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탁서만으로 출급청구권이 명백하지 않은 피공탁자는 출급청구권 확인 승소확정판결을 증명서면으로 출급청구서에 첨부할 수 있다(공탁규칙 제33조 제2호). 상대적 불확지 변제공탁이면 다른 피공탁자의 승낙서나 그를 상대로 받은 확정판결을 낸다(2011다55405 판결요지 [1]). 누구를 상대로 확인을 구할지는 공탁의 종류에 따라 정해진다. 혼합공탁이면 가압류채권자를 포함한 집행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증명서면이 필요하므로(2011다84076 판결요지 [2]), 권리를 다투는 집행채권자도 상대로 한다(같은 판결요지 [3]).
쉽게 말하면 — 채무자가 갑과 을 중 누가 채권자인지 몰라 두 사람을 모두 피공탁자로 하여 공탁한 경우입니다. 갑이 혼자 공탁소에 가서 달라고 해도 바로 받을 수는 없습니다. 공탁서에는 “갑 또는 을”이라고만 적혀 있고, 공탁관은 둘 중 누가 진짜 채권자인지 스스로 판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갑은 을의 승낙서나 을을 상대로 받은 출급청구권 확인 승소확정판결을 내야 공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2011다55405 판결요지 [1]). 이 판결은 “누가 받을 사람인가”를 증명하는 서류일 뿐이어서, 공탁통지서 같은 나머지 출급서류는 따로 갖추어야 합니다(공탁규칙 제33조).
왜 공탁금을 바로 찾지 못하고 소송까지 해야 하나
채무자가 누가 채권자인지 알 수 없어 여러 사람을 피공탁자로 적어 공탁하면, 공탁소는 그중 누가 진짜 권리자인지 스스로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탁물을 받으려는 사람은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권리를 증명해야 한다(공탁법 제9조 제1항). 공탁규칙은 그 증명 수단으로 “출급청구권이 있음을 증명하는 서면”을 출급청구서에 붙이도록 한다(공탁규칙 제33조 제2호). 공탁관은 서류를 형식적으로 심사하는 사람이므로, 피공탁자들 사이의 실체적 다툼은 승낙서나 법원의 확정판결로 정리되어 들어와야 한다.
이런 공탁의 대표적인 모습이 상대적 불확지 변제공탁이다. 변제자가 과실 없이 채권자를 알 수 없을 때 하는 변제공탁(민법 제487조 후단) 가운데, 채권자가 “갑 또는 을” 중 한 사람이라는 것까지는 알지만 그중 누구인지를 모르는 경우를 말한다. 공탁자인 채무자는 이 공탁으로 채무를 면하고, 피공탁자로 적힌 채권자는 채무자에 대한 본래 채권 대신 공탁소에 대한 출급청구권을 가진다(2016다270049 판결요지). 그러나 공탁서 자체는 “갑 또는 을”이라고만 말하고 있으므로, 갑이 혼자 찾으러 가면 공탁관은 갑에게 권리가 있다는 것을 공탁서만으로 확인할 수 없다.
증명서면이 필요 없는 경우는 두 가지뿐이다. 공탁서의 내용으로 출급청구권이 있는 사실이 명백한 경우(가목)와 피공탁자 동일인 확인 증명서(공탁규칙 제86조 제1항)가 공탁소에 송부된 경우(나목)다(공탁규칙 제33조 제2호 단서). 피공탁자가 한 사람으로 특정된 공탁이라면 가목에 해당할 여지가 크다. 그러나 상대적 불확지 공탁은 공탁서가 스스로 권리자를 특정하지 않으므로 이 예외에 들어가기 어렵다.
승낙서로 끝낼 수 있으면 소송은 필요 없다
증명서면은 확정판결만이 아니다. 상대적 불확지 변제공탁에서 피공탁자 중 1인은 다른 피공탁자의 승낙서를 내거나, 그를 상대로 받은 출급청구권 확인 승소확정판결을 내어 출급을 청구할 수 있다(2011다55405 판결요지 [1]). 그러므로 먼저 다른 피공탁자에게 내가 받는 것에 동의하는 승낙서를 써 줄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 순서다. 상대가 권리를 주장하지 않거나 사실관계가 분명해 다툴 이유가 없다면 승낙서로 끝난다. 상대가 자기 몫이라고 주장하거나 연락이 되지 않아 승낙서를 받을 수 없을 때 확인소송을 낸다.
공탁서에서 먼저 확인할 세 가지
소송을 준비하기 전에 공탁서를 떼어 피공탁자, 공탁의 근거 법령조항, 공탁원인사실의 세 가지를 읽어야 한다. 공탁자는 자기 책임과 판단으로 변제공탁·집행공탁·혼합공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어느 공탁을 했는지는 이 세 가지를 종합적·합리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2011다84076 판결요지 [1]). 공탁의 종류가 무엇이냐에 따라 누구를 피고로 삼아야 하는지가 달라지므로, 이 판단이 소송 설계의 출발점이다.
| 공탁서 기재 | 읽는 법 |
|---|---|
| 피공탁자 | 여러 사람이 “또는”으로 적혀 있으면 상대적 불확지 공탁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공탁의 종류는 아래 두 기재와 함께 종합해 판단한다(2011다84076 판결요지 [1]) |
| 근거 법령조항 | 민법 제487조만 적혀 있으면 변제공탁을 가리키는 유력한 자료다. 그러나 조문 하나로 단정하지 않고, 피공탁자의 지정 여부와 공탁원인사실까지 종합적·합리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2011다84076 판결요지 [1]). 민사집행법 제248조 제1항·민사집행법 제291조 같은 집행공탁 조항이 함께 있으면 혼합공탁일 수 있다 |
| 공탁원인사실 | 채권양도와 가압류·압류가 경합해 채권자를 알 수 없다는 식의 기재는 혼합공탁 판단의 자료가 된다(2011다84076 이유 4) |
피공탁자 기재는 내가 출급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인지도 보여 준다. 공탁서에 없는 제3자가 자기 권리를 확인받은 판결로 직접 출급청구할 수는 없다(2007다3391 이유). 반면 피공탁자의 승계인은 출급청구권자가 될 수 있고(2007다3391 이유), 피공탁자의 출급청구권을 압류·추심한 채권자는 그 피공탁자의 권리를 자기 이름으로 행사한다(민사집행법 제229조 제2항, 2011다55405 판결요지 [1]).
