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당사자가 진행 중인 소를 취하하기로 유효하게 합의하면, 그 약속에 반하여 계속하는 소는 각하된다(81다1312 판결요지). 다만 약정만으로 소송이 끝나는 것은 아니며, 실제 취하와는 구별된다(2005다14861 판결요지). 합의를 잘못 알고 했거나 뒤에 없애기로 한 경우에는 취소·합의해제 여부가 문제 된다(2020다227523 판결요지 [2], 93다28836 판결요지 가·나).
쉽게 말하면 — 갑이 을을 상대로 낸 소송을 법원 밖에서 취하하기로 유효하게 합의한 경우입니다. 갑이 약속을 어기고 소송을 계속하면 법원은 청구 내용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고 소를 각하합니다(81다1312 판결요지). 합의서를 쓴 것만으로 소송이 자동으로 끝난 것은 아닙니다(2005다14861 판결요지).
어떤 합의가 소취하계약에 해당하나?
소송 당사자가 법원 밖에서 진행 중인 소를 취하하기로 합의하면, 그 소취하계약은 유효하다(81다1312 판결요지). 당사자 사이의 약속이고, 원고가 법원에 하는 소의 취하와는 다른 행위다(민사소송법 제266조 제3항).
합의서를 볼 때에는 누가 어느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는지와 합의에 이른 경위를 확인한다. 소취하합의가 화해계약인지도 내용과 경위에 따라 판단한다(2020다227523 이유 1.나.3)). 화해계약은 당사자가 서로 양보하여 분쟁을 끝내기로 하는 계약이다(민법 제731조).
소를 취하한다는 문구가 있다고 해서 언제나 화해계약인 것은 아니다. 원고가 본소를 취하하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합의서도 화해계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2020다227523 이유 1.나.2)나)). 앞으로 소를 내지 않거나 강제집행·상소를 하지 않기로 한 합의의 구별은 부제소·부집행·불상소 합의의 차이에서 확인한다.
합의서를 쓰면 소송이 바로 끝나나?
원고는 취하 약정을 맺었어도 법원에 실제로 소를 취하해야 하며, 약정만으로 소송이 끝나지는 않는다(2005다14861 판결요지). 다른 소송의 재판상 화해조서에 취하 약정을 적었어도, 대상 소송의 법원에 취하서를 내지 않으면 그 소가 취하로 끝나지 않는다(같은 판결요지).
원고는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소를 취하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66조 제1항). 취하는 서면으로 해야 하며, 변론기일이나 변론준비기일에서는 말로 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상대방이 본안 준비서면을 내거나 변론준비기일에서 진술하거나 변론한 뒤에는 동의를 받아야 취하의 효력이 생긴다(같은 조 제2항). 송달과 동의 간주에 필요한 기간은 소취하 절차에서 확인한다.
당사자끼리 「돈을 지급하면 취하 의무가 생긴다」고 정하는 것은 실제 취하와 다르다. 이런 조건부 약정의 효력은 조건이 이루어진 때 생기며, 당사자가 효력을 앞선 시점으로 돌리기로 했다면 그 뜻에 따른다(민법 제147조 제1항·제3항). 약정한 조건의 이행과 법원에 대한 취하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취하의 효력이 생기면 취하된 부분은 처음부터 소가 계속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민사소송법 제267조 제1항). 본안 종국판결 뒤의 취하에는 같은 소를 다시 내지 못하는 재소금지가 문제 되므로, 취하 전에 판결 선고 여부도 확인한다(같은 조 제2항).
약속을 어기고 소송을 계속하면 어떻게 되나?
법원은 유효한 소취하합의에 반하여 계속하는 소를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한다(81다1312 판결요지). 권리보호의 이익은 법원이 그 소송의 청구를 판단하여 보호할 필요를 말한다. 각하는 청구 내용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고 소를 부적법하다고 끝내는 재판이다.
