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소유자가 남에게 땅을 쓰라고 승낙했다면 그 승낙은 대개 계약이 된다. 그래서 소유자 마음대로 언제든 거둬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상으로 쓰게 한 사용대차라면 소유자가 사용관계를 끝낼 수 있는 때는 민법이 정한 반환시기에 이르렀거나 법정 해지사유가 생긴 때로 한정된다(민법 제613조, 민법 제610조 제3항, 민법 제614조). 반환시기를 정하지 않았더라도 오래 썼다는 사정 하나로 해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용·수익에 족한 기간이 지났는지는 계약 당시 사정, 차주의 사용기간과 이용 상황, 소유자가 반환을 필요로 하는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2014두14181 판결요지 [1]).
반면 토지를 새로 산 사람과의 관계는 전혀 다른 문제다. 송전탑 사안에서 대법원은, 사용자가 소유권이나 지상권·전세권 같은 제한물권을 취득하지 않았다면 종전 소유자의 승낙을 받았거나 사실상 소유자에게 대가를 치렀더라도 새 소유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했다(2000다65246 이유 2.). 다만 대가를 받는 토지임대차라면 민법이 따로 정한 대항요건(임대차등기, 건물 소유 목적 토지임대차의 지상건물 등기)을 갖추었는지를 별도로 본다(민법 제621조 제2항, 민법 제622조 제1항). 또 집합건물의 대지로서 전유부분 소유를 위한 사용권이 대지사용권이 된 경우에는 새 소유자에게도 주장할 여지가 생긴다(2023다254816 이유 4. 다.). 법률이 종전 소유자의 의무 승계를 정한 특수한 경우도 따로 본다.
쉽게 말하면 — 한국전력공사가 송전탑을 세우려고 땅의 등기 소유자와, 그 땅을 사 두었으나 아직 등기를 넘겨받지 못한 매수인 양쪽에서 사용승낙을 받고 매수인에게 보상금까지 줬습니다. 그런데 그 땅에는 이보다 앞서 다른 회사 명의의 근저당권과 지상권이 등기되어 있었고, 그 근저당권 실행으로 경매가 진행되어 땅을 낙찰받은 사람이 송전탑 철거를 구했습니다. 결론은 철거였습니다. 한전이 소유권이나 지상권 같은 제한물권을 취득하지 않은 이상, 종전 소유자 쪽의 승낙과 보상금 지급만으로는 새 소유자에게 맞설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낙찰자가 송전탑이 있는 줄 알고 샀다는 사실만으로 사용을 묵인한 것으로 보지도 않았습니다(2000다65246 이유 1.·2.).
짧게 대조하면, 아파트 전유부분을 소유하라고 대지 무상사용을 승낙했고 그 사용권이 대지사용권이 되었다면 사정이 다릅니다. 나중에 대지를 산 사람이 선의로 물권을 취득한 제3자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용권의 부담을 떠안은 소유권을 취득했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2023다254816 이유 4. 다.).
먼저 승낙이 어떤 법률관계인지 어떻게 확인하나
승낙의 성질은 대가가 있었는지와 반환을 어떻게 약속했는지로 확인한다. 상대방에게 무상으로 사용·수익하게 하고 상대방은 다 쓴 뒤 돌려주기로 했다면 사용대차이다(민법 제609조). 사용·수익하게 하는 대가로 차임을 지급하기로 했다면 임대차이다(같은 법 제618조). 이 구별이 먼저인 이유는 소유자가 사용관계를 끝낼 수 있는 시점과 방법이 이 성질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 다루는 해지 요건은 사용대차에 관한 것이다.
여기서 ‘대주’는 물건을 빌려준 사람(토지 소유자 쪽), ‘차주’는 빌려 쓰는 사람을 말한다. ‘사용승낙’이라는 말만으로는 성질이 정해지지 않는다. 같은 승낙서라도 무상인지, 대가가 있었는지, 대가를 누가 받았는지, 사용기간이나 목적을 어떻게 적었는지에 따라 법률관계가 달라진다.
판례에서 실제로 문제가 된 자료는 다음과 같다. 이것은 소송이나 협상에서 사실을 확인하는 자료이지, 법령이 정한 첨부서류가 아니다.
