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상속인이 외국인인 상속등기에서 한국 실무는 상속인 전원의 확인, 즉 “신청인 외에 다른 상속인이 없다”는 소극적 증명까지 요구한다(94마1374, 등기예규 제1871호 제27조). 그런데 이 증명은 한국처럼 신분관계를 전수 등록하는 나라에서만 가능하고, 그런 제도를 가진 나라는 사실상 한국·일본·대만 정도다 — 등기예규 스스로 본국 상속증명서로 확인할 수 있는 예를 “일본·대만 등 해당 제도가 있는 경우”로 한정한다(같은 예규 제27조). 대부분의 나라 국적자에게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증명을 요구하는 셈이고, 실무는 이를 상속인 전원의 선서진술서로 갈음하는 대체 경로로 풀고 있다(부동산등기선례 제202006-2호).
쉽게 말하면 — 돌아가신 분이 외국인이면, 한국 부동산의 상속등기에서 “이 사람들 말고 상속인이 더 없다”는 것을 서류로 보여야 하는데, 대부분의 나라에는 그런 것을 보여줄 장부 자체가 없습니다. 그래서 상속인 전원이 “우리 말고 없다”고 공증받아 선서하는 서면으로 대신합니다.
왜 외국인에게 문제가 되나
한국의 소극적 증명은 가족관계등록부·제적이라는 폐쇄적 전수 기록을 전제로 한다(상속인 소극적 증명). 출생·혼인·입양이 모두 국가 장부에 기록되므로 기록을 연결하면 상속인 후보가 전부 드러난다. 그러나 대부분의 나라는 개별 사건 단위의 증서(출생증명서·혼인증명서)만 발급할 뿐, 한 사람을 중심으로 가족관계 전체를 묶어 보여 주는 공부가 없다. 개별 증서는 “이 사람이 자녀다”(적극)는 보여 줘도 “그 밖에 자녀가 없다”(소극)는 보여 주지 못한다.
그런데도 등기 실무의 요구 수준은 내외국인이 같다. 상속을 증명하는 서면은 “달리 상속인이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하고(94마1374), 등기관은 준거법 조사와 함께 상속인 전원 확인 서면을 심사한다(등기예규 제1871호 제26조·제27조). 준거법이 피상속인의 본국법이라는 점도 문제를 키운다(국제사법 제77조 제1항) — 누가 상속인인지의 기준 자체가 외국법이므로, 그 외국법상 상속인 범위를 확정한 뒤 그 전원이 맞다는 것까지 증명해야 한다. 상세는 외국인 피상속인·상속준거법 참조.
문제의 뿌리는 두 겹입니다. 누가 상속인인지는 그 외국 법으로 정해지는데, 그 명단이 전부라는 것을 보여줄 장부는 그 나라에 없습니다. 한국 등기소는 한국인에게 하듯 “전부임”의 확인을 요구합니다.
실무가 연 대체 경로 — 선서진술서
등기예규와 선례는 두 갈래를 정한다(등기예규 제1871호 제27조, 부동산등기선례 제202006-2호).
- 본국에 상속인 전원 증명제도가 있는 경우 — 그 증명서를 제출한다. 예규가 드는 예는 일본·대만이다. 일본의 호적, 대만의 호적이 한국 제적·가족관계등록부와 같은 기능을 한다.
- 증명제도가 없는 경우 — 두 층을 겹쳐 제출한다. ① 각 상속인이 상속인임을 보여 주는 적극적 증명 서류(출생증명서·혼인증명서 등) ② “등기신청인 외에 다른 상속인은 없다”는 내용의 상속인 전원의 선서진술서. 선서진술서는 본국 공증인(대한민국 주재 본국 공증담당영사 포함)의 인증을 받아야 하고, 본국의 공증인 제도 또는 영사 제도상 선서진술서 업무가 가능한 경우에 한한다(부동산등기선례 제202006-2호).
