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회생절차 신청과 진행

간이회생절차는 빚이 많지 않은 자영업자·소규모 사업자가 일반 회생보다 절차와 비용 부담을 덜고 사업을 살릴 수 있게 만든 간편형 회생절차다(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2). 큰 기업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일반 회생절차가 작은 사업자에게는 절차도 무겁고 관리인·조사위원 보수 부담도 컸기 때문에, 소액영업소득자만을 위한 특칙을 따로 두었다. 특칙으로 달리 정한 것을 빼면 일반 회생절차(제2편)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므로(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3), 실무의 핵심은 “무엇이 다른가”를 정확히 짚는 것이다. 이 글은 적용 대상 판단부터 신청·개시, 관리인 불선임과 간이조사위원, 회생계획안 가결요건 특례까지 절차 순서대로 정리한다.

쉽게 말하면 — 신청 당시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 합계가 50억 원 이하인 영업소득자가 이용하는 회생의 간편 버전입니다. 관리인을 원칙적으로 두지 않고 조사 업무를 간이하게 수행해 비용 부담을 낮추며, 채권자 동의 문턱도 낮춘 것이 일반 회생과의 가장 큰 차이입니다. 나머지 절차는 일반 회생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누가 신청할 수 있나 — 소액영업소득자

간이회생절차는 소액영업소득자만 신청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2). 두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 영업소득자일 것: 부동산임대소득·사업소득·농업소득·임업소득,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수입을 장래에 계속적으로 또는 반복하여 얻을 가능성이 있는 채무자다(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2 제1호). 급여만 받는 사람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 소액일 것: 신청 당시 회생채권(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회생담보권)의 총액이 50억 원 이하여야 한다. 조문 자체는 “50억원 이하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하”라고 정하고(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2 제2호), 시행령이 그 금액을 50억 원으로 못 박았다(채무자회생법 시행령 제15조의3).

여기에 개인 채무자만을 향한 제한이 하나 더 붙는다. 개인인 소액영업소득자가 신청일 전 5년 이내에 개인회생절차나 파산절차에 따른 면책을 받은 사실이 있으면 신청할 수 없다(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4 제1항 단서). 법인에는 이 제한이 없다.

임대·사업으로 꾸준히 버는 사람이 빚 50억 원 이하일 때만 됩니다. 월급쟁이는 대상이 아니고, 개인이라면 최근 5년 안에 개인회생·파산으로 빚을 털었던 적이 없어야 합니다.

신청 — 회생절차 전환 의사를 함께 밝힌다

간이회생절차개시의 신청은 정해진 사항을 적은 서면으로 한다(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4 제3항). 개인이면 성명·주민등록번호·주소를, 법인이면 상호·주된 사무소나 영업소 소재지·대표자 성명을 적고, 신청 취지와 개시 원인, 채무자의 영업 내용과 재산 상태, 그리고 소액영업소득자에 해당하는 채무액과 그 산정 근거를 기재해야 한다. 서면에는 채권자목록, 영업 내용에 관한 자료, 재산 상태에 관한 자료, 그 밖에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서류를 붙인다(같은 조 제4항).

일반 회생신청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전환 의사”를 미리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신청인은 신청할 때, 나중에 소액영업소득자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질 경우 일반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4 제2항). 이 의사표시는 뒤에서 볼 개시 단계의 처리 방향을 좌우하므로 실무상 빠뜨리면 안 되는 항목이다.

개시결정과 폐지 — 자격이 어긋나면 어떻게 되나

법원은 신청이 있으면 채무자가 개시원인(채무자회생법 제34조 제1항 각 호)에 해당하고, 기각사유(채무자회생법 제42조)와 5년 내 면책이력 제한에 걸리지 않는 한 반드시 간이회생절차개시결정을 한다(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5 제1항). 요건을 갖추면 개시가 필요적이라는 점은 일반 회생과 같다.

문제는 자격이 어긋날 때다. 신청 시점에 이미 소액영업소득자가 아니거나 5년 내 면책이력 제한에 걸리면, 법원은 앞서 밝힌 전환 의사에 따라 처리한다(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5 제2항).

  • 전환 의사가 없다고 밝힌 경우: 간이회생절차개시신청을 기각한다.

  • 전환 의사가 있다고 밝힌 경우: 간이회생절차개시신청은 기각하되, 곧바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하거나 회생절차개시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한다. 즉 요건이 어긋나도 절차가 곧장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반 회생으로 넘어갈 길이 열려 있다.

개시된 뒤라도 안심할 수 없다. 개시결정이 있은 후 회생계획인가결정이 확정되기 전에 채무자가 소액영업소득자가 아니었음이 밝혀지거나 5년 내 면책이력 제한에 해당함이 드러나면, 법원은 이해관계인의 신청이나 직권으로 반드시 간이회생절차폐지결정을 한다(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5 제3항). 다만 이때도 법원은 채권자 일반의 이익과 채무자의 회생 가능성을 고려해 일반 회생절차를 속행할 수 있고, 간이회생절차에서 이미 행해진 처분·행위 등은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 회생절차에서도 유효한 것으로 본다(같은 조 제4항). 인가결정이 확정된 뒤 채권조사확정 결과 신청 당시 한도 초과가 드러났다는 사정만으로 인가결정을 소급하여 취소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하급심 결정도 있다(2016라20489).