| 자료 | 무엇을 확인하는 자료인가 | 지금 어떻게 확보하나 |
|---|---|---|
| 사용승낙 신청서·승낙서 | 무상 사용인지, 사용기간을 따로 정했는지. 학교부지 사안에서는 1938년의 무상 사용 신청과 승낙(2014두14181 이유 1. 나.), 1957년의 “금후로도 계속 사용할 것을 승인한다”는 승낙서(2014두14181 이유 3. 나.)가 사용대차의 존재와 기간 미정을 보여 주었다 | 승낙을 받은 쪽은 먼저 자기 보관본을 찾고, 없으면 승낙한 소유자나 관리청에 사본 열람이나 교부를 요청한다 |
| 보상금 지급 자료 | 대가를 지급했는지, 누구에게 지급했는지. 송전탑 사안에서는 보상금을 등기 소유자가 아닌 미등기 매수인에게 지급했다(2000다65246 이유 1.) | 대가를 지급한 쪽은 자기 지급 기록을 정리하고, 필요하면 받은 쪽에 수령 내역 확인을 요청한다 |
| 협정서·각서·분양계약서 | 승낙이 건물 전유부분 소유를 위한 것인지, 건물 존속 동안의 무상 사용인지(2023다254816 이유 2. 라.·사.·아., 4. 가.) | 구분소유자는 자기 분양계약서를 먼저 찾고, 관리단이나 사업시행자·그 승계기관에 협정서 등의 사본을 요청한다 |
| 토지 등기사항증명서(폐쇄등기 포함) | 승낙 전부터 있던 근저당권·지상권, 지상권 존속기간과 말소 경위, 새 소유자가 무엇을 원인으로 언제 취득했는지(2000다65246 이유 1., 2023다254816 이유 2. 마.·차.) | 등기소나 인터넷등기소에 발급을 신청하고, 말소된 권리나 오래된 경위는 폐쇄등기부까지 함께 신청해 확인한다 |
위 표의 마지막 열은 지금 자료를 확보하려는 사람이 누구에게 무엇을 요청할지를 적은 것이다. 자료를 누가 갖고 있는지에 따라 소유자나 사용자의 법적 지위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송전탑 사안에서 원심은, 원고 소유 토지 위에 피고가 시설한 고압송전탑·고압송전선·전신주가 설치되어 있으므로 피고가 그 토지를 점유·사용할 권원에 관한 주장·입증이 없는 한 피고는 그 시설을 철거할 의무가 있다는 판단에서 출발했다(2000다65246 이유 1.). 이 사안에서는 토지가 원고 소유이고 피고가 설치한 시설이 그 토지 위에 있다는 점이 전제되어 있었다. 그 상태에서 시설을 둘 권원이 있다는 사정은 시설을 설치한 피고가 주장하고 입증해야 했다. 원고가 구한 것도 토지 인도가 아니라 피고 시설의 철거였다. 이 설명은 그 사안의 철거 청구에 관한 것이고, 소유권에 기한 인도·철거 청구 일반의 요건사실은 소유권에 기한 부동산인도·철거청구의 요건사실에서 따로 다룬다. 어쨌든 승낙을 받아 시설을 둔 쪽이라면 사용 권원을 보여 줄 위 자료를 미리 확보해 두어야 한다.
소유자는 언제 승낙을 끝낼 수 있나
사용대차에서 소유자가 사용관계를 끝낼 수 있는 경우는 법이 정한 반환시기에 이르렀거나 해지사유가 생긴 경우로 한정된다. 승낙을 “철회한다”고 통지하거나 사용료나 변상금을 청구했다는 사실만으로 계약이 끝나지는 않는다.
반환시기를 약정했다면
차주는 약정한 시기에 차용물을 반환해야 한다(민법 제613조 제1항). 뒤집어 말하면, 아래 「반환시기와 관계없이 해지할 수 있는 사유」가 없는 한 대주는 그 시기 전에 돌려 달라고 할 수 없다(민법 제610조 제3항, 민법 제614조). 사용·수익에 족한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의 해지는 반환시기를 약정하지 않은 경우에만 할 수 있다(민법 제613조 제2항).
반환시기를 약정하지 않았다면
이 경우에는 두 단계로 나누어 본다(민법 제613조 제2항).
- 사용·수익이 종료한 때: 차주는 계약이나 목적물의 성질에 의한 사용·수익이 끝나면 반환해야 한다.
- 사용·수익에 족한 기간이 지난 때: 사용·수익이 아직 끝나지 않았더라도 그에 족한 기간이 지났다면 대주는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
두 번째 단계가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투어진다. 족한 기간이 지났는지는 사용대차계약 당시의 사정, 차주의 사용기간과 이용 상황, 대주가 반환을 필요로 하는 사정 등을 종합해서, 공평의 입장에서 대주에게 해지권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한지로 판단한다(2014두14181 판결요지 [1]). 단순히 오래 썼다는 사정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환시기와 관계없이 해지할 수 있는 사유
| 사유 | 근거 |
|---|---|
| 차주가 계약이나 목적물의 성질로 정해진 용법을 따르지 않고 사용·수익한 때 | 민법 제610조 제1항·제3항 |
| 차주가 대주의 승낙 없이 제3자에게 차용물을 사용·수익하게 한 때 | 같은 법 제610조 제2항·제3항 |
| 차주가 사망하거나 파산선고를 받은 때 | 민법 제614조 |
이 사유들은 약정 반환시기 전이든 족한 기간이 지나기 전이든 해지를 가능하게 한다. 그래서 소유자 쪽은 먼저 이 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이 있는지를, 사용자 쪽은 용법대로 썼고 제3자에게 넘기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학교부지 사안: 오래 썼다는 것만으로는 족한 기간이 아니었다
숙명학원 사건(2014두14181)은 족한 기간 판단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잘 보여 준다.
