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도산

국제도산이란 채무자·채권자·재산 가운데 섭외적 요소(외국 관련성)가 있는 도산사건을 말한다(채무자회생법 제628조 이하 제5편). 외국에서 진행되는 도산절차를 국내에서 승인·지원하거나, 국내 도산절차를 외국에서 활동시키거나, 국내외 절차를 병행·공조하는 국면을 규율한다(채무자회생법 제629조).

쉽게 말하면 — 회사나 개인의 재산·빚이 여러 나라에 걸쳐 있을 때, 한 나라의 도산절차가 다른 나라 재산까지 어떻게 미치는지를 다루는 분야가 국제도산입니다. 예를 들어 외국에서 파산한 회사가 한국에 재산을 두고 있으면, 외국 파산절차를 한국 법원이 승인해 한국 내 재산을 보호·정리하게 됩니다.

모델법을 받아들였다

채무자회생법 제5편은 UNCITRAL(국제연합 국제거래법위원회)의 국제도산 모델법(1997)을 받아들인 것이다(채무자회생법 제628조 이하). 다만 모델법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몇 가지를 달리한다. 대표적으로 모델법은 주절차 승인 시 자동중지(automatic stay)를 두지만, 우리 법은 자동중지가 없고 별도의 지원결정(채무자회생법 제636조)이 있어야 보전 효과가 생긴다(채무자회생법 제633조).

국제 기준인 모델법을 본떠 만들었지만, 외국 절차를 승인했다고 해서 한국 내 압류가 자동으로 멈추지는 않습니다. 멈추려면 법원이 따로 지원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승인과 지원은 2단계다

외국도산절차의 국내 효력은 승인과 지원의 2단계로 발생한다. 먼저 외국도산절차의 대표자가 다섯 가지 서면을 붙여 승인을 신청하고(채무자회생법 제631조), 법원은 신청일부터 1월 안에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채무자회생법 제632조). 기각사유는 비용 미납, 서류 미비, 공서양속 위반 셋뿐이다(채무자회생법 제632조 제2항).

승인결정만으로는 국내 절차에 영향이 없다(채무자회생법 제633조). 실제 효력은 지원결정으로 나온다(채무자회생법 제636조). 지원결정의 유형은 소송·행정절차 중지, 강제집행·경매·보전절차 금지·중지, 변제·처분 금지, 국제도산관리인 선임, 그 밖의 보전처분 다섯 가지다(채무자회생법 제636조 제1항). 승인 전이라도 긴급하면 승인 전 명령으로 보전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635조).

외국 절차를 받아들이는 것(승인)과 실제로 보호조치를 하는 것(지원)이 따로입니다. 승인은 형식 심사라 빠르고, 압류 중지 같은 실질 효과는 지원결정으로 별도로 받습니다.

국제도산관리인

국제도산관리인이란 외국도산절차를 지원하기 위해 법원이 선임하는 자로, 채무자의 업무 수행 및 재산에 대한 관리·처분권한이 그에게 전속한다(채무자회생법 제637조). 재산을 처분하거나 국외로 반출·환가·배당할 때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같은 조 제2항). 외국도산절차의 대표자와 구별되지만, 실무상 그 대표자를 그대로 국제도산관리인으로 선임하는 경우가 많다.

관할·평등·병행

국제도산의 승인·지원 사건은 서울회생법원 합의부의 전속관할이다(채무자회생법 제630조). 외국인·외국법인은 도산절차에서 내국인과 같은 지위를 가진다(채무자회생법 제2조). 구 파산법의 상호주의를 폐지하고 내·외국인 평등주의를 채택한 결과다.

국내절차와 외국절차가 함께 진행되면(병행도산), 법원은 국내절차를 중심으로 지원한다(채무자회생법 제638조). 같은 채무자에 대해 여러 외국절차가 있으면 병합심리하고, 주된 외국도산절차를 정해 그 절차를 중심으로 지원한다(채무자회생법 제639조). 국내 관리인·파산관재인은 외국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외국에서 활동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640조).

국제도산은 전국에서 서울회생법원 한 곳이 맡습니다. 외국인이라고 차별하지 않으며, 한국과 외국에서 절차가 동시에 돌아가면 한국 절차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공조와 배당준칙

국내·외국 도산절차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법원은 외국법원·외국 대표자와 공조하여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641조). 의견교환, 재산 관리·감독, 절차 조정 등이 공조 사항이다. 외국에서 먼저 변제받은 채권자는, 국내절차에서 같은 순위의 다른 채권자가 같은 비율로 변제받을 때까지 추가 배당을 받지 못한다(채무자회생법 제642조). 핫치팟 룰(hotchpot rule)이라 부르며, 외국에서 먼저 받은 채권자가 이중으로 우대받는 것을 막는 채권자 평등 장치다.

승인결정의 효력은 지원결정의 기초를 확인하는 데 그치고, 외국법원의 면책재판 등의 승인은 민사소송법 제217조에 따른다(대법원 2010. 3. 25.자 2009마1600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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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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