금액을 따로 청구할 수 있다(2022다287284 판결요지 [4]).
자기부담금 상당액 중 피보험자 자신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부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자에게 청구하지 못한다(2022다287284 판결요지 [4]①). 보험자의 대위 범위는 약관 등에 정함이 있으면 원칙적으로 그 정함에 따르고, 정함이 없으면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한다(2022다287284 판결요지 [2]).
위 선처리 방식에서 손해가 100만 원, 보험금이 70만 원, 자기부담금이 30만 원, 제3자 책임비율이 60%라면 보험자는 42만 원, 피보험자는 18만 원을 청구할 수 있다(2022다287284 판결요지 [4]·이유 3 나 2). 나머지 자기부담금 12만 원은 피보험자 자신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부분이어서 제3자에게 청구할 수 없다(2022다287284 판결요지 [4]①).
보험자가 과실비율을 확정한 뒤 그 비율을 반영해 산정한 손해액에서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나머지만 지급하는 교차처리 방식인지도 구별한다(2022다287284 이유 2). 해당 판결은 교차처리로 상대방의 배상채무가 전부 이행되었다는 원심 판단 등에 원고들이 구체적인 불복 이유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보았다. 그 원고들의 상고는 기각했다(2022다287284 이유 4·5).
여러 보험회사가 나누어 지급했다면 어떻게 계산하는가?
중복된 화재보험에서 보험회사가 실제 부담한 지급액을 기준으로 대위 범위를 정한다. 먼저 전부 지급한 뒤 다른 보험회사에서 분담금을 받았다면 지급액에서 분담금을 뺀 금액 중 가해자의 책임비율에 따른 부분을 청구할 수 있다(2025다220815 이유 2나1).
처음부터 각 보험회사가 분담비율에 따라 지급한 경우에는 해당 보험회사가 지급한 보험금 중 가해자의 책임비율에 따른 부분이 기준이다. 가해자의 책임보험회사에 대한 직접청구권을 대위행사할 때에도 같다(2025다220815 이유 2나1, 상법 제724조 제2항).
대법원은 가족에 대한 대위가 금지되는 보험금을 지급액에서 제외한 뒤 책임비율을 적용해야 하는 사건에서, 피해자들의 전체 손해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초과 청구를 직접 기각하였다(2025다220815 이유 2나2)·3(결론)·주문). 그 사건에서 원고와 중복보험자는 처음부터 각 분담비율에 따른 보험금만 지급했고, 대위 범위는 그 지급 보험금에서 가족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뺀 나머지 중 가해자의 책임비율에 따른 부분이다(2025다220815 이유 2나2)). 보험회사 사이의 분담관계는 중복보험에서 살펴본다.
다수 피해자의 손해가 책임보험 한도를 넘으면 누가 먼저 받는가?
하나의 화재로 다수 피해자가 생기고 책임보험 한도가 전체 손해에 못 미치면, 피해자 손해를 전부 보상한 화재보험자는 직접청구권을 행사하는 다른 미전보 피해자보다 먼저 받을 수 없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피해자들에 대한 지급 후 남은 책임보험 한도에서 대위청구한다(2021다309576 판시사항·이유 3 가 (2)).
대법원은 실제 직접청구하는 피해자들의 손해와 보험자들의 대위 범위를 심리하여 혼동으로 소멸할 범위를 판단해야 한다며 원심의 피고 보험회사들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했다(2021다309576 이유 3 나·4).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사고를 내면 대위하는가?
가족에 대한 대위 제한은 권리의 상대방과 고의 여부를 함께 확인한다. 상법 제682조 제2항의 문언은 다음과 같다(상법 제682조 제2항).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제1항에 따른 권리가 그와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에 대한 것인 경우 보험자는 그 권리를 취득하지 못한다. 다만, 손해가 그 가족의 고의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적용 시기는 2014년 3월 11일 법률 제12397호 부칙에서 확인한다. 제1조는 “이 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정하며, 시행일은 2015년 3월 12일이다. 제2조 제1항은 “이 법은 이 법 시행 후에 체결된 보험계약부터 적용한다.”고 정한다(상법 부칙 제2조(2014.3.11) 제1항, 해당 부칙 제1조).
