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성예금증서의 양도와 은행의 책임

증서 미발행이면 직원에게 돈을 줬다고 매매가 성립하지 않지만, 예금약관이 적용되는 증서에서 발행조건 합의와 입금 확인이 있었다면 예금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98다29735 판결요지 [1], 2007다52942 판결요지 [1]). 직원 행위가 외형상 직무와 관련되고 피해자가 악의·중과실이 아니면 은행은 사용자책임을 질 수 있다(98다29735 판결요지 [2]·[3]). 무권리자에게서 산 사람도 선의·무중과실이면 권리를 얻는다(민법 제514조).

쉽게 말하면 — 은행 지점장에게 양도성예금증서를 사 달라며 돈을 맡겼는데, 지점장이 돈을 빼돌리고 통장에만 새 증서의 추심을 맡은 것처럼 적어 준 경우입니다. 증서가 실제로 발행되지 않았으므로 은행과 증서 매매가 성립했다며 예금을 돌려 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98다29735 판결요지 [1]). 반면 예금거래기본약관과 거치식예금약관이 적용되는 증서라면, 은행과 발행조건을 합의하고 입금해 담당직원의 확인까지 받았을 때 예금계약이 성립하므로 예금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2007다52942 판결요지 [1]). 그 대신 지점장의 행위가 외형상 직무와 관련되어 있고, 맡긴 사람이 그것이 정당한 직무가 아님을 몰랐고 모른 데 중대한 과실도 없다면 은행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98다29735 판결요지 [2]·[3]). 다만 맡긴 사람의 과실만큼 배상액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양도성예금증서는 어떤 증권이고 어떻게 양도하나?

양도성예금증서는 시중은행이 무기명 할인식으로 발행하는 유가증권이고, 권리를 넘기거나 행사하려면 증서를 소지해야 한다(98다29735 판결요지 [1]). 무기명이란 증서에 권리자의 이름을 적지 않는다는 뜻이고, 할인식이란 만기에 받을 액면 금액에서 이자를 미리 뺀 값으로 사고판다는 뜻이다. 이 글의 설명은 실물 증서로 발행된 경우를 다룬 판결에 따른 것이다. 실물 없이 전자등록된 증권은 계좌간 대체의 전자등록을 해야 양도의 효력이 생긴다(전자증권법 제35조 제2항).

대법원은 양도성예금증서가 무기명채권이라고 하고(99다71573 이유 2), 「단순한 교부만으로 양도가 가능」하다고 했다(같은 판결 판결요지 [1]). 무기명채권은 양수인에게 증서를 교부함으로써 양도의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523조). 무기명채권의 양도·소지인 보호 일반은 무기명채권과 증권적채권에서 다룬다.

같은 판결은 양도성예금증서가 「증서의 소지만으로 권리 추정을 하며 그 소지인을 권리자로 보도록 되어 있어」 자금 출처 노출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적었다(99다71573 이유 2). 그래서 증서에 수취인이 적힌 발행확인서가 있더라도, 그 수취인 기재는 통상 증서 자체에 특별한 의미를 갖지 않는다고 보았다.

은행 직원에게 돈을 줬는데 증서가 발행되지 않았다면 은행과의 매매는 성립하나?

증서가 실제로 발행된 적이 없다면 고객이 매입 명목으로 은행 직원에게 돈을 준 것만으로는 고객과 은행 사이에 양도성예금증서 매매계약이 성립할 수 없다(98다29735 판결요지 [1]). 증서의 소지가 권리 이전과 행사의 요건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고객은 지점장의 권유로 수년간 그를 통해 양도성예금증서를 사서 은행에 추심을 맡기고, 은행이 발행한 받을어음추심수탁통장을 받아 왔다. 지점장은 고객이 낸 22매분 매입대금을 은행에 입금하지 않고 유용한 뒤, 통장에만 새 증서 22매를 추심 위탁받은 것처럼 기재·날인해 주었다(98다29735 이유 1).

고객은 먼저 증서를 실제로 사서 추심을 맡겼다며 예금반환을 청구했다. 이 청구는 증서가 실제로 발행되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98다29735 이유 1). 통장에 수탁 기재가 있었어도 증서 발행의 증거가 없어 매매 성립이 인정되지 않은 사안이다.

