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인의 하자담보책임과 채무불이행책임의 경합

도급계약에 따라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으면 수급인의 하자담보책임(민법 제667조)과 채무불이행책임(같은 법 제390조)은 별개의 권원에 의하여 경합적으로 인정된다(2020다201156 판결요지 [1]).

쉽게 말하면 — 국가(해군)는 피고가 건조한 잠수함을 2007. 12. 26. 인도받았는데, 2011. 4. 10. 수중 전속 항해훈련 과정에서 추진전동기에 이상 소음이 발생했습니다(2020다201156 이유 1.다). 국가는 피고가 추진전동기에 결함이 있는 잠수함을 납품해 건조계약상 채무의 내용에 따른 이행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했습니다(이유 1.마).

국가는 하자가 있는 목적물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었고, 대법원은 피고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이유 2., 5.).

도급인은 수급인의 하자담보책임과 채무불이행책임을 함께 주장할 수 있는가?

도급인에게는 완성된 목적물의 하자에 관하여 수급인의 하자담보책임과 채무불이행책임이 별개의 권원에 의하여 경합적으로 인정된다(2020다201156 판결요지 [1]). 하자보수비용을 구하는 경우에도 같다.

두 책임의 근거와 하자보수비용

하자담보책임은 민법 제667조가 정한다. 완성된 목적물 또는 완성전의 성취된 부분에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은 수급인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하자가 중요하지 아니한 경우에 그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제1항). 도급인은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여 또는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도급인이 완성된 목적물의 하자로 인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으나, 건물 기타 토지의 공작물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같은 법 제668조).

채무불이행책임은 민법 제390조가 정한다.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대법원은 목적물의 하자를 보수하기 위한 비용이 수급인의 하자담보책임과 채무불이행책임에서 말하는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도급인은 하자보수비용을 제667조 제2항에 따라 하자담보책임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도 있고, 제390조에 따라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도 있다(2020다201156 판결요지 [1]). 하자보수를 갈음하는 손해배상에 관해서도 제667조 제2항의 하자담보책임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같은 판결요지). 두 책임이 경합한다는 점은 같은 취지 2019다268252.

두 책임의 근거 조문과 판례가 밝힌 차이는 아래 표와 같고, 각 칸은 이어지는 H2에서 풀어 쓴다.

구분하자담보책임채무불이행책임
근거 조문민법 제667조 제1항(하자의 보수 청구)·제2항(하자의 보수에 갈음하여 또는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 청구)민법 제390조 본문(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 손해배상 청구)
하자보수비용제667조 제2항에 따른 손해배상(2020다201156 판결요지 [1])제390조에 따른 손해배상(2020다201156 판결요지 [1])
도급인이 제공한 재료의 성질 또는 도급인의 지시에 기인한 하자민법 제669조 본문이 적용된다. 단서(수급인이 그 재료 또는 지시의 부적당함을 알고 도급인에게 고지하지 아니한 때)는 본문의 예외다제669조 본문은 적용되지 않는다(2019다268252 판결요지 [2])
도급인의 잘못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이다. 도급인의 잘못 참작은 2001다70337 판결요지 [2]를 본다제396조는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하자보수 보증기간이 지난 경우

2020다201156에서 원심은 계약특수조건에서 정한 하자보수 보증기간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불완전이행으로 인한 채무불이행책임을 주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은 이를 정당하다고 보았다(이유 2.).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에 성립하고,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3]).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하고(민법 제166조 제1항),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이상 소음이 처음 발생한 때 또는 고장 원인 보고서를 제출한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았다(같은 판결 이유 4.). 담보책임의 기간은 도급과 건설공사 하자담보책임기간의 성질과 소멸시효에서 다룬다.

하자담보책임을 넘는 손해는 어떤 책임으로 청구하는가?

도급인은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민법 제667조 제2항)과 별개로, 수급인의 의무불이행으로 신체·재산에 입은 손해의 배상을 채무불이행책임(같은 법 제390조)으로 청구할 수 있다. 두 청구는 경합한다(2001다70337 판결요지 [1]).

이 판시는 다음 사안에서 나왔다.

액젓 저장탱크의 제작·설치공사 도급계약에 의하여 완성된 저장탱크에 균열이 발생한 경우, 보수비용은 민법 제667조 제2항에 의한 수급인의 하자담보책임 중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이고, 액젓 변질로 인한 손해배상은 위 하자담보책임을 넘어서 수급인이 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도급인의 신체·재산에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서 양자는 별개의 권원에 의하여 경합적으로 인정된다. (2001다70337 판결요지 [1])

저장탱크 균열의 보수비용과 액젓 변질로 인한 손해를 함께 구하는 도급인은 앞의 것을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으로, 뒤의 것을 하자담보책임을 넘는 의무불이행의 손해배상으로 구분해 청구하게 된다. 두 청구는 서로 다른 권원이므로 각 청구마다 근거 조문과 손해의 내용을 따로 특정한다.

도급인이 제공한 재료 또는 지시에 기인한 하자에도 채무불이행책임이 있는가?

하자가 도급인이 제공한 재료의 성질 또는 도급인의 지시에 기인한 때에도 민법 제669조 본문은 제390조에 따른 채무불이행책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2019다268252 판결요지 [2]).

제669조는 하자담보책임 규정 가운데 전2조(제667조·제668조)의 적용을 정하며 단서를 둔다.