학교법인은 1938. 5. 18. 구황실재산을 관리하던 이왕직장관에게 토지를 무상으로 학교부지로 쓰게 해 달라고 신청했고, 이틀 뒤인 1938. 5. 20. 승낙을 받았다(2014두14181 이유 1. 나.). 법원은 이로써 의용민법상 사용대차가 성립했다고 보았다. 당시 한 사람이 학교법인 이사장과 이왕직장관을 겸하면서 쌍방대리로 계약했다는 이유로 무효라는 주장도 있었으나, 원심은 양측의 사전 허락이 있었다고 보아 배척했고 대법원도 수긍했다(2014두14181 이유 1. 나.·다.). 학교법인은 이 토지에 교사를 지어 1938. 12. 21. 전문학교 설립인가를 받았고, 이후 대학을 운영해 왔다(2014두14181 이유 3. 나.). 지금 토지 위에는 교수회관, 대학본부, 학생회관, 대학원관이 있다(2014두14181 이유 3. 나.).
토지 관리 주체는 그 뒤 여러 번 바뀌었지만, 1957. 11. 구황실재산 사무총국장의 승낙서를 비롯해 관리청이 사용기간을 따로 정하지 않은 채 여러 차례 사용을 허락했다(2014두14181 이유 3. 나.). 그런데 1992. 2. 27. 총괄청에게서 관리·처분 권한을 위임받은 용산구청장이 무단 점유·사용을 이유로 변상금 부과처분을 했다(2014두14181 이유 3. 나.). 변상금은 국유재산을 권원 없이 점유·사용한 사람에게 부과되는 금전이다. 이 사건에서는 토지 관리·처분 사무를 위탁받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1992년의 변상금 부과·고지로 무상사용 의사표시가 철회되었다고 보고 학교법인에 변상금을 부과했고, 학교법인이 그 취소를 구했다(2014두14181 판시사항 [2], 이유 3. 나.).
원심은 먼저 사용승낙에 이른 경위를 보았다. 구황실 측의 출자로 학교가 설립되었고, 정부 수립 후 국회가 학교 경영에 지장이 없도록 재산 일부를 학교법인 기본재산에 편입하라고 결의했으며, 관련 법률이 구황실 기부로 설립된 교육기관에 재산을 양여하는 규정을 두었다는 사정이다(2014두14181 이유 3. 나.). 원심은 여기에 관련 법률의 제정·개정 경위, 관리청이 기간을 정하지 않고 사용을 계속 허락해 온 사정, 학교가 정상 운영되고 있다는 이용 상황을 더해 종합했다. 그리고 1992년 종전 처분 당시 계약 체결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는 족한 기간이 지났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2014두14181 이유 3. 나.). 대법원은 이 판단을 정당하다고 수긍했다(2014두14181 이유 3. 다.). 해지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사용대차가 끝났다는 전제에 선 변상금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했다(2014두14181 이유 3. 라.).
이 사안에서 확인할 점은, 소유자 측이 행정처분 형식으로 “이제부터는 무단점유”라고 선언했어도 민법상 해지사유가 없으면 사용대차는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유자 측이 해지하려면 족한 기간이 지났다고 볼 사정, 특히 반환이 필요한 구체적 사정을 갖추어야 한다. 사용자 측은 계약 경위와 계속된 사용 허락, 현재의 이용 상황을 자료로 정리해 두면 그 주장에 대응할 수 있다.
토지를 산 사람에게도 사용권을 주장할 수 있나
원칙적으로 주장할 수 없다. 사용대차나 사용승낙은 계약 당사자 사이의 채권관계이므로, 토지 소유권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면 새 소유자는 그 계약에 구속되지 않는다. 사용자가 새 소유자에게 맞설 수 있으려면 토지 소유권이나 지상권·전세권 등 제한물권을 취득했어야 한다(2000다65246 이유 2.). 아래 세 경우는 이 원칙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따로 본다. 첫째는 대가를 받는 토지임대차로서 민법이 정한 대항요건을 갖춘 경우, 둘째는 법률이 소유자의 의무 승계를 정한 경우, 셋째는 집합건물의 대지인 경우이다. 먼저 원칙이 적용된 송전탑 사안을 보고, 이어서 예외를 차례로 본다.