예금계약이 성립한 경우

발행조건 합의와 입금 확인이 있었다면 결론이 다르다. 예금거래기본약관과 거치식예금약관이 적용되는 무기명식 양도성예금증서에서, 고객이 은행과 입금액·만기일·이자율·만기지급금액 같은 발행조건을 합의한 다음 돈을 입금해 담당직원의 확인을 받으면 거치식 예금계약이 성립한다(2007다52942 판결요지 [1]). 양도성예금증서가 표창하는 권리는 이 예금계약에서 생기므로, 권리가 생기는 데 증서 발행이 필요하지 않다(같은 판결요지).

그 뒤 직원이 받은 돈을 입금하지 않고 횡령하거나 증서를 발행하지 않아도, 일단 성립한 예금계약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고객은 예금반환청구권을 계속 행사하거나, 증서를 발행받지 못했음을 이유로 예금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같은 판결요지 [1]). 기존 예금의 만기지급금을 입금해 증서를 발행하기로 합의하는 방식으로도 이 계약을 맺을 수 있다(같은 판결요지 [3]). 대법원은 98다29735를 증서가 발행되지 않았는데도 증서에 기하여 청구한 사안이라며 구별했다(2007다52942 이유).

그러면 은행에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있나?

직원의 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은행의 사무집행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면, 피해자는 은행에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있다(98다29735 판결요지 [2]). 사용자책임이란 피용자가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사용자가 배상하는 책임이다(일반론은 사용자책임).

외형상 사무집행 관련성은 다음 두 사정을 고려해 판단한다(98다29735 판결요지 [2]).

  • 피용자의 본래 직무와 불법행위 사이의 관련 정도.
  • 사용자에게 손해발생에 대한 위험 창출과 방지조치 결여의 책임이 어느 정도 있는지.

다만 외관상 사무집행 범위 안으로 보이는 경우에도 피해자 자신이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했다면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없다. 알아야 할 대상은 그 행위가 사용자나 사용자에 갈음하여 사무를 감독하는 자의 사무집행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이다(98다29735 판결요지 [3]). 사용자가 피용자의 선임과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했거나 상당한 주의를 해도 손해가 있었을 경우에는 책임을 면한다(민법 제756조 제1항 단서).

사안의 결론

지점장의 행위는 지점장 직무와 관련된 행위였고, 고객은 그것이 정당한 직무집행이 아님을 몰랐다. 모른 데 과실은 있었지만 은행의 책임을 면하게 할 정도의 중대한 과실은 아니라고 본 판단이 유지되었다(98다29735 이유 2.가).

고객의 과실은 60%로 정해졌다(98다29735 이유 2.나). 과실상계 사유의 인정과 비율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다(같은 이유, 일반론은 과실상계). 손해는 고객이 매입대금으로 지급한 돈, 곧 액면가에서 연 13%로 발행일부터 만기일까지의 선이자를 뺀 매입 금액으로 산정되었다(98다29735 이유 2.다). 은행이 내세운 3년 단기소멸시효 완성 주장도 배척되었다(같은 이유).

무권리자에게서 증서를 산 사람도 권리를 얻나?

무권리자에게서 증서를 산 사람도 취득할 때 양도인에게 권리가 없음을 알지 못했고 모른 데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권리를 얻는다(민법 제514조 · 같은 법 제524조). 이를 선의취득이라 한다. 누구든지 증서의 적법한 소지인에게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지만, 소지인이 악의이거나 중대한 과실로 몰랐다면 그렇지 않다(같은 법 제514조). 대법원은 양도성예금증서의 취득에 관한 참조조문으로 같은 법 제523조와 어음법 제16조 제2항을 들었다(99다71573).

중과실이 되는 경우

통상적인 거래기준으로 보아 양도인이나 증서 자체에 양도인의 실질적 무권리성을 의심하게 할 만한 사정이 있는데도, 상당한 조사를 하지 않고 만연히 양수하면 중대한 과실이 있다(99다71573 판결요지 [1]).

