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을 지칭한 보도와 구성원의 명예훼손 청구

집단을 비난한 보도라도 구성원 개인을 지칭한다고 볼 사정이 있으면 그 개인이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2002다63558 판결요지 [1]). 다만 개인이 특정되었다는 것과 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것은 별개다(2002다63558 이유 2·3).

쉽게 말하면 — 이름과 얼굴을 가려도, 보도 내용과 소속·업무 등 주변 사정을 종합해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아볼 수 있다면 피해자가 특정될 수 있습니다(2004다35199 이유 1). 그 경우에도 배상이 곧바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2004다35199 이유 2·3).

인격권 침해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한도에서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언론등은 보도 내용에 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으면 그 규정에 따릅니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

단체를 지칭한 보도로 개인이 피해자가 될 수 있나?

집단에 대한 비난은 개인의 사회적 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희석되어, 원칙적으로 구성원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2002다63558 판결요지 [1]). 다만 개개인을 지칭한다고 볼 정도로 구성원 수가 적거나 당시 주변 사정상 개인을 지목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면 다르다(2002다63558 이유 2).

집단 명칭으로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을 ‘집단표시’라고 한다. 여기서는 보도가 누구를 겨냥했는지 알아볼 수 있는지, 즉 ‘피해자 특정’이 문제 된다. 법원은 다음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2004다35199 이유 1).

  • 집단의 크기와 성격, 구성원들이 수행하는 업무의 관계를 본다(2004다35199 이유 1).
  • 그 집단에서 청구인이 어떤 지위에 있었고, 보도된 사건 당시 소속되어 있었는지 본다(2002다63558 이유 2).
  • 보도에 사용된 명칭과 관련 보도의 흐름 등 당시 주변 사정을 본다(2002다63558 이유 2).

대법원은 대전 지역 검사들을 지칭한 보도에서 구성원 수와 집중적인 관련 보도 등을 고려해 원고들이 특정되었다고 보았다(2002다63558 이유 2). 이 기준은 인원수 하나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큰 집단이라도 특정 구성원을 지목하는 주변 사정이 있으면 개인이 특정될 수 있다(2002다63558 판결요지 [1]).

법인 자체의 명예도 보호된다. 목적사업 수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법인의 사회적 명성·신용이 침해되면 법인에 대한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2022다284711 이유 2.가.2). 그 법인에 속한 개인의 청구는 다시 그 개인이 피해자로 특정되는지 판단한다(2004다35199 이유 1).

이름이 없고 얼굴이 가려져도 특정될 수 있나?

이름이나 얼굴이 드러나지 않아도 보도 내용과 주변 사정으로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으면 피해자가 특정될 수 있다(2004다35199 이유 1). 피해자를 아는 사람이나 주변 사람이 그 표시가 피해자를 지목함을 알아차릴 정도면 된다(2022다284711 이유 2.가.3).

기동수사대 보도 사건에서는 담당 형사의 얼굴을 가리고 음성을 바꾸었지만, 담당 형사를 표시한 자막과 부서 현판이 방송되었다. 부서의 특수수사 업무와 구성원들의 유기적인 협력 관계도 판단에 반영되었다(2004다35199 이유 1). 대법원은 담당자 한 명을 넘어 부서 전체가 편파적·강압적인 수사를 했다는 전체 인상을 고려했다. 그 사건을 수사할 당시 기동수사대에 근무했던 원고들을 피해자로 특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2004다35199 이유 1).

따라서 문제 된 한 문장이나 가려진 얼굴만 볼 것이 아니라, 기사 전문이나 방송 전체에서 소속·직무·사건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2004다35199 이유 1·2.가).

개인이 특정되면 곧 배상책임이 생기나?

개인이 피해자로 특정되어도 보도의 위법성 등 배상책임의 나머지 요건을 따로 판단한다(2002다63558 이유 2·3).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로 손해를 입혀야 불법행위 배상책임이 생긴다(민법 제750조). 다음과 같이 보도의 내용과 이를 정당화할 사유를 구별한다.

사실의 적시와 공적 비판

‘사실의 적시’는 구체적인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직접 말하지 않아도 전체 취지에서 사회적 평가를 낮출 사실을 암시했다면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2004다35199 이유 2.가). 순수한 의견만으로는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지만, 의견 형식에 숨겨진 사실 주장이 담겼다면 달라진다. 모욕적·경멸적 인신공격은 별개 유형의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2022다284711 이유 2.가.1).

공직자의 업무처리 등에 관한 감시·비판은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쉽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2002다63558 이유 3.다.1). 의혹을 가질 충분하고 합리적인 이유와 공개할 공익상 필요가 있다면, 최종 확인 전의 의문 제기나 조사 촉구도 보호될 수 있다. 다만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 현저히 상당성을 잃었다면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2004다35199 이유 2.나).