송전탑 사안: 승낙과 보상금으로는 낙찰자에게 대항하지 못했다
한국전력공사는 1995. 8.경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추진했다(2000다65246 이유 1.). 당시 토지 등기 소유자는 한 목장조합이었는데, 조합은 이미 토지를 한 레저개발 회사에 팔았으나 이전등기는 넘겨주지 않은 상태였다. 한전은 1995. 12. 5.경 조합과 회사 양쪽에서 토지사용승낙을 받고, 회사에 보상금 21,604,980원을 지급했다(2000다65246 이유 1.). 그 뒤 1996. 1. 8. 공사에 착수해 1998. 7. 18. 고압송전탑·송전선·전신주를 완공했다(2000다65246 이유 1.).
문제는 그 이전인 1994. 7. 15. 이미 다른 건설회사 명의로 근저당권과 지상권 설정등기가 되어 있었다는 점이다(2000다65246 이유 1.). 한전은 이 근저당권자 겸 지상권자와는 아무런 협의도 보상도 하지 않았다. 레저개발 회사가 끝내 소유권을 넘겨받지 못한 사이에 근저당권자가 근저당권을 실행해 1997. 9. 5. 임의경매가 개시되었고, 원고가 1998. 12. 2.경 낙찰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2000다65246 이유 1.). 원고는 경주마 사육·훈련장으로 쓰려고 회사를 세워 50억 원가량을 투입했는데 송전선 때문에 시설 설치와 사육에 방해를 받았다(2000다65246 이유 1.). 원고가 철거를 요구하자 한전은 1999. 3. 15.경 이미 레저개발 회사에 보상금을 줬다며 응하지 않았다(2000다65246 이유 1.).
한전은 철거 청구가 권리남용이라고 다투었다. 그 송전탑으로 101,259가구가 전기를 공급받고, 옮기는 데 10억 원 이상이 든다는 사정을 들었다(2000다65246 이유 1.). 원심은 다음 이유로 이 주장을 배척했고,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했다(2000다65246 이유 1.·2.).
- 한전이 소유권이나 제한물권을 취득하지 않은 이상, 종전 소유자 등의 사용승낙이나 사실상 소유자에 대한 대가 지급만으로는 새 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 이 사안에서 한전은 선행 근저당권자 겸 지상권자와 협의나 보상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원심은 사용승낙을 받은 절차 자체도 적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았다.
- 원고가 송전탑이 서 있는 사정을 잘 알면서 토지를 취득했더라도, 그것만으로 사용을 묵인했다거나 소유권 행사가 제한된 상태를 용인했다고 볼 수 없다.
- 권리남용 주장을 배척하면서 원심이 든 사정은 네 가지다. 원고가 송전선 때문에 시설 설치와 경주마 사육에 방해를 받고 있다는 점, 원고의 철거 요구에도 한전이 다른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먼저다. 또 한전으로서는 지금이라도 전기사업법 등에 따른 적법한 수용이나 사용 절차로 사용권을 취득할 수 있어 보인다는 점, 한전이 이설 공사비를 산출한 적이 있어 이설이 전혀 불가능하지 않다는 점도 들었다. 이에 비추어 원심은 한전이 내세운 사정만으로는 권리남용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2000다65246 이유 1., 민법 제2조 제2항 참조).
대법원은 덧붙여, 당시의 구 전기사업법 제57조 제1항은 타인 토지의 공간을 쓰는 전선로 설치에 관한 규정일 뿐 지상에 송전탑을 세울 근거가 될 수 없으므로 그 조항으로 송전탑·전신주 부지의 사용권을 얻을 여지가 없다고 했다(2000다65246 판결요지 [2], 이유 2.). 송전탑과 전신주가 철거되어야 하는 이상 그에 의존하는 송전선도 함께 철거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2000다65246 이유 2.). 이 판결로 철거의무는 확정되었다.
이 사안에서 배울 점은 세 가지다(2000다65246 이유 1.·2.). 첫째, 대가를 치렀다는 사실도 물권이 없으면 새 소유자 앞에서 힘이 없다(대가 있는 토지임대차가 민법이 정한 대항요건을 갖춘 경우는 바로 아래에서 따로 본다). 둘째, 등기 소유자와 사실상 매수인에게서 승낙을 받았더라도 그것으로 그 토지의 모든 권리관계가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승낙을 받을 때 등기부를 보지 않으면 선행 담보권 실행으로 승낙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 셋째, 매수인이 시설의 존재를 알았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묵인이나 용인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용자로서는 나중에 권리남용 주장에 기대기보다 처음부터 새 소유자에게도 대항할 수 있는 권원을 갖추었는지 확인해 두어야 한다. 이 판결이 수용·사용 절차를 언급한 것은 전기사업자인 한전이 그 절차를 이용할 수 있어 보인다는 이 사안의 사정이었고, 모든 토지 사용자에게 그런 절차가 열려 있다는 뜻은 아니다.
