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채권

조건부채권이란 그 발생·소멸이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조건)의 성취 여부에 달린 채권이다(민법 제147조).

쉽게 말하면 — “조건이 이루어지면 돈을 드리겠습니다”처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 생겨야 비로소 권리가 확정되는 채권입니다. 예를 들어 “시험에 합격하면 장학금 100만 원을 지급한다”고 약정하면, 합격 전까지 그 채권은 조건부채권입니다.

조건의 종류는?

조건부채권은 조건의 성격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 정지조건부채권: 조건이 성취되면 그때부터 채권이 발생하는 것(민법 제147조 제1항). 조건이 성취되기 전까지는 채권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 해제조건부채권: 조건이 성취되면 이미 발생한 채권이 소멸하는 것(민법 제147조 제2항). 조건이 성취되기 전까지는 채권이 효력을 유지한다.

당사자가 조건 성취의 효력을 그 성취 전으로 소급시키기로 합의한 경우에는 그 의사에 따른다(민법 제147조 제3항).

정지조건부채권은 “이 일이 일어나야 채권이 생긴다”이고, 해제조건부채권은 “이 일이 일어나면 채권이 사라진다”입니다. 일상에서 더 흔한 것은 정지조건부채권입니다.

조건부채권자의 권리는 어떻게 보호되는가?

조건 성취 여부가 불확실한 동안에도 조건부채권자의 지위는 법으로 보호된다.

조건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상대방은 그 성취로 인해 생길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민법 제148조). 또한 조건 성취가 미정인 권리·의무는 일반 규정에 따라 처분·상속·보존·담보가 가능하다(민법 제149조).

조건의 성취에 관해 신의성실에 반하는 행위가 있으면 이를 의제한다. 조건 성취로 불이익을 받을 자가 신의칙에 반해 성취를 방해하면 상대방은 성취된 것으로 주장할 수 있고, 반대로 이익을 받을 자가 신의칙에 반해 성취시키면 상대방은 성취되지 않은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민법 제150조). 이때 방해는 고의뿐 아니라 과실에 의한 경우도 포함하며, 조건이 성취된 것으로 의제되는 시점은 방해행위가 없었더라면 성취되었으리라고 추산되는 시점이다(98다42356).

조건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어도 그 채권을 처분하거나 상속재산에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조건 성취를 방해하거나 억지로 성취시키면 법원이 사실관계를 뒤집을 수 있습니다.

불법조건이 붙은 경우는?

조건이 선량한 풍속 그 밖의 사회질서에 위반하면 그 법률행위 전체가 무효가 된다(민법 제151조 제1항).

법률행위 당시 이미 성취된 조건(기성조건)이 정지조건이면 조건 없는 법률행위로, 해제조건이면 무효가 된다(민법 제151조 제2항). 법률행위 당시 이미 성취 불가능한 조건이 해제조건이면 조건 없는 법률행위로, 정지조건이면 무효가 된다(민법 제151조 제3항).

도산절차에서 조건부채권은 어떻게 취급되는가?

조건부채권은 도산절차에서 채권액 산정 방식이 달라진다.

회생절차: 조건부채권은 회생절차 개시 시의 평가금액을 채권액으로 한다(채무자회생법 제138조 제1항). 미래 조건 성취 가능성을 감안해 감정 평가한 금액으로 참가한다.

파산절차: 조건부채권은 그 전액을 파산채권액으로 한다(채무자회생법 제427조 제1항). 회생절차와 달리 조건 성취 가능성과 무관하게 전액이 파산채권으로 신고된다. 단, 정지조건부채권은 최후 배당 전까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배당에서 제외되고, 해제조건부채권은 담보를 제공해야만 배당을 받을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523조, 제516조).

채무자가 파산하면 아직 조건이 확정되지 않은 채권도 파산채권으로 신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건 성취 전에 배당받는 시점이 오면, 정지조건부 채권자는 일단 배당에서 빠지고, 해제조건부 채권자는 담보를 내야 받을 수 있습니다.

강제집행에서의 취급

조건부채권도 가압류의 대상이 된다(민사집행법 제276조 제2항). 조건이 붙어 있는 채권이더라도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

압류된 채권에 조건이 붙어 있어 추심이 곤란한 경우, 법원은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양도명령·매각명령·관리명령 등 특별한 현금화 방법을 명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41조 제1항).

부동산 경매 배당 절차에서 정지조건 또는 불확정기한이 붙은 채권에 대한 배당액은 공탁해야 한다(민사집행법 제160조 제1항 제1호). 공탁 사유가 소멸하면 법원이 공탁금 배당을 실시한다(민사집행법 제161조 제1항).

실무 체크포인트

  • 정지조건부채권자가 파산채권으로 신고할 때는 전액 신고가 원칙이나, 실제 배당은 조건 성취 여부에 따라 나중에 결정된다. 신고 시점부터 관리해야 한다.
  • 회생절차에서는 평가금액 산정이 핵심이다. 법원이 선임한 감정인이 조건 성취 가능성을 반영해 채권액을 평가한다.
  • 조건부채권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처분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조건 미성취 시의 결과를 거래 상대방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으면 분쟁이 생길 수 있다.
  • 조건 성취를 방해하거나 조작하는 행위는 민법 제150조에 따라 사실과 다르게 의제되므로, 조건 관련 사실관계는 증거를 확보해 두어야 한다. 방해가 과실에 의한 것이어도 방해로 인정될 수 있다(98다4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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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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