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가압류란 채권자가 금전채권이나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채권의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해,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게 가진 금전채권이나 물건의 인도·권리이전청구권을 묶는 가압류다(민사집행법 제276조, 민사집행법 제223조, 민사집행법 제291조, 민사집행법 제296조). 가장 흔한 형태는 ‘채무자가 받을 돈’을 묶는 것이다. 거래처에 받을 대금, 은행 예금,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등이 대상이 된다.
쉽게 말하면 — 흔한 금전채권 가압류는 채무자가 가진 부동산이나 물건이 아니라, 채무자가 ‘남에게서 받을 돈’을 묶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채무자의 은행 예금이나 거래처에서 받을 대금을 가압류합니다.
언제 집행된 것으로 보나
채권가압류는 가압류명령 정본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된 때 효력이 생긴다(민사집행법 제291조, 민사집행법 제227조 제3항). 가압류집행에는 강제집행 규정이 준용되고(제291조), 압류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면 압류의 효력이 생긴다(제227조 제3항). 별도의 집행신청은 필요 없다. 가압류명령을 한 법원이 그대로 집행법원이 되어 제3채무자에게 정본을 송달한다(민사집행법 제296조). 제3채무자에 대한 송달이 효력발생의 핵심이다. 그래서 송달이 잘못되면 가압류의 효력 자체가 생기지 않는다.
시효중단의 효력은 집행 효력의 발생과 달리 가압류를 신청한 때 생긴다. 채권자의 권리행사가 신청 때 시작되기 때문이다. 채무자가 아닌 제3자가 점유하는 건설공제조합 출자증권처럼 인도청구권을 가압류하는 방법으로 집행하는 경우에도, 가압류의 효력은 명령이 조합에 송달된 때 생기되 시효중단은 신청 시로 소급한다(2016다35451).
효력이 사라질 때도 제3채무자 송달이 기준이다. 채권자가 가압류신청을 취하하면 가압류결정 자체는 그로써 효력을 잃지만, 이미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어 집행된 가압류는 취하통지서가 제3채무자에게 송달된 때 비로소 집행의 효력이 장래를 향하여 소멸한다. 제3채무자가 다른 경로로 취하 사실을 먼저 알았더라도 같다(2007다73826, 2022다203033도 같은 취지). 그리고 선행 가압류와 경합된 상태에서 발령되어 무효인 전부명령은, 그 뒤 가압류의 집행해제로 경합이 풀리더라도 되살아나지 않는다(2007다73826).
돈을 줘야 할 제3자(은행·거래처 등)에게 결정문이 도착하는 순간 효력이 생깁니다. 그래서 제3자에게 송달되는 것이 결정적입니다.
송달이 잘못되면 누가 책임지나
우편집배원이 가압류결정 정본을 제3채무자가 아닌 채무자 회사 대표이사에게 잘못 송달한 사안이 있다. 그 사이 제3채무자가 채무자에게 지급해 버려 가압류의 효력이 생기지 않게 됐다. 대법원은 채권자가 만족을 얻지 못한 손해를 부적법 송달과 상당인과관계 있는 통상손해로 보아 국가배상을 인정했다(2008다89965).
다만 송달이 잘못됐다는 사정만으로 손해가 인정되지는 않는다. 집행법원의 과실로 정본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지 않아 가압류의 효력이 생기지 않은 경우를 보자. 그 사실을 안 채권자는 피보전채권으로 채무자의 다른 재산에 강제집행을 해 만족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그 잘못으로 채권추심이 곤란해졌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효력이 생기지 않은 채권액 상당의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했다고 할 수 없다. 그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은 가압류채권자가 증명해야 한다(2000다53038).
제3채무자는 무엇을 하지 못하나
채권가압류에서는 제3채무자에게 채무자에게 지급하지 말라는 명령만 한다(민사집행법 제296조 제3항). 그래서 가압류 단계에서는 민사집행법 제229조의 추심명령·전부명령으로 현금화할 수 없다. 본압류와 달리 채무자에게 채권 처분·영수를 금지하는 명령은 하지 않는다. 제3채무자가 송달 후 채무자에게 지급하면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가압류만으로는 추심명령이나 전부명령을 받아 현금화할 수 없다(민사집행법 제296조 제3항).
지급 경로가 신용장처럼 원인관계에서 독립한 결제수단이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물품대금 채권에 대한 가압류의 효력이 생기기 전에 그 대금 지급을 위하여 신용장이 발행된 경우에는, 가압류 효력 발생 후에 신용장 대금이 지급되었더라도 수입업자는 물품대금 채권의 소멸로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다만 신용장의 필요 서류가 유효기간 안에 제시·보완되지 않아 신용장에 따른 권리의무가 소멸한 뒤에 신용장 대금 결제방식으로 지급된 것은 신용장에 따른 지급이 아니므로 대항할 수 없다(2017다235036).
금전채권이 아니라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압류한 경우에도 효력의 뼈대는 같다. 그 가압류는 목적물인 부동산 자체의 처분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채무자가 제3채무자로부터 현실로 급부를 추심하는 것을 금지할 뿐이므로, 채무자는 제3채무자를 상대로 이행소송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하는 판결은 의사의 진술을 명하는 판결이라 확정되면 제3채무자가 이전등기를 막을 방법이 없으므로, 법원은 가압류·가처분의 해제를 조건으로 하지 않는 한 청구를 인용할 수 없다. 이 법리는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상 체비지대장의 소유자명의변경절차에도 그대로 적용된다(2009다60077).
제3자에게 “채무자에게 주지 마라”고만 합니다. 그래도 줘버리면 채권자에게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다만 아직 가압류 단계라 그 돈을 바로 받아 오지는 못합니다.