유상 승낙이 토지임대차라면 법이 정한 대항요건을 따로 본다
앞에서 본 것처럼 대가를 받고 땅을 쓰게 했다면 그 승낙은 임대차일 수 있다(민법 제618조). 이때는 “물권이 없으니 새 소유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곧바로 결론 내리면 안 된다. 민법은 부동산임대차를 등기한 때에는 그때부터 제3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고 정한다(민법 제621조 제2항). 또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한 토지임대차는 임대차를 등기하지 않았더라도 임차인이 그 지상건물을 등기하면 제3자에 대하여 임대차의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622조 제1항). 다만 그 건물이 임대차기간 만료 전에 멸실되거나 후폐하면 이 효력을 잃는다(민법 제622조 제2항). 그러므로 대가를 주고받은 사용관계라면 임대차등기가 있는지, 건물 소유 목적의 토지임대차로서 지상건물이 등기되어 있고 아직 존속하는지를 먼저 확인한다.
위 송전탑 사안의 법리는 이 조건과 구별해야 한다. 2000다65246 사건에서 법원이 판단한 것은 한전이 소유권이나 지상권·전세권 등 제한물권을 취득하지 않았으므로 종전 소유자 등의 사용승낙이나 사실상 소유자에 대한 대가 지급만으로는 새 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2000다65246 이유 1.·2.). 그 판결은 위 민법 조문의 대항요건을 갖춘 토지임대차가 새 소유자에게 어떻게 되는지를 판단한 것이 아니다. 거꾸로, 위 조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승낙과 대가 지급만 있었다면 송전탑 사안의 원칙으로 돌아가게 된다.
법률이 의무 승계를 정한 경우는 별개다
학교부지 사안에서는 소유자가 구황실에서 국가로 바뀌었지만 사용대차가 유지되었다. 이는 구 구황실재산법 제2조에 따라 국가가 구황실이 학교법인에 지던 사용대차상 의무를 그대로 승계한 상태에서 소유권을 취득했기 때문이다(2014두14181 이유 2. 나.). 그 뒤 구 문화재보호법 부칙에 잡종재산을 처분하고 점유자에게 매수를 요구하며 응하지 않으면 명도하게 하는 조항이 신설되었고 문화재관리국장이 매수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그것만으로 학교법인의 차주 지위가 당연히 소멸하지는 않았다(2014두14181 이유 2. 가.·나.).
이 결론은 법률이 대주의 의무 승계를 정한 특수한 사안에서 나온 것이다. 사용대차가 일반적으로 새 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법리가 아니므로, 일반 매매나 경매로 토지를 취득한 사람에게 이를 끌어다 쓸 수는 없다.
집합건물의 대지이면 무엇이 다른가
집합건물의 대지라면 무상 사용승낙이 등기되지 않은 채권적 권리라도 새 소유자에게 주장할 여지가 있다. 그 근거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6호의 대지사용권과 같은 법 제20조의 분리처분금지이다.
왜 채권적 사용권이 새 소유자에게까지 미치나
대지사용권은 구분소유자가 전유부분을 소유하기 위하여 건물의 대지에 대하여 가지는 권리이다. 소유권 같은 물권에 한정되지 않고, 등기되지 않는 채권적 토지사용권도 대지사용권이 될 수 있다. 집합건물이 존재하고 구분소유자가 전유부분 소유를 위해 그 대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면 성립하며, 다른 특별한 요건은 필요하지 않다(2023다254816 이유 1.). 집합건물법은 법 시행 전에 지어진 건물에도 적용된다(같은 판결 이유 1.).
대지사용권이 되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가 적용된다. 대지사용권은 전유부분의 처분에 따르고(제1항), 규약으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구분소유자는 전유부분과 분리해 대지사용권을 처분할 수 없다(제2항). 이 규정은 대지사용권 없는 구분소유권이 생기는 것을 막아 법률관계를 안정시키려는 것이므로,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의 일체성에 반하는 대지 처분행위는 효력이 없다(2023다254816 이유 1.). 그 결과 대지 소유자가 토지를 팔더라도 매수인은 대지사용권의 부담이 붙은 소유권을 취득하게 될 수 있다.
다만 이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 분리처분금지는 그 취지를 등기하지 않으면 선의로 물권을 취득한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3항). 그리고 규약으로 분리처분을 허용했다면 애초에 분리처분금지가 적용되지 않는다(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2항 단서). 대지사용권의 의미와 성립 요건은 대지사용권의 성립과 채권적 토지사용권, 분리처분금지의 효과는 대지사용권 분리처분금지에서 자세히 다룬다.