피고는 해당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는 합의서나 화해조서를 법원에 내어 합의 내용을 제시한다. 취하 약정을 담은 합의서로 피고가 소의 부적법을 주장한 사안이 있다(2020다227523 이유 1.가.2)·3)). 다른 소송의 화해조서에 취하 조항이 적힌 경우에도 각하된다. 다만 그 재판상 화해가 재심으로 취소·변경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달리 판단한다(2005다14861 판결요지).
합의 위반만 믿고 판결이 확정되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 승소한 원고가 취하 약정을 어긴 채 판결을 확정시키고 그 판결로 이전등기를 했다면, 그 등기는 당연무효가 아니다(80다2817 판결요지). 실제 사안에서는 상대방만 약정에 따라 항소를 취하하여 제1심 판결이 확정되었다(같은 판결 이유). 소를 취하하는 행위와 항소를 취하하는 행위를 혼동하면 이런 결과가 생길 수 있다.
착오로 한 소취하합의를 취소할 수 있나?
당사자는 화해계약에 이르지 않은 소취하합의라면 중요 부분의 착오를 이유로 취소할 수 있다(2020다227523 판결요지 [2]). 화해계약이면 원칙적으로 착오 취소를 할 수 없지만, 화해 당사자의 자격 또는 분쟁 이외의 사항을 잘못 안 때에는 예외가 인정된다(민법 제733조).
취소 기준은 합의가 화해계약인지에 따라 다르다.
화해계약에 이르지 않은 합의
합의의 내용을 잘못 알았다는 사정이 중요 부분의 착오여야 한다. 본인뿐 아니라 보통 사람도 같은 처지라면 합의하지 않았을 정도로 중요해야 한다(2020다227523 판결요지 [2]). 합의를 한 동기만 잘못 안 경우에는 당사자들이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았어야 한다(같은 판결요지).
취소를 주장하는 사람은 다음 두 사항을 모두 증명해야 한다(2020다227523 판결요지 [2]).
- 합의 내용에 착오가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 그 착오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 착오가 없었다면 합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증명한다.
착오가 본인의 중대한 과실로 생겼다면 원칙적으로 취소하지 못한다(민법 제109조 제1항 단서). 다만 상대방이 본인의 착오를 알고 이용했다면, 본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어도 취소할 수 있다(2017다227264 판결요지 [1]). 취소하더라도 착오가 있음을 모르는 선의의 제3자에게 취소의 효력을 주장하지 못한다(민법 제109조 제2항).
화해계약에 해당하는 합의
화해 당사자의 자격이나 분쟁 이외의 사항에 관한 착오는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민법 제733조 단서). 분쟁 이외의 사항은 분쟁의 전제나 기초로서, 양쪽이 다툼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 서로 양보한 내용에 들어가지 않은 사항이다(2020다227523 판결요지 [1]).
이 경우에도 중요 부분의 착오여야 하며, 본인의 중대한 과실로 생긴 착오는 원칙적으로 취소하지 못한다(민법 제109조 제1항). 다만 상대방이 그 착오를 알고 이용했다면 중대한 과실이 있어도 취소할 수 있다(2017다227264 판결요지 [1]).
상대방에게 손해가 있는지를 계속 다투고 있었다면, 그 손해 여부는 분쟁 이외의 사항이라고 할 수 없다(2020다227523 이유 1.나.1)나)).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합의가 어떤 성질인지와 착오 사유를 더 심리하라며 파기환송했다. 취소를 최종적으로 인정한 판결은 아니다(같은 판결 이유 1.나.3)).
취소의 의사표시와 기간
취소하려는 당사자는 합의 상대방에게 취소의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민법 제142조).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안이면서 법률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한다(같은 법 제146조). 추인은 취소할 수 있는 행위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며, 추인한 뒤에는 취소하지 못한다(같은 법 제143조 제1항).
본인이 하는 추인은 취소 원인이 사라진 뒤에야 효력이 있다(민법 제144조 제1항). 따라서 합의일과 추인할 수 있게 된 시점을 구별하여 취소 기간을 계산한다. 이때 취소하는 대상은 당사자 사이의 합의이므로, 이미 법원에 한 취하와 합의서를 구별해 확인한다(2020다227523 이유 1.가.3)).