나중에 “사실은 소액영업소득자가 아니었다”거나 “최근 5년 안에 면책받은 개인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면 간이회생은 폐지됩니다. 그러나 그동안 진행한 것이 헛일이 되는 것은 아니고, 법원이 일반 회생으로 넘겨서 이어갈 수 있습니다.

관리인을 두지 않는다

간이회생절차에서는 관리인을 선임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6 제1항 본문). 이때 채무자(법인이면 그 대표자)를 이 편에 따른 관리인으로 본다(같은 조 제2항). 관리인에게 지급할 보수를 아끼면서 채무자가 스스로 사업을 계속 운영하도록 한 것이다.

예외는 있다. 재정 파탄의 원인이 채무자·이사·지배인의 재산 유용·은닉이나 중대한 부실경영에 있는 경우 등 채무자회생법 제74조 제2항 각 호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면 법원은 관리인을 선임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6 제1항 단서). 부실·비리 사안까지 경영권을 그대로 맡기지는 않겠다는 취지다.

간이조사위원으로 조사를 가볍게

법원은 이해관계인의 신청이나 직권으로 채무자회생법 제601조 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자를 간이조사위원으로 선임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7 제1항). 간이조사위원은 일반 조사위원의 업무를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간이한 방법으로 수행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조사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려는 장치다. 간이조사위원이 선임되면 관리인도 자신의 업무(제91조부터 제93조까지)를 간이한 방법으로 처리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회생계획안 가결요건 특례 — 통과 문턱을 낮췄다

간이회생절차의 진짜 강점은 회생계획안 가결요건에 있다. 일반 회생절차의 회생채권자 조는 의결권 총액의 3분의 2 이상 동의라는 한 가지 문턱만 인정된다(채무자회생법 제237조 제1호). 반면 간이회생절차의 관계인집회에서는 회생채권자의 조에서 다음 두 요건 중 어느 하나만 충족하면 가결된 것으로 본다(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8).

  •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회생채권자의 의결권 총액의 3분의 2 이상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가진 자의 동의가 있을 것(제1호 — 일반 회생과 같은 요건)

  •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회생채권자의 의결권 총액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의결권을 가진 자의 동의 및 의결권자의 과반수의 동의가 있을 것(제2호 — 간이회생에만 있는 완화 요건)

두 번째 요건이 핵심이다. 액수 기준을 3분의 2에서 2분의 1 초과로 낮추는 대신 “의결권자의 과반수”라는 머릿수 기준을 함께 요구하므로, 반대 채권자가 일부 있어도 금액 기준 2분의 1 초과와 의결권자 수 과반수를 함께 확보하면 가결될 수 있다. 다만 이 특례는 회생채권자의 조에만 적용된다. 회생담보권자의 조나 주주·지분권자의 조의 가결요건(채무자회생법 제237조 제2호·제3호)은 일반 회생과 똑같이 유지된다.

일반 회생은 회생채권자 쪽에서 “빚 금액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계획안이 통과됩니다. 간이회생은 여기에 더해 “금액의 절반 초과 + 사람 수 과반수”라는 낮은 문턱을 하나 더 열어 줍니다. 따라서 금액 기준 절반 초과와 의결권자 수 과반수를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채무 50억 원 초과 여부는 신청 당시를 기준으로 본다(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2 제2호). 신청 당시 존재하던 회생채권이 뒤늦게 확정·추가 인정되어 그 당시 회생채권·회생담보권 총액이 50억 원을 초과했음이 인가결정 확정 전에 밝혀지면 필요적 폐지 사유가 되므로, 신청 당시 총액 산정을 처음부터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2016라20489).

  • 신청서에 전환 의사(요건 불충족 시 일반 회생신청 의사)를 반드시 명확히 적는다(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4 제2항). 이 항목을 빠뜨리면 보완이 필요하고, “의사 없음”으로 기재하면 나중에 자격이 어긋났을 때 간이회생절차개시신청이 기각되어 일반 회생으로 바로 이어질 수 없다.

  • 5년 내 면책이력 제한은 개인 채무자에게만 적용된다(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4 제1항 단서). 법인은 이 제한과 무관하므로 신청 단계에서 채무자가 개인인지 법인인지를 먼저 확정한다.

  • 가결요건 특례는 회생채권자의 조에만 미친다(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8). 회생담보권자 조는 여전히 4분의 3(청산·영업양도형 회생계획안은 5분의 4) 요건이 그대로이므로, 담보권자 동의 확보 전략은 일반 회생과 동일하게 세워야 한다.

  • 관리인·조사위원 불선임은 절대적이지 않다. 부실경영·재산은닉 등 채무자회생법 제74조 제2항 사유가 인정되면 법원이 관리인을 선임할 수 있으므로(채무자회생법 제293조의6 제1항 단서), 파탄 원인이 채무자 측 비리로 비칠 소지가 있으면 소명 자료를 미리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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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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