전2조의 규정은 목적물의 하자가 도급인이 제공한 재료의 성질 또는 도급인의 지시에 기인한 때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수급인이 그 재료 또는 지시의 부적당함을 알고 도급인에게 고지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법 제669조)

2019다268252 판결요지 [2]는 두 책임이 별개의 권원에 의하여 경합적으로 인정된다는 데서 출발해 이렇게 보았다. 이 판결의 사안은 설계 용역계약의 설계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이다(2019다268252 이유 1.나). 수급인이 제669조 본문을 들어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더라도, 도급인의 청구가 제390조에 따른 채무불이행책임이면 그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행보조자의 고의·과실도 수급인의 고의·과실로 보는가?

채무자의 법정대리인이 채무자를 위하여 이행하거나 채무자가 타인을 사용하여 이행하는 경우에는 법정대리인 또는 피용자의 고의나 과실은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로 본다(민법 제391조). 도급에서 채무자는 수급인이다.

2020다201156 판결요지 [2]는 이행보조자를 두 가지로 풀이했다. 첫째, 이행보조자는 채무자의 의사 관여 아래 채무의 이행행위에 속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이면 충분하고 반드시 채무자의 지시 또는 감독을 받는 관계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그가 채무자에 대하여 종속적인 지위에 있는지, 독립적인 지위에 있는지는 상관없다. 둘째, 이행보조자가 채무의 이행을 위하여 제3자를 복이행보조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도 채무자가 이를 승낙하였거나 적어도 묵시적으로 동의한 경우 채무자는 복이행보조자의 고의·과실에 관하여 제391조에 따라 책임을 부담한다.

이행보조자의 과실로 도급인에게 손해가 생긴 사안이 2002다6043이다. 이 판결은 공장 기계 설치를 위한 공장건물의 개수 및 증축 공사의 수급인과 관련된 사안에서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공장에 필요한 기계의 설치를 위한 공장건물의 개수 및 증축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의 이행보조자가 작업 도중에 과실로 화재를 일으켜 도급인이 재산상의 피해를 입은 경우, 그 수급인은 공사를 완전하게 이행하지 못함으로 인한 채무불이행책임으로서 손해배상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며, 이 경우 배상하여야 할 손해의 범위는 민법 제393조에 의하여 통상손해인지 특별손해인지만이 문제될 뿐이라고 할 것인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한 공장건물 안에 있던 인쇄기가 화재로 인하여 수리를 필요로 하는 손상을 입었다면 이는 화재에 기인한 채무불이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통상손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비록 그 기계의 설치·보관에 관한 내용이 도급계약에 명시되지 않았고, 공사 도중에 기계가 공장에 반입되었으며, 그 가격이 고가이고 수리에 많은 돈이 소요되며, 공장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구역 안에 있다고 하더라도 화재와 그 기계의 손상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2002다6043 이유 2.가)

이 사안은 하자가 아니라 공사 중 이행보조자의 과실로 생긴 화재다. 원심은 재하도급업체인 피고 3을 수급인의 이행보조자로 보았고(이유 1.나), 대법원은 인쇄기 수리비 등 손해가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한 원심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법리 오해가 있다고 보았다(이유 2.가). 원심판결은 파기되어 환송되었다(주문). 이 경우 손해의 범위는 민법 제393조에 따라 정해진다.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하고(제1항),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다(같은 조 제2항).

수급인의 하자담보책임에 도급인의 과실을 참작할 수 있는가?

참작할 수 있다. 다만 그 근거는 제396조의 과실상계 규정이 아니라 공평의 원칙이다(2001다70337 판결요지 [2]).

수급인의 하자담보책임은 법이 특별히 인정한 무과실책임으로서 여기에 민법 제396조의 과실상계 규정이 준용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담보책임이 민법의 지도이념인 공평의 원칙에 입각한 것인 이상 하자발생 및 그 확대에 가공한 도급인의 잘못을 참작할 수 있다. (2001다70337 판결요지 [2])

채무불이행책임에 대해서는 민법 제396조가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참작의 정도에는 한계가 있다. 2001다70337 판결요지 [3]은 액젓 저장탱크의 하자보수비용과 액젓 변질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함에 있어 도급인의 과실을 각 80%와 90%로 참작한 원심의 조치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한 사례다. 이 판결은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환송했다(주문).

실무 체크포인트

  • 하자보수비용을 청구할 때 근거를 제667조 제2항의 하자담보책임으로 할지, 제390조의 채무불이행책임으로 할지 정한다(2020다201156 판결요지 [1]).
  •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과 수급인의 의무불이행으로 도급인의 신체·재산에 발생한 손해를 청구마다 구분해 준비한다(2001다70337 판결요지 [1]).
  • 수급인이 민법 제669조 본문을 들어 면책을 주장하면 도급인의 청구가 하자담보책임인지, 제390조의 채무불이행책임인지 확인한다(2019다268252 판결요지 [2]).
  • 하자의 원인이 된 사람이 수급인의 의사 관여 아래 채무의 이행행위에 속하는 활동을 했는지 확인한다(2020다201156 판결요지 [2], 민법 제391조).
  • 이행보조자가 채무의 이행을 위하여 제3자를 복이행보조자로 사용했다면 수급인이 이를 승낙하였거나 적어도 묵시적으로 동의했는지 확인한다(2020다201156 판결요지 [2]).
  • 계약에서 정한 하자보수 보증기간이 지났다면 채무불이행책임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와,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를 기준으로 소멸시효가 완성됐는지 확인한다(2020다201156 이유 2.·4.).
  • 하자발생 및 그 확대에 도급인의 잘못이 관여했는지 확인한다(2001다70337 판결요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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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11월 5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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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