누구를 상대로 확인을 구하나
피고는 공탁의 종류와 원고의 지위에 따라 정해진다. 순수한 상대적 불확지 변제공탁이면 다른 피공탁자를 상대로 하고(2016다270049 판결요지), 혼합공탁이면 권리를 다투는 집행채권자도 상대로 한다(2011다84076 판결요지 [3]). 피공탁자의 출급청구권을 압류·추심한 채권자는 자기 이름으로 다른 피공탁자를 상대로 하되, 출급청구권이 자기 채무자에게 있다는 확인을 구한다(2011다55405 판결요지 [1]).
상대적 불확지 변제공탁이면 다른 피공탁자
순수한 상대적 불확지 변제공탁이면 피고는 다른 피공탁자다. 피공탁자 중 1인이 다른 피공탁자들을 상대로 자기에게 출급청구권이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것이 이 소송의 기본형이다(2016다270049 판결요지). 공탁자인 채무자는 공탁으로 채무를 면하고 빠져나갔으므로 이 다툼의 상대가 아니다.
혼합공탁이면 권리를 다투는 집행채권자도
혼합공탁은 변제공탁과 집행공탁의 성질을 아울러 가지는 공탁이다. 채권양도 등으로 누가 채권자인지 알 수 없는 사정과, 그 채권에 가압류·압류가 들어와 있는 사정이 겹칠 때 채무자가 두 가지 위험에서 한꺼번에 벗어나려고 한다. 집행공탁의 측면에서 보면 공탁자는 피공탁자들뿐 아니라 가압류채권자를 포함한 집행채권자에 대해서도 채무에서 벗어나려고 공탁한 것이다.
그래서 피공탁자가 출급을 청구할 때는 다른 피공탁자에 대한 관계에서만 증명서면을 갖추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집행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출급청구권이 있음을 증명하는 서면을 내야 한다(2011다84076 판결요지 [2]). 이 때문에 집행채권자 가운데 내 권리를 다투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도 확인소송의 상대방이 되고, 그를 상대로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된다(같은 판결요지 [3]).
국가 하나가 이의했던 혼합공탁 사건
에버텔은 금호개발상사에 대한 미화 35,957달러의 물품대금채권 중 25,000달러 부분을 원고 회사에 양도하고 내용증명우편으로 통지했다(2011다84076 이유 1.가). 그 통지는 2010. 6. 2. 금호개발상사에 도달했다(2011다84076 이유 1.가). 그 뒤 금호개발상사는 나머지 10,957달러 부분을 실로정보시스템에 양도한다는 통지를 받았다(2011다84076 이유 1.나). 2010. 7. 20.에는 신용보증기금의 가압류결정과 국가의 압류결정을 각각 송달받았다(2011다84076 이유 1.나).
채권양도 통지와 가압류·압류가 겹치자 금호개발상사는 피공탁자를 에버텔, 원고, 실로정보시스템으로 하여 41,915,074원을 공탁했다(2011다84076 이유 1.다). 공탁서에는 근거 조항으로 민법 제487조와 함께 민사집행법 제248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291조를 적었다. 공탁원인으로는 양도금지 특약이 있는 채권에 양도와 가압류·압류가 경합해 채권자를 알 수 없다고 적었다(같은 판결 이유 1.다).
2011다84076 사건의 원고는 에버텔, 실로정보시스템, 신용보증기금, 국가를 모두 상대로 출급청구권 확인의 소를 냈다(같은 판결 이유 1.라). 법원은 공탁금 중 원고가 양도받은 29,142,500원 부분의 출급청구권이 원고에게 있다고 확인하는 화해권고결정을 했다(2011다84076 이유 1.라). 국가를 뺀 나머지 당사자들은 이의하지 않았고, 그래서 그들 사이에서는 결정이 확정되었다. 국가만 이의했다. 국가의 주장은 양도금지 특약이 있으므로 원고에 대한 채권양도는 효력이 없다는 것이었다. 제1심은 원고가 특약에 관하여 악의 또는 중과실이라고 할 수 없다고 보았다. 그래서 양도가 유효하다며 원고 승소판결을 했다(같은 판결 이유 1.라).
2011다84076 사건의 항소심은 직권으로 소를 각하했다. 다른 피공탁자들과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화해권고결정만 있으면 출급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출발점이었다. 그러니 피공탁자가 아닌 제3자인 국가를 상대로는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는 이유였다(같은 판결 이유 2).
대법원은 이 공탁을 근거 법령조항, 공탁원인사실의 기재, 공탁에 이른 경위를 종합해 혼합공탁으로 보았다. 혼합공탁이면 집행채권자인 국가에 대한 관계에서도 증명서면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다른 피공탁자들과 사이에 확정된 화해권고결정만으로는 출급을 청구하기에 부족하다. 원고는 압류채권자로서 자기 권리를 다투는 국가를 상대로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대법원은 이렇게 판단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했다(같은 판결 이유 4). 대법원이 판단한 것은 확인의 이익이었다. 양도금지 특약을 둘러싼 국가와 원고의 본안 다툼은 환송 후 원심이 다시 심리할 몫으로 남았다.