영세민 아파트 사안의 사실관계
2023다254816 사건의 토지는 서울 종로구의 귀속재산이었다. 두 사람이 1956. 10. 31. 관할 행정청과 불하계약을 맺었다(2023다254816 이유 2. 나.). 그중 한 사람(이하 ‘토지 소유자’)은 1964. 4. 20. 행정청에 자신을 포함한 32인에게 권리의무 일체를 양도한다는 양도증서를 붙여 매수자 명의변경을 신청했으나 반려되었다(2023다254816 이유 2. 나.). 토지에는 1964. 5. 15. 두 사람 명의로 각 1/2 지분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었고, 1964. 6. 1. 토지 소유자가 다른 이의 지분까지 이전받아 단독 소유자가 되었다(2023다254816 이유 2. 다.).
토지 소유자는 1964. 6. 10. 영세민 아파트 건설조합 대표로서 대한주택공사와 협정을 맺었다(2023다254816 이유 2. 라.). 주택공사가 이 토지에 30세대 국민주택을 지어 조합원에게 분양하고, 토지 소유자는 토지를 주택건설용지로 사용하는 것을 승낙하며, 대지대금은 토지 소유자가, 건축비는 주택공사가 부담하는 내용이었다(2023다254816 이유 2. 라.). 협정에는 융자금 상환기간 만료 시까지 주택공사 명의로 지상권을 설정하고, 주택공사가 지정하는 은행 앞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2023다254816 이유 2. 라.).
이 협정에 따라 1964. 7. 30. 두 개의 등기가 마쳐졌다. 하나는 대한주택공사를 지상권자로 하고 존속기간을 1964. 7. 16.부터 만 30년, 지료 없음으로 한 지상권설정등기이다(2023다254816 이유 2. 마.). 다른 하나는 채무자를 대한주택공사로, 근저당권자를 한국주택금고로 한 근저당권설정등기이다(2023다254816 이유 2. 마.). 즉 근저당권자는 주택공사가 아니라 한국주택금고였다. 이 지상권등기는 2007. 12. 17., 근저당권등기는 2009. 11. 26. 각 해지를 원인으로 말소되었다(2023다254816 이유 2. 마.).
1965. 1. 6. 토지 소유자는 입주예정자들과 호수를 지정했다(2023다254816 이유 2. 바.). 1965. 1. 11. 한 입주예정자에게는, 토지가 아파트 건축 관계로 편의상 자기 단독 명의로 등기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자신 외 29인의 공동소유이고 그중 1/30은 그 입주예정자의 소유라는 취지의 각서를 써 주었다(2023다254816 이유 2. 사.). 주택공사는 1965. 4. 19. 무렵 수분양자들과 전유부분 분양계약을 맺고, 1965. 10. 28. 건물 보존등기를 마친 뒤 수분양자들에게 이전등기를 해 주었다(2023다254816 이유 2. 아.). 그러나 토지 지분에 관한 계약이나 토지 사용관계에 관한 별도 약정은 하지 않았다(2023다254816 이유 2. 아.).
세월이 흘러 토지 소유자의 상속인이 2009. 9. 9. 상속등기를 마쳤다(2023다254816 이유 2. 자.). 원고 등 5인은 2019. 3. 24. 상속인에게서 토지를 사 2019. 5. 20. 각 1/5 지분으로 이전등기를 마친 뒤, 구분소유자들을 상대로 건물 철거와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했다(2023다254816 이유 2. 차.). 철거 청구는 소유물방해제거청구(민법 제214조), 부당이득 반환 청구는 민법 제741조에 근거한 것이다.
원심과 대법원의 판단
원심은 세 가지 이유로 원고 측 청구를 받아들였다(2023다254816 이유 3.). 첫째, 토지 소유자가 수분양자들에게 무상 사용·수익권을 주기로 약정했더라도 그것은 채권적 계약에 불과해 새 소유자에게 효력이 없다. 둘째, 구분소유자들은 물권을 취득하지도 않았다. 셋째, 지상권등기나 건물 보존등기가 집합건물법 제정 전에 이루어졌으므로 대지사용권을 취득했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협정의 체결 경위와 내용, 각서, 분양계약을 종합하면 토지 소유자는 주택공사와 수분양자들에게 공동주택이 존속하는 동안 전유부분 소유를 위해 토지를 무상으로 사용·수익할 것을 승낙했고, 그 효력은 수분양자에게서 전유부분을 양수한 사람들에게도 미친다고 보았다(2023다254816 이유 4. 가.). 분양계약서에 토지 사용 약정이 없었어도 문서 전체로 승낙을 인정한 것이다. 집합건물법이 1985. 4. 11. 시행되면서 이 사용수익권은 대지사용권이 되었다(2023다254816 이유 4. 나.). 그리고 같은 법 부칙(1984. 4. 10.) 제4조에 따라 제20조가 적용된 이후에는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의 일체성에 반하는 토지 처분이 효력이 없다고 했다(2023다254816 이유 4. 나.).
