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이란 부부가 되려는 두 사람의 의사가 합치하고, 법이 정한 요건을 갖춰 성립하는 신분상 법률관계다. 혼인은 신고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812조 제1항). 합의만으로는 성립하지 않고 신고라는 형식까지 갖춰야 법률상 혼인이 된다.
쉽게 말하면 — 혼인은 두 사람이 부부가 되기로 마음을 맞추고, 신고까지 마쳐야 법적으로 성립합니다. 결혼식을 올리고 함께 살아도 신고를 하지 않으면 법률상 부부가 아닙니다.
혼인이 성립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혼인의 성립요건은 실질적 요건과 형식적 요건으로 나뉜다. 실질적 요건은 혼인의사의 합치와 혼인장애사유의 부존재이고, 형식적 요건은 신고다(민법 제812조 제1항). 요건을 갖추지 못한 혼인은 사유에 따라 무효이거나 취소 대상이 된다(민법 제815조, 민법 제816조).
혼인은 신고를 수리함으로써 유효하게 성립한다. 가족관계등록부 기재는 성립의 유효요건이 아니다(91므344).
혼인이 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부부가 되겠다는 진짜 합의가 있을 것, 그리고 신고를 할 것입니다. 신고가 수리되면 그때 혼인이 성립하고, 등록부에 기재되는 것은 그 뒤의 일입니다.
혼인의사의 합치란 무엇인가
혼인의사란 법률상 유효한 혼인을 성립시키려는 의사다. 정신적·육체적 관계를 맺으려는 의사만으로는 혼인의 합의가 있다고 할 수 없다(83므22). 그래서 상대방 몰래 인장을 위조해 신고서를 낸 혼인은 합의가 없어 무효다(같은 판결, 민법 제815조 제1호).
신고 자체에 관한 의사가 합치했더라도 그것이 다른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고 참다운 부부관계를 설정할 효과의사가 없다면 그 혼인은 무효다(96도2049). 취업·국적 취득·해외이주를 위한 형식상 혼인신고, 이른바 위장혼인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대로 이미 사실혼 관계에 있던 당사자 사이에서는 신고 당시 혼인의사가 불분명하더라도 그 존재를 추정할 수 있다(99므1329).
법이 보는 “혼인할 의사”는 함께 살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법적으로 부부가 되겠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비자나 취업을 노린 형식뿐인 혼인신고는 무효입니다. 거꾸로 이미 부부처럼 살아온 사이라면 신고할 때의 의사를 굳이 따지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봅니다.
혼인장애사유는 무엇인가
법이 정한 혼인장애사유는 네 가지다.
- 혼인적령: 18세가 된 사람은 혼인할 수 있다(민법 제807조).
- 동의가 필요한 혼인: 미성년자가 혼인하려면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민법 제808조 제1항). 피성년후견인은 부모나 성년후견인의 동의를 받아 혼인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 근친혼 금지: 8촌 이내의 혈족 사이에서는 혼인하지 못한다(민법 제809조 제1항). 일정 범위의 인척이거나 인척이었던 사람 사이(같은 조 제2항), 양부모계의 혈족이었던 사람 사이(같은 조 제3항)도 같다.
- 중혼 금지: 배우자 있는 사람은 다시 혼인하지 못한다(민법 제810조).
여성의 재혼금지기간은 없다. 재혼금지기간을 정했던 민법 제811조는 2005.3.31 삭제됐다. 이혼이나 사별 뒤 곧바로 재혼할 수 있다.
법이 막는 혼인은 네 가지입니다. 만 18세가 안 된 경우, 미성년자가 부모 동의 없이 하는 경우, 가까운 친족 사이인 경우, 이미 배우자가 있는 경우입니다. 예전에 여성에게만 있던 재혼금지기간은 2005년에 없어졌으니 지금은 이혼하고 바로 재혼할 수 있습니다.
