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같은 인격권을 위법하게 침해당한 사람은 현재의 침해행위 배제나 장래 침해의 금지를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으로 구할 수 있다(2003마1477 판결요지 [1]·이유). 다만 출판물의 발행·판매 금지는 표현행위의 사전억제여서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표현내용과 손해에 관한 엄격한 실체적 요건을 갖춘 때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된다(같은 결정 판결요지 [2]).
쉽게 말하면 — 갑 교회가 자신을 비판한 책의 발행과 판매를 막아 달라고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한 경우입니다. 책을 미리 막는 것은 표현을 사전에 억제하는 일이라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갑은 책 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소명해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중대하고 현저하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우려도 있어야 합니다. 실제 사건에서 대법원은 이런 소명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보아 신청 기각을 수긍했습니다(2003마1477). 책을 막지 못하더라도 명예를 위법하게 침해당했다면 손해배상이나 명예회복을 위한 처분은 따로 구할 수 있습니다(2003마1477 판결요지 [1]).
인격권 침해는 어떤 가처분으로 막나
인격권을 침해당한 사람은 침해행위의 정지·방지를 구하는 금지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삼아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다(2018다249995 판결요지 [2],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피보전권리란 가처분으로 지키려는 권리를 말한다. 인격권은 일단 침해되면 금전배상이나 명예회복 처분 같은 사후 구제수단만으로는 피해의 완전한 회복이나 손해전보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인격권의 침해에 대해서는 사전(예방적) 구제수단으로 침해행위 정지·방지 등의 금지청구권이 인정될 수 있다(2018다249995 판결요지 [2]).
판례가 다룬 인격권은 성명·명칭, 명예, 개인정보 공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성명·명칭
비법인사단도 인격권의 주체로서 명칭에 관한 권리를 가진다(2018다249995 판결요지 [1]). 일반적인 단어로 이루어진 명칭이라도 상당한 기간 사용으로 그 사단을 표상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면 보호받을 수 있다(같은 판결). 다만 다른 사람이 같거나 유사한 명칭을 쓰는 것이 침해인지는 양쪽의 권리나 이익을 비교·형량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같은 판결). 이때 명칭의 유사성 정도, 사용 기간, 오인·혼동 가능성, 그 명칭을 쓰게 된 동기나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같은 판결).
침해가 인정되더라도 비법인사단이 명칭 사용의 금지를 청구하려면 침해행위가 계속되어 금전배상만으로는 구제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야 한다(2018다249995 판결요지 [2]). 또 금지로 보호되는 비법인사단의 이익이 그로 인한 상대방의 불이익보다 커야 한다(같은 판결).
명예
명예는 생명, 신체와 함께 매우 중대한 보호법익이고, 인격권으로서의 명예권은 배타성을 가지는 권리이다(2003마1477 판결요지 [1]). 명예를 위법하게 침해당한 자는 손해배상(민법 제751조) 또는 명예회복을 위한 처분(같은 법 제764조)을 구할 수 있다. 그 이외에 명예권에 기초하여 현재의 침해행위 배제나 장래 침해의 금지를 구할 수도 있다(2003마1477 판결요지 [1]). 손해배상의 요건과 범위는 명예훼손 손해배상에서 설명한다.
모델이 된 사람이 이미 사망했더라도, 사후에 망인의 인격권을 중대하게 훼손하는 왜곡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가 있다. 그 경우 유가족이 인격권 침해를 근거로 금지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본 서울고등법원 결정이 있다(2004라439 판결요지 [1]).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은 유족이 사자의 인격권 침해를 이유로 침해행위의 금지를 구할 수 있되, 그것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2005가합16572 판결요지 [1]). 다만 유족 자신의 명예나 사자에 대한 경애·추모의 정이 침해되었다면 유족 자신의 인격적 법익 침해를 이유로 금지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같은 판결).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표현행위가 사망한 사람에 대한 허위사실의 적시나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하는 등으로 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인격권을 침해한 경우를 다루었다(2022다284711 판결요지 [4]). 이때 유족은 자신의 명예 또는 망인에 대한 경애, 추모감정 등의 침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청구와 침해행위 배제·금지청구를 할 수 있다(같은 판결). 이 유족은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2 제2항부터 제4항에 규정된 배우자, 직계비속이나 직계존속, 형제자매로 한정되지 않는다(같은 판결). 어떤 유족의 추모감정이 침해되었는지는 표현행위의 형식과 내용, 망인과 맺어 온 친족관계나 생전 생활관계, 사망 이후 망인에 대하여 보인 태도 등을 종합해 사회통념에 비추어 개별적으로 판단한다(같은 판결).