따라서 원고 등이 선의로 물권을 취득한 제3자에 해당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 등은 채권적 토지사용권의 부담이 있는 소유권을 취득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렇다면 구분소유자들은 정당한 권원으로 토지를 점유·사용하는 것이므로 철거나 부당이득 반환 의무를 진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원심이 사용권이 원고 등에게 미치지 않는다고 단정한 것은 집합건물법의 적용 범위, 채권적 토지사용권에 기초한 대지사용권의 성립, 분리처분금지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다(2023다254816 이유 4. 다.·5.).
아직 남은 쟁점
이 판결은 구분소유자들의 승소를 확정한 것이 아니다. 대법원은 “볼 여지가 있다”고 했을 뿐이고, 원고 등이 선의로 물권을 취득한 제3자인지 등 특별한 사정의 존부는 환송심이 다시 심리해야 한다. 따라서 이 판결을 근거로 할 때는 다음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 승낙이 전유부분 소유를 위한 것이었는지를 보여 주는 문서(협정서, 각서, 분양계약서 등)가 있는가.
- 규약으로 분리처분을 허용하지 않았는가.
- 분리처분금지 취지가 등기되어 있는가. 등기가 없다면 매수인이 선의인지가 문제된다.
- 그 밖에 매수인 쪽에 특별한 사정이 있는가.
또 송전탑 사안과 비교하면, 집합건물 사안에서도 매수인이 건물이 서 있다는 것을 알고 샀다는 사실이 핵심 근거가 된 것은 아니다. 결론을 바꾼 것은 집합건물법상 대지사용권과 분리처분금지라는 법적 구조이다.
당사자별로 무엇을 어떤 순서로 해야 하나
땅을 쓰고 있는 쪽(차주·시설 설치자·구분소유자)
- 승낙의 성질부터 정리한다. 승낙서, 신청서, 대가 지급 자료를 모아 무상인지 유상인지, 반환시기를 정했는지, 어떤 목적의 사용인지 확인한다. 학교부지 사안처럼 관리 주체가 바뀌며 여러 번 승낙이 반복되었다면 그 문서 모두가 계속된 허락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된다.
- 현재 소유자가 승낙한 사람과 같은지 등기로 확인한다. 같다면 해지사유가 있는지가 쟁점이고, 다르다면 새 소유자에게 대항할 근거가 있는지가 쟁점이다.
- 소유자가 같은데 철회를 통지받았다면, 반환시기 약정 여부, 용법위반·무단 제3자 사용·사망·파산 같은 해지사유가 있는지를 따진다. 기간 약정이 없다면 계약 당시 사정, 지금까지의 사용기간과 이용 상황, 소유자가 내세우는 반환 필요 사정을 자료로 정리해 족한 기간이 지나지 않았다고 다툴 수 있다(2014두14181 판결요지 [1]).
- 소유자가 바뀌었다면, 자신이 소유권이나 지상권·전세권 등 제한물권을 취득했는지를 본다. 없다면 원칙적으로 대항하지 못한다(2000다65246 이유 2.). 대가를 내는 토지임대차라면 임대차등기가 있는지, 건물 소유 목적이고 지상건물을 등기했는지도 확인한다(민법 제621조 제2항, 민법 제622조). 집합건물 대지라면 승낙이 전유부분 소유를 위한 것인지, 규약과 분리처분금지 등기, 매수인의 선의 여부를 확인한다(2023다254816 이유 4. 다.).
- 앞으로 시설을 설치하려 한다면, 승낙만 받고 끝내지 말고 토지 등기사항증명서를 떼어 선행 근저당권·지상권이 있는지 확인한다. 소유자나 사실상 매수인의 승낙을 받았다고 해서 그 토지의 모든 권리관계가 정리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송전탑 사안에서 한전은 1994. 7. 15.부터 근저당권과 지상권을 가지고 있던 회사와 협의나 보상을 하지 않았고, 그 근저당권 실행으로 땅을 낙찰받은 사람에게 결국 대항하지 못했다(경위는 위 송전탑 사안 절, 2000다65246 이유 1.·2.). 새 소유자에게도 사용권을 유지하려면 지상권 등 물권 설정을 검토한다. 사업 근거 법률이 토지 사용·수용 절차를 두고 있는 사업자라면 그 절차를 이용할 수 있는지도 확인한다. 이 판결이 수용·사용 절차를 언급한 것은 전기사업자인 한전에 관한 이 사안의 사정이었다(2000다65246 이유 1.).
땅을 사려 하거나 산 쪽(매수인·낙찰자)
- 현장에 남의 시설이나 건물이 있는지, 그 근거가 무엇인지 확인한다. 등기부에서 지상권·전세권 등 물권이 있는지, 집합건물이라면 대지권 등기나 분리처분금지 취지의 등기가 있는지를 본다.