언제까지 집행해야 하나
채권가압류의 집행은 제3채무자에 대한 송달로 하는데, 그 집행도 채권자에게 재판을 고지한 날부터 2주를 넘기면 하지 못한다(민사집행법 제292조 제2항). 채무자에게 재판을 송달하기 전에도 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어느 채권인지 어떻게 특정하나
아래 판결들의 사안은 대부분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전부명령이고, 민사집행법 제291조 준용으로 가압류의 표시와 해석에도 같은 기준이 미친다.
가압류할 채권의 종류와 액수를 신청서에 밝혀야 한다(민사집행법 제291조·민사집행법 제225조). 가압류할 채권의 표시는 문언 자체로 객관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하고, 포함 여부에 의문이 있는 채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가압류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다(2013다10628). 채무자나 제3채무자가 여럿이면 각각 범위를 명확히 특정해야 한다.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게 여러 개의 채권을 가지고 있으면 더 조심해야 한다. 그 전부를 대상으로 신청하더라도 어느 채권에 대하여 어느 범위에서 신청하는지 신청취지 자체로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특정해야 하고, 특정되지 않으면 압류의 효력이 생기지 않으며 그에 따른 추심명령도 효력이 없다(2021다223283). 다만 압류 대상인 여러 채권의 합계액이 집행채권액보다 오히려 적다거나, 복수의 채권이 모두 하나의 계약에서 발생했다거나, 제3채무자가 일괄 이행하기로 약정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채권별로 압류될 부분을 따로 특정하지 않았더라도 유효하다(2013다26296).
어느 채권을 얼마만큼 묶는지 분명히 적어야 합니다. 애매하면 그 채권은 가압류에서 빠지고, 받을 채권이 여러 개인데 무엇을 묶는지 알 수 없게 적으면 가압류 전체가 효력이 없을 수 있습니다.
없는 채권을 가압류하면 어떻게 되나
이미 소멸하고 없는 채권을 가압류해도 효력이 없다. 채권이 그 채무자에게 다시 양도되어 혼동으로 이미 소멸한 뒤에 송달된 가압류결정은 존재하지 않는 채권에 대한 것으로서 무효이고, 이때 가압류채권자는 민법 제450조 제2항의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2019다272855). 아직 생기지 않은 장래 채권은 결이 다르다. 하급심 중에는 발생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있고 가까운 장래에 발생할 것이 상당히 예견되는 장래 예금채권과 달리, 가압류결정이 은행에 송달된 뒤 신규 개설된 예금계좌의 예금채권에는 그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 자체가 없어 가압류 집행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본 사례가 있다(2021나2033716).
가압류할 수 없는 채권도 있나
모든 채권을 가압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법정 부양료, 급여채권·퇴직금의 일정 부분, 일정한 보장성보험금, 생계비계좌 예금과 일정 생계비 예금 등 압류금지채권은 원칙적으로 가압류할 수 없다(민사집행법 제291조, 민사집행법 제246조). 다만 법원은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생활형편 등을 고려해 가압류명령의 전부·일부를 취소하거나 압류금지채권을 가압류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46조 제3항).
제3채무자는 공탁할 수 있나
제3채무자는 압류에 관련된 금전채권 전액을 공탁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91조·민사집행법 제248조). 공탁하면 가압류의 효력은 그 청구채권액에 해당하는 공탁금에 대한 채무자의 출급청구권으로 옮겨 존속한다(민사집행법 제297조). 제3채무자에게 피가압류채권을 인정하는지, 지급할 의사가 있는지, 다른 청구나 압류가 있는지를 묻는 진술최고도 채권자가 신청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91조·민사집행법 제237조).
가압류명령과 채권양도통지가 동시에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면 제3채무자는 채권자를 알 수 없다는 이유로 변제공탁을 할 수도 있고, 제291조·제248조 제1항의 집행공탁을 할 수도 있으며, 두 사유를 함께 든 혼합공탁을 할 수도 있다. 어느 공탁을 한 것인지는 피공탁자의 지정 여부, 공탁의 근거조문, 공탁사유, 공탁사유신고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2009다89436). 같은 판결은 가압류명령과 확정일자 있는 양도통지가 동시에 도달한 경우 그 뒤에 압류·가압류를 한 다른 채권자는 채권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어 집행절차에 참가할 수 없다고 했다. 혼합공탁에서 피공탁자가 공탁물을 출급하려면 다른 피공탁자에 대한 관계만이 아니라 가압류채권자를 포함한 집행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출급청구권이 있음을 증명하는 서면을 갖추어야 한다(2011다84076).
집행공탁이 모든 상대에게 대항력을 주지는 않는다. 책임보험의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보험금청구권에 대한 가압류 경합을 이유로 한 집행공탁은 피보험자에 대한 변제공탁의 성질을 가질 뿐이어서, 상법 제724조 제1항에 따라 우선하는 피해자의 직접청구권을 소멸시키지 못하고 그 피해자에게 대항할 수도 없다(2014다207672). 한편 가집행선고부 판결의 판결금채권이 가압류되어 피고가 제291조·제248조 제1항에 따라 공탁한 경우가 있다. 채권자가 수령하지 않은 공탁금은 가지급물이 아니다. 그래서 항소심에서 인용액이 줄어도 그 차액은 가지급물반환 대상이 아니라 공탁원인 소멸을 이유로 한 공탁금 회수 대상이다(2011다17847).
제3자는 그 돈을 법원에 맡길 수 있고, 가압류는 그 맡긴 돈으로 옮겨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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