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소유권을 방해하는 무효 등기가 있으면 소유자는 그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214조). 청구자는 자기 소유권을 증명해야 하고, 이전등기라면 원칙적으로 등기가 무효인 사실도 증명해야 한다(2004다50044 판결요지 [1], 2009다105215 판결요지 [1]).
쉽게 말하면 — 집주인 모르게 위임장이 위조되어 다른 사람에게 집의 등기가 넘어간 경우입니다. 집주인은 자기 소유였다는 사실과 서류가 위조되었다는 사실을 증명해 말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위조가 증명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 원인이 인정됩니다. 다만 상대방이 실제 권리관계에 맞는 등기라고 증명하면 말소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2009다105215 판결요지 [1]).
어떤 경우에 누가 누구에게 말소를 청구하나?
소유자는 자신의 소유권을 방해하는 무효 등기의 명의인이나 그 포괄승계인에게 말소를 청구한다(민법 제214조, 2015다47105 판결요지 [2]). 요건사실은 청구를 인정받기 위해 주장하고 증명해야 하는 구체적인 사실이다. 원고에게 말소를 요구할 권리가 없다면, 피고의 등기가 무효여도 원고는 승소할 수 없다(2004다50044 판결요지 [1]).
청구하는 사람의 권리와 소송 상대방을 다음과 같이 확인한다.
청구하는 사람의 소유권
매매로 부동산을 샀더라도 등기를 마치기 전에는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다(민법 제186조).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등기를 넘겨 달라고 요구하는 청구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요건사실에 따른다. 상속으로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은 상속등기 없이도 소유권을 취득하므로, 피상속인의 소유권과 자신의 상속관계를 연결하여 주장한다(같은 법 제187조).
미등기매수인이 매도인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려면 채권자대위권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이때 매수인은 자기 이름으로 소송을 하되, 행사하는 권리는 매도인의 말소청구권이다(민법 제404조). 소유권이 없는 사람이 자신의 소유권에 기한 청구를 하는 것과 구별된다(2004다50044 판결요지 [1]).
공동상속인 중 한 사람 앞으로 부동산 전부가 무효로 이전된 경우에도 그 사람의 실제 상속지분까지 지울 수는 없다. 그 지분의 등기는 실체관계와 맞으므로, 다른 공동상속인은 그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의 말소를 구한다(2016다248424 이유 6.).
공동상속인이 협의분할에 따른 상속등기를 마쳤는데 다른 상속인의 동의가 없어 분할이 무효라면, 그 말소를 구하는 소는 상속회복청구에 해당한다(2007다17482 판결요지 [1]). 이 청구권은 침해를 안 날부터 3년 또는 상속권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의 제척기간이 지나면 소멸한다(민법 제999조 제2항, 2007다17482 이유 1.). 다만 유효한 선행 보존등기에 기한 소유자의 상속인이 후행 보존등기 자체가 중복등기여서 무효라는 이유로 말소를 구하는 소는 상속회복청구가 아니다(2010다107064 판결요지 [1]).
말소 의무를 지는 상대방
청구자는 말소할 등기의 명의인이나 상속인 등 포괄승계인을 상대로 해야 한다. 등기가 지워져도 등기부상 권리를 잃거나 불이익을 받지 않는 사람에게 말소를 청구하면 소가 부적법하다(2015다47105 판결요지 [2]).
등기명의인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거나 실체 없는 단체라면 예외가 있다. 소유자는 그 이름으로 실제 등기행위를 한 사람에게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2015다47105 판결요지 [1]).
소유권보존등기의 추정은 어떻게 뒤집나?
일반 보존등기에서는 토지의 사정명의인이나 건물의 신축자가 등기명의인과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추정력이 깨진다(2002다43417 판결요지 [2], 95다13685 판결요지 가). 보존등기는 부동산에 처음으로 소유자를 등록하는 등기다. 추정력은 반대사실이 증명되기 전까지 등기가 적법한 것으로 보는 효력이다(2023다223591 판결요지 [1]).
일반 등기와 특별조치법에 따른 등기는 증명할 내용이 다르다.