개인정보의 공개
하나의 법률관계를 둘러싸고 두 기본권이 충돌하면, 법원은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이익형량을 한다(2011마319). 그와 함께 두 기본권 사이의 실제적인 조화를 꾀하는 해석을 통하여 침해행위의 최종적인 위법성을 판단한다(같은 결정). 국회의원이 각급학교 교원의 교원노조 가입현황 실명자료를 인터넷으로 공개한 사안이 그 예다. 원심은 그 공개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단결권에 대한 침해를 정당화할 정도로 학생의 학습권이나 학부모의 교육권, 알권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행위라고 단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공개금지 가처분을 인용한 원심을 수긍하였다(같은 결정).
같은 실명자료에 대하여 서울남부지방법원 결정은 교원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별적·집단적 단결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정보라고 보았다(2010카합211 판결요지 [1]). 교원이 공적인 지위에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노동조합 가입 여부는 일반적인 개인정보보다 높은 수준으로 보호될 필요가 있는 민감한 정보라고 하였다. 그래서 국민의 알권리, 학생의 학습권과 학부모의 교육권이 공개로 침해될 교원들의 권리보다 우월한 가치를 갖는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같은 결정 판결요지 [2]). 이 결정은 개인정보를 제공된 목적에 따라 사용하여야 할 의무 등을 근거로 인터넷 공시·언론 공개의 금지를 명하였다(같은 결정 판결요지 [3]).
표현물의 발행·판매 금지는 언제 허용되나
법원은 출판물의 발행·판매 금지를 표현행위의 사전억제로 보아, 엄격하고 명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허용한다(2003마1477 판결요지 [2]). 그 근거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검열을 금지하는 헌법 제21조 제2항의 취지다(같은 결정). 그 대상이 종교단체에 관한 평가나 비판이라도 사전금지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같은 결정).
영화의 상영금지 등 가처분도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억제에 해당한다고 본 서울남부지방법원 결정이 있다(2011카합297 판결요지 [2]). 이 결정은 사법부에 의한 사전억제에 헌법상 검열금지원칙이 적용되지 않더라도 같은 취지로 엄격하고 명확한 요건이 필요하다고 보았다(같은 결정). 아래에서 예외가 인정되는 요건과, 의견 표명·언론사 비판 사안에 그 요건을 적용한 예를 나누어 본다.
사전금지의 실체적 요건
채권자가 사전금지를 받으려면 다음 두 가지가 함께 있어야 한다(2003마1477 판결요지 [2]). 먼저 표현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또한 피해자에게 중대하고 현저하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어야 한다. 대법원은 이러한 실체적 요건을 갖춘 때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사전금지가 허용된다고 보았다(같은 결정).
그 사건은 교회가 자신을 비판한 서적의 발행·판매 등의 금지를 구한 사안이었다. 대법원은 원심 판시를 표현내용이 진실이 아니거나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소명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신청을 기각한 결론을 수긍하였다(2003마1477 이유).
의견 표명과 언론사 비판
의견을 표명하는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금지가 다투어진 사례도 있다. 일제강점기에 검사로 재직한 사람을 친일인명사전에 게재하는 행위를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의견을 표명하는 표현행위로 보았다(2008카합1003).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이 진실이 아니거나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게재의 사전 금지를 허용하지 않았다(같은 결정).
