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强迫)이란 상대방에게 불법으로 해악을 고지해 공포심을 일으키고, 그 공포 때문에 의사표시를 하게 하는 행위다(민법 제110조, 2002다73708).
쉽게 말하면 — “계약서 안 쓰면 가만 안 두겠다”며 협박해 서명을 받아낸 경우처럼, 두려움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의사표시를 한 때 강박이 됩니다. 이런 의사표시는 나중에 취소할 수 있습니다.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어떤 요건을 갖춰야 취소할 수 있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를 취소하려면 ① 해악의 고지, ② 공포심의 발생, ③ 공포심과 의사표시 사이의 인과관계, ④ 고지의 위법성이 모두 인정되어야 한다(2002다73708).
① 해악의 고지: 해악을 알리는 것이다. 해악의 내용은 재산적·신체적·명예 침해 등 어느 것이든 무방하다. 해악을 실제로 실현할 의사가 없어도 무방하다.
② 공포심: 고지를 받은 자가 실제로 공포를 느껴야 한다. 공포심 없이 의사표시를 했다면 강박이 성립하지 않는다.
③ 인과관계: 공포심 때문에 의사표시를 한 것이어야 한다. 이미 스스로 계약을 원했던 경우라면 강박으로 취소할 수 없다.
④ 위법성: 해악의 고지가 불법이어야 한다. 소송 제기나 고소처럼 법적으로 가능한 조치를 예고했다는 사정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고, 구체적인 고지 내용과 경위를 함께 살핀다.
소송을 내거나 고소하겠다는 말이 언제나 강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해악을 어떤 경위로 알렸고, 그 때문에 상대방이 두려움을 느껴 의사표시를 했는지를 함께 봅니다.
취소의 효과와 제한은 무엇인가?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110조 제1항). 취소하면 법률행위는 처음부터 무효가 된다(같은 법 제141조).
다만 처음부터 무효가 되려면 단순히 공포를 느낀 정도를 넘어, 의사결정을 스스로 할 여지를 완전히 박탈당한 상태에서 법률행위의 외형만 만들어진 정도라야 한다(2002다73708).
취소 대신 다른 무효사유를 끌어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법률행위의 성립 과정에 강박이라는 불법적 방법이 사용된 데 그치는 때에는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의 하자나 의사의 흠결을 이유로 효력을 논할 수 있을 뿐,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2000다47361 판결요지 [1], 민법 제103조). 비진의의사표시도 마찬가지다. 재산을 강제로 빼앗긴다는 것이 표의자의 본심으로 잠재되어 있었더라도, 강박에 의해서나마 증여를 하기로 하고 그에 따라 증여의 의사표시를 한 이상 증여의 내심의 효과의사가 없었다고 할 수 없다(같은 판결 요지 [2], 같은 법 제107조).
취소권자는 강박으로 의사표시를 한 자, 그 대리인, 승계인이다(민법 제140조).
제삼자가 강박한 경우: 상대방 있는 의사표시에서 제삼자가 강박했다면,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만 취소할 수 있다(민법 제110조 제2항).
선의의 제삼자 보호: 취소는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110조 제3항). 취소 전에 이해관계를 맺은 선의의 제삼자는 보호된다.
취소권 소멸: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강박을 면한 날)로부터 3년, 법률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한다(민법 제146조).
강박으로 맺은 계약은 원칙적으로 “무효”가 아니라 “취소” 대상입니다. 협박에서 벗어난 날부터 3년과 법률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중 먼저 끝나는 기간 안에 취소권을 행사해야 합니다. 계약이 처음부터 무효인 경우는 스스로 판단할 여지를 완전히 빼앗긴 극단적인 경우로 한정됩니다.
대리인이 강박을 받으면 어떻게 되나?
대리인을 통한 법률행위에서는 강박 여부를 대리인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민법 제116조 제1항). 대리인이 강박에 의해 의사표시를 했다면 본인이 그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
가족법에서는 강박을 어떻게 다루나?
가족법에서는 혼인·이혼·인지의 취소 사유가 되고, 상속에 관한 유언에서는 상속결격사유가 된다.
- 혼인: 사기 또는 강박으로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 법원에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816조 제3호). 강박을 면한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청구하지 못한다(민법 제823조).
- 이혼: 강박으로 이혼의 의사표시를 한 자는 가정법원에 취소를 청구할 수 있고(민법 제838조), 혼인취소의 3개월 규정이 준용된다(민법 제839조, 민법 제823조).
- 인지: 강박으로 인지를 한 때, 강박을 면한 날부터 6개월 내에 가정법원에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861조).
- 상속결격: 사기 또는 강박으로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이나 그 철회를 방해한 자와, 유언을 하게 한 자는 상속결격자가 된다(민법 제1004조 제3호·제4호).
결혼이나 이혼에 강박이 있었다면 취소를 청구할 수 있지만, 협박에서 벗어난 날로부터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행동해야 합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강박을 이유로 취소하려면 해악의 고지, 공포심과 의사표시 사이의 인과관계를 뒷받침할 문자·녹음·당시 경위 자료를 확보한다(2002다73708).
- 민법 제146조의 취소권 소멸기간은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과 법률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다. 강박을 면하기 전에는 3년 기간이 시작되지 않는다.
- 제삼자 강박의 경우 상대방이 강박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을 취소 주장 측이 증명해야 한다.
관련
- 개념·해설
- 법령
-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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