진실성·상당성과 증명책임

대법원은 공공의 이해에 관한 보도로서 목적이 오로지 공익을 위한 경우, 내용이 진실하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위법성이 없다고 보았다(2004다35199 이유 3). 위법성이 없다는 주장을 위법성조각 항변이라고 한다. 상당한 이유는 자료의 확실성·신빙성, 확인의 용이성, 피해 정도 등을 종합해 본다. 적절하고 충분히 조사했는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지가 중요하다(2004다35199 이유 3).

현재 언론중재법은 인격권 침해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한도에서,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보도 내용에 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정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으면 그 규정에 따른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

무엇을 주장하는지에 따라 증명할 사람이 다르다.

  • 허위사실 보도라는 이유로 배상을 구하는 원고는 그 허위성을 증명해야 한다(2022다284711 이유 4.가).
  • 피고가 공익 목적과 진실성 또는 상당한 이유를 들어 위법성이 없다고 항변하면, 그 조각사유는 피고가 증명해야 한다(2022다284711 이유 4.가).
  • 원고가 공직자라는 이유로 피고의 진실성·상당성 증명책임이 원고에게 넘어가지는 않는다(2002다63558 이유 3.나).

대전 지역 검사들 보도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개인의 특정은 인정하면서 일부 보도의 위법성은 부정했다. 이에 따라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했다(2002다63558 이유 3.라·4).

무엇을 청구하고 어떤 자료를 준비해야 하나?

피해자는 고의·과실에 의한 위법한 언론보도로 입은 재산상 손해나 인격권 침해·정신적 고통에 대해 언론사등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30조 제1항).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은 위자료라고 하며, 명예 침해도 그 대상이다(민법 제751조 제1항). 개인의 피해를 밝힐 자료와 원하는 구제조치를 나누어 준비한다.

개인의 피해를 밝힐 자료

다음은 판단요건을 뒷받침할 자료의 예시다.

  • 보도 전문·영상·자막을 보관해 무엇이 보도되었고 누구를 지목했는지 정리한다(2004다35199 이유 1·2.가).
  • 당시 구성원 명단, 재직 기간·직무 자료 등으로 집단의 규모·성격과 본인의 관계를 밝힌다(2002다63558 이유 2).
  • 허위성을 청구 이유로 삼는다면, 보도 내용과 실제 사실이 다른 점을 확인할 자료를 준비한다(2022다284711 이유 4.가).
  • 재산상 손실이나 정신적 고통, 보도와 그 피해의 관계를 설명할 자료를 준비한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30조 제1항).

손해 발생은 인정되지만 구체적인 금액을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가 있다. 이때 법원은 변론의 취지와 증거조사 결과를 고려해 상당한 손해액을 산정해야 한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30조 제2항).

정정·반론보도

사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보도등이 진실하지 않아 피해를 입었다면 언론사등에 정정보도를 청구할 수 있다. 이 청구에는 언론사등의 고의·과실이나 위법성이 필요하지 않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제2항). 단체에 관한 보도에는 다음과 같은 대표청구 규정도 있다.

사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보도등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그 내용에 반박하는 반론보도도 청구할 수 있다. 반론 청구에는 고의·과실·위법성이 필요 없고, 보도가 진실인지와도 관계없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항·제2항). 따로 정한 사항 외에는 정정보도 규정이 준용되므로 단체 대표청구 규정도 적용된다(같은 조 제3항). 직접 청구기간과 방법은 언론사 정정보도·반론보도 직접 청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배상 외의 구제와 감액

언론중재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피해자는 인격권을 침해하는 언론사등에 침해 정지를 청구할 수 있다. 권리를 명백히 침해할 우려가 있으면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30조 제3항). 이 정지·예방 청구와 함께 침해에 사용되거나 침해로 만들어진 물건의 폐기 등 필요한 조치를 청구할 수 있다(같은 조 제4항).

법원은 피해자의 청구로 배상을 대신하거나 배상과 함께 정정보도 공표 등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명할 수 있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31조). 일반적인 명예회복 처분의 근거는 민법 제764조이며, 구제수단의 설명은 명예훼손 손해배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배상의무자가 감액을 청구하려면 손해가 고의·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 아니고, 배상이 자신의 생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여야 한다(민법 제765조 제1항). 청구가 있으면 법원은 양쪽의 경제상태와 손해 원인 등을 고려해 배상액을 줄일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조정신청과 손해배상청구 기간은 같은가?

