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상 특별수권사항이란 대리인이 소송을 수행할 일반적인 권한 외에 별도로 권한을 받아야 하는 소송행위다. 위임받은 소송대리인은 본인에게서, 미성년후견인과 대리권 있는 성년후견인·한정후견인은 후견감독인이나 가정법원에서 특별한 권한을 받으며, 두 경우의 대상 행위는 서로 다르다(민사소송법 제90조 제2항·같은 법 제56조 제2항).
쉽게 말하면 — 변호사에게 소송을 맡기면 대부분의 일은 알아서 처리하지만, 소를 취하하거나 상대와 합의(화해)하는 것처럼 사건을 끝내 버리는 중요한 결정은 따로 위임을 받아야 합니다. 결과가 워낙 크기 때문에 본인 뜻을 다시 확인하는 겁니다.
소송대리인의 특별수권사항은 무엇인가?
위임에 의한 소송대리인은 다음 행위에 대해 특별한 권한을 따로 받아야 한다(민사소송법 제90조 제2항). 반소의 제기(제1호), 소의 취하·화해·청구의 포기·인낙·소송탈퇴(제2호), 상소의 제기 또는 취하(제3호), 대리인의 선임(제4호)이다. 모두 사건의 승패나 종결에 직결돼 본인 의사의 개별 확인이 필요하다. 특별수권도 일반 대리권과 마찬가지로 서면으로 증명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당사자가 말로 소송대리인을 선임하고 법원사무관등이 그 진술을 조서에 적은 경우에는 서면 증명과 사문서 인증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같은 법 제89조 제3항). 상대방의 소취하에 동의하는 행위는 특별수권사항이 아니다(82므40).
반소, 소취하, 화해, 청구 포기·인낙, 소송탈퇴, 상소 제기·취하, 대리인의 선임이 별도 위임이 필요한 항목입니다. 위임장에 이 항목들이 빠지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법정대리인(후견인)의 특별수권사항은?
소제기 동의와 특별수권의 차이
미성년후견인과 대리권 있는 성년후견인·한정후견인이 피후견인을 대리하여 소를 제기할 때에는, 감독인이 있으면 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민법 제950조 제1항 제5호, 한정후견은 같은 법 제959조의6). 감독인이 없으면 이 조문에 따른 동의 절차는 생기지 않는다. 감독인의 선임과 일반적인 감독 사무는 후견감독인에서 다룬다.
소송행위에 대한 동의를 받았더라도 다음 행위에는 감독인의 별도 특별수권이 필요하다. 감독인이 없으면 가정법원으로부터 특별한 권한을 받아야 한다(민사소송법 제56조 제2항).
- 소의 취하
- 화해
- 청구의 포기·인낙
- 민사소송법 제80조에 따른 탈퇴
상대방의 소나 상소에 대응하는 소송행위에는 감독인의 특별한 권한이 필요 없다(민사소송법 제56조 제1항). 다만 응소 중이라도 위 목록의 행위를 하려면 제2항의 특별수권을 받아야 한다. 위임받은 소송대리인에게 적용되는 제90조 제2항의 목록과 달리, 후견인에 관한 제56조 제2항에는 반소 제기·상소 제기·대리인 선임이 들어 있지 않다(같은 법 제56조·같은 법 제90조).
동의나 허가를 받으면 어디까지 할 수 있나?
성년후견인이 소송행위에 대하여 감독인의 동의를 받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56조 제2항의 특별수권사항을 제외한 일체의 소송행위를 할 수 있다. 가정법원이 법정대리권의 범위를 정하면서 소송행위에 법원 허가를 받도록 한 경우에도 같은 취지로 본다(2022재다300253).
그 사건에서 성년후견인은 본소의 항소심·상고심에 관한 일체의 소송행위와 변호사 선임행위를 가정법원으로부터 허가받았다. 대법원은 그 허가 후 본소와 관련하여 제기된 반소에 관한 소송행위와, 본소·반소에 대하여 하나로 선고된 판결 중 반소 부분의 상고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 행위가 제56조 제2항의 특별수권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도 근거였다. 동의나 허가가 명시적으로 좁게 한정된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권한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2022재다300253).
특별수권이 없으면 어떻게 보완하나?
소송능력·법정대리권이나 소송행위에 필요한 권한의 수여에 흠이 있으면 법원은 기간을 정하여 보정하도록 명하여야 한다. 보정 지연으로 손해가 생길 염려가 있으면 보정 전의 당사자나 법정대리인에게 일시적으로 소송행위를 하게 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59조). 이 규정은 위임받은 소송대리인에게도 준용된다(같은 법 제97조).
특별수권 없이 한 소취하·화해 등은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다. 그러나 권한 등의 흠을 보정한 뒤 당사자나 법정대리인이 추인하면 그 행위를 한 때로 소급하여 효력이 생긴다. 추인은 앞서 한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위임받은 소송대리인에게도 이 규정이 준용된다(민사소송법 제60조·같은 법 제97조). 상소 특별수권 없이 제출한 항소장도 당사자가 항소심에서 본안에 관해 변론하면 그 항소제기를 추인한 것으로 본다(2006다81653). 특별수권 없이 선임한 대리인의 소송행위도 추인이 없는 한 효력이 없다.
