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실명제에서 예금계약의 당사자 확정

금융실명법에 따라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예금계약을 체결하고 그 실명확인 사실이 예금계약서 등에 명확히 기재되어 있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예금명의자를 예금계약의 당사자로 본다. 이 글은 출연자 등을 당사자로 볼 수 있는 예외(2008다45828 판결요지 [1] 다수의견)와 출연자가 명의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 것을 나눠 본다.

쉽게 말하면 — 내 돈을 가족 명의 계좌에 넣었을 때 ‘은행에 예금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과 ‘돈을 낸 사람이 명의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질문입니다.

남편이 아내를 대리해 아내의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그 명의 예금계좌를 열고 4,200만 원을 예치한 경우입니다(2008다45828 이유 2.). 대법원은 자금 출연경위, 거래인감·비밀번호의 등록·관리 등 내부적 법률관계에 불과한 사정만으로 남편을 예금계약의 당사자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습니다(2008다45828 이유 2., 주문).

출연자가 처·자 명의 예탁금 계좌로 주식거래를 한 사건에서, 명의신탁을 해지해도 처·자가 반환청구권 양도와 양도통지 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결이 파기·환송되었습니다(2000다49091 이유 2.가.·나., 주문).

금융실명제 아래에서 예금계약의 당사자는 누구이고, 출연자가 예금주가 되는 경우는 언제인가?

금융실명법에 따라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체결되고 그 실명확인 사실이 예금계약서 등에 명확히 기재된 예금계약에서는 일반적으로 예금명의자가 예금계약의 당사자다. 대법원은 그 예금계약서에 예금주로 기재된 예금명의자나 그를 대리한 행위자 및 금융기관의 의사를 예금명의자를 예금계약의 당사자로 보려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경험법칙에 합당하다고 했다. 그 해석은 예금계약의 당사자에 관한 법률관계를 명확히 할 수 있어 합리적이라고도 했다(2008다45828 판결요지 [1] 다수의견).

이 법리는 예금명의자 본인이 금융기관에 출석하여 예금계약을 체결한 경우나 예금명의자의 위임에 의하여 자금 출연자 등의 제3자(이하 ‘출연자 등’)가 대리인으로서 예금계약을 체결한 경우 모두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같은 판결요지 [1]). 실명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이 금융거래의 원칙으로 두고, 실지명의는 같은 법 제2조 제4호가 정의한다. 출연자 등을 당사자로 볼 수 있는 예외는 판결요지 [1] 다수의견이 이렇게 제한한다.

본인인 예금명의자의 의사에 따라 예금명의자의 실명확인 절차가 이루어지고 예금명의자를 예금주로 하여 예금계약서를 작성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예금명의자가 아닌 출연자 등을 예금계약의 당사자라고 볼 수 있으려면, 금융기관과 출연자 등과 사이에서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서면으로 이루어진 예금명의자와의 예금계약을 부정하여 예금명의자의 예금반환청구권을 배제하고 출연자 등과 예금계약을 체결하여 출연자 등에게 예금반환청구권을 귀속시키겠다는 명확한 의사의 합치가 있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작성된 예금계약서 등의 증명력을 번복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명확한 증명력을 가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에 의하여 매우 엄격하게 인정하여야 한다.

판결요지 [2]는 甲이 배우자인 乙을 대리하여 금융기관과 乙의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乙 명의의 예금계약을 체결한 사안에 이 기준을 적용했다. 원심은 甲과 乙의 내부적 법률관계에 불과한 자금 출연경위, 거래인감 및 비밀번호의 등록·관리, 예금의 인출 상황 등의 사정만으로 금융기관과 甲 사이에 예금명의자 乙이 아닌 출연자 甲을 예금계약의 당사자로 하기로 하는 묵시적 약정이 체결되었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그 사정만으로 甲을 예금계약의 당사자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했다(2008다45828 판결요지 [2]).

판결요지 [1]에는 대법관 박시환의 별개의견이 병기되어 있고, 위 기준은 다수의견이다. 참조조문인 민법 제105조는 법률행위의 당사자가 법령 중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관계없는 규정과 다른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그 의사에 의한다고 정한다.

예금명의자와 출연자가 다투면 금융기관은 누구를 예금주로 처리해야 하는가?

금융기관은 예금명의자와 출연자 등 사이에 예금반환청구권의 귀속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 그들 사이의 내부적 법률관계를 알았는지에 관계없이 일단 예금명의자를 예금주로 전제하여 예금거래를 처리하면 된다. 이러한 금융기관의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한 것으로서 보호되어야 한다(2013다2504 판결요지).