일반 보존등기
토지의 사정은 과거 토지조사에서 소유자를 확정한 것을 말한다. 토지를 사정받은 사람이 등기명의인과 다르면, 등기명의인은 그 사람에게서 소유권을 이어받은 사실을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해야 한다. 이를 증명하지 못하면 보존등기는 원인무효이다(2002다43417 판결요지 [1]·[2]).
건물도 보존등기 명의인이 신축한 것이 아니면 추정력이 깨진다. 그 명의인은 실제 소유자로부터 적법하게 소유권을 넘겨받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95다13685 판결요지 가).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사정받거나 신축했다는 사실만으로 원고의 소유권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원고는 자신이 그 소유자이거나 소유권을 상속하는 등 말소를 요구할 권리를 취득했다는 사실도 증명해야 한다(2004다50044 판결요지 [1]).
특별조치법에 따른 보존등기
특별조치법으로 마친 보존등기는 사정받은 사람이나 토지대장의 앞선 소유자가 따로 있다는 사실만으로 추정력이 깨지지 않는다. 말소를 구하는 사람이 보증서·확인서의 허위나 위조 등 등기가 적법하지 않은 사유를 증명해야 한다(2013다74684 이유).
매도인 이름이나 매수일자가 실제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도 부족하다. 제3자를 거친 취득도 허용되는 등기의 성격을 고려해야 하므로, 어떤 특별조치법에 따른 등기인지 확인한 뒤 특별조치법 등기의 추정력에 따라 다툰다(2013다74684 이유).
소유권이전등기의 무효는 누가 증명하나?
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원고는 자신의 소유권과 상대방 명의의 등기뿐 아니라 그 등기가 무효인 사실도 주장·증명해야 한다(2004다50044 판결요지 [1], 2009다105215 판결요지 [1]). 등기명의인의 적법한 소유권 취득은 다른 사람뿐 아니라 전 소유자에 대해서도 추정된다(2023다223591 판결요지 [1]).
다음 사정들은 추정력을 판단할 때 서로 다른 의미를 갖는다.
- 원고가 위임장 등 등기서류의 위조를 증명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 원인을 증명한 것이다. 그 등기가 실제 권리관계와 맞는다는 사실은 등기명의인이 증명한다(2009다105215 판결요지 [1]).
- 등기명의인이 등기부의 매매와 달리 증여로 취득했다고 주장하다가 이를 증명하지 못해도, 그 사정만으로 추정력이 깨지지는 않는다. 여전히 등기가 무효라고 다투는 사람이 무효사유를 증명해야 한다(2023다223591 판결요지 [1]).
- 법원이 등기원인의 존재를 인정한 확정판결에 따라 이전등기를 마친 경우에는 더 명백한 증거가 필요하다. 그 판결의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 사람이 원인 부존재를 주장하더라도, 통상의 추정력 번복에 필요한 정도를 넘는 명백한 증거를 내야 한다(2023다223591 판결요지 [2]).
등기원인의 종류나 일자가 다르다는 주장과 등기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은 같지 않다. 실제 등기 경위와 등기부 기재가 어긋난 사정만으로 말소를 단정하지 말고, 소유권이전등기의 추정력이 번복될 사실을 제시해야 한다(2023다223591 판결요지 [1]).
허위표시와 이중매매는 무엇을 더 증명해야 하나?
말소를 구하는 사람은 허위표시나 매도인의 배임에 뒤 매수인이 적극 가담한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2009다105215 판결요지 [1], 93다55289 이유 5.). 허위표시의 무효를 제3자에게 주장하려면 그 제3자의 악의도 증명해야 한다(2002다1321 판결요지 [1]). 무효라고 주장하는 이유에 따라 증명할 사실과 제3자의 보호 여부가 달라진다.
통정허위표시
통정허위표시는 당사자들이 서로 짜고 실제 의사와 다른 거래를 한 것처럼 표시하는 경우다. 당사자 사이에서는 무효이지만, 그 허위표시를 몰랐던 선의의 제3자에게는 무효를 주장하지 못한다(민법 제108조).