한 번 맺은 합의를 없애기로 할 수 있나?
당사자들은 기존 합의의 효력을 없애기로 다시 합의할 수 있고, 말로 명시하지 않아도 합의해제가 인정될 수 있다(93다28836 판결요지 가·나). 합의해제는 기존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내기로 하는 새 계약이다. 양쪽의 표시된 의사가 객관적으로 일치해야 한다(같은 판결요지 가).
합의서를 인증받으러 갔다가 다투었다는 사실만으로, 그 자리에서 원래 합의를 없애기로 뜻이 일치했다고 볼 수는 없다(93다28836 이유). 다만 그 뒤 양쪽 모두 계약을 실현할 뜻을 잃거나 포기하여, 이행을 제공하거나 요구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했다면 묵시적 합의해제가 인정될 수 있다(같은 판결요지 나).
소취하와 공유지분 이전등기를 약속했던 사건에서 대법원은 다음 사정을 함께 보았다(93다28836 이유).
- 원고는 소를 취하하지 않고 소송을 계속하면서 상대방에게 이전등기 이행을 최고하지 않았다. 최고는 상대방에게 의무를 이행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 피고도 취하 합의를 적극 주장하지 않은 채 소송에 대응했고, 이전등기 의무의 이행을 제공하지 않았다.
- 당사자들은 합의를 실현하려는 의사를 포기한 채 오랫동안 그대로 두었다.
이런 사정 아래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묵시적으로 합의해제되었다고 보았다(93다28836 이유). 한쪽이 마음을 바꾸었다거나 다툼이 있었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합의 이후 양쪽이 보인 행동을 확인해야 한다.
상대방이 취하에 동의하지 않으면 청구까지 포기해야 하나?
원고는 소를 취하하기로 약정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을 때 청구까지 포기할 의무를 지지는 않는다(83다카1624 판결요지). 소취하와 청구포기는 소송을 끝내는 효과는 같아도 소송법상 효과가 다르기 때문이다(같은 판결요지).
소를 취하하고 이후에는 계약에 관한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상대방의 취하 동의 의무가 전제되었다고 해석했다(83다카1624 이유).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조항도 취하로 소송이 끝난 뒤의 의무로 보았다. 이미 진행 중인 소송에서 청구를 포기하라는 뜻으로 해석하지 않았다(같은 판결 이유).
그 사안에서 원고는 소취하 행위를 하여 약정상 의무를 다했다. 동의 의무가 있는 상대방이 거부하여 소송이 계속되고 원고가 승소했다는 이유로, 상대방이 원고의 채무불이행을 내세워 합의를 해제할 수는 없다(83다카1624 이유). 실제 취하에 동의가 필요한지는 상대방의 본안 대응 여부에 따라 확인한다(민사소송법 제266조 제2항).
실무 체크포인트
- 합의 대상과 양보 내용을 확인한다. 합의서의 당사자·대상 소송·취하 문구와 작성 경위를 함께 보고, 화해계약에 해당하는지 판단한다(2020다227523 이유 1.나.3)).
- 약정과 접수를 따로 확인한다. 다른 사건의 화해조서에 취하 조항이 있어도, 대상 소송에 취하서를 내지 않으면 그 소가 취하로 끝나지 않는다(2005다14861 판결요지).
- 항소부터 취하하지 않도록 소취하 이행 여부를 확인한다. 상대방만 항소를 취하해 판결이 확정되고 그 판결로 이전등기가 된 사안에서, 등기의 당연무효는 인정되지 않았다(80다2817 이유).
- 착오의 내용과 결정적 영향을 구체화한다. 취소를 주장하는 사람은 무엇을 잘못 알았고, 그것을 알았다면 왜 합의하지 않았을지를 증명해야 한다(2020다227523 판결요지 [2]).
- 합의 이후의 행동을 확인한다. 취하 요구, 이행 제공, 이행 요구, 소송 대응 내역은 묵시적 합의해제를 판단한 사정이다(93다28836 이유).
- 취하와 청구포기 문구를 구별한다.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소취하 약정에 청구포기 의무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83다카1624 판결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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