이 사건에서 보듯, 혼합공탁에서 피공탁자들끼리만 정리하고 집행채권자를 빼놓으면 그 결정이나 판결을 들고 가도 출급이 되지 않는다. 공탁서와 공탁기록에서 가압류·압류채권자를 모두 찾아내고, 그중 누가 내 권리를 다투는지 확인한 뒤 피고 명단을 짜야 한다.
피공탁자의 출급청구권을 압류한 추심채권자
피공탁자에게 돈을 받을 채권자는 그 피공탁자의 출급청구권을 압류하고 추심명령을 받아 공탁금에서 회수할 수 있다. 추심채권자는 추심에 필요한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절차 없이 자기 이름으로 재판상 또는 재판 외에서 행사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29조 제2항). 그래서 상대적 불확지 변제공탁의 피공탁자 중 1인을 채무자로 하여 그의 출급청구권에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추심채권자는, 공탁물을 출급하기 위하여 자기 이름으로 다른 피공탁자를 상대로 확인의 소를 낼 수 있다. 다만 확인을 구할 내용은 “출급청구권이 추심채권자의 채무자에게 있다”는 것이다(2011다55405 판결요지 [1]).
확인 대상이 채무자의 권리여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가 겹친다. 하나는 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어도 압류된 채권의 채권자는 여전히 채무자이고, 추심채권자는 추심권을 얻을 뿐이라는 점이다(2011다55405 판결요지 [3]). 다른 하나는 변제공탁의 출급청구권자는 피공탁자나 그 승계인이고 피공탁자는 공탁서 기재로 형식적으로 정해지므로, 피공탁자로 지정되지 않은 사람은 실체법상 채권자라도 출급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이다(같은 판결 이유 1). 추심채권자가 “출급청구권이 나에게 있다”는 확인을 받아 보아야 공탁서에 없는 사람의 권리를 확인한 셈이 되어 출급에 쓸 수 없다.
청구취지 한 줄 때문에 각하된 추심채권자 사건
종근당은 임차인 삼열종합중기와 임차보증금을 1,200만 원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맺은 임대인이었다(2011다55405 이유 2.가(1)). 삼열종합중기와, 그 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받았다는 해성종합중기 중 누가 진정한 채권자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자 종근당은 2008. 3. 5. 두 회사를 피공탁자로 하여 상대적 불확지 변제공탁을 했다(2011다55405 이유 2.가(1)). 원고는 삼열종합중기를 채무자, 대한민국을 제3채무자로 하여 삼열종합중기의 출급청구권을 2008. 4. 7. 가압류했다(2011다55405 이유 2.가(2)). 이어 2008. 7. 31. 청구금액 8,500,580원으로 가압류를 본압류로 이전하는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2011다55405 이유 2.가(2)). 공탁금 출급청구권은 공탁소에 대한 권리이므로 제3채무자가 대한민국으로 표시된다는 점도 이 사안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1다55405 사건의 원고는 2009. 7. 15. 해성종합중기를 상대로 소를 냈다(2011다55405 이유 2.가(3)). 소장에서는 삼열종합중기를 ‘원고’로, 자신을 ‘대위신청인’으로 적었다. 청구취지는 “원고가 출급권자임을 확인한다”고 적었다. 청구원인에서는 추심명령을 받았는데 두 회사가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아, 대위신청인으로서 확인을 받아 채무변제를 받으려 한다고 주장했다(같은 판결 이유 2.가(3)).
제1심은 원고 승소판결을 했다. 항소심은 원고에게, 피공탁자가 아닌 원고가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는지 밝히라고 했다. 원고는 추심채권자라고 답했다. 그런데 변론기일에 원고는 “소장의 ‘원고’는 나이고, 청구취지는 출급청구권이 나에게 있다는 확인”이라고 진술했다. 항소심은 그 진술대로 당사자와 청구취지를 정리했다. 그 결과 원고가 피공탁자가 아닌 자기에게 권리가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것이 되었다고 보아, 확인의 이익이 없다며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소를 각하했다(같은 판결 이유 2.가(4)~(6)).
2011다55405 판결에서 대법원은, 원고가 공탁금이 자기에게 독자적으로 귀속한다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고 보았다. 원고는 피공탁자 삼열종합중기의 권리를 추심채권자로서 행사한다고 주장했음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원고의 진술은 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어도 채무자가 여전히 채권자 지위에 있다는 법리를, 부주의나 법률지식 부족으로 간과한 데서 나온 것으로 보였다. 그렇다면 법원은 청구원인과 진술한 청구취지가 맞지 않는 법률적 모순을 지적했어야 한다. 그리고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 청구취지를 정정하게 했어야 한다(민사소송법 제136조 제4항, 2011다55405 판결요지 [2], [3]). 원심은 이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석명의무를 다하지 않고 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는 이유로 파기되어,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되었다(같은 판결 이유 2.나, 3).
이 판결은 법원이 바로잡아 줄 의무가 있다고 했을 뿐, 잘못 쓴 청구취지가 그대로 통한다는 뜻이 아니다. 추심채권자라면 처음부터 원고는 자기 이름으로 적고, 청구취지는 “공탁금 중 ○○원에 대한 출급청구권이 (채무자)에게 있음을 확인한다”는 형태로 써야 다툼을 피할 수 있다.
