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영조물책임이란 도로·하천 등 공공의 영조물의 설치나 관리에 하자가 있어 타인에게 손해가 생겼을 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는 배상책임이다(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쉽게 말하면 — 공공도로·하천·시설이 그 용도에 필요한 안전성을 갖추지 못해 사고가 났다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시설에 위험이 있었다는 사실만 보지 않고, 그 시설의 용도와 이용 방법, 관리 여건까지 함께 따집니다.
무엇이 공공의 영조물인가?
대법원은 국가배상법 제5조의 공공의 영조물을 소유자가 누구인지와 관계없이 행정주체가 특정한 공공 목적에 제공한 유체물 또는 물적 설비라고 본다(80다2478 요지). 사유물도 공공 목적에 제공되면 포함될 수 있지만, 사람들이 사실상 이용한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공공의 영조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도로는 행정주체의 노선인정이나 그 밖의 공용개시가 없으면 사실상 통행에 제공되었더라도 영조물로 볼 수 없다(같은 판결 요지).
같은 판결은 영조물의 관리를 국가 등 행정주체가 그 시설을 사실상 직접 지배하는 상태라고 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이 이용하는 사실상 도로의 포장공사비 일부를 지원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도로를 점유·관리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같은 판결 이유). 따라서 시설의 명칭이나 소유권만이 아니라 공공 목적의 제공과 실제 지배·관리 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설치·관리상의 하자는 어떻게 판단하는가?
영조물의 설치·관리상 하자는 그 시설이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안전성은 설치자나 관리자가 시설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방호조치의무를 다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재정적·인적·물적 제약도 함께 고려한다(2022다270309 이유).
도로가 완전무결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하자가 인정되지는 않는다. 도로 이용자의 상식적이고 질서 있는 이용 방법을 전제로 한 상대적 안전성을 갖추면 되고, 도로의 위치·구조·교통량·사고 당시 교통 사정·본래의 이용 목적과 물적 결함의 위치·형상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한다(같은 판결 이유).
겨울에 도로가 얼었다는 사실만으로 관리 하자가 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언제 얼마나 눈이 왔는지, 관리자가 가진 인력과 장비로 사고 전에 제거할 수 있었는지, 다른 차량은 어떻게 통행했는지, 운전자의 운전 방식은 어떠했는지를 함께 봅니다(2022다270309). 일반 도로까지 완전한 인력과 장비를 갖춰 강설 위험을 즉시 없앨 의무가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같은 판결 이유).
제3자가 만든 위험도 관리 하자가 되는가?
도로를 설치한 뒤 제3자의 행위로 통행 안전에 결함이 생긴 경우에는 그 결함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도로의 보존상 하자를 인정할 수 없다. 도로의 구조, 장소적 환경, 이용 상황 등을 종합하여 결함을 제거하고 원상회복할 수 있었는데도 방치했는지를 개별적·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2002다15917 요지 [1]).
위 판결은 편도 1차선 도로의 약 75%를 차지한 불법주차 차량을 5일간 방치한 사안에서 도로 관리상 하자를 인정했다(국가배상법 제5조, 2002다15917 판결 요지 [2]). 핵심은 제3자가 위험을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관리자가 결함을 제거하고 원상회복할 수 있었는데도 방치했는지다.
누가 배상하고 나중에 누구에게 구상하는가?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의 배상주체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다. 이 책임에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국가배상법 제3조와 국가배상법 제3조의2가 준용된다(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후문). 설치·관리 주체와 그 비용을 부담하는 주체가 다르면 비용부담자도 배상책임을 진다(국가배상법 제6조 제1항). 청구 상대를 정할 때 시설을 현장에서 관리한 기관뿐 아니라 설치·관리 비용의 부담 관계도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또는 예비군대원이 전투·훈련 등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전사·순직하거나 공상을 입고 다른 법령상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면 이중배상 제한이 적용된다. 본인이나 유족은 영조물 하자를 이유로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국가배상법·민법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후문). 다만 전사·순직한 사람의 유족은 그 단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국가배상법 제2조 제3항). 이 예외는 2025년 1월 7일 이후 전사·순직으로 인정되는 경우와 시행 당시 배상심의회 또는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 적용된다(2025년 신설 규정의 적용례). 외국인이 피해자이면 해당 국가와 상호보증이 있을 때에만 국가배상법이 적용된다(국가배상법 제7조).
손해 원인에 별도로 책임질 자가 있으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배상한 뒤 그 자에게 구상할 수 있다(국가배상법 제5조 제2항). 비용부담자와 설치·관리 주체 사이에서도 내부관계상 책임 있는 자에게 구상할 수 있다(국가배상법 제6조 제2항).
민법상 공작물책임과 무엇이 다른가?
민법상 공작물책임은 공작물점유자가 먼저 책임을 지고, 점유자가 손해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다했으면 소유자가 책임지는 구조다(민법 제758조 제1항). 공공영조물책임은 국가배상법 제5조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직접 정한다. 제5조는 제2조 제1항과 달리 고의·과실을 요건으로 적지 않고, 영조물의 설치·관리 하자와 그로 인한 손해를 요건으로 한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국가배상법에 규정되지 않은 사항은 민법에 따르고, 민법 외의 법률에 다른 규정이 있으면 그 규정이 우선한다(국가배상법 제8조). 손해배상 범위와 소멸시효 등은 국가배상을 함께 본다.
확인할 것
- 시설이 행정주체에 의해 특정 공공 목적에 제공되었는지
-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시설을 사실상 지배·관리했는지
- 시설이 용도에 따른 상대적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는지
- 관리자가 위험을 제거할 시간과 수단이 있었는지
- 시설 하자와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 설치·관리 주체와 비용부담 주체, 별도의 원인 제공자가 누구인지
관련
- 개념·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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