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제출의무란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에 따라 문서 소지자가 그 문서를 제출해야 하는 의무다(민사소송법 제344조). 사인 사이의 권리가 아니라 국가(법원)에 대한 공법상 의무다. 따라서 신청인이 소지자에게 직접 강제집행으로 제출을 받아낼 수는 없고, 민사소송법이 정한 간접 제재로만 이행을 강제한다.
쉽게 말하면 — 법이 정한 일정한 서류는 “법원이 내라고 하면 내야 하는” 서류입니다. 어떤 서류가 여기에 해당하는지를 정해 둔 것이 이 의무입니다. 해당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안 내도 됩니다.
제출의무가 있는 문서
다음 문서를 가진 사람은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 인용문서 — 당사자가 소송에서 인용한 문서.
- 인도·열람청구권 있는 문서 — 신청자가 소지자에게 넘겨 달라거나 보겠다고 요구할 수 있는 사법상 권리를 가진 문서.
- 이익문서·법률관계문서 — 신청자의 이익을 위해 작성됐거나, 신청자와 소지자 사이의 법률관계에 관해 작성된 문서.
나아가 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직무와 관련해 보관하거나 가지고 있는 문서를 제외하고, 제1항 제3호 나목·다목의 비밀문서나 오로지 소지자가 이용하기 위한 문서에 해당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 2002년 개정으로 제출의무가 일반화된 결과다. 자기이용문서인지는 작성 목적·기재 정보·문서 유형의 성향·소지 경위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외부에 공개할 것이 예정됐거나 공익성이 있는 정보를 담은 문서는 회사 내부 결재를 거쳤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자기이용문서라 할 수 없다(2014마2239).
내가 재판에서 직접 근거로 든 서류, 내가 법적으로 보여 달라고 할 수 있는 서류, 나를 위해 만들어진 서류 등은 상대방이 내야 합니다. 그 외 서류도 원칙적으로 내야 하되, 비밀이 담긴 일부 서류는 예외입니다.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경우
제출의무 이전에 신청이 받아들여질지의 문제가 있다. 문서제출명령의 신청은 서증을 신청하는 방식의 하나이므로, 법원은 그 대상 문서가 서증으로서 필요하지 않다고 인정하면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2014마2239). 다만 당사자가 주장하는 사실에 관한 유일한 증거라면 필요 없다는 이유로 조사하지 않을 수 없다(민사소송법 제290조 단서). 그 문서로 증명하려는 사항이 청구와 직접 관련이 없는 때에도 마찬가지다(2014마2239). 상대방이 제출의무를 다투기 전에 법원이 필요성 단계에서 걸러낼 수 있다는 뜻이다.
제3호 문서라도 일정한 비밀이 담긴 문서는 제출의무에서 제외된다(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3호 단서). 단서는 증언거부 사유 규정을 준용한다. 제외되는 문서는 셋이다.
- 공무원의 직무상 비밀에 관한 사항이 적혀 동의를 받지 않은 문서(민사소송법 제304조~제306조)
- 소지자 또는 그와 제314조가 정한 신분관계(친족·후견인 등)에 있는 사람에게 형사소추·치욕이 될 사항이 적힌 문서(민사소송법 제314조)
- 전문직의 직무상 비밀(변호사·의료인·세무사 등) 또는 기술·직업의 비밀에 속하고 비밀 유지 의무가 면제되지 않은 문서(민사소송법 제315조 제1항 각호). 직업의 비밀이라는 이유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보호할 가치가 있는 비밀인지, 공개에 따른 불이익과 진실 발견의 필요를 비교해 판단한다(2014마2239).
제2항의 일반 제출의무에서는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직무와 관련해 보관하거나 가지고 있는 문서가 문언상 먼저 제외된다. 제2항 각호의 비밀문서는 제1항 제3호 나목·다목과 자기이용문서이고, 공무상 비밀 문서인 가목을 그대로 끌어온 구조는 아니다.
문서가 이런 거부 사유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위해, 법원은 소지자에게 문서를 제시하게 하고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게 비공개로 심리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347조 제4항, in camera).
내라는 문서라도 안 내도 되는 예외가 있습니다. 공무상 비밀, 내가(또는 가까운 가족이) 형사처벌·망신당할 내용, 변호사·의사처럼 직업상 지켜야 할 비밀이 담긴 문서가 그렇습니다.
위반의 효과
제출의무를 위반했을 때의 효과는 소지자가 당사자인지 제3자인지로 나뉜다. 당사자가 제출명령이나 제출의무 판단을 위한 제시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법원은 그 문서의 기재에 관한 상대방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349조). 다만 이는 법정 의제가 아니라 자유심증에 따른 재량이고, 인정 대상도 문서의 기재 내용에 관한 주장에 한정된다 — 그 문서로 증명하려는 사실 자체가 곧바로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제3자는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재판이 확정된 뒤에도 제출·제시를 거부하면 소송비용 부담과 500만 원 이하 과태료의 제재를 받는다(민사소송법 제351조, 민사소송법 제318조, 민사소송법 제311조 제1항). 자세한 내용은 문서제출명령 불이행을 참조.
정당한 제출의무가 있는 문서에 대한 신청을 부당하게 배척하면 심리미진·채증법칙 위반으로 상고이유가 될 수 있다.
내라는 문서를 당사자가 안 내면, 법원은 “그 문서에 이런 내용이 적혀 있다”는 상대 주장을 사실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문서로 증명하려던 사실까지 자동으로 인정되는 건 아닙니다. 제3자는 거부 사유가 없다는 재판이 확정된 뒤에도 계속 거부해야 과태료 제재가 문제 됩니다.
문서송부촉탁을 받은 사람이나 법원 밖 서증조사 대상 문서 소지자도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협력할 의무를 진다(민사소송법 제352조의2).
실무 체크포인트
- 신청 단계에서 대상 문서가 제344조의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제출의무의 원인)를 명시한다. 이것이 민사소송법 제345조 제5호의 필수 기재사항이다.
- 상대방이 직업상 비밀·자기부죄를 들어 거부할 여지가 있는지 미리 검토한다.
- 제3자 소지 문서는 진실 인정 효과(제349조)가 없으므로, 과태료 경로와 문서송부촉탁을 함께 고려한다.
관련
- 개념·해설
- 법령
- 판례·선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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