공탁서에 이름이 없는 사람도 확인판결로 출급할 수 있나
공탁서에 피공탁자로 적히지 않은 제3자는 피공탁자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아도 그 판결로 직접 출급을 청구할 수 없다(2007다3391 이유). 변제공탁의 출급청구권자는 피공탁자 또는 그 승계인이기 때문이다(2007다3391 이유). 피공탁자는 공탁서의 기재로 형식적으로 정해지므로, 실체법상 채권자라도 피공탁자로 지정되어 있지 않으면 출급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같은 판결 이유).
이 제한은 공탁서에 없는 제3자가 자기 권리를 내세워 직접 출급하려는 경우에 관한 것이다. 피공탁자의 지위를 이어받은 승계인은 판결이 출급청구권자로 명시한 사람이고(2007다3391 이유), 출급청구서에도 권리승계인이라는 뜻을 적어 청구한다(공탁규칙 제32조 제2항 제6호). 피공탁자의 출급청구권을 압류하고 추심명령을 받은 채권자도 다르다. 그는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피공탁자인 채무자의 권리를 추심권에 기해 자기 이름으로 행사한다(민사집행법 제229조 제2항, 2011다55405 판결요지 [1]).
앞의 추심채권자 사안과 결론이 다른 것처럼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추심채권자는 피공탁자인 채무자의 권리를 확인받는 것이고, 이 경우는 공탁서에 없는 자기 권리를 확인받으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탁서에 내 이름이 없다면 확인소송보다 먼저, 내가 피공탁자의 승계인인지 또는 피공탁자의 권리를 압류·추심할 수 있는 채권자인지부터 따져야 한다.
공탁서가 정한 내 몫을 넘는 부분도 확인받을 수 있나
피공탁자로 적혀 있더라도 공탁서가 정한 내 몫을 넘는 부분은 확인 대상이 되지 않는다(2007다3391 이유). 2007다3391 사건에서는 같은 사해행위에 관하여 한국수출보험공사, 신한은행, 신용보증기금이 각자 수익자를 상대로 사해행위취소와 가액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따로 진행했다(2007다3391 이유). 수출보험공사의 소송에서는 372,266,250원과 판결 확정일부터의 연 5%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2005. 5. 13. 확정되었다(2007다3391 이유).
수익자는 2005. 7. 15. 공탁을 했다(2007다3391 이유). 누구에게 가액배상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다는 이유였다. 공탁금액은 먼저 확정된 수출보험공사 판결에 따른 원리금으로 했고, 세 기관을 모두 피공탁자로 하는 상대적 불확지공탁이었다. 신한은행과 신용보증기금에 대해서는 각각 377,266,250원과 결정 확정일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한다는 화해권고결정이 공탁 뒤에 확정되었다(2007다3391 이유).
2007다3391 판결이 비율 법리를 적용한 공탁에는 세 가지 구조가 함께 있었다. 첫째, 같은 금액 범위의 가액배상을 구한 취소채권자 전부가 피공탁자로 지정되었다. 둘째, 판결이나 화해권고결정 등으로 가장 다액으로 확정된 금액 상당이 공탁금액이 되었다. 셋째, 그중 누구에게 지급해야 할지 알 수 없다는 상대적 불확지공탁이었다. 이런 공탁에서 피공탁자 각자는 공탁서 기재에 따라, 각자의 소송에서 확정된 가액배상금의 비율로만 출급청구할 수 있다(같은 판결 이유).
이 사건에서는 신한은행과 신용보증기금의 화해권고결정이 공탁 뒤에 확정되었다. 그래서 그 두 기관의 금액에는 지연손해금이 생길 여지가 없었고, 각자의 금액이 수출보험공사의 금액과 달라졌다. 몫은 그 비율대로 정해졌다. 각자의 지분을 넘는 부분에 대해서는 피공탁자로 지정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수출보험공사가 그 초과지분에 관하여 상대방 피공탁자를 상대로 확인을 구할 수는 없다고 하여 상고를 기각했다(2007다3391 이유). 대법원은 이런 방식의 공탁이 적절했는지는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
이 비율 법리는 위 세 가지 구조를 갖춘 가액배상금 공탁에 관한 것이다. 피공탁자가 여러 명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공탁에서도 확정금액 비율로 나눈다고 옮겨 쓸 수는 없다. 다만 공탁서가 피공탁자와 그 몫을 정하는 기준이 되고, 공탁서 밖의 권리나 몫은 확인소송으로도 새로 만들 수 없다는 출발점은 다른 공탁에서도 같다.
누가 진정한 권리자인지는 무엇으로 정하나
피공탁자들 사이에서 누가 출급청구권을 가지는지는 공탁자인 채무자와 피공탁자들 사이에서 본래 채권이 성립한 법률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출급청구권은 채무자에 대한 본래 채권을 갈음하는 권리이므로, 그 귀속 주체와 권리 범위도 본래 채권의 법률관계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이다(2016다270049 판결요지). 확인소송의 원고는 결국 “내가 공탁자에게 본래 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주장·증명해야 한다. 피공탁자들끼리 맺은 다른 계약은 그것이 공탁자에 대한 권리로 이어지는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
에스크로 보증금 63억 원 사건
주식 매도인들은 매수인 측에 주식을 팔기로 하는 양해각서를 맺으면서 매수인 측이 보증금 63억 500만 원을 맡기기로 했고, 양측은 법무법인 태평양과 에스크로약정을 맺었다(2016다270049 이유 2.가·나). 에스크로약정은 태평양이 예치금을 보관하다가 약정에서 정한 사유가 생기면 권리자에게 지급하거나 반환하고, 분쟁의 여지가 있으면 공탁할 수 있게 했다. 매도인의 귀책사유가 아닌 사유로 대주주변경승인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의 사유로 매도인이 양해각서를 해제해 예치금이 위약벌로 매도인에게 귀속되는 경우도 정했다. 그때에는 태평양이 매수인 측에 통지한 뒤 매도인에게 지급한다는 조항이었다.