근친혼을 위반하면 무효인가
무효가 아니라 취소 대상이다. 종전에는 8촌 이내 혈족의 혼인을 무효로 정했으나(민법 제815조 제2호), 헌법재판소가 이 무효조항을 헌법불합치로 결정했다(2018헌바115). 8촌 이내 혈족의 혼인을 금지하는 것 자체는 합헌이지만, 위반한 혼인을 일률적으로 무효로 하는 것은 혼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였다(같은 결정).
헌재는 2024.12.31을 시한으로 정해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무효조항을 계속 적용하도록 했다(같은 결정). 시한이 지나도록 개선입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헌법불합치 결정에서 정한 시한까지 개정되지 않은 조항은 그 뒤 효력을 잃는다. 헌재도 같은 결정문에서 구 민법의 동성동본 금혼조항이 앞선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1999.1.1부터 효력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8촌 이내 혈족의 혼인은 여전히 금지되지만(민법 제809조 제1항), 위반해도 당연무효가 아니라 법원에 취소를 청구할 수 있는 사유로 다룬다(민법 제816조 제1호). 다만 직계인척관계가 있거나 있었던 때, 양부모계의 직계혈족관계가 있었던 때는 여전히 무효다(민법 제815조 제3호·제4호). (2026년 7월 기준)
8촌 이내 친족끼리 혼인하는 것은 지금도 금지됩니다. 다만 그런 혼인을 했더라도 처음부터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고, 법원에 취소를 청구해야 풀립니다. 헌법재판소가 “일률적으로 무효로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판단했고, 국회가 기한 안에 법을 고치지 않아 무효로 정한 조항이 효력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직계 인척이나 양부모계 직계혈족 사이의 혼인은 예외적으로 여전히 무효입니다.
중혼은 어떻게 되는가
중혼도 당연무효가 아니라 취소 대상이다. 혼인이 일단 성립하면 위법한 중혼이라도 당연히 무효가 되지 않고, 법원의 취소판결로 비로소 효력이 소멸한다(91므344). 그래서 취소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후혼 당사자도 법률상 부부이고,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같은 판결).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또 혼인신고를 하면 그 두 번째 혼인은 자동으로 없어지지 않습니다. 법원이 취소해야 끝납니다. 그때까지는 법적으로 부부이므로, 이혼 소송을 할 수도 있습니다.
혼인이 성립하면 어떤 효과가 생기는가
혼인이 성립하면 부부는 친족이 되고 서로 동거·부양·협조할 의무를 진다. 부부재산과 상속에서 배우자의 지위도 생긴다. 각 효과의 세부는 부양의무와 재산분할청구 등 개별 항목에서 다룬다.
미성년자가 혼인하면 성년으로 본다(민법 제826조의2). 이를 성년의제라 한다. 혼인한 미성년자는 단독으로 법률행위를 할 수 있다.
혼인하면 두 사람은 서로 돌보고 함께 살 의무를 지고, 재산과 상속에서 배우자로 대우받습니다. 미성년자가 혼인하면 성년으로 취급되어 혼자서 계약을 맺을 수 있게 됩니다.
사실혼과 무엇이 다른가
법률혼과 사실혼을 나누는 기준은 신고 유무다. 사실혼은 부부가 되려는 의사와 부부공동생활의 실체는 있지만 신고를 하지 않은 관계다. 신고가 없어 법률상 혼인으로 성립하지 않는다(민법 제812조 제1항).
효과도 다르다. 사실혼에는 부양이나 재산분할처럼 유추되는 효과가 있지만, 상속권처럼 법률혼에만 인정되는 효과는 미치지 않는다. 상세는 사실혼 항목에서 다룬다.
법률혼과 사실혼을 가르는 것은 오직 신고 여부입니다. 신고하지 않은 사실혼은 함께 살아도 법률상 부부가 아니어서, 상속처럼 혼인신고를 한 부부에게만 주어지는 권리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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