피해자가 언론중재위원회에 배상 조정을 신청할 기간과 민사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다르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 민법 제766조). 조정은 위원회에서 분쟁 해결을 시도하는 절차이고,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채 일정 기간이 지나 권리가 소멸하는 제도다. 조정신청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민사 배상청구권도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언론중재위원회 배상 조정

이 조정은 법이 정한 언론사등의 보도나 그 매개에 따른 피해를 대상으로 한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

법정 언론은 방송·신문·잡지 등 정기간행물·뉴스통신·인터넷신문이며, 인터넷뉴스서비스와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도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제12호·제18호~제21호, 같은 법 제5조 제1항).

개인이 SNS에 올린 글·영상이라는 사정만으로 이 법의 언론보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매체나 서비스가 법정 범주에 해당하는지 보아야 한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조정은 선택할 수 있는 분쟁 해결 절차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 신청하려면 보도가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이면서 보도 후 6개월 이내여야 한다(같은 법 제18조 제2항, 같은 법 제14조 제1항). 신청할 때에는 손해배상액을 명시해야 한다(같은 법 제18조 제2항).

먼저 언론사등에 정정·반론·추후보도를 청구했다면 협의가 불성립한 날부터 14일 이내라는 제한도 지켜야 한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3항). 이 날은 언론사등이 청구 거부 의사를 분명히 적은 문서를 피해자가 받은 날이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3조). 거부 문서가 오지 않더라도 이를 기다리다가 보도를 안 날부터 3개월 또는 보도 후 6개월을 넘겨서는 안 된다(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제3항, 같은 법 제14조 제1항). 신청 방법과 조정 결과에 대한 대응은 언론중재위원회 조정 신청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민사 손해배상청구의 소멸시효

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거나,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한다(민법 제766조 제1항·제2항). 두 기산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한다.

  •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은 단순한 의심을 넘어 위법한 가해행위, 손해와 인과관계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구체적으로 안 때다(2023다285162 다수의견 이유 2.가.1).
  • 단기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가 되어야 진행한다(민법 제166조 제1항). 권리행사의 장애는 일반적으로 법률상 장애를 뜻한다. 개인적 사정이나 권리 발생·행사 가능성을 몰랐다는 사실상 장애만으로 시효 진행이 멈추지는 않는다(2023다285162 다수의견 이유 2.가.2~3).
  • 다만 권리의 성격과 당사자 관계, 사안의 맥락상 당시 일반인에게 권리행사를 객관적·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는 일반적인 법률상 장애가 아니어도 단기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2023다285162 다수의견 이유 2.가.4). 법률을 모르거나 잘못 해석했다는 사정은 일반적으로 그 기대가능성을 부정할 사유가 아니다(2023다285162 다수의견 이유 2.가.6).
  • ‘불법행위를 한 날’은 가해행위로 인한 손해의 결과가 현실화한 때다. 불법행위가 계속되고 각 행위를 개별적으로 특정할 수 있다면, 각 손해마다 별개의 배상채권이 생긴다. 각 채권의 시효는 그 손해가 발생한 때부터 개별적으로 진행한다(2021다220642 이유 1).

미성년자가 성폭력·성추행·성희롱 등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 그 침해로 인한 배상청구권은 성년이 될 때까지 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민법 제766조 제3항). 이 특례는 미성년자의 모든 명예손해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성적 침해로 인한 손해에 적용된다(같은 조 제3항). 2020년 10월 20일 시행 전의 성적 침해라도 시행 당시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권리에는 적용된다(같은 법 부칙 제1조(2020.10.20), 같은 부칙 제2조).

내용증명으로 배상을 요구하는 등 ‘최고’를 했어도 시효가 계속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최고 후 6개월 안에 재판상 청구·파산절차참가·화해를 위한 소환·임의출석·압류·가압류·가처분 중 법정 조치를 하지 않으면 시효중단 효력이 없다(민법 제174조). 다만 최고 후 6개월 안에 채무자가 채무를 승인한 경우에도, 민법 제174조를 유추적용하여 최고가 도달한 때에 시효중단의 효력이 생긴다(2020다46663 이유 3.가~라).

최고 뒤에 취한 조치가 제대로 이어졌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다음 상황에서는 추가 기한이 적용된다.

  • 재판상 청구가 각하·기각되거나 취하되면 시효중단 효력이 없다(민법 제170조 제1항). 다만 그 경우 6개월 안에 재판상 청구·파산절차참가·압류·가압류·가처분을 하면 최초 재판상 청구로 시효가 중단된 것으로 본다(같은 조 제2항).
  • 화해를 위한 소환에 상대방이 출석하지 않거나 화해가 성립하지 않았다면 1개월 안에 소를 제기해야 시효중단 효력이 유지된다. 임의출석으로 화해가 성립하지 않은 때도 같다(민법 제173조).

실무 체크포인트

관련

최종 수정 2026년 10월 14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 오류 신고·수정 제안

잘못된 내용이나 법 개정으로 바뀐 부분을 발견하셨나요? 알려주시면 검토해 반영합니다.

공유하기
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