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오

착오로 인한 의사표시란 표의자가 자신이 인식한 사정과 실제가 어긋난 것을 알지 못한 채 한 의사표시다. 표의자가 진의 아님을 알고 하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민법 제107조 제1항 본문)와는 그 인식이 있었는지에서 나뉜다. 의사표시는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109조 제1항 본문).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원칙적으로 취소하지 못하지만, 상대방이 착오를 알고 이용했다면 취소할 수 있다(2017다227264 판결요지 [1]). 그 취소는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109조 제2항).

쉽게 말하면 — 잘못 알고 계약을 맺었을 때 그 계약을 물릴 수 있는지의 문제입니다. 잘못 안 내용이 그 계약의 중요한 부분이어야 물릴 수 있습니다. 사소한 부분을 잘못 안 것이라면 물리지 못합니다. 본인이 크게 부주의해서 잘못 안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물리지 못하지만, 상대방이 그 잘못을 알고 이용했다면 예외입니다. 물리더라도 그 사이에 사정을 모르고 이해관계를 맺은 제3자에게는 취소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어떤 착오라야 취소할 수 있는가?

취소할 수 있는 착오는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있는 착오다(민법 제109조 제1항 본문). 조문은 중요부분이라는 기준만 두고 있다. 착오를 표시상·내용상·동기로 나누는 분류나 중요부분을 판정하는 방법을 조문이 직접 정하고 있지는 않다. 판례는 보통 일반인이 표의자의 입장에 섰더라면 같은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으리라고 여겨질 정도로 중요한지를 본다(97다26210 판결요지 [1]).

계약을 맺게 된 동기를 잘못 안 경우가 실무에서 자주 다투어진다. 동기의 착오가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 부분의 착오에 해당함을 이유로 표의자가 법률행위를 취소하려면, 그 동기를 그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을 것을 상대방에게 표시해야 한다(2010다1456 이유 중 판단). 그렇게 표시되어 의사표시의 해석상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고 인정되면 충분하다(같은 판례). 당사자들 사이에 별도로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기로 하는 합의까지 이루어질 필요는 없다(같은 판례). 상대방의 적극적인 설명으로 착오가 생긴 사안에서는 그 설명과 계약 경위를 함께 보아 동기가 계약 내용으로 표시되었는지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 여부를 판단한다(97다26210 판결요지 [3]). 이 판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매매계약이 유동적 무효여서 자신에게 잔금지급의무가 없음을 알지 못한 매수인이 계약금 반환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합의한 사안에서 나왔다(2010다1456 판시사항 [4]).

제109조는 상대방 있는 계약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인 재단법인에 대한 출연행위도 착오에 기한 의사표시라는 이유로 취소할 수 있다(98다9045 판결요지 [1]). 이때 출연자는 재단법인의 성립 여부나 출연된 재산이 기본재산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같은 판례 판결요지 [2]).

표의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어떻게 되는가?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한다(민법 제109조 제1항 단서). 중대한 과실은 표의자의 직업, 행위의 종류, 목적 등에 비추어 보통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히 결여한 경우를 말한다(2017다227264 판결요지 [1]).

다만 이 단서는 상대방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고 이용했다면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생겼더라도 취소할 수 있다(같은 판례 판결요지 [1]). 단순히 상대방에게 과실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고, 상대방이 착오를 알고 이용했는지가 문제된다.

중요한 부분을 잘못 알았더라도 그 잘못이 본인의 큰 부주의에서 비롯됐다면 원칙적으로 취소하지 못합니다. 직업과 거래의 종류·목적 등에 비추어 보통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히 기울이지 않았는지를 봅니다. 다만 상대방이 그 잘못을 알고 이용했다면 취소할 수 있습니다. 계약 전에 확인한 내용과 확인한 방법을 남겨 두는 것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취소하면 그 효과가 제삼자에게도 미치는가?

취소된 법률행위는 처음부터 무효인 것으로 본다(민법 제141조 본문). 다만 착오를 이유로 한 취소는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109조 제2항). 취소 전에 사정을 모르고 이해관계를 맺은 제삼자에 대해서는 취소의 효과를 주장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제2항은 제삼자의 선의만 적고 있고 무과실을 따로 요구하고 있지 않다.

제107조와 제108조의 제삼자 보호 규정은 층위가 다르다. 진의 아닌 의사표시와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에서는 그 의사표시가 무효이고, 그 무효를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107조 제2항, 민법 제108조 제2항). 착오에서는 의사표시가 일단 유효하고, 취소해야 비로소 처음부터 무효가 된다.

한편 제141조 단서의 현존이익 반환 특칙은 제한능력자에 관한 것이다. 착오를 이유로 취소한 표의자에게는 그 특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취소의 일반적 효과와 추인은 법률행위의 취소에서 다룬다.

취소권은 누가 언제까지 행사하는가?

착오로 인하여 의사표시를 한 자, 그의 대리인 또는 승계인만이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140조). 상대방은 취소권자가 아니다. 상대방이 확정되어 있으면 취소는 그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해야 한다(민법 제142조).

일반적인 취소권은 취소 원인이 소멸하여 추인할 수 있게 된 날부터 3년 내에(민법 제144조, 민법 제146조), 법률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한다. 두 기간 중 어느 하나가 지나면 더는 취소하지 못한다. 다만 상속의 승인·포기를 총칙상 착오로 취소하는 경우에는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개월, 승인·포기를 한 날부터 1년의 특칙이 적용된다(민법 제1024조 제2항).

대리인을 통해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는 착오의 유무를 대리인을 기준으로 본다. 의사표시의 효력이 의사의 흠결로 영향을 받을 경우에 그 사실의 유무는 대리인을 표준하여 결정한다(민법 제116조 제1항). 다만 특정한 법률행위를 위임한 경우에 대리인이 본인의 지시에 좇아 그 행위를 한 때에는, 본인은 자기가 안 사정 또는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한 사정에 관하여 대리인의 부지를 주장하지 못한다(같은 조 제2항).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가?

화해계약이 그 예다. 화해계약은 착오를 이유로 하여 취소하지 못한다(민법 제733조 본문). 그러나 화해당사자의 자격 또는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같은 조 단서). 분쟁을 끝내기로 한 합의 자체를 다시 착오로 되돌리지 못하게 한 규정이다. 화해의 성립과 창설적 효력, 단서의 적용 범위는 화해에서 다룬다.

착오와 강박은 취소사유로 나란히 놓이지만 요건이 다르다. 착오는 표의자의 인식이 실제와 어긋난 경우이고, 강박은 해악의 고지로 생긴 공포심 때문에 의사표시를 한 경우다. 제109조에는 민법 제110조 제2항과 같은 제삼자 관여에 관한 규정이 없다.

실무 체크포인트

  • 일반적인 취소권 행사기간은 취소 원인이 소멸하여 추인할 수 있게 된 날부터 3년, 법률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다(민법 제144조, 민법 제146조). 상속 승인·포기의 취소에는 3개월·1년의 특칙이 있으므로 별도로 확인한다(민법 제1024조 제2항).
  • 동기를 이유로 취소하려면 그 동기가 상대방에게 표시되어 의사표시의 내용이 되었어야 한다(2010다1456). 계약서 문언, 합의서 문구, 주고받은 서면뿐 아니라 상대방의 설명과 계약 경위도 함께 확인한다(97다26210 판결요지 [3]).
  • 화해나 합의를 하기 전에 권리관계를 확인해 둔다. 화해계약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민법 제733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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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8월 13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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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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