약정상 권리·의무를 양도하려면 다른 당사자들의 사전 서면동의가, 약정을 변경하려면 서면합의가 필요했다. 태평양은 약정 규정에 따라서만 책임을 지며, 다른 두 당사자가 연명으로 기명날인한 통지 서면만 신뢰하면 되었다(같은 판결 이유 2.나).
그 뒤 본계약인 주식양수도계약이 체결되면서 매수인은 매수인 측이 설립한 펀드 이니티움으로 바뀌었다. 양측은 예치금을 계약금으로 대체해 계속 예치해 두고, 매수인 측은 태평양에 대한 예치금반환채권을 이니티움에 양도하며 매도인들은 이에 동의하고, 양해각서는 본계약 체결로 원칙적으로 효력을 잃는다고 합의했다(같은 판결 이유 2.다). 그러나 양측은 태평양에 그 양도를 통지하거나 승낙을 받지 않았고, 계약금 대체와 양도를 반영해 에스크로약정을 변경하지도 않았다(같은 판결 이유 2.라). 이니티움이 기한 내에 대주주변경승인을 받지 못하자 매도인들은 주식양수도계약을 해제하고 예치금 지급을 요구했다. 태평양은 분쟁의 여지가 있다며 거절하고, 매도인들과 매수인 측을 피공탁자로 하여 상대적 불확지 변제공탁을 했다(같은 판결 이유 2.마).
매도인 측은 주식양수도계약에 따라 계약금을 위약벌로 몰취할 권리를 얻었으므로 공탁금 출급청구권도 자기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원심은 위약벌은 매수인 측의 귀책사유가 있어야 청구할 수 있는데 그 증거가 부족하다며 청구를 배척했다(같은 판결 이유 3). 대법원은 판단의 기준 자체를 다르게 잡았다. 태평양이 예치금을 지급하거나 반환할 채무는 에스크로약정에서 생긴 것이므로, 누가 출급청구권을 가지는지는 태평양에 대하여 예치금교부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건 에스크로약정 아래에서는 주식양수도계약상의 계약금 대체나 예치금반환채권 양도가 태평양에 통지되거나 약정이 변경되는 등의 추가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은 이상, 그 변동을 이유로 태평양에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 매도인 측은 태평양에 대한 예치금 지급청구권이 있다는 점을 주장·증명해야 했다. 그런데 주식양수도계약상 몰취권만 내세웠을 뿐, 그것이 태평양에 대한 청구권의 근거가 되는 이유는 주장하지 않았다(같은 판결 이유 4).
대법원은 매도인 측 주장을 선해하여 에스크로약정의 위약벌 귀속 조항을 근거로 본다고 해도 결론은 같다고 했다. 매도인들이 그 조항이 정한 사유로 양해각서를 해제한 사실이 없다. 양해각서는 본계약 체결로 효력을 잃었고, 대주주변경승인을 받을 의무도 이니티움이 지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러므로 이니티움의 의무불이행이 곧 매수인 측의 양해각서상 의무불이행이 된다고 볼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심의 이유 설시에 부적절한 부분이 있지만 결론은 정당하다며 상고를 기각했다(같은 판결 이유 4).
이 사건의 교훈은 두 층으로 나누어 읽어야 한다. 출급청구권의 귀속을 공탁자와의 본래 법률관계로 판단한다는 것은 상대적 불확지 변제공탁 일반에 적용되는 법리다. 반면 통지나 약정 변경이 없으면 변동사유를 공탁자에게 주장할 수 없다는 판단은 이 에스크로약정의 구조 위에서 나온 사안 판단이다. 이 약정은 양도에 사전 서면동의를, 변경에 서면합의를 요구하고, 공탁자가 약정과 연명 통지만 믿으면 되도록 짜여 있었다. 다른 사건에서 채권양도나 계약 변경을 주장하려면 그 사건의 본래 계약이 공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무엇을 요구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소송에서 무엇을 증명하고 어떤 자료를 모으나
확인소송에서 원고가 증명할 핵심은 “공탁자에 대한 본래 채권을 내가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2016다270049 이유 4). 자료는 그 주장의 각 단계에 맞추어 모은다.