표현의 상대방이 언론사인 경우, 언론사에 대한 감시와 비판 기능은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2011카합297 판결요지 [1]). 이 결정은 상영금지를 하려면 표현내용이 언론사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으로서 위 실체적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보았다(같은 결정 이유). 그리고 방송사 맛집 소개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고발한 다큐멘터리 영화의 표현내용이 진실이 아니라고 할 수 없고,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라고도 할 수 없으며, 공익적 목적도 인정된다는 이유로 상영금지 신청을 기각하였다(같은 결정 판결요지 [3]). 일부 영상이 방송사에 돈이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더라도, 그 정도만으로는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라고 할 수 없다고 보았다(같은 결정).
영화·게임물 사안은 어떻게 판단하나
법원은 영화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지를 영화 전체의 흐름과 보통의 관객이 받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한다(2018마6721 판결요지 [1]). 게임물처럼 성명·초상을 상업적으로 쓴 사안에서는 성명권이나 퍼블리시티권의 침해가 문제된다(2005가합80450). 영화의 묘사와 성명·초상의 상업적 이용을 차례로 본다.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
대법원은 영화의 객관적인 내용과 함께 전체적인 흐름, 구성방식, 대사의 통상적인 의미 등을 종합한다. 보통의 주의로 영화를 접하는 관객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도 기준으로 삼는다(2018마6721 판결요지 [1]).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한 상업영화에서 흥행이나 관객의 감동을 위하여 역사적 사실을 다소 각색하는 것은 의도적인 악의의 표출에 이르지 않는 한 상업영화의 본질적 영역으로 용인될 수 있다(같은 결정).
서울고등법원 결정은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한 영화의 인격권 침해 여부를, 영화제작자가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다하였는지와 영화 내용이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자료나 근거로 뒷받침되는지에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2004라439 판결요지 [2]). 시간이 지나 역사적 진실을 확인할 객관적 자료에 한계가 생기면 망인이나 유가족의 인격권보다 창작 내지 예술의 자유 보호가 상대적으로 중시될 수 있다는 점 등도 고려하여야 한다고 하였다(같은 결정).
사망한 사람이 관련된 사건을 모델로 한 영화의 묘사가 사망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되려면 사회적·역사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허위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한다. 허위사실 적시가 있었는지는 통상의 건전한 상식을 가진 합리적인 관객을 기준으로 판단한다(2018마6721 판결요지 [2]). 군인 사망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의 제작·상영 금지 가처분에서, 원심은 피보전권리의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았다(같은 결정 판결요지 [3]). 또 투자계약이 해제된 뒤 제작사와 감독이 영화 제작을 사실상 포기하여 보전의 필요성도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였다. 대법원은 신청을 기각한 이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하였다(같은 결정).
본안판결에서 명하는 것과 같은 내용을 미리 명해 채권자가 권리를 종국적으로 만족받는 것과 같은 결과에 이르는 가처분을 만족적 가처분이라 한다(2004라439 판결요지 [4]). 영화 자체의 상영금지나 내용의 직접 수정을 명하는 만족적 가처분에서는 피보전권리에 관하여 통상적인 보전처분보다 높은 정도의 소명을 요구한 서울고등법원 결정이 있다(2004라439 판결요지 [4]. 2011카합297 이유 중 개별 판단도 같은 취지).
실제 사건과 인물을 모델로 한 영화 사안에서, 같은 서울고등법원 결정은 상영금지나 직접 수정 같은 직접적 구제수단을 인격권의 핵심적 내용이 중대하게 훼손되는 경우 등으로 한정하였다(2004라439 판결요지 [3]).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한 상업영화에서 자막으로 각색 사실을 분명히 밝히는 등 실제 상황과의 혼동을 효과적으로 막는 적절한 조치를 했다면 상영금지나 직접 수정을 구하는 신청은 인용할 수 없다고 보았다(같은 결정 판결요지 [5]). 반면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하는 상업영화의 광고·홍보는 실제와 다른 내용으로 모델이 된 사람의 인격권을 침해할 위험이 매우 높아 표현의 자유가 용인되는 폭이 상대적으로 좁다고 보았다(같은 결정 판결요지 [6]). 그래서 영화가 역사적 사실 그대로 제작된 것처럼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광고·홍보에는 금지와 간접강제를 인용했다(같은 결정 판결요지 [7], 주문).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은 영화·소설 같은 창작적 표현행위나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표현으로도 인격적 법익이 침해될 수 있다고 보았다(2005가합16572 판결요지 [2]). 실존 인물이 완전한 허구로 승화되어 작품 속에서 그 존재를 찾기 어려우면 침해될 여지가 없다. 그러나 관객이 허구임을 인식할 수 있어도 완전히 허구로 승화되지 못하여 실존 인물의 존재가 느껴질 때, 허구의 표현 자체가 실존 인물의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 실존 인물과 유족의 인격적 법익이 침해될 수 있다고 하였다(같은 판결).
