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점유물이 없어지거나 손상되면, 회복자에 대한 배상 범위는 점유자의 선의·악의와 소유의 의사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악의의 점유자와 소유의 의사가 없는 점유자는 손해 전부를 배상하고, 선의로 소유의 의사를 가지고 점유한 사람은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에서 배상한다(민법 제202조).
쉽게 말하면 — 남에게 돌려줄 물건을 자기 잘못으로 없애거나 망가뜨렸다면, 왜 그 물건을 가지고 있었고 자기 권리를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선의였더라도 빌려 쓰는 것처럼 소유의 의사가 없는 점유라면 전부 배상하는 쪽에 해당합니다(민법 제202조).
어떤 손해에 대한 책임인가?
민법 제202조는 점유물 자체가 점유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멸실하거나 훼손된 경우, 점유자와 회복자 사이의 배상 범위를 정한다. 물건이 손상되었다는 사실과 그 원인이 점유자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는 사유라는 점을 구별해 확인해야 한다(민법 제202조).
물건에서 생긴 과실의 반환·보상은 민법 제201조가, 물건을 보존하거나 개량하는 데 쓴 비용의 상환은 같은 법 제203조가 정한다. 원물의 파손, 사용수익, 수리·개량비가 함께 문제 된다면 각 항목을 나누어 점유자의 과실취득과 점유자의 상환청구권을 함께 살펴야 한다(민법 제201조, 같은 법 제203조).
선의이면 배상 범위가 줄어드는가?
선의에 더하여 소유의 의사도 있어야 민법 제202조의 현존이익 한도 배상을 적용할 수 있다. 같은 조 후단은 소유의 의사가 없는 점유자에게 선의인 경우에도 손해 전부를 배상하도록 정한다(민법 제202조).
| 점유자의 상태 | 민법 제202조의 배상 범위 |
|---|---|
| 악의의 점유자 | 손해 전부 |
| 선의이고 소유의 의사가 있는 점유자 |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 |
| 선의이지만 소유의 의사가 없는 점유자 | 손해 전부 |
이 표는 점유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멸실·훼손이 발생한 경우의 구분이다. 현존이익 한도라는 문언에 따라 배상 범위를 정하려면 손해액과 함께 멸실·훼손으로 점유자가 얻어 현재 남아 있는 이익의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민법 제202조). 소유의 의사가 있는지의 구체적 판단 기준은 자주점유에서 다룬다.
선의와 소유의 의사는 어떻게 판단하나?
소유의 의사와 선의는 추정에서 출발하되, 본권 소송의 패소 확정 여부와 송달 시점을 멸실·훼손 시점에 맞추어 확인한다.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선의·평온·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민법 제197조 제1항). 대법원은 본권에 관한 소에서 종국판결로 패소가 확정된 경우 소가 제기된 때부터 악의의 점유자로 의제된다고 판시했다(2010다42624 판결요지 [6]).
대법원은 점유할 권원이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그동안의 선의 추정이 깨지지는 않는다고 판시했다(2016다242273 판시사항 [3]). 본권의 소에서 패소한 점유자를 악의로 보는 기산점인 “소가 제기된 때”는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때다(2016다242273 이유 2 다 (1)).
선의인지 악의인지, 언제부터 악의의 점유자가 되었는지를 밝힌 다음 그에 따라 책임의 범위를 정해야 한다(2016다242273 이유 2 다 (3)). 따라서 점유를 시작한 원인과 점유자의 인식, 멸실·훼손이 발생한 시점, 본권 소송의 진행을 함께 확인한다. 선의·악의와 소유의 의사를 별개의 항목으로 살피는 것이 민법 제197조의 추정과 같은 법 제202조의 책임 구분을 적용하는 순서다(민법 제197조, 같은 법 제202조).
계약상 반환채무나 불법행위가 함께 문제 되면?
계약상 반환채무의 불이행에 따른 배상과 위법행위에 따른 배상은 각각의 요건으로 판단한다. 민법 제390조는 채무 내용에 따른 이행이 없으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되, 채무자의 고의·과실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경우를 제외한다. 같은 법 제750조는 고의·과실 있는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의 책임을 정한다(민법 제390조, 같은 법 제750조).
대법원은 농지인도청구에서 패소한 점유자의 계속 점유로 인한 손해가 문제 된 사안에서, 소유자가 점유자에 대한 구민법상 보상·배상과 불법행위 손해배상을 선택해 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4293민상704 이유 중 원고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물건을 맡기거나 빌려준 계약이 있다면 계약 내용과 반환의무를 먼저 확인하고, 물건을 고의로 파손하는 등 위법행위가 문제 되면 그 행위와 손해의 관계도 확인한다. 청구할 때에는 계약에 따른 채권, 소유권에 따른 반환청구, 점유물의 멸실·훼손에 관한 배상청구의 근거를 구별해 제시해야 한다(민법 제202조, 같은 법 제213조, 같은 법 제390조, 같은 법 제750조).
사용대차에서 계약 또는 목적물의 성질에 위반한 사용·수익으로 생긴 손해배상청구는 대주가 물건을 반환받은 날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한다. 이 기간 규정은 임대차에도 준용된다(민법 제617조, 같은 법 제654조).
실무 체크포인트
- 물건 자체의 멸실·훼손인지, 과실의 반환·보상인지, 지출한 비용의 상환인지 항목을 나눈다(민법 제201조, 같은 법 제202조, 같은 법 제203조).
- 멸실·훼손의 발생 시점과 원인을 확인하고, 점유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확보한다(민법 제202조).
- 점유를 시작한 계약·인도 자료와 권리에 관한 인식을 확인한다. 선의뿐 아니라 소유의 의사 유무도 구별한다(민법 제197조, 같은 법 제202조).
- 본권 소송이 있었다면 소장 부본 송달 자료와 종국판결의 패소 확정 여부를 확인한다(민법 제197조 제2항).
- 배상 범위를 검토할 때 손해액과 현존이익 자료를 나누고, 계약상 반환채무나 불법행위에 따른 청구도 각각 근거를 확인한다(민법 제202조, 같은 법 제390조, 같은 법 제75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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