확인 의무가 없는 경우

양수인이 할인의 방법으로 취득할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발행인이나 전 소지인에게 반드시 확인한 다음 취득해야 할 주의의무는 없다(99다71573 판결요지 [1]). 여기서 특별한 사정은 증서가 잘못된 것이라는 의심이 가거나 양도인의 실질적 무권리성을 의심하게 될 만한 사정이다. 증서가 단순한 교부만으로 양도되기 때문에 이렇게 본다.

사안의 판단

증서를 발행받은 기관의 경리 직원이 관리하던 증서를 권한 없이 증권회사 지점에 할인 매도한 사안에서, 증권회사에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보았다(99다71573 판결요지 [2]). 대법원이 고려한 사정은 다음과 같고, 이를 종합해 판단했다(99다71573 이유 2).

  • 매수할 때 발행확인서를 받고, 발행 은행에 전화로 증서의 발행과 사고신고 유무를 확인했다.
  • 상당 기간 그 직원에게서 거액의 증서를 사 왔고, 이 사건 외에는 모두 정상 결제되었다.
  • 정상적인 할인율을 적용했다.
  • 발행확인서상 수취인 기재는 통상 증서에 특별한 의미를 갖지 않는다.
  • 양도성예금증서는 무기명으로 양도할 수 있고 소지만으로 권리를 추정한다.

증서를 잃어버린 원래 권리자는 무엇을 하나?

증서를 잃어버리거나 도난당한 권리자는 공시최고절차로 그 증서를 무효로 할 수 있다(민법 제521조 · 같은 법 제524조). 공시최고란 법원이 공고로 증서를 가진 사람에게 권리를 신고하라고 알리는 절차이고, 그 뒤 법원이 증서를 무효로 선고하는 재판이 제권판결이다. 공시최고 신청이 있으면 채무자에게 채무의 목적물을 공탁하게 할 수 있고, 소지인이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면 변제하게 할 수 있다(같은 법 제522조 · 같은 법 제524조).

그 사이 다른 사람이 증서를 선의취득했다면 원래 권리자는 그 소지인에게 증서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민법 제514조 · 같은 법 제524조). 신청권자·관할과 신고·제권판결의 효과는 공시최고와 제권판결에서 다룬다.

거래 전에 무엇을 확인하나?

증서를 사거나 은행 직원에게 매입을 맡기는 사람은 증서가 실제로 발행되어 자기 손에 들어왔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증서가 발행되지 않았으면 은행과의 매매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98다29735 판결요지 [1]).

무권리자에게서 산 경우의 보호 여부는 의심할 사정이 있었는지와 그에 맞는 조사를 했는지로 정해진다(99다71573 판결요지 [1]). 위 사안에서 양수인을 보호한 사정에는 발행확인서 수령과 발행 은행에 대한 발행·사고신고 확인이 들어 있었다(99다71573 이유 2). 직원을 통한 거래에서 그 행위가 정당한 직무집행이 아님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몰랐다면 은행에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없다(98다29735 판결요지 [3]).

실무 체크포인트

  • 은행 직원에게 매입대금을 맡겼다면 증서 실물을 받았는지 확인한다. 통장이나 수탁 기재만으로는 증서 매매가 성립하지 않는다(98다29735 판결요지 [1]). 예금약관이 적용되는 증서에서 발행조건 합의와 입금 확인 자료가 있으면 예금계약 성립을 주장할 수 있으므로 그 자료를 보관한다(2007다52942 판결요지 [1]).
  • 증서를 할인 매입할 때 양도인이나 증서 자체에 무권리성을 의심할 사정이 있으면 발행인에게 발행 사실과 사고신고 유무를 확인하고 그 기록을 남긴다(99다71573 판결요지 [1]).
  • 직원의 유용으로 손해를 입었다면 그 행위가 직원의 본래 직무와 얼마나 관련되는지, 자신이 정당한 직무가 아님을 알았거나 쉽게 알 수 있었는지를 정리한다(98다29735 판결요지 [2]·[3]).
  • 사용자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자신의 과실만큼 배상액이 줄어들 수 있다(98다29735 이유 2.나, 과실상계).
  • 증서를 잃어버렸다면 공시최고 신청을 검토한다(민법 제521조 · 같은 법 제52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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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10월 20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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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