| 자료 | 무엇을 확인하는가 | 어떻게 구하나 |
|---|---|---|
| 공탁서(또는 공탁기록) | 피공탁자, 근거 법령조항, 공탁원인사실, 공탁금액. 공탁의 종류와 피고 범위를 정하는 기준 | 공탁자가 가지고 있다. 피공탁자는 공탁통지서의 공탁번호로 어느 공탁인지 특정할 수 있다 |
| 공탁통지서 | 공탁관이 피공탁자에게 보낸 공탁번호·발송연월일 등(공탁규칙 제29조 제2항) | 공탁관이 피공탁자에게 발송한다(같은 조 제1항). 소송 자료라기보다 나중에 출급청구 때 붙일 원칙적 첨부서류이므로 잃어버리지 않게 보관한다 |
| 본래 채권의 근거 계약 | 공탁자에게 본래 채권을 행사할 사람이 누구인지 | 임대차계약서, 물품공급계약서, 에스크로약정서 등 공탁자와 맺은 계약 |
| 권리 변동 자료 | 채권양도·승계 등을 내세울 때, 그 변동이 공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효력이 있는지 | 양도계약서, 양도통지서와 도달 증명(내용증명), 공탁자의 승낙서, 약정 변경 합의서 |
| 압류·추심명령 정본과 송달 자료 | 추심채권자가 원고인 경우 추심권의 존재와 범위 | 압류·추심명령을 받은 집행법원 기록 |
| 가압류·압류 결정 | 혼합공탁에서 피고로 삼을 집행채권자의 범위 | 공탁원인사실의 기재, 공탁기록 |
권리 변동 자료는 상대방이 권리를 다투는 근거와 맞물린다. 2011다84076 사건에서 국가는 양도금지 특약을 내세워 양도의 효력을 다투었고 제1심은 양수인의 악의·중과실 여부를 심리했다(같은 판결 이유 1.라). 이처럼 상대방이 무엇을 다툴지 미리 예상해 그 쟁점에 맞는 자료를 갖추는 것이 실제 소송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승소한 뒤 공탁금을 어떻게 받나
확인 승소판결이 확정되면 그 판결을 붙인 출급청구서 2통을 공탁관에게 낸다(공탁규칙 제32조 제1항, 2011다55405 판결요지 [1]). 확정판결은 출급청구권 증명서면 역할만 하므로, 나머지 첨부서류와 별도 요건은 서류마다 따로 확인한다(공탁규칙 제33조). 출급청구권에는 10년의 소멸시효가 있으므로 확정 뒤 청구를 미루지 않는다(공탁법 제9조 제3항).
출급청구서와 첨부서류
청구서에는 공탁번호, 출급하려는 공탁금액, 출급청구사유, 청구인의 인적사항 등을 적고, 청구인이 피공탁자의 권리승계인이면 그 뜻도 적는다(공탁규칙 제32조 제2항). 첨부서류는 서류마다 원칙적으로 내는지, 일정한 경우에만 필요한지, 면제되거나 다른 서류로 대체할 수 있는지가 다르다. 공탁규칙 제33조의 첨부서류는 다음과 같다.
- 출급청구권 증명서면(제2호).
- 원칙: 확정판결이나 승낙서가 여기에 해당한다. 혼합공탁이면 다른 피공탁자에 대한 관계뿐 아니라 가압류채권자를 포함한 집행채권자에 대한 관계까지 이 서면으로 증명되어야 한다(2011다84076 판결요지 [2]).
- 면제: 앞에서 본 가목(공탁서 내용으로 명백)·나목(동일인 확인 증명서 송부)의 경우뿐이다(공탁규칙 제33조 제2호 단서).
- 공탁통지서(제1호).
- 원칙: 붙인다(공탁규칙 제33조 제1호).
- 면제: 다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붙이지 않는다(공탁규칙 제33조 제1호 단서).
- 대체: 공탁통지서를 잃어버려 붙일 수 없고 위 면제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으면 대체서류를 낸다.
- 보증서: 공탁관이 인정하는 2명 이상이 연대하여, 그 사건에 관하여 손해가 생기면 배상한다는 자필서명한 보증서를 쓴다. 여기에 보증인들의 재산증명서(등기사항증명서 등)와 신분증 사본을 함께 낸다(공탁규칙 제41조 제1항).
- 관공서: 청구인이 관공서이면 청구하는 공무원의 공탁물 출급·회수 용도 재직증명서를 보증서 대신 낼 수 있다(공탁규칙 제41조 제2항).
- 자격자대리인: 변호사·법무사 등 자격자대리인이 출급청구를 대리하면, 손해가 생기면 배상한다는 자격자대리인 명의의 보증서를 작성해 보증서 대신 낼 수 있다. 이 보증서에는 자격자대리인이 기명날인해야 한다(공탁규칙 제41조 제3항).
- 제41조 제1항이나 제2항의 서류로 청구할 때에는 출급청구서에 그 서류를 첨부한 뜻도 적는다(공탁규칙 제32조 제2항 제7호).
- 반대급부 증명서류(제3호).
- 필요한 경우: 공탁물을 받을 사람이 반대급부를 해야 하는 경우다. 이때에는 공탁자의 서면, 판결문, 공정증서, 그 밖의 관공서 작성 공문서 등으로 반대급부가 있었음을 증명해야 공탁물을 받을 수 있다(공탁법 제10조).
제33조의 첨부서류 외에도 별도 요건이 있다.
- 인감증명서.
- 원칙: 청구서나 위임 대리인의 권한을 증명하는 서면에 찍은 인감에 관하여 인감증명서를 내야 한다(공탁규칙 제37조 제1항). 법정대리인, 지배인 등 등기된 대리인, 법인·법인 아닌 사단이나 재단의 대표자·관리인이 청구하면 그 사람의 인감증명서를 낸다(공탁규칙 제37조 제2항).
- 면제: 인감증명서가 면제되는 경우는 둘이다.
- 첫째 면제의 범위: 제2항에서 말하는 사람에 해당하지 않는 위임에 따른 대리인이 청구하거나 금액이 1,000만원을 넘으면 적용되지 않는다. 반면 법정대리인이나 지배인 등 등기된 대리인은 제2항에서 말하는 사람이므로, 이들이 직접 1,000만원 이하를 청구하고 신분증으로 확인되면 면제된다(공탁규칙 제37조 제2항, 제3항 제1호). 내 청구가 어느 경우인지 먼저 확인한다.
- 자격증명서면.
- 필요한 경우: 대표자·대리인의 자격증명서면 등도 따로 갖추어야 한다(공탁규칙 제38조 제1항).
- 법인 아닌 사단·재단: 대표자나 관리인의 자격을 증명하는 서면에 그 사실을 확인하는 데 상당한 성년 2명 이상이 사실과 같다는 뜻과 성명을 적고 자필서명한 뒤 신분증 사본을 붙인다(공탁규칙 제38조 제2항).