같은 판결은 영화로 인격적 법익이 침해되었더라도 영화상영 등의 금지는 침해가 중대하고 명백할 뿐 아니라 피해자에게 중대하고 현저하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어 유효적절한 구제수단으로서 금지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된다고 보았다(2005가합16572 판결요지 [3]).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자의 정치적·사회적 행적과 그와 관련된 생활상 등을 표현한 경우에는 사자의 인격적 법익을 중대하게 침해한 경우에 한하여 그 표현을 금지할 수 있다고도 하였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3]). 이 기준에 따라 전직 대통령을 소재로 한 영화의 본안소송에서 상영금지 청구는 기각하였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4]). 유족의 사자에 대한 경애·추모의 정 침해를 이유로 한 영화상영 등의 금지는 그 추모의 정이 형해화되어 상영 등을 금지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현저한 침해를 당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될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보았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5]). 정신적 손해의 배상은 그 정도에 이르지 않더라도 유족으로서 감수해야 할 범위를 넘으면 가능하다고 보고, 유족의 위자료 청구만 일부 받아들였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5], 주문).
성명·초상의 상업적 이용
성명·초상 등 자기동일성의 경제적 가치를 배타적으로 지배하는 퍼블리시티권을 독립된 재산권으로 인정할지는 하급심 판단이 나뉜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성명을 동의 없이 게임물에 사용한 사안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퍼블리시티권을 인격권과 독립된 재산권으로 인정하였다(2005가합80450). 그리고 성명권 침해를 이유로 사용금지를 명하는 본안판결을 하였다(같은 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성명을 영문 이니셜로 바꾸어 그 사람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변형한 사용도 퍼블리시티권 침해로 보았다. 그래서 사용금지가처분을 인용하였다(2010카합245).
반면 서울중앙지방법원 결정은 물권법정주의를 채택한 우리 법제에서 실정법이나 확립된 관습법의 근거 없이 물권과 유사한 독점·배타적 재산권인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2017카합81063, 민법 제185조). 그래서 이를 전제로 한 신청 부분의 피보전권리를 부정하였다(같은 결정). 이 결정은 언론사와 언론인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영화에 전·현직 임원들의 사진·영상을 동의 없이 사용한 데 대하여, 공익적 고발이라는 영상물의 성격 등을 이익형량하여 초상권 침해도 부정하였다(같은 결정).
퍼블리시티권 인정 여부와 별개로, 현행법은 유명인의 표지를 무단사용하는 일정한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정한다. 국내에 널리 인식되고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성명·초상·음성·서명 등 그 타인을 식별할 수 있는 표지가 대상이다. 이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해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다(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타)목). 그 행위로 자신의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자는 그 행위를 하거나 하려는 자에 대하여 법원에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같은 법 제4조 제1항).
심문 없이 결정할 수 있나
법원은 출판물 발행·판매 금지 가처분을 원칙적으로 변론기일 또는 채무자가 참석할 수 있는 심문기일을 열어 심리해야 한다(2003마1477 이유, 민사집행법 제304조). 이 기일에서 채무자에게 표현내용의 진실성 등을 주장·입증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2003마1477 이유).
기일을 열어 심리하면 가처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기일 없이 재판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4조 단서). 그러나 출판물 발행·판매 금지에서는 표현행위의 사전억제라는 결과가 중대하다(2003마1477 이유). 그래서 그 예외 사정이 있는지는 일반적인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보다 더욱 신중하게 판단되어야 한다(같은 결정).