같은 부칙 제2조 제2항에서 말하는 “구 계약”은 “이 법 시행 전에 체결된 보험계약”이다. 제3항의 문언은 “제655조 단서, 제682조제2항 및 제732조의2제2항의 개정규정은 구 계약의 보험사고가 이 법 시행일 이후에 발생한 경우에도 적용한다.”이다(상법 부칙 제2조(2014.3.11) 제2·3항). 제682조 제2항의 가족 대위 제한은 이 적용례에 따라 구 계약에도 적용되며, 제1항 단서는 제3항의 열거 대상에 들어 있지 않다. 다른 개정규정의 구 계약 적용례는 같은 부칙 제2조 제2항과 제4항부터 제6항까지에서 각각 확인한다(상법 부칙 제2조(2014.3.11) 제2항~제6항).
이 적용례와 별도로, 보험금으로 전보되지 않은 손해에 관한 청구 범위는 앞서 본 잔존손해 법리에서 판단한다. 2014다46211 판결은 두 경우를 나눈다. 남은 손해액이 제3자의 손해배상책임액보다 많으면 “제3자에 대하여 그의 손해배상책임액 전부를 이행할 것을 청구할 수 있고”, 적으면 “그 남은 손해액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2014다46211 이유 2가).
인보험에도 보험자대위가 적용되는가?
인보험에서는 보험사고로 생긴 보험계약자 또는 보험수익자의 제3자에 대한 권리를 대위행사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 상해보험은 당사자 사이에 다른 약정이 있으면 피보험자의 권리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대위할 수 있다(상법 제729조). 질병보험에는 그 성질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생명보험·상해보험 규정이 준용된다(같은 법 제739조의3).
지급 전에 가해자와 합의했다면 어떻게 되는가?
보험자가 대위할 시점에 제3자에 대한 권리가 남아 있어야 한다. 대법원은 보험금 지급 전에 피보험자가 가해자와 화해하고 약정금을 지급받아 손해배상채권이 소멸한 사건에서 대위 청구를 배척한 원심을 수긍하고 상고를 기각하였다(80다1643 이유 및 주문).
그 사건에서는 피보험자와 임차인이 화재 복구비 중 약정한 금액을 지급하면 손해배상채무를 면제하기로 화해했고, 임차인이 그 금액을 지급했다. 대법원은 이에 따라 손해배상채권이 소멸하였다는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을 수긍했다(80다1643 이유).
보험금 지급 전 제소의 시효 효과도 지급 후 대위와 구별한다. 대법원은 지급 전에 사전구상권을 주장하여 낸 소에는 시효중단 효력이 없고, 지급 후 대위권으로 청구원인을 바꾼 때에는 이미 해당 운송채권의 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본 원심을 수긍하였다(2012다78184 이유 1나).
자료를 정리할 때에는 합의서의 면제 범위, 합의금 지급일과 보험금 지급일을 대조한다(80다1643 이유).
실무 체크포인트
보험금 지급 내역과 남아 있는 권리를 같은 손해 항목별로 맞춘다.
- 권리 구분: 보험목적 자체의 권리인지, 가해자에 대한 청구권인지 확인한다(상법 제681조·같은 법 제682조).
- 잔존손해: 보험목적물의 손해·보험금·가해자 책임액을 구별하고 피해자에게 남은 권리를 먼저 확인한다(2014다46211 이유 2가, 2019다216589 이유 1가).
- 분담·제외: 중복보험 분담금과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에게 지급된 부분을 구별한다(2025다220815 이유 2나2).
- 약정·시점: 인보험의 대위 약정 유무와 범위, 보험금 지급 전 합의·면제 내용을 확인한다(상법 제729조, 80다1643 이유).
- 기초채권 시효: 대위할 채권의 종류·기산점·만료일과 보험금 지급 전후의 적법한 보전조치를 확인한다(2012다78184 이유 1 나).
- 자기부담금·한도: 선처리·교차처리 방식과 대위 약관, 다른 피해자의 직접청구 및 책임보험의 잔여 한도를 대조한다(2022다287284 이유 2·3, 2021다309576 이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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