- 일반 토지라면, 시설 설치자가 물권을 취득하지 않았고 민법이 정한 임대차 대항요건(민법 제621조 제2항, 민법 제622조 제1항)도 갖추지 않았다면 종전 소유자의 승낙이나 대가 지급이 있었어도 새 소유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시설 존재를 알고 샀다는 사실만으로 사용을 묵인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2000다65246 이유 1.·2.). 다만 상대방이 권리남용을 주장할 수 있으므로, 철거를 요구한 경위와 토지 이용 계획, 그로 인한 방해를 자료로 남겨 둔다.
- 집합건물 대지라면, 전유부분 소유를 위한 무상 사용승낙이 있었는지를 매수 전에 확인한다. 그런 승낙이 대지사용권이 되었다면, 선의로 물권을 취득한 제3자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부담이 붙은 소유권을 산 것이 될 수 있다(2023다254816 이유 4. 다.). 매매대금과 철거·부당이득 청구 가능성을 이 점을 반영해 판단해야 한다.
- 법률에 따른 의무 승계가 있는 재산인지도 본다. 학교부지 사안처럼 법률이 종전 소유자의 사용대차상 의무 승계를 정했다면 그 의무를 진 채 취득한 것이 된다(2014두14181 이유 2. 나.).
승낙한 소유자 본인
승낙을 끝내려면 반환시기 도래나 법정 해지사유를 갖추어야 한다. 기간 약정 없이 오래 쓰게 했더라도 오래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계약 당시 사정과 상대방 이용 상황을 고려해도 이제 해지하는 것이 공평하다는 사정, 특히 자신이 반환을 필요로 하는 구체적 사정을 보여야 한다(2014두14181 판결요지 [1], 이유 3.). 사용료나 변상금 청구서를 보냈다는 것만으로 해지가 되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승낙서·신청서: 승낙한 날짜와 승낙한 사람의 명의, 무상인지 차임을 정했는지, 반환시기·사용목적의 기재를 확인한다. 무상이면 사용대차, 차임을 정했으면 임대차로 보고 아래 해당 항목으로 간다(민법 제609조, 민법 제618조, 2014두14181 이유 3. 나.).
- 대가 지급 자료: 지급일, 금액, 받은 사람이 등기 소유자인지 사실상 매수인인지를 확인한다. 물권이 없다면 대가를 치렀다는 사실만으로 새 소유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2000다65246 이유 1.·2.).
- 철회 통지나 사용료·변상금 고지를 받았다면: 통지만으로 계약이 끝나지 않는다. 약정 반환시기가 지났는지, 용법위반·승낙 없는 제3자 사용·수익·차주의 사망·파산선고 같은 해지사유가 있는지 확인한다(민법 제613조 제1항, 민법 제610조 제3항, 민법 제614조). 반환시기 약정이 없으면 사용·수익이 끝났는지, 그 전이라도 족한 기간이 지났는지를 따진다. 족한 기간은 계약 당시 사정, 사용기간·이용 상황, 대주의 반환 필요 사정을 종합해 공평의 관점에서 판단하므로, 이 사정들을 보여 줄 자료를 정리한다(민법 제613조 제2항, 2014두14181 판결요지 [1]).
- 토지 등기사항증명서(폐쇄등기 포함): 현재 소유자 명의가 승낙한 사람과 같은지, 새 소유자가 무엇을 원인으로 언제 취득했는지, 승낙 전부터 있던 근저당권·지상권의 설정일과 권리자를 확인한다. 소유자가 바뀌었다면 자신이 소유권이나 지상권·전세권 등 제한물권을 취득했는지 본다. 매수인이 시설 존재를 알고 샀다는 사실만으로 묵인이 되지는 않는다(2000다65246 이유 1.·2.).
- 유상 토지임대차라면: 임대차등기가 있는지(민법 제621조 제2항), 건물 소유 목적 토지임대차로서 지상건물이 등기되어 있는지(민법 제622조 제1항) 확인한다. 지상건물 등기에 기대는 경우 그 건물이 임대차기간 만료 전에 멸실·후폐하지 않고 존속하는지도 본다(민법 제622조 제2항).
- 법률상 의무 승계 여부: 법률이 종전 소유자의 사용대차상 의무 승계를 정한 재산인지 확인한다. 이는 일반 매매·경매에 끌어다 쓸 수 없는 별개의 특수 사안이다(2014두14181 이유 2. 나.).
- 집합건물 대지라면: 협정서·각서·분양계약서로 승낙이 전유부분 소유를 위한 것인지 확인하고, 분리처분을 허용하는 규약이 있는지, 분리처분금지 취지가 등기되었는지, 매수인이 선의로 물권을 취득한 제3자인지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대법원 사안은 파기환송되어 최종 결론은 환송심에 남았다(2023다254816 이유 4. 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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