- 대체: 자격자대리인이 대리하면 그 서면에 자격자대리인이 사실과 같다는 뜻을 적고 기명날인하는 것으로 갈음할 수 있다(공탁규칙 제38조 제3항).
자세한 절차는 공탁물 출급·회수 청구 절차에서 본다.
출급청구권의 10년 시효와 상대적 불확지공탁의 기산점
금전 공탁금의 원금이나 이자를 받을 권리는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10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공탁법 제9조 제3항). 법률이 정한 것은 10년이라는 기간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라는 기산의 원칙까지다(공탁법 제9조 제3항). 그때가 공탁 유형별로 구체적으로 언제인지는 법률에 적혀 있지 않다. 공탁관이 시효 완성 여부를 판단할 때 쓰는 사무처리 기준은 행정예규 제948호가 정하며, 이 예규는 법 제9조 제3항의 원칙을 공탁 유형별 기산일로 풀어 적은 것이다(행정예규 제948호 1.가, 2).
행정예규 제948호에 따르면 변제공탁의 출급청구권은 원칙적으로 “공탁통지서 수령일”부터 기산한다(행정예규 제948호 2.가). 그러나 상대적 불확지공탁에서는 예외로, 출급청구권이 “공탁금의 출급청구권을 가진 자가 확정된 때”부터 기산한다(행정예규 제948호 2.가.(3)). 공탁통지서를 받은 날이나 공탁일이 기산점이 아니라는 뜻이다. 예규가 이유를 따로 적지는 않는다. 다만 공탁서가 “갑 또는 을”이라고만 적고 있는 동안에는 피공탁자 누구도 증명서면 없이 혼자 출급할 수 없다는 점(공탁규칙 제33조 제2호)과 맞닿아 있다.
예규는 무엇으로 권리자가 “확정”되는지를 따로 적지 않는다. 그러나 공탁관에게 권리자가 정해졌음을 보여 주는 자료는 출급청구권 증명서면이다. 다른 피공탁자의 승낙서를 받았다면 그 승낙서가, 확인소송을 했다면 출급청구권 확인 승소확정판결이 그 자료가 된다(2011다55405 판결요지 [1], 공탁규칙 제33조 제2호). 혼합공탁이라면 가압류채권자를 포함한 집행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증명서면이 갖추어져야 출급할 수 있다(2011다84076 판결요지 [2]).
그러므로 승낙서의 작성일, 판결의 확정일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확정증명원 등)를 출급서류와 함께 보관한다. 그리고 그 날짜를 기준으로 10년이 지나기 전에 출급청구를 마치도록 일정을 잡는다(행정예규 제948호 2.가.(3), 공탁법 제9조 제3항). 확정 시점이 언제인지 다툼이 생길 수 있는 사안이라면, 확정판결이나 승낙을 받은 뒤 출급청구를 미루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비다.
이 기산점은 상대적 불확지공탁의 출급청구권에 관한 규칙이다. 모든 공탁에서 판결 확정일부터 10년을 센다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공탁법 제9조 제3항, 행정예규 제948호 2). 같은 예규 안에서도 공탁 유형별 기산점은 다르다.
| 공탁 유형 | 기산점 | 상대적 불확지공탁과 다른 점 |
|---|---|---|
| 변제공탁 중 공탁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에 관하여 공탁자와 피공탁자 사이에 다툼이 있는 경우 | 출급청구권과 회수청구권 모두 “분쟁이 해결된 때”(행정예규 제948호 2.가.(1)) | 공탁자와 피공탁자 사이의 다툼에 관한 규정이다. 피공탁자들끼리 누가 권리자인지 다투는 상대적 불확지공탁의 (3)과는 다툼의 당사자가 다르다 |
| 집행공탁 중 배당 기타 관공서의 결정에 따라 지급하는 경우 | “증명서 교부일”(행정예규 제948호 2.다.(1)) | 집행공탁은 변제공탁과 별도 항목이다 |
| 집행공탁 중 경매절차에서 채무자에게 줄 잉여금을 공탁한 경우 등 | “공탁일”(행정예규 제948호 2.다.(2)) | 그 유형에 한정된 규칙이므로 상대적 불확지 변제공탁으로 옮겨 오면 안 된다 |
변제공탁과 집행공탁의 성질을 함께 가진 혼합공탁은 어느 항목에 따라 기산할지 사안별로 따져야 한다. 그러므로 공탁서의 근거 조항과 공탁원인을 근거로 공탁소에 기산점을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법원행정처장이 시효 완성 전에 권리가 있음을 알릴 수 있다는 규정도 있다(공탁법 제9조 제4항). 그러나 알릴 수 있다는 것일 뿐, 통지를 받지 못했다고 시효가 멈추는 것은 아니다.
공탁관이 출급을 거부하면
공탁관이 출급청구를 받아 주지 않으면 그 처분에 대해 관할 지방법원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신청서는 공탁소에 낸다(공탁법 제12조 제1항·제2항). 공탁관은 이유 있다고 보면 신청 취지대로 처분하고, 이유 없다고 보면 이의신청서를 받은 날부터 5일 이내에 의견을 붙여 관할 지방법원에 보낸다(공탁법 제13조 제2항). 법원은 이유를 붙인 결정으로 판단하고, 그 결정에는 「비송사건절차법」에 따라 항고할 수 있다(공탁법 제14조). 이 절차는 공탁관이 서류를 제대로 심사했는지를 다투는 것이어서, 피공탁자들 사이에서 누가 권리자인지를 정하는 확인소송을 대신하지 못한다. 서류가 부족해서 거부당했다면 이의신청보다 빠진 증명서면, 특히 혼합공탁에서 빠진 집행채권자와의 관계를 보완하는 것이 먼저다.