제3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의로 추정된다. 따라서 원고는 그 제3자가 허위표시임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 즉 악의를 증명해야 한다(2002다1321 판결요지 [1]). 제3자가 몰랐던 데 과실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보호를 배제할 수는 없다. 이 보호에는 선의 외에 무과실까지 요구되지 않는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2]).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한 이중매매
부동산을 먼저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는 사실을 매수인이 알고 있었다는 것만으로 뒤의 매매가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 뒤의 매수인이 매도인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해야 사회질서에 반하는 무효의 거래가 된다(93다55289 판결요지, 민법 제103조).
적극 가담은 적어도 먼저 팔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다시 자신에게 팔도록 요청하여 계약에 이르는 정도여야 한다. 무효를 주장하는 쪽은 선행 매매를 안 경위와 매도를 요청한 행동 등을 증명해야 한다(93다55289 판결요지·이유 5.).
먼저 매수했어도 아직 등기를 받지 않았다면 자신의 소유권을 전제로 바로 말소를 요구할 수는 없다(민법 제186조). 매도인의 말소청구권을 대신 행사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이전등기청구권과 대위행사의 요건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같은 법 제404조).
서류가 위조되었어도 등기가 유지될 수 있나?
등기명의인이 실제 권리관계에 맞는 등기임을 증명하면 서류 위조가 있어도 말소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2009다105215 판결요지 [1]). 등기가 실체관계에 부합한다는 말은 절차에 흠이 있어도 등기 내용이 진실한 권리관계와 맞는다는 뜻이다(93다55777 판결요지).
매수인이 서류를 위조해 등기를 마쳤다면, 매매계약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이 항변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대금이 전부 지급되지 않았다면, 완불 전에 미리 이전등기를 하기로 한 특약이 없는 한 실체관계에 맞는 등기라고 할 수 없다(93다55777 판결요지).
가령 실제 매매계약은 있지만 잔금을 지급하지 않은 매수인이 위임장을 위조한 경우다. 매수인은 대금을 모두 지급했거나 완불 전에 등기를 해 주기로 약정했다는 등의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93다55777 이유 상고이유 제4점). 이 판결은 위조·절취 서류로 마친 등기를 판단한 것이므로, 정상적으로 합의하여 넘겨준 등기를 잔금 미지급만으로 무효라고 보는 근거는 아니다.
취득시효를 주장하면 말소를 막을 수 있나?
등기명의인은 취득시효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주장하여 말소청구에 맞설 수 있지만, 등기만 오래 유지했다는 사실로는 부족하다(민법 제245조, 2019다272275 판결요지). 항변은 상대방의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별도의 사유를 주장하는 것이다. 취득시효에서는 등기된 기간과 실제 점유한 기간을 나누어 확인한다.
소유권이 유지되는 한 소유권에 기한 말소청구권은 독립하여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다(민법 제162조 제2항·같은 법 제214조, 2010다28604 판결요지 [1]). 다만 앞서 본 상속회복청구에 해당하면 별도의 제척기간이 적용된다(민법 제999조 제2항, 2007다17482 이유 1.).
등기부취득시효
부동산의 소유자로 등기한 사람은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선의이며 과실 없이 점유해야 소유권을 취득한다(민법 제245조 제2항). 소유의 의사로 하는 점유를 자주점유라고 한다. 자주점유와 선의·평온·공연은 추정되지만, 점유를 시작할 때 과실이 없었다는 사실은 시효취득을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해야 한다(같은 법 제197조, 2016다248424 판결요지 [1]).
매수인은 매도인의 처분권한이 의심스러운 사정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를 조사했다면 권한이 없음을 쉽게 알 수 있었던 경우에는 등기부를 믿었다는 말만으로 무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2016다248424 판결요지 [2]).
무권리자에게서 매수한 사람도 요건을 갖추어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되면 소유권을 취득한다. 이 경우 원소유자는 소유권을 소급하여 잃으므로, 최초 등기의 무효만 증명해서는 현재의 소유권을 지킬 수 없다(2019다272275 판결요지). 구체적인 기간과 점유의 판단은 등기부취득시효에서 확인한다.
점유취득시효와 중복등기의 제한
점유자는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뒤 등기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한다(민법 제245조 제1항). 이미 자기 이름의 등기가 있으면 점유취득시효의 완성으로 그 등기가 실체관계에 맞게 되었다는 항변을 할 수 있다(94다39628 판결요지 [2]). 등기를 아직 받지 못했다면 점유취득시효 완성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의 청구가 필요하다.