대법원은 이 처리 기준을 금융실명제하의 예금주 확정 원칙에 비추어 끌어냈다. 판결요지의 첫 부분은 출연자 등을 예금계약의 당사자로 볼 수 있는 요건을 2008다45828과 같은 취지로 다시 확인했다. 이 판결의 근거 조문도 민법 제105조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이다.

금융실명법은 2014. 5. 28. 제3조 제5항을 신설했다. 같은 항은 “제1항에 따라 실명이 확인된 계좌 또는 외국의 관계 법령에 따라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실명이 확인된 계좌에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은 명의자의 소유로 추정한다.”고 정한다(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3조 제5항). 2008다45828 판결과 2013다2504 판결은 모두 그 신설 전에 선고되었다.

예금명의신탁이 있으면 출연자는 명의인에게 무엇을 청구할 수 있는가?

출연자는 명의신탁을 해지하면서 명의인에 대하여 금융기관에 대한 예금채권의 양도를 청구하고 아울러 금융기관에 대한 양도통지를 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2000다49091 판결요지 [1]). 이 판결은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긴급재정명령(1993. 8. 12. 대통령긴급재정경제명령 제16호, 1997. 12. 31. 법률 제5493호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로 대체) 시행 이후 예금주 명의를 신탁한 경우에 관한 것이다.

대법원은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와의 관계에 있어서 상대방과의 계약에 의하여 취득한 권리를 명의신탁자에게 이전하여 줄 의무를 진다는 점을 들었다. 또 위 명령 제3조 제3항은 단속규정일 뿐 효력규정이 아니라는 점에 비추어 보았다. 그래서 출연자와 예금주인 명의인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상 명의인은 출연자의 요구가 있을 경우에는 금융기관에 대한 예금반환채권을 출연자에게 양도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다(같은 판결요지 [1]). 명의신탁관계는 반드시 신탁자와 수탁자 간의 명시적 계약에 의하여서만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묵시적 합의에 의하여서도 성립될 수 있다(2000다49091 판결요지 [2]).

판결이 말한 「위 명령 제3조 제3항」은 위 긴급재정경제명령의 조항이고, 판결의 참조조문은 이를 「현행 제3조 제2항 참조」로 표시했다(2000다49091 참조조문 [1]). 현행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3조 제3항은 2014. 5. 28. 신설된 조항으로(2020. 3. 24. 개정), 위 명령 규정과 같은 조항이 아니다. 누구든지 다음 목적으로 「타인의 실명으로 금융거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4호에 따른 불법재산의 은닉
  • 그 법률 제2조제5호에 따른 자금세탁행위 또는 그 법률 제2조제6호에 따른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
  • 강제집행의 면탈, 그 밖에 탈법행위

이 판결의 참조조문은 민법 제103조와 같은 법 제702조이다. 지명채권의 양도는 양도인이 채무자에게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승낙하지 아니하면 채무자 기타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같은 법 제450조 제1항). 그 통지나 승낙은 확정일자있는 증서에 의하지 아니하면 채무자 이외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같은 조 제2항).

출연자가 사망한 뒤 은행이 상속인에게 예금을 지급하면 명의인은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있는가?

금융기관이 출연자의 공동상속인들 중 전부 또는 일부에게 예금채권을 유효하게 변제하였다면, 예금명의자는 예금을 수령한 공동상속인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대로 예금 상당액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없다. 이 판단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예금주 명의의 신탁이 이루어진 다음 출연자가 사망한 경우에 관한 것이다. 변제된 예금은 출연자와 예금명의자의 명의신탁약정상 예금명의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출연자의 공동상속인들에게 귀속되었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2011다86720 판결요지 [1]).

판결의 참조조문은 민법 제103조, 같은 법 제702조, 같은 법 제741조,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이다(2011다86720 참조조문 [1]). 상속인은 상속개시된 때로부터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의무를 승계한다. 그러나 피상속인의 일신에 전속한 것은 그러하지 아니하다(민법 제1005조).