실무 체크포인트
- 공탁서(또는 공탁기록)를 떼어 피공탁자 명의, 근거 법령조항, 공탁원인사실, 공탁금액을 확인한다. 세 기재를 종합해 공탁의 종류를 판단하고, 근거 조문 하나만 보고 단정하지 않는다(2011다84076 판결요지 [1]).
- 피공탁자 칸에 내 이름이 없으면 확인소송 전에 지위부터 확인한다. 자기 권리로 확인판결을 받아도 직접 출급할 수 없다(2007다3391 이유). 피공탁자의 승계인인지(2007다3391 이유), 또는 피공탁자의 출급청구권에 대한 압류·추심명령 정본을 가진 채권자인지(2011다55405 판결요지 [1]) 본다.
- 다른 피공탁자에게 승낙서를 받을 수 있는지 먼저 알아본다. 받을 수 없으면 확인소송을 낸다(2011다55405 판결요지 [1]).
- 피고 명단을 짠다. 상대적 불확지 변제공탁이면 다른 피공탁자를 피고로 한다(2016다270049 판결요지). 혼합공탁이면 공탁원인사실과 공탁기록에서 가압류채권자를 포함한 집행채권자의 명의를 모두 찾고, 그중 출급청구권을 다투는 사람도 피고로 삼는다(2011다84076 판결요지 [2], [3]).
- 상대적 불확지 변제공탁 피공탁자의 출급청구권에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추심채권자라면 소장의 원고란에 자기 이름을 적고 다른 피공탁자를 상대로 한다. 청구취지는 “공탁금 중 ○○원에 대한 출급청구권이 (채무자)에게 있음을 확인한다”는 형태로 쓴다(2011다55405 판결요지 [1]).
- 공탁서가 정한 내 몫을 확인한다. 같은 금액 범위의 가액배상을 구한 취소채권자 전부를 피공탁자로 하고, 가장 다액으로 확정된 금액을 공탁금액으로 한 상대적 불확지공탁이라면(앞의 수출보험공사 사안), 각자 확정된 가액배상금 비율로만 출급할 수 있다. 그 지분을 넘는 부분은 확인을 구할 수 없다(2007다3391 이유). 이 구조가 아닌 공탁에 비율 법리를 그대로 옮기지 않는다.
- 공탁자에 대한 본래 채권의 근거 계약을 준비한다. 양도 등 변동을 내세운다면 양도통지서와 도달 증명, 공탁자의 승낙서, 약정 변경 합의서로 그 계약이 공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요구하는 통지·승낙·약정 변경 등이 갖추어졌는지 확인한다(에스크로 사안에서는 통지나 약정 변경이 없어 변동을 주장할 수 없었다, 2016다270049 이유 4).
- 판결이 확정되면 확정판결(또는 승낙서)을 붙인 출급청구서 2통을 낸다(공탁규칙 제32조 제1항). 나머지 서류는 각 적용 조건과 면제 사유를 하나씩 확인한다.
– 공탁통지서: 원칙적으로 붙인다. 청구금액이 5,000만원 이하(관공서·법인 아닌 사단·재단은 1,000만원 이하)인지 등 면제 사유가 있는지 본다(공탁규칙 제33조 제1호). 잃어버렸고 면제 사유도 없으면 보증서 등 대체서류를 낸다(공탁규칙 제41조).
– 반대급부 증명서류: 공탁물을 받기 위해 반대급부를 해야 하는 공탁일 때만 필요하다(공탁규칙 제33조 제3호, 공탁법 제10조).
– 인감증명서: 원칙적으로 낸다. 본인이나 제37조 제2항의 사람(법정대리인, 지배인 등 등기된 대리인, 법인·법인 아닌 사단이나 재단의 대표자·관리인)이 직접 1,000만원 이하를 청구하고 신분증으로 확인되는 경우에는 면제된다(공탁규칙 제37조 제3항 제1호). 제37조 제2항에서 말하는 사람에 해당하지 않는 위임에 따른 대리인이 청구하면 이 면제는 적용되지 않는다. 관공서가 청구하는 경우도 면제된다(공탁규칙 제37조 제3항 제2호).
– 자격증명서면: 대표자·관리인·대리인이 청구하는 등 해당하는 사람이 있을 때 갖춘다. 법인 아닌 사단·재단은 성년 2명 이상의 확인 또는 자격자대리인의 확인이 필요하다(공탁규칙 제38조). - 금전 공탁금 출급청구권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한다(공탁법 제9조 제3항). 상대적 불확지공탁의 출급청구권은 “출급청구권을 가진 자가 확정된 때”부터 기산한다(행정예규 제948호 2.가.(3)). 승낙서 작성일이나 판결 확정일을 증명할 자료(확정증명원 등)를 보관하고, 그 날짜를 기준으로 10년이 지나기 전에 출급을 마친다(행정예규 제948호 2.가.(3)). 다른 유형의 공탁(공탁자·피공탁자 사이 분쟁, 집행공탁 등)은 기산점이 다르므로 같은 방식으로 세지 않는다(행정예규 제948호 2.가.(1), 2.다).
- 공탁관이 출급을 거부하면 거부 사유를 확인한다. 서류 부족이면 빠진 증명서면, 특히 혼합공탁에서 집행채권자와의 관계를 먼저 보완한다. 처분 자체를 다툴 때에는 관할 지방법원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공탁소에 낸다(공탁법 제12조 제1항·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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