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행보조자는 채무자의 의사 관여 아래 그 채무를 이행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이다. 채무자가 다른 사람을 사용하여 이행하면 그 사람의 고의·과실을 채무자의 고의·과실로 본다. 민법은 채무자를 위하여 이행하는 법정대리인의 고의·과실도 같은 방식으로 귀속시킨다(민법 제391조, 2022다292361).
쉽게 말하면 — 맡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 시켰다고 해서 그 사람이 일하다 낸 잘못과 자신의 책임이 분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직원이 아닌 독립 사업자에게 맡긴 경우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사람이 한 일이 내가 상대방에게 이행할 의무와 관련된 활동이어야 합니다.
직원이 아닌 사람도 이행보조자가 되는가?
독립된 지위에서 일하는 사람도 채무자의 의사 관여 아래 해당 채무를 이행하면 이행보조자가 될 수 있다. 채무자의 지시나 감독을 받는 관계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고용관계가 있는지보다 누구의 어떤 이행활동을 담당했는지가 판단 기준이다(2022다292361 이유 1.나).
차량탁송 사건에서는 탁송사업자가 다른 업체 소속 운전기사를 지정했고, 기사가 졸음운전으로 차량을 파손했다. 대법원은 사업자가 차량을 옮기는 계약을 직접 체결했다고 볼 여지가 많고, 기사는 지시·감독 관계와 무관하게 그 계약의 이행보조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사업자를 단순한 기사 연결자로 보고 책임을 부정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2022다292361).
누구의 채무를 이행한 것인지 왜 먼저 확인하는가?
이행보조자 여부는 책임을 묻는 채무자가 상대방에게 부담하는 채무를 기준으로 정한다. 같은 거래에 여러 사람이 관여했더라도, 먼저 계약당사자가 누구인지와 약속한 이행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차량탁송 사건에서도 사업자의 계약당사자성을 판단한 다음 기사의 이행보조자 지위를 판단했다(2022다292361 이유 1~3).
대법원은 그 사업자가 직접 탁송비용을 교섭하고 차량·목적지 정보를 받았으며, 대금 전액을 자기 계좌로 받아 자기 명의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정을 살폈다. 이러한 사정은 사업자가 운송을 맡은 계약당사자인지를 판단하는 근거였다. 사람을 소개했다는 사실 자체와 운송 의무를 직접 부담했다는 판단은 구별된다(2022다292361 이유 3).
다른 계약의 상대방도 이행보조자로 볼 수 있는가?
별도 계약에 따라 자신의 사용·수익을 위해 활동한 사람은 그 이유만으로 다른 채권자에 대한 이행보조자가 되지 않는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화재 사건에서 국립오페라단은 독립된 대관계약에 따라 공연장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 사용은 이후 공연장을 대관하기로 한 다른 회사에 대한 예술의전당의 채무 이행활동에 해당하지 않았다(2011다2142 판결요지 [1]·[2]).
국립오페라단이 자기 대관계약에 따라 시설을 선량한 관리자로서 보존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사정도 결론을 바꾸지 않았다. 대법원은 국립오페라단을 뒤 대관계약의 이행보조자로 보아 예술의전당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판결은 예술의전당 자신의 과실 유무와 대관규약에 따른 책임 범위도 구별하여 검토했다(2011다2142 이유 1·2).
이 사건과 차량탁송 사건의 차이는 독립 사업자인지 여부에 있지 않다. 운전기사는 탁송사업자가 맡은 운송을 수행했고, 국립오페라단은 다른 대관계약에 따라 자기 공연을 위해 시설을 사용했다. 책임을 묻는 계약의 이행과 해당 활동의 관계가 서로 달랐다(2022다292361, 2011다2142).
이행보조자가 다시 다른 사람을 사용하면 누가 책임지는가?
이행보조자가 채무 이행을 위해 사용한 제삼자에 대해서도, 채무자가 그 사용을 승낙했거나 적어도 묵시적으로 동의했다면 고의·과실이 채무자에게 귀속된다. 이처럼 이행보조자가 다시 사용하는 사람을 복이행보조자라고 한다. 이때도 제삼자의 활동이 해당 채무의 이행에 속하는지와 채무자의 승낙·동의를 함께 판단한다(2011다1330 판결요지 [2]).
기획여행 사건에서는 여행업자와 사전 협의에 따라 현지 선택관광을 제공해 온 업체의 고용 운전자가 사고를 냈다. 대법원은 당시 여행약관과 여행업자의 안전배려의무를 바탕으로 현지업체와 그 고용인의 활동에 관한 여행업자의 책임을 인정하고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사전 협의와 사용에 대한 승낙 또는 묵시적 동의가 중요한 사정이었다(2011다1330 판결요지 [3], 이유 2).
