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점유

자주점유는 소유의 의사로 하는 점유다. 소유의 의사가 있는지는 점유자의 마음속 생각으로 정하지 않고, 점유를 취득한 원인과 점유에 관계된 사정을 객관적으로 살펴 판단한다.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타주점유라고 다투는 상대방이 그 추정을 깨뜨릴 사정을 증명해야 한다(민법 제197조 제1항, 95다28625 판시 [1]·[2]).

쉽게 말하면 — 땅을 사서 넘겨받은 사람과 빌려 쓰는 사람은 모두 땅을 점유하지만, 점유를 시작한 근거가 다릅니다. “이제부터 내 땅이라고 생각하겠다”는 마음만으로 빌려 쓰던 땅이 자주점유로 바뀌지는 않습니다(2011다103175 이유 2).

남의 소유임을 알면 모두 타주점유인가

남의 소유임을 안다는 사정만으로 모두 타주점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취득 원인과 외형적 사정을 함께 살펴, 소유권 취득의 근거가 없음을 잘 알면서 무단점유했는지 등을 판단한다(95다28625 판시 [2]·[3], 2001다23225, 23232 이유 1 나 (2)).

소유의 의사가 없는 성질의 권원에 따라 점유를 취득한 사실이나, 타인의 소유권을 배척하여 점유할 의사가 없다고 볼 외형적·객관적 사정이 증명되면 추정이 깨진다(95다28625 판시 [2]).

그 한 유형으로, 점유를 시작할 때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될 법률행위나 그 밖의 법률요건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 타인의 부동산을 무단점유한 사실이 증명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주점유 추정이 깨진다(95다28625 판시 [3]). 따라서 점유 개시 당시의 취득 근거와 그 근거가 없다는 인식을 확인해야 한다.

그 전원합의체 사건에서 원심은 국유지 일부를 차고·물치장·마당 등으로 사용한 점유에 자주점유 추정을 적용했다. 대법원 다수의견은 국가 소유로 등기된 땅과 자기 땅 사이의 철조망을 임의로 제거하고 점유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 사정에서 소유권 취득의 법률요건이 없음을 잘 알면서 점유했다고 보아 추정이 깨졌다고 판단하고 파기환송했다. 이 판결에는 별개의견과 반대의견도 있었다(95다28625 이유 1~3, 주문).

매매나 증여를 증명하지 못하면 추정이 깨지는가

점유자가 주장한 매매·증여가 인정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자주점유 추정이 깨지지는 않는다. 점유자는 애초부터 자주점유의 취득 원인을 증명할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므로, 상대방은 타주점유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사정을 제시해야 한다(99다72743 판시 [1]·[3]).

점유를 이어받은 사람이 자기 점유만 주장하면 앞사람의 점유가 타주점유였더라도 자주점유로 추정된다(99다72743 판시 [2]). 상속의 경우 자기 점유만 주장할 수 있는지는 점유의 승계에서 다룬다.

원고는 아버지에게서 토지의 점유를 인도받고 증여를 주장하며 자기 점유만 내세웠다. 대법원은 아버지의 이전 취득 경위가 불분명하다는 등의 이유로 추정을 깨뜨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 등기를 하지 않은 사정도 당시 농촌 거래 현실과 약 45년간 소유권을 주장한 사람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추정을 깨뜨리는 사정으로 삼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다(99다72743 이유 2 나 (1)~(4), 주문).

다만 대법원은 형 소유의 토지임을 알고 점유를 시작한 사안에서, 주장한 매수사실까지 인정되지 않는다면 추정을 번복할 외형적·객관적 사정이 입증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추정의 번복 여부에 대한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보아 원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했다(2001다23225, 23232 이유 1 나 (2)·주문).

빌려 쓰던 점유는 어떻게 자주점유로 바뀌는가

타주점유가 자주점유로 바뀌려면 새로운 권원에 따라 다시 소유의 의사로 점유를 시작하거나, 자기에게 점유를 하게 한 사람에게 소유의 의사가 있음을 표시해야 한다. 이미 타주점유로 밝혀진 사람이 전환을 주장하는 경우에는 자주점유 추정을 다시 내세우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전환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2011다103175 이유 2).

그 사건에서 원심은 판시 사정을 종합하여 점유자들이 등기 당시 토지가 종중 또는 종중 유사단체 소유임을 알고 있었다고 보아 자주점유 추정이 번복되었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타주점유로 판단된 사람들이 자기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것만으로는 자주점유로 전환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이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아 해당 상고이유를 배척했고, 판결 전체의 주문도 상고기각이었다(2011다103175 이유 2, 주문).

취득시효에서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자주점유는 동산·부동산 취득시효의 요건이지만, 자주점유라는 이유만으로 소유권을 얻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점유취득시효에는 소유의 의사 외에도 20년의 평온·공연한 점유와 등기가 필요하다. 등기부취득시효는 부동산의 소유자로 등기한 자가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선의이며 과실 없이 점유해야 한다(민법 제245조 제1항·제2항).

동산은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10년간 점유하면 소유권을 취득하고, 그 점유가 선의·무과실로 시작되었다면 5년을 경과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한다(민법 제246조 제1항·제2항).

다만 국유·공유 행정재산은 민법 제245조에도 불구하고 시효취득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토지는 기간을 계산하기 전에 행정재산인지 확인해야 한다(국유재산법 제7조 제2항,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6조 제2항).

물건을 돌려줄 때 손해배상 범위도 달라지는가

점유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물건이 멸실·훼손되면 배상 범위는 선의·악의와 소유의 의사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악의의 점유자는 손해 전부를, 선의의 점유자는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에서 배상해야 한다. 다만 소유의 의사가 없는 점유자는 선의여도 손해 전부를 배상해야 한다. 따라서 선의라는 주장만으로 배상 범위를 정하지 말고 소유의 의사 유무도 확인해야 한다(민법 제202조).

실무 체크포인트

  • 점유를 시작한 계약·인도 경위와 당시의 인식을 확인한다. 권원 자체가 타주점유 성질인지, 소유권을 배척할 의사가 없는 객관적 사정이 있는지, 취득 근거가 없음을 잘 알면서 무단점유했는지가 자주점유 추정을 깨뜨리는 판단에 중요하다(95다28625 판시 [2]·[3]).
  • 매매·증여의 증명 실패와 타주점유의 증명을 구별한다. 계약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추정이 깨진다고 결론 내리지 않는다(99다72743 판시 [3]).
  • 타주점유에서 전환되었다고 주장한다면 새 권원이나 상대방에게 소유의 의사를 표시한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를 확인한다(2011다103175 이유 2).
  • 시효취득을 주장할 때에는 동산·부동산과 시효 유형에 맞는 기간·평온·공연 요건을 확인한다. 선의·무과실 및 부동산의 등기 요건도 유형별로 확인한다(민법 제245조, 같은 법 제246조).
  •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토지는 시효취득 대상에서 제외되는 행정재산인지 확인한다(국유재산법 제7조 제2항,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6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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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9월 9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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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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