반대로 특별수권이 있으면 대리인이 본인과 상의 없이, 심지어 본인 의사에 반해 소를 취하해도 그 취하는 유효하다. 변호사인 소송대리인에게 화해 권한을 준 이상 그에 붙인 소송법상 제한은 효력이 없다(민사소송법 제91조).
판결이 확정되거나 조서가 작성된 뒤에는?
재심사유와 제외되는 경우
대리권이나 소송행위에 필요한 권한의 수여에 흠이 있는 채로 판결이 확정되면 재심사유가 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3호). 재심은 확정판결에 중대한 흠이 있을 때 다시 심판을 구하는 절차다.
소송대리권이나 필요한 수권의 흠을 재심사유로 삼으려면, 무권대리인이 소송대리인으로서 본인을 위하여 실질적인 소송행위를 했거나 소송대리권의 흠 때문에 본인이나 소송대리인이 실질적인 소송행위를 할 수 없었어야 한다. 소송서류가 무권대리인에게 송달된 채 판결이 확정되었더라도, 그로 인해 본인이나 소송대리인이 공격·방어방법을 제출하는 등 실질적인 소송행위를 할 기회가 박탈되지 않았다면 그 사유를 재심사유로 주장할 수 없다(92재다259).
다만 다음 경우에는 그 사유로 재심을 청구할 수 없다.
- 제60조 또는 제97조에 따라 흠이 있던 소송행위가 추인된 경우(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3호 단서)
- 당사자가 상소로 그 사유를 주장하였거나 이를 알고도 주장하지 않은 경우(같은 법 제451조 제1항 단서)
화해·청구의 포기·인낙을 변론조서나 변론준비기일조서에 적으면 그 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이런 조서의 흠을 다투는 절차는 준재심이며, 재심사유와 기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민사소송법 제220조·같은 법 제461조).
대리권 부재와 특별수권의 흠은 기간이 다르다
대리권이 전혀 없는 경우와 대리권은 있지만 필요한 특별수권만 빠진 경우를 먼저 나누어야 한다. 대법원도 이 둘을 구별하여, 특별수권의 흠에는 대리권 흠을 이유로 한 재심 기간의 예외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다(94다4967).
- 대리권이 전혀 없는 경우: 이를 이유로 한 재심에는 제456조 전체가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 조문의 30일과 5년 제한 모두 적용되지 않는다(민사소송법 제457조).
- 대리권은 있으나 특별수권만 빠진 경우: 판결이 확정된 뒤 재심사유를 안 날부터 3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하며, 이 기간은 불변기간이다. 판결 확정 뒤 5년이 지나면 제기할 수 없고, 재심사유가 확정 뒤에 생겼다면 5년은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계산한다(같은 법 제456조, 94다4967).
종중 대표자가 권한을 남용한 경우의 기산점
법인이나 법인 아닌 사단의 대표자에게는 법정대리에 관한 규정이 준용된다(민사소송법 제64조). 2014다12348은 종중 대표자가 총회의 수권 없이 청구를 인낙한 조서에 대한 준재심 사건이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대표자가 준재심사유를 안 날부터 기간이 진행하지만, 다음 두 조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는 달리 본다(같은 판결).
- 대표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권한을 남용하여 법인 등의 이익에 배치되는 청구의 포기·인낙·화해를 하였을 것(2014다12348)
- 상대방도 대표자의 그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2014다12348)
이 경우에는 법인 등의 이익을 정당하게 보전할 권한이 있는 다른 임원 등이 준재심사유를 안 때부터 30일이 진행한다. 대법원은 위 조건과 그 인지 시점을 충분히 심리하지 않은 원심을 파기했다. 후견감독인 동의의 흠에도 같은 기산점을 적용한다고 판단한 판결은 아니다(2014다12348).
실무 체크포인트
- 위임받은 소송대리인인지 후견인인지 구별한 뒤, 하려는 행위가 각 특별수권 목록에 있는지 확인한다(민사소송법 제90조 제2항·같은 법 제56조 제2항).
- 후견인은 소송행위의 동의·법원 허가 문서에서 대상 사건과 심급, 행위의 범위를 확인한다. 일반적인 소송행위 동의와 소취하·화해 등의 특별수권을 구별한다(2022재다300253).
- 이미 한 행위의 권한이 빠졌다면 흠의 보정과 추인을 검토한다. 추인되었는지는 재심사유가 남아 있는지를 판단할 때도 확인한다(같은 법 제59조·같은 법 제60조·같은 법 제451조 제1항 제3호).
- 확정판결이나 조서를 다투려면 대리권 자체가 없었는지 특별수권만 빠졌는지 먼저 가리고, 그에 맞는 재심·준재심 기간을 계산한다(같은 법 제456조·같은 법 제457조·같은 법 제461조, 94다4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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