다만 유효한 선행 보존등기가 있는데 뒤에 보존등기를 다시 한 중복등기는 다르다. 무효인 후행 보존등기나 거기에 이어진 이전등기로는 등기부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없다(96다12511 판결요지 [3]).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되어도 후행 등기를 실체관계에 맞는 등기라는 이유로 유지할 수 없다(2010다107064 판결요지 [3]).
소송 전 어떤 자료를 정리해야 하나?
청구자는 자기 소유권의 취득 경위, 말소할 등기의 표시, 무효 사유와 상대방의 항변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각각 정리해야 한다(2004다50044 판결요지 [1], 2009다105215 판결요지 [1]). 같은 서류라도 어떤 사실을 증명하려는지 밝혀야 증명책임을 혼동하지 않는다.
다음은 주장과 증거를 맞추는 준비 순서다.
- 자기 소유권을 설명한다. 과거 등기, 취득계약, 상속관계를 이어서 정리한다. 원고 명의의 앞선 등기 자체가 무효라는 반박을 받으면 그 부분도 해결해야 한다(2004다50044 판결요지 [1]).
- 말소할 등기와 상대방을 특정한다. 등기사항증명서 갑구에서 등기목적·명의인·접수일·접수번호·등기원인을 확인한다. 원칙적으로 등기부상 말소로 권리를 잃거나 불이익을 받는 등기명의인 또는 그 포괄승계인이 아닌 사람을 상대로 한 소는 부적법하다(2015다47105 판결요지 [2]). 다만 등기명의인이 허무인이나 실체 없는 단체이면 소유자는 그 이름으로 실제 등기행위를 한 사람에게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2015다47105 판결요지 [1]). 이는 적격자를 상대로 했지만 원고의 권리가 인정되지 않아 청구가 기각되는 경우와 다르다(2004다50044 판결요지 [1]·이유 1. 가.).
- 무효를 뒷받침할 자료를 모은다. 위조 주장에는 문제 된 위임장 등 등기서류와 작성 경위를, 허위표시 주장에는 실제 거래가 없었다는 자료를 대응시킨다(2009다105215 판결요지 [1], 민법 제108조).
- 예상 항변의 자료를 대조한다. 실체관계 부합에는 대금 지급자료와 선등기 약정을, 시효취득에는 점유 시작·계속과 무과실 자료를 확인한다(93다55777 판결요지, 2016다248424 판결요지 [1]·[2]).
소송 도중 대상 등기가 이미 말소되었다면 더 이상 그 등기의 말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2004다50044 판결요지 [6]). 승소 후 등기 신청과 등기상 이해관계인의 승낙 문제는 말소등기에서 확인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상대방 등기의 하자와 별도로 자신의 소유권 취득 경위를 정리한다. 자기 권리가 인정되지 않으면 상대방 등기가 무효여도 말소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2004다50044 판결요지 [1]).
- 공동상속인 사이의 말소청구는 상속회복청구에 해당하는지 확인한다(2007다17482 판결요지 [1]). 해당하면 침해를 안 날부터 3년과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의 제척기간을 모두 확인한다(민법 제999조 제2항, 2007다17482 이유 1.).
- 보존등기는 일반 등기인지 특별조치법 등기인지 확인한다. 특별조치법 등기는 사정명의인이 따로 있다는 사실만으로 추정력이 깨지지 않는다(2013다74684 이유).
- 위조를 주장할 때에는 위조 사실의 증거를 확보하고, 상대방의 대금 지급·선등기 약정 자료도 대조한다. 위조와 실체관계 부합은 각각 판단한다(2009다105215 판결요지 [1], 93다55777 판결요지).
- 허위표시로 생긴 권리를 취득한 제3자에게 말소를 요구하려면 허위표시를 알았다는 증거를 확인한다. 무과실은 보호요건이 아니므로 선의의 제3자는 허위표시를 몰랐던 데 과실이 있어도 보호된다(2002다1321 판결요지 [1]·[2]).
- 시효취득 주장이 나오면 등기 이력뿐 아니라 점유의 시작과 계속, 처분권한을 확인한 사정을 대조한다. 등기부취득시효의 무과실은 그 시효를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한다(2016다248424 판결요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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