사안에서 甲은 乙 투자증권회사에 손자녀 丙 등의 명의로 수익증권계좌를 개설하고 자신의 자금을 입금한 뒤 사망하기 전까지 통장과 인장을 관리했다. 甲의 딸 丁이 甲의 사망 후 계좌의 수익증권을 전부 매도해 매도대금을 전액 출금했다. 대법원은 甲이 丙 등에게 적어도 묵시적으로나마 계좌 명의를 신탁하였다고 보았다. 또 乙 회사가 계좌 통장과 인장을 소지한 甲의 공동상속인 중 1인인 丁에게 수익증권의 매도대금을 유효하게 변제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변제된 매도대금은 명의신탁약정상 丙 등에 대한 관계에서 甲의 공동상속인들에게 귀속되었고, 丙 등은 丁을 상대로 매도대금 상당액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했다. 이와 달리 丁의 부당이득반환의무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했다(2011다86720 판결요지 [2]).

공동상속인 사이의 예금 무단 인출은 공동상속 예금의 무단 인출과 상속분 기준에서 따로 설명한다.

예금주 명의신탁이 사해행위로 취소되면 원상회복은 어떻게 하는가?

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의인에 대하여 금융기관에 대한 예금채권을 출연자에게 양도하고 아울러 금융기관에 대하여 양도통지를 할 것을 명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예금주 명의신탁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하여 취소될 경우의 원상회복이고, 여기서 특별한 사정은 명의인이 예금계좌에서 예금을 인출하여 사용하였거나 예금계좌를 해지하였다는 등의 사정이다(2014다212438 판결요지).

그 이유는 명의인이 출연자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금융기관에 대한 예금반환채권을 출연자에게 양도할 의무가 있다는 점이다(같은 취지 2000다49091). 취소 및 원상회복의 청구 근거는 민법 제406조 제1항이다. 이 판결의 이유 1에서 대법원은 출연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명의인에게 계좌의 예금에 대한 명의를 신탁한 행위가 일반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책임재산을 감소시키는 법률행위로서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는 원심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았다(2014다212438 이유 1). 취소의 소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있은 날로부터 5년내에 제기하여야 한다(같은 법 제406조 제2항).

사안에서 원심은 원상회복으로 수표 액면금 10억 3,0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했다(2014다212438 이유 2.나). 대법원은 변론종결 당시 계좌가 해지되지 아니한 채 남아 있었는지, 그 잔액은 얼마인지, 계좌가 해지되었다면 계좌의 돈을 누가 어떤 용도로 사용하였는지 등을 심리한 뒤 원상회복의 방법과 범위를 판단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했다(2014다212438 주문, 이유 3). 원물반환·가액반환 일반은 사해행위취소에서 다룬다.

명의인이 예금을 인출하면 언제 불법행위가 되고 누가 증명하는가?

예금명의자가 자신의 명의로 실명확인 절차를 거친 예금계좌에서 금원을 인출한 행위라도 타인으로부터 보관을 위탁받은 금원을 영득할 의사로 인출한 경우에는 위법한 금원 횡령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다만 예금명의자의 금원 인출행위가 위법하다는 점에 관한 입증책임은 불법행위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2015다211425 이유). 이 판결의 참조조문은 민법 제750조와 민사소송법 제288조이다.

사안에서 원고들은 피고 명의 계좌 등에서 인출된 돈이 소외 3의 소유였다고 주장했다. 원심은 그 인출금이 소외 3 외의 다른 상속인에게 미리 분배된 것이었거나 소외 2로부터 상속된 금원일 가능성을 배제하고 실제로 소외 3의 소유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위법이 없다고 보아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2015다211425 이유).

실무 체크포인트

  • 예금계약서에 예금주로 기재된 명의자와 실명확인 사실의 기재를 확보한다(2008다45828 판결요지 [1] 다수의견).
  • 출연자를 당사자로 주장하려면 금융기관과의 명확한 의사의 합치를 보여 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를 모은다(2008다45828 판결요지 [1] 다수의견).
  • 분쟁이 생기면 금융기관은 내부관계를 알았는지와 관계없이 일단 예금명의자를 예금주로 전제해 처리한다(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 2013다2504 판결요지).
  • 명의신탁 해지 때 출연자가 명의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 내용은 2000다49091 판결요지 [1], 묵시적 명의신탁은 2000다49091 판결요지 [2]를 본다.
  • 출연자 사망 뒤 유효한 변제가 있었는지와 명의신탁약정의 내용을 확인한다(2011다86720 판결요지 [1]).
  • 사해행위취소 사건의 원상회복 방법과 범위를 정하는 심리 사항은 2014다212438 이유 2.나가 정한다.
  • 취소의 소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있은 날로부터 5년내에 제기하여야 한다(민법 제406조 제2항).
  • 예금명의자의 금원 인출행위가 위법하다는 점에 관한 입증책임은 불법행위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2015다211425 이유).
  •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민법 제766조 제1항·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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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11월 5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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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