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자대위소송

채권자대위소송이란 채권자가 자기 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채무자가 행사하지 않는 권리를 재판상 행사하는 소송이다(민법 제404조).

쉽게 말하면 — A가 B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B는 돈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B가 C에게 받을 돈이 있는데도 청구를 안 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A가 B를 대신해 C에게 직접 소송을 내서 돈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이 소송이 채권자대위소송입니다.

채권자대위권과의 관계

채권자대위소송은 채권자대위권(민법 제404조)을 재판상으로 행사하는 형태다. 대위권은 재판 외에서 행사할 수도 있으나, 강제적 이행을 확보하려면 소송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송의 형식은 채권자가 원고, 제3채무자가 피고가 된다. 채무자는 소송당사자가 아니다.

소송에서 채무자(B)는 당사자가 아닙니다. A(채권자)가 원고로서 C(제3채무자)를 상대로 직접 소송을 냅니다.

소송요건 — 무엇이 갖춰져야 하나

채권자대위소송이 적법하게 유지되려면 다음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① 피보전채권의 존재: 채권자에게 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있어야 한다. 금전채권이 대표적이나, 특정채권(예: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대위도 허용된다.

② 보전의 필요성: 피보전채권이 금전채권이면 원칙적으로 채무자가 무자력이어야 한다. 채무자의 재산이 충분하면 대위할 필요가 없다. 반면 특정채권(예: 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대위는 무자력을 요구하지 않는다(88다카4253). 다만 이 경우에도 무자력 대신 피보전채권과 대위할 권리 사이의 밀접한 관련성, 즉 보전의 필요성은 갖춰야 한다(2010다50014).

③ 채무자의 권리 불행사: 채무자가 스스로 제3채무자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대위권은 채무자가 스스로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때 비로소 생기므로, 채무자가 이미 행사 중이라면 채권자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69다1311).

④ 변제기 도래: 원칙적으로 피보전채권의 변제기가 지나야 한다. 기한이 아직 남아 있으면 법원의 허가 없이는 대위 행사를 할 수 없고, 보전행위에 한해 기한 전에도 허가 없이 할 수 있다(민법 제404조 제2항).

⑤ 일신전속권이 아닐 것: 채무자의 권리가 행사상 일신에 전속한 권리이면 대위 대상이 안 된다(민법 제404조 제1항 단서). 이혼청구권·인지청구권·부양청구권 등이 해당한다. 위자료청구권은 아직 행사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단계에서는 대위할 수 없으나, 당사자가 청구해 구체적 금전채권으로 발생·확정되면 대위 대상이 된다. 유류분반환청구권도 행사상 일신전속권이어서 권리자가 행사할 확정적 의사가 없으면 원칙적으로 대위 대상이 되지 않는다(2009다93992).

돈을 받기 위한 대위(금전채권)에서는 보통 “빚진 사람이 돈이 없을 것”과 “빚진 사람이 제3자에게 청구를 안 하고 있을 것”이 핵심 조건입니다. 등기 이전처럼 특정한 권리를 지키려는 경우에는 무자력까지는 필요 없습니다.

소송 효과 — 판결이 나면 어떻게 되나

채권자대위소송에서 채권자 승소 판결이 나면, 제3채무자는 채무자에게 이행해야 한다. 다만 금전·동산의 경우에는 채권자가 제3채무자에게 자기에게 직접 인도·지급할 것을 청구하고 그 변제를 수령할 수 있다(2004다70024). 등기·부동산 인도처럼 직접 수령이 성질상 맞지 않는 경우에는 채무자에게 이행하도록 청구해야 한다.

직접 수령이 허용되더라도 채권자대위소송은 우선변제권을 주는 제도가 아니다. 수령한 금전은 채무자의 책임재산에 귀속되므로, 채권자의 최종 만족은 상계·압류·배당 관계에 따라 별도로 정리된다.

판결의 기판력은 원칙적으로 소송당사자인 채권자와 제3채무자 사이에 발생한다. 다만 대위소송은 채권자가 채무자의 권리를 자기 이름으로 행사하는 법정소송담당이므로, 채무자가 소송고지·통지, 그 밖의 사정으로 대위소송이 제기된 사실을 실제로 안 경우에는 그 판결의 효력이 채무자에게도 미친다(민사소송법 제218조 제3항, 74다1664).

금전이면 “나에게 직접 지급하라”고 청구해 받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돈을 내 빚에 먼저 충당할 권리(우선변제권)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받은 돈은 일단 채무자의 재산이 되어 다른 채권자와 나눠야 할 수 있고, 최종 회수는 상계나 강제집행으로 따로 해야 합니다.

채무자에 대한 통지 의무

채권자가 보전행위 이외의 권리를 대위 행사할 때는 채무자에게 통지해야 한다(민법 제405조 제1항). 통지 후에는 채무자가 그 권리를 처분해도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같은 조 제2항).

다른 채권자가 또 대위소송을 내면

대위소송이 계속 중인데 다른 채권자가 같은 채무자를 대위해 같은 권리를 별소로 청구하면 중복제소가 되어 각하된다(민사소송법 제259조, 2020다71690). 같은 채무자·같은 피대위채권에 대한 후행 대위소송은 소송물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다만 별소가 아니라 선행 대위소송에 공동소송참가로 들어오는 것은 양 청구의 소송물이 동일한 범위에서 허용된다(2013다30301). 채무자 본인은 대위소송 판결의 기판력을 받는 지위에 있으므로, 참가한다면 공동소송적 보조참가의 형태가 된다.

채권자취소소송과의 구별

채권자대위소송은 채무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소극적 상황에 쓰고, 채권자취소소송(민법 제406조)은 채무자가 이미 한 사해행위를 취소하는 것이다. 둘 다 책임재산 보전수단이지만 목적과 구조가 다르다.

구분채권자대위소송채권자취소소송
대상채무자의 불행사 권리채무자의 사해행위
피고제3채무자수익자·전득자
효과채무자 권리 행사법률행위 취소·원상회복

실무 체크포인트

  • 소를 제기하기 전 보전의 필요성을 확인한다. 금전채권 보전형은 채무자의 무자력이 원칙이고, 특정채권 보전형은 무자력 대신 피보전채권과의 밀접 관련성을 본다.
  • 같은 채무자·같은 권리에 대해 다른 채권자가 이미 대위소송을 냈는지 확인한다. 별소는 중복제소로 각하되고, 참여하려면 공동소송참가를 검토한다(2020다71690).
  • 기판력을 채무자에게 미치게 하려면 소송고지·통지 등으로 채무자의 실제 인식을 확보한다(74다1664).
  • 도산은 ‘신청’이 아니라 회생절차개시결정 또는 파산선고가 기준이다. 그때 소송이 중단·수계되고(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9조·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47조), 파산재단에 속하는 권리는 파산관재인에게 속해 개별 채권자가 대위행사할 수 없다(2000다39780, 채권자대위소송과 도산절차).
  • 승소 후 강제집행이 별도로 필요하므로, 소송과 함께 가압류를 병행 검토한다.
  • 대위할 권리가 일신전속권인지 먼저 검토해야 한다. 잘못 대위하면 소각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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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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