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

강박(强迫)이란 상대방에게 해악을 고지해 공포심을 일으키고, 그 공포로 인해 의사표시를 하도록 강요하는 행위다(민법 제110조).

쉽게 말하면 — “계약서 안 쓰면 가만 안 두겠다”며 협박해 서명을 받아낸 경우처럼, 두려움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의사표시를 한 때 강박이 됩니다. 이런 의사표시는 나중에 취소할 수 있습니다.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어떤 요건을 갖춰야 취소할 수 있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를 취소하려면 ① 강박행위, ② 공포심의 발생, ③ 공포심으로 인한 의사표시, ④ 위법성의 네 요소가 모두 갖춰져야 한다.

① 강박행위: 해악을 고지하는 것이다. 해악의 내용은 재산적·신체적·명예 침해 등 어느 것이든 무방하다. 해악을 실제로 실현할 의사가 없어도 무방하다.

② 공포심: 고지를 받은 자가 실제로 공포를 느껴야 한다. 공포심 없이 의사표시를 했다면 강박이 성립하지 않는다.

③ 인과관계: 공포심 때문에 의사표시를 한 것이어야 한다. 이미 스스로 계약을 원했던 경우라면 강박으로 취소할 수 없다.

④ 위법성: 해악 고지 자체 또는 그 목적이 위법해야 한다. 정당한 권리 행사 범위 안의 압박(예: 법적 조치 예고)은 강박이 되지 않는다.

법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소송 제기, 경찰 신고 등)를 예고하는 것은 위법한 강박이 아닙니다. 그 경고가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는 수단으로 쓰인 경우에 한해 위법이 됩니다.

취소의 효과와 제한은?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110조 제1항). 취소하면 법률행위는 처음부터 무효가 된다(민법 제141조).

강박이 아무리 심해도 원칙은 취소사유일 뿐이다. 처음부터 무효가 되려면 강박의 정도가 단순히 공포를 느끼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사결정을 스스로 할 여지를 완전히 박탈당한 상태에서 법률행위의 외형만 만들어진 정도라야 한다(2002다73708). 이 문턱이 높아 실무에서 강박을 이유로 무효가 인정되는 예는 드물다.

취소권자는 강박으로 의사표시를 한 자, 그 대리인, 승계인이다(민법 제140조).

제삼자가 강박한 경우: 상대방 있는 의사표시에서 제삼자가 강박을 행했을 때,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만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110조 제2항). 상대방이 선의·무과실이면 취소할 수 없다.

선의의 제삼자 보호: 취소는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110조 제3항). 취소 전에 이해관계를 맺은 선의의 제삼자는 보호된다.

취소권 소멸: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강박을 면한 날)로부터 3년, 법률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한다(민법 제146조).

강박으로 맺은 계약은 원칙적으로 “무효”가 아니라 “취소” 대상입니다. 취소하려면 협박에서 벗어난 날로부터 3년 안에 취소권을 행사해야 하고, 3년이 지나면 취소할 수 없습니다. 계약이 아예 처음부터 무효가 되는 경우는 스스로 판단할 여지를 완전히 빼앗긴 극단적인 경우로 한정됩니다.

대리인이 강박을 받거나 행한 경우

대리인을 통한 법률행위에서 강박 여부는 대리인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민법 제116조 제1항). 대리인이 강박에 의해 의사표시를 했다면 본인이 취소할 수 있다.

가족법상 강박

가족법 분야에서도 강박은 취소 사유가 된다.

  • 혼인: 사기 또는 강박으로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816조 제3호). 강박을 면한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취소를 청구하지 못한다(민법 제823조).
  • 이혼: 강박으로 이혼의 의사표시를 한 자는 취소를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838조).
  • 인지: 강박으로 인지를 한 때, 강박을 면한 날로부터 6개월 내에 가정법원에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861조).
  • 상속결격: 사기 또는 강박으로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을 하게 한 자는 상속결격자가 된다(민법 제1004조 제4호).

결혼이나 이혼에 강박이 있었다면 취소를 청구할 수 있지만, 협박에서 벗어난 날로부터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행동해야 합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강박을 이유로 취소를 주장할 때, 강박의 위법성 요건이 핵심 쟁점이다.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변제 안 하면 고소하겠다”고 고지한 경우, 그것이 정당한 채권 추심인지 부당한 이익 취득 수단인지를 따져야 한다.
  • 취소권 소멸시효의 기산점은 “강박을 면한 날”이다. 강박 상태가 계속되는 동안은 기산이 시작되지 않는다.
  • 제삼자 강박의 경우 상대방의 선의·악의 입증이 중요하다.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을 취소 주장 측이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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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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