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양도

채권양도란 채권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채권자가 그 채권을 제3자에게 이전하는 계약이다(민법 제449조).

쉽게 말하면 — 돈을 받을 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입니다. 넘기는 사람이 양도인, 넘겨받는 사람이 양수인입니다. 예를 들어 A(양도인)가 B에게 빌려준 100만 원 채권을 C(양수인)에게 팔면, 이후 B는 C에게 갚아야 합니다.

양도할 수 있는 채권과 없는 채권

원칙적으로 채권은 자유롭게 양도할 수 있다(민법 제449조 제1항). 다만 두 가지 예외가 있다.

첫째, 채권의 성질상 양도가 허용되지 않는 경우다. 특정 당사자 사이에서만 의미 있는 채권(예: 초상화 그려주기 채권 같은 고도의 일신전속적 급부)이 이에 해당한다.

둘째, 당사자가 양도금지 특약을 맺은 경우다. 특약이 있으면 채권을 양도하지 못하고, 특약을 위반한 양도는 원칙적으로 무효다. 다만 그 특약은 선의의 제3자에게는 대항할 수 없다(민법 제449조 제2항). 판례는 이 “선의”를 선의·무중과실로 새긴다 — 특약을 몰랐고 모른 데 중대한 과실도 없는 양수인에게는 양도가 유효하고, 몰랐어도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특약으로 대항당한다(2016다24284 전원합의체). 양수인의 악의·중과실은 특약으로 대항하려는 채무자 쪽이 주장·증명해야 한다. 이 경우 채무자는 양수인이 선의인지 알 수 없어 누가 채권자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처지가 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 불확지를 이유로 변제공탁을 해서 벗어날 수 있다(민법 제487조 후단, 2000다55904).

법률이 양도를 제한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개인금융채권은 채무조정 절차가 끝나지 않았거나, 채무자 사망 후 상속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거나, 채권의 존재·범위에 대한 소송이 계속 중이면 양도할 수 없고, 양수인도 국가·지방자치단체·채권금융회사등·대부채권매입추심업자 등으로 제한된다(개인채무자보호법 제10조).

대부분의 채권은 자유롭게 팔 수 있습니다. 단 “이 채권은 양도 못 한다”고 미리 약속했다면 팔 수 없는데, 그 약속을 몰랐던 구매자에게는 양도가 그래도 유효합니다. 다만 몰랐더라도 거래에서 요구되는 주의를 크게 게을리한 탓에 몰랐던 경우(중대한 과실)에는 보호받지 못합니다.

채무자에 대한 대항요건 — 통지 또는 승낙

지명채권(특정 채무자를 상대로 한 보통의 채권)을 양도할 때, 양도 사실을 채무자에게 알리거나 채무자가 이를 승낙하지 않으면 채무자 및 제3자 모두에게 양도를 주장할 수 없다(민법 제450조 제1항). 다만 제3자에게 대항하려면 아래 ‘확정일자 있는 증서’ 요건도 추가로 갖춰야 한다. 통지·승낙은 대항요건이지 효력요건이 아니다 — 통지가 없어도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서 양도 자체는 유효하고, 채무자 등에게 주장하지 못할 뿐이다.

통지는 양도인이 채무자에게 해야 한다. 양수인이 자기 이름으로 한 통지는 대항요건이 되지 않는다. 다만 통지는 관념의 통지라 대리가 허용되므로, 양수인이 양도인의 사자 또는 대리인으로서 통지하는 것은 유효하다(94다19242). 실무에서는 양수인이 양도인에게서 통지 권한을 위임받아 통지한다.

통지를 한 뒤에는 함부로 되돌리지 못한다. 양도인이 채무자에게 양도를 통지하면, 아직 양도하지 않았거나 양도가 무효인 경우에도 선의인 채무자는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사유로 양도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민법 제452조 제1항). 그 통지는 양수인의 동의가 없으면 철회하지 못한다(같은 조 제2항).

채권을 넘겨받은 사람(양수인)이 채무자에게 “이제 나한테 갚아”라고 요구하려면, 먼저 원래 채권자(양도인)가 채무자에게 “채권을 양도했다”고 알려야 합니다. 양수인이 양도인에게서 위임장을 받아 대신 알리는 것은 괜찮습니다.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 — 확정일자 있는 증서

채무자 외에 다른 제3자(양수인이 여럿인 경우의 다른 양수인, 채권을 압류한 채권자 등)에게도 대항하려면, 통지나 승낙이 확정일자 있는 증서로 이루어져야 한다(민법 제450조 제2항). 확정일자는 공증이나 내용증명우편으로 갖출 수 있다. 확정일자와 도달 증명은 별개다 — 아래에서 보듯 우열은 도달 선후로 나뉘므로, 실무에서는 내용증명에 배달증명을 붙여 도달 일시까지 증명해 둔다.

양도인이 같은 채권을 여러 사람에게 이중으로 양도한 경우, 양수인 사이의 우열은 확정일자의 선후가 아니라 확정일자 있는 통지가 채무자에게 도달한 일시(승낙은 확정일자 있는 승낙의 일시)의 선후로 정한다(93다24223 전원합의체). 확정일자를 먼저 받아도 통지 도달이 늦으면 후순위다. 채권양수인과 그 채권을 가압류·압류한 채권자 사이의 우열도 같은 기준 — 양도통지와 압류결정 정본의 도달 선후 — 으로 정하고, 동시에 도달해 우열이 없으면 각자 채무자에게 전액을 청구할 수 있되 채권자들끼리 안분해 내부 정산한다. 이중지급이 걱정되는 채무자는 송달 선후가 불명한 경우에 준하여 채권자를 알 수 없다는 이유로 변제공탁을 해서 벗어날 수 있고, 같은 날 도달했는데 선후 입증이 없으면 동시도달로 추정한다.

같은 채권을 두 사람에게 팔아 분쟁이 생기면, 내용증명을 먼저 보낸 날짜가 아니라 통지가 채무자에게 먼저 도착한 쪽이 이깁니다.

채무자의 항변권 — 양도 후에도 대항할 수 있는 사유

양도인이 통지만 한 경우(채무자가 이의 없이 승낙하지 않은 경우), 채무자는 통지를 받기 전까지 양도인에 대해 생긴 사유(상계권, 취소권, 변제 등)를 양수인에게도 주장할 수 있다(민법 제451조 제2항). 채무자가 이의를 보류하고 승낙한 때에도 마찬가지로 그때까지 생긴 항변이 보존된다(같은 조 제1항의 반대해석).

반면 채무자가 이의를 보류하지 않고 승낙한 경우에는, 양도인에게 대항할 수 있었던 사유(예: 상계)를 양수인에게는 원칙적으로 주장하지 못한다(민법 제451조 제1항). 다만 이 경우에도 채무자가 채무를 소멸시키려고 양도인에게 이미 지급한 것이 있으면 회수할 수 있고, 양도인에게 새로 부담한 채무가 있으면 성립하지 않았음을 주장할 수 있다(같은 항 단서).

채무자는 채권이 넘어가기 전에 생긴 사정(예: 이미 갚은 것, 상계할 돈)을 새 채권자에게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단 아무 이의 없이 “네, 알겠습니다” 하고 승낙했다면 그 권리를 잃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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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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