이행보조자의 잘못이 있으면 손해 전부를 배상하는가?
이행보조자의 고의·과실이 귀속된다는 것과 배상할 손해의 범위는 별도로 판단한다. 민법 제391조는 고의·과실의 귀속을 정하고, 채무 내용에 따른 이행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의 손해배상은 제390조가 규율한다. 채무자의 고의·과실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경우의 예외를 판단할 때에도 이행보조자의 고의·과실 귀속을 함께 고려한다(같은 법 제391조).
배상 범위는 통상의 손해가 원칙이고, 특별한 사정으로 생긴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책임을 진다(민법 제393조).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도 과실이 있으면 법원은 손해배상책임과 금액을 정할 때 이를 참작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손해의 종류와 채권자 과실에 관한 판단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같은 법 제396조).
약관규제법 제7조가 적용되는 약관에서는 사업자·이행보조자·피고용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법률상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이 무효다.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의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거나 사업자가 부담할 위험을 고객에게 떠넘기는 조항도 무효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호·제2호). 다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운송업·금융업 및 보험업과 무역보험의 약관에는 이 규정의 적용 제외가 있고, 상법 회사편·근로기준법 분야 등의 계약과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약관도 적용 범위를 구별해야 한다(같은 법 제15조,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0조).
불법행위의 사용자책임·도급인책임과 무엇이 다른가?
이행보조자 책임은 채권자에 대한 채무 이행에서의 고의·과실 귀속이고, 사용자책임과 도급인책임은 피용자나 수급인이 제삼자에게 가한 손해에 대한 책임이다. 사용하는 사람과 피해자 사이에 어떤 법률관계가 있는지에 따라 검토할 요건이 다르다. 민법 제391조의 이행보조자는 지시·감독 관계가 필수적이지 않다는 점도 함께 살펴야 한다(민법 제391조, 같은 법 제756조, 같은 법 제757조, 2022다292361).
| 구분 | 판단할 관계와 요건 | 책임에 관한 제한 |
|---|---|---|
| 이행보조자의 고의·과실 귀속 | 채무자의 의사 관여 아래 해당 채무의 이행활동을 했는지 | 법정대리인과 이행을 위해 사용한 사람의 고의·과실을 채무자에게 귀속한다. 독립 사업자도 포함될 수 있고, 제756조의 선임·감독상 주의 면책은 규정되어 있지 않다(민법 제391조, 2022다292361). |
| 불법행위의 사용자책임 | 피용자가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삼자에게 손해를 가했는지 | 선임·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했거나 상당한 주의를 했어도 손해가 생길 경우의 면책이 있다(민법 제756조 제1항). |
| 도급인의 불법행위책임 | 수급인이 그 일에 관하여 제삼자에게 손해를 가했는지 | 도급인은 원칙적으로 책임이 없지만 도급 또는 지시에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예외다(민법 제757조). |
도급인이 수급인의 작업 진행과 방법에 관한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피용자 관계로 보아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 하도급에서도 같다. 해당 판례는 구체적인 지휘·감독권 유보 등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사용자책임을 부정한 원심을 유지했다(민법 제756조, 97다29264 이유 2.가 및 주문).
독립된 수급인에게 자신의 채무 이행을 맡긴 경우의 고의·과실 귀속과, 수급인이 제삼자에게 가한 손해에 관한 도급인의 책임은 구별된다. 불법행위 손해배상에 관한 민법 제763조는 제393조·제394조·제396조·제399조를 준용하고, 제391조는 그 목록에 포함하지 않는다. 따라서 불법행위의 사용자·도급인 책임은 각각의 규정에 따른 요건과 예외를 검토한다(민법 제763조, 같은 법 제756조, 같은 법 제757조).
책임을 판단할 때 무엇을 확인하는가?
채무자가 맡은 의무와 실제 수행자의 활동을 연결하고, 그 활동의 잘못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이행보조자에 해당하는지 판단한 뒤에는 손해의 범위와 채권자 과실도 따로 살핀다(2022다292361, 민법 제393조, 같은 법 제396조).
- 누구와 어떤 이행을 약속한 계약인지 확인한다. 계약당사자성과 이행보조자 지위를 구별한다(2022다292361).
- 실제 수행자가 해당 채무를 이행했는지, 별도 계약에 따라 자신의 일을 했는지 확인한다(2011다2142).
- 재위탁된 사람이라면 채무자의 승낙 또는 묵시적 동의가 있었는지 확인한다(2011다1330).
- 채권자에 대한 채무불이행책임인지 제삼자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인지에 따라 적용 규정과 면책 요건을 구별한다(민법 제391조, 같은 법 제756조, 같은 법 제75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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