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실상계란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로 손해가 생긴 경우에 채권자나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으면 법원이 손해배상의 책임과 그 금액을 정할 때 이를 참작하는 것을 말한다(민법 제396조, 민법 제763조).
쉽게 말하면 — 계약 위반이나 사고로 손해를 입었더라도 나에게도 잘못이 있었다면 그만큼 받을 돈이 줄어듭니다. 몇 퍼센트를 뺄지는 법원이 사건의 사정을 종합해 정합니다.
어떤 청구에 과실상계를 하는가?
과실상계는 손해배상청구에 적용된다.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민법 제396조). 이 규정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준용된다(민법 제763조). 같은 조는 손해배상의 범위(민법 제393조)·방법(민법 제394조)·손해배상자의 대위(민법 제399조)도 함께 준용하므로, 두 책임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규칙 가운데 하나다.
반면 채무 내용에 따른 본래의 급부의 이행을 구하는 경우에 적용될 것은 아니다(99다53742 판결요지 [5] — 물품대금 청구 사안). 물건값이나 빌려준 원금처럼 약속받은 급부 자체를 청구하는 소송에서는 그 청구액을 과실상계로 줄이지 못한다.
손해배상책임이 민법 밖의 근거로 생기는 경우에도 준용될 수 있다. 가집행선고가 실효되어 가집행채권자가 배상책임을 지는 경우가 그렇다. 그 가집행에 관하여 가집행채무자에게 과실이 있으면 민법 제396조 또는 제763조를 준용하여 배상책임과 금액을 정할 때 참작하여야 한다(84다카1695 판결요지). 구 민사소송법 제201조 제2항 사안이고, 현행 규정은 민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이다.
법원은 무엇을 어느 범위에서 참작하는가?
조문은 참작을 법원의 의무로 정한다. 문언이 「참작하여야 한다」이므로 참작할 사정이 인정되면 법원이 그대로 지나칠 수 없다. 참작 대상은 금액에 그치지 않고 손해배상의 책임을 정하는 단계도 포함한다(민법 제396조).
과실상계에서 말하는 과실은 가해자의 과실보다 약한 부주의도 포함하며, 그 부주의가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의 원인이 되어야 한다. 배상의무자가 피해자의 과실을 주장하지 않더라도 소송자료로 과실이 인정되면 법원은 직권으로 심리·판단하여야 한다(96다30113 판결요지 [1]).
과실상계나 손해부담의 공평을 기하기 위한 책임제한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비율을 정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한 것이 아닌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다(2016다249557 판결요지 [3]). 비율 자체를 상고심에서 다시 다투기는 어렵다. 과실상계 사유가 소송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지는 손해배상청구의 요건사실에서 다룬다.
과실상계가 제한되는 경우가 있는가?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바로 그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감하여 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2010다106702 전원합의체). 그와 같은 고의적 불법행위가 영득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 책임의 제한을 인정하면, 가해자가 불법행위로 인한 이익을 최종적으로 보유하게 되어 공평의 이념이나 신의칙에 반하기 때문이다. 이 명제는 판시사항으로 정리된 이유 중 판단이고, 그 사건은 궁박한 상태를 이용해 현저히 부당한 이익을 취득한 매매 사안이었다.
배상액을 줄이는 다른 제도와 무엇이 다른가?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있는 경우,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민법 제398조 제2항). 문언상 요건은 예정액의 과다이고 채권자의 과실이 아니며, 감액도 의무가 아니라 법원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
불법행위의 배상의무자는 손해가 고의나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 아니고 그 배상으로 생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경우에 법원에 배상액의 경감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765조 제1항). 법원은 그 청구가 있는 때에 채권자와 채무자의 경제상태, 손해의 원인 등을 참작하여 배상액을 경감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배상의무자의 청구를 요건으로 하는 점이 과실상계와 다르다.
과실상계로 채무자들의 배상액이 서로 달라진 부진정연대채무에서 다액채무자가 일부 변제를 한 경우의 소멸 순서는 부진정연대채무에서 다룬다(2012다74236 전원합의체).
배상을 청구하는 쪽은 자기 부주의가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얼마나 관여했는지를 미리 따져 보아야 합니다. 배상하는 쪽이 상대방의 어떤 행동이 손해를 발생시키거나 키웠는지 구체적으로 밝히면 판단에 도움이 되지만, 항변이 없어도 소송자료로 과실이 인정되면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해야 합니다(96다30113 판결요지 [1]). 다만 상대방의 부주의를 이용해 고의로 이익을 챙긴 경우라면 그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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