선례는 단서를 남긴다 — 구체적 사건에서 이 정보가 충분한지는 담당 등기관이 판단할 사항이다(같은 선례). 선서진술서를 갖춰도 수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일본·대만 국적이면 그 나라 호적으로 해결됩니다. 그 밖의 나라면 출생·혼인증명서로 각자 상속인임을 보이고, 상속인 전원이 “우리 말고 없다”는 선서를 공증받아 냅니다. 다만 이 서류를 다 갖춰도 받아 줄지는 등기관 판단에 맡겨져 있어, 비슷한 사건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알아보고 신청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실무 인사이트 — 선서진술서는 증명이 아니라 진술이다. 폐쇄 장부가 없는 이상 “없다”는 사실은 누구도 증명할 수 없으므로, 실무는 증명 불가능한 것을 상속인 전원의 선서로 의제하는 길을 연 것이다. 국내 사안에서 제적부 소실 시 공동상속인 연서 진술서로 대체하는 구조(등기예규 제1871호 제13조)와 같은 원리다. 그래서 이 국면의 실무 위험은 서류의 진위가 아니라 등기관의 재량 유보에 있다 — 같은 서류 구성이 등기소에 따라 수리되기도, 보정·각하되기도 한다.
나라별 사정
- 일본·대만 — 호적 제도가 있어 본국 증명서 경로로 해결된다(등기예규 제1871호 제27조).
- 중국(외국국적동포 포함) — 전수 신분등록부는 없으나 공증처(公证处)의 친족관계공증·상속공증 제도가 발달해 있다. 공증서로 상속인 범위를 소명하는 구성이 실무에서 쓰인다(주중국 대한민국 대사관 법률상담 안내 참조). 중국은 아포스티유 협약 가입국이므로 공증 문서에 아포스티유를 붙인다.
- 미국 등 영미법계 — 상속인 확정 자체가 법원의 유산관리 절차(probate)나 주법상 선서서(affidavit of heirship)로 이루어진다. 어느 쪽이든 한국식 공부 증명이 아니라 법원 결정 또는 선서이므로, 한국 등기에서는 그 결과물에 적극 증명 서류와 선서진술서를 조합해 제출하는 구성이 된다. 지역마다 법이 다르므로 어느 주법인지부터 특정해야 한다(국제사법 제16조 제3항).
- EU — 회원국 간에는 유럽상속증명서(ECS)가 상속인 지위를 통일적으로 증명한다(유럽상속규정 — EU 규정 650/2012). 다만 이는 EU 역내 효력이 원칙이라, 한국 등기소에 대한 증명력은 별도 문제다.
외국국적동포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한국 국적 상실 전에 편제된 제적·가족관계등록 기록이 한국에 남아 있으므로, 그 기록이 상속인 확정의 일차 자료가 되고 본국 서류는 국적 상실 이후의 신분변동(혼인·자녀 출생 등)을 잇는 데 쓰인다. 외국국적동포의 증명서 발급은 외국국적동포의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참조.
실무 체크포인트
- 준거법부터 확정한다. 상속인 범위는 피상속인 본국법이 정하고(국제사법 제77조 제1항), 미국처럼 지역별 법제가 다르면 주까지 특정한다(국제사법 제16조 제3항).
- 본국에 상속인 전원 증명제도가 있는지 확인한다(일본·대만 등, 등기예규 제1871호 제27조).
- 없으면 선서진술서 경로의 성립 요건을 본다 — 본국 공증인 제도나 주한 영사의 선서진술서 업무가 가능한지(부동산등기선례 제202006-2호).
- 사망증명서(본국 관공서 또는 의료기관), 각 상속인의 출생·혼인증명서, 선서진술서에 번역문과 아포스티유(또는 영사확인)를 갖춘다.
- 등기기록상 피상속인 표시(국적·성명·생년월일·주소)와 제출 서면상 인적사항의 동일성을 대조한다(등기예규 제1871호 제27조).
- 서류가 갖춰져도, 수리는 등기관 판단 사항이라는 것이 등기선례이므로, 접수 예정 등기소의 처리 사례를 알아 볼 필요가 있다(부동산등기선례 제20200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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