무엇을 명할 수 있나
법원은 신청목적을 이루는 데 필요한 처분을 직권으로 정하고, 상대방에게 어떠한 행위를 하지 말도록 명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305조 제1항·제2항). 인격권 침해 사안에서 법원이 명한 처분에는 다음과 같은 예가 있다(일부 예시).
- 영화 공식 홈페이지와 DVD 세트 첨부물의 특정 부분을 삭제하지 않은 채 홈페이지를 운영하거나 DVD 세트를 제작·판매·배포·광고하지 말라고 명했다.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위반일수 1일당 300만 원을 지급하라고도 명했다(2004라439 주문).
- 채권자들이 공동담보로 1억 원을 공탁하거나 그 금액의 지급보증위탁계약체결문서를 내는 것을 조건으로, 인터넷 야구게임에 영문 이니셜을 사용하지 말라고 명했다(2010카합245 주문).
- 국회의원에게 교원노조 가입현황 실명자료를 인터넷 등에 공시하거나 언론 등에 공개하지 말라고 명했다(2010카합211 주문).
간접강제란 채무의 성질이 간접강제를 할 수 있는 경우에, 제1심 법원이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채무자가 이행하지 않으면 일정한 배상을 하도록 명하는 것이다(민사집행법 제261조 제1항). 그 신청에 관한 재판에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부작위 명령만으로 목적이 달성될 것으로 보이고 위반 때 별도로 간접강제를 구할 수 있다며 미리 명하지 않은 결정이 있다(2010카합245 이유). 채무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리라는 소명이 없다며 간접강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결정도 있다(2010카합211 이유).
단순한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에서는 채무자가 명령을 위반한 때부터 2주 이내에 간접강제를 신청하여야 함이 원칙이다(2010마985 판결요지 [2], 민사집행법 제292조 제2항, 같은 법 제301조). 다만 채무자가 가처분 재판이 고지되기 전부터 위반 행위를 계속하고 있었다면 가처분결정이 채권자에게 고지된 날부터 2주 이내에 신청하여야 한다. 그 집행기간이 지난 뒤의 간접강제 신청은 부적법하다(2010마985 판결요지 [2]).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의 소명, 관할, 채무자의 이의와 집행정지는 다른 침해금지가처분과 같은 규정을 따르며, 지식재산·표현물 침해금지가처분에서 설명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발행·판매 금지를 구하려면 표현내용이 진실이 아니라는 자료나,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자료를 준비한다. 피해자에게 중대하고 현저하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에 관한 자료도 함께 낸다(2003마1477 판결요지 [2]).
- 표현이 의견 표명이면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이 진실이 아니거나,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소명할 자료를 준비한다(2008카합1003). 손해 우려에 관한 자료는 첫 항목과 같다.
- 상대방이 언론사이면 첫 항목의 자료에 더해, 표현이 언론사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라는 점을 자료로 보인다(2011카합297 판결요지 [1]·이유).
- 영화는 일부 장면이 아니라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되므로, 문제 장면이 영화 전체에서 어떤 인상을 주는지 정리한다(2018마6721 판결요지 [1]). 상대방이 영화 제작을 사실상 포기해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원심을 수긍한 예도 있다(같은 결정 판결요지 [3]).
-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한 상업영화에서 상대방이 자막 등으로 실제 상황과의 혼동을 막는 조치를 했다면 상영금지·직접 수정 신청을 인용하지 않은 서울고등법원 결정이 있다(2004라439 판결요지 [5]). 역사적 사실 그대로인 것처럼 유도하는 광고·홍보의 금지를 함께 구할지 정한다(같은 결정 판결요지 [7]).
- 출판물 발행·판매 금지 신청은 변론기일 또는 채무자가 참석할 수 있는 심문기일을 여는 것이 원칙이므로, 채무자가 진실성을 주장·입증할 것에 대비한다(2003마1477 이유).
- 단순한 부작위를 명한 가처분을 받은 뒤 상대방이 위반하면, 원칙적으로 위반한 때부터 2주 안에 간접강제를 신청한다(2010마985 판결요지 [2]). 결정 고지 전부터 위반이 계속되었다면 가처분결정이 채권자에게 고지된 날부터 2주 안에 신청한다(같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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