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분채무는 여러 채무자가 각자 채무 전부를 이행할 의무를 지고, 한 사람의 이행으로 다른 채무자도 함께 의무를 면하는 채무관계다. 급부의 성질이나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성립하며, 돈을 지급하는 채무도 불가분채무가 될 수 있다. 채권자에게 부담하는 전액 이행의무와 채무자들 사이에서 최종적으로 나눌 부담은 구별된다(민법 제411조, 같은 법 제413조, 2014다26521 이유 1).
쉽게 말하면 — 함께 갚을 사람 중 누구에게든 전부를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는 관계입니다. 그렇다고 받을 사람이 같은 돈을 여러 번 받는 것은 아닙니다. 한 사람이 갚아 모두의 빚이 없어지면, 갚은 사람은 다른 사람이 부담할 몫을 돌려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411조, 같은 법 제425조).
돈으로 갚는 채무도 불가분채무가 되나?
금전채무도 급부의 성질이나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불가분채무가 될 수 있다. 채무자가 여러 사람이라는 사실만으로 전액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지만, 거래관행·당사자의 의사와 관계·거래경위 등을 살펴 채무 전액을 각자가 부담하기로 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2014다26521 판시사항 [1]·이유 1).
이 공사대금 사건은 불가분 해석뿐 아니라 조합원 전원을 위한 상행위로 생긴 채무의 상사 연대책임도 함께 인정한 사안이다. 상행위로 함께 부담한 채무인지도 확인해야 하며, 판결의 결론 전체를 불가분채무에만 근거한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2014다26521 이유 1, 상법 제57조 제1항).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으면 여러 채무자는 균등한 비율로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민법 제408조). 불가분채무인지 판단할 때에는 이러한 분할 원칙을 출발점으로 삼되, 계약서의 지급조항과 공동으로 부담하게 된 경위를 함께 살펴야 한다. 건물을 상속하여 임대인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한 사람들의 보증금 반환채무는 성질상 불가분채무에 해당하는 사례다(2015다59801 판결요지 [1]).
채권자는 누구에게 얼마를 청구할 수 있나?
채권자는 어느 불가분채무자에게든 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청구할 수 있다. 모든 채무자에게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청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 채무자가 전부 이행하면 다른 채무자도 의무를 면하므로, 채무자의 수만큼 같은 채권을 중복하여 만족받을 수는 없다(민법 제411조, 같은 법 제413조, 같은 법 제414조).
각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부담하는 의무와 채무자들 사이의 부담비율은 다른 문제다. 공동면책을 얻은 채무자가 다른 사람에게 돌려받을 금액은 그 사람의 내부 부담부분에 따라 정해진다. 대법원은 계약금 반환채무가 불가분채무라는 판단이 있었다고 하여 채무자 사이의 구체적인 부담비율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원심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았다(2020다208195 판결요지 [1]·이유 2.나(2)·다).
연대채무와 같은 규칙을 적용하나?
불가분채무에는 연대채무의 일부 규정만 준용된다. 전액 이행과 구상 등은 공통되지만, 한 채무자에 관한 사유가 다른 채무자에게 미치는 효력까지 모두 같지는 않다. 민법 제411조가 정한 준용 범위는 다음과 같다(민법 제411조).
| 준용하는 규정 | 불가분채무에서의 의미 |
|---|---|
| 제413조·제414조 | 각자의 전부 이행의무, 한 사람의 이행에 따른 공동면책, 어느 채무자에 대한 전부·일부 청구(민법 제413조, 같은 법 제414조) |
| 제415조 | 한 채무자에 대한 법률행위의 무효·취소 원인은 다른 채무자의 채무에 영향을 주지 않음(민법 제415조) |
| 제422조 | 한 채무자에 대한 채권자의 지체는 다른 채무자에게도 효력이 있음(민법 제422조) |
| 제424조·제425조 | 내부 부담부분의 균등 추정과 공동면책 뒤의 구상(민법 제424조, 같은 법 제425조) |
| 제426조·제427조 | 구상에 관한 통지와 상환할 자력이 없는 채무자의 부담부분 처리(민법 제426조, 같은 법 제427조) |
| 제410조 | 개별 당사자에 관한 사유의 상대적 효력과 경개·면제에 관한 정산 규정(민법 제410조) |
연대채무의 이행청구·경개·상계·면제·혼동·소멸시효에 관한 제416조부터 제421조까지와 제423조는 제411조의 준용 목록에 들어 있지 않다. 한 불가분채무자에 대한 이행청구나 그에 따른 시효중단은 다른 채무자에게 당연히 미치지 않는다. 한 사람에게 소멸시효가 완성해도 다른 사람의 채무가 그 부담부분만큼 함께 줄어들지 않는다(민법 제410조 제1항, 같은 법 제411조).
한편 채권자지체는 다른 채무자에게도 효력이 미치는 예외다. 한 채무자의 사유는 언제나 그 사람에게만 영향을 준다고 판단하면 이 예외를 놓치게 된다(민법 제411조, 같은 법 제422조).
한 채무자와 채권자 사이의 경개나 면제가 있더라도 다른 채무자에게 전부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그 다른 채무자로부터 전부를 이행받은 채권자는, 경개나 면제가 없었으면 그 상대방 채무자가 부담했을 부분을 이행한 채무자에게 상환해야 한다. 제410조 제2항을 제411조에 따라 채무자들이 여럿인 관계에 맞추어 적용하는 정산이며, 연대채무의 채무면제 절대효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민법 제410조 제2항, 같은 법 제411조).
한 사람이 갚으면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돌려받나?
변제 등 자기의 재산을 내어 공동면책을 얻은 불가분채무자는 다른 채무자의 부담부분에 대하여 구상할 수 있다. 내부 부담부분은 균등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부담부분에 관한 특약이 있거나 각자의 수익비율이 다르면 그 특약이나 비율에 따라 정해진다. 갚은 사람이 자신이 부담할 몫까지 모두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은 아니다(민법 제411조, 같은 법 제424조, 같은 법 제425조 제1항, 2020다208195 판결요지 [1]).
호텔 부동산 등을 함께 매도한 뒤 계약금 반환채무를 이행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각 채무자가 실제로 받은 계약금의 비율에 따라 내부 부담을 정한 판단을 유지했다. 공유지분이 같았다는 사실이나 반환채무가 불가분채무라는 사실만으로 내부 부담을 같은 비율로 확정하지 않았다. 그 사건의 원고와 피고의 상고는 모두 기각되었다(2020다208195 이유 1·2·3·주문).
구상 범위에는 면책된 날 이후의 법정이자와 피할 수 없는 비용, 그 밖의 손해배상도 포함된다. 따라서 실제 정산에서는 원래 채무를 없애기 위해 지출한 금액뿐 아니라 그에 따라 인정되는 부대금액도 확인해야 한다(민법 제411조, 같은 법 제425조 제2항).
상환할 자력이 없는 채무자가 있으면 그 부담부분은 구상권자와 다른 자력 있는 채무자가 각 부담부분에 비례하여 나눈다. 다만 구상권자에게 과실이 있으면 다른 채무자에게 그 분담을 청구하지 못한다. 무자력자의 부담을 분담할 다른 채무자가 채권자로부터 연대의 면제를 받은 경우에는 그 사람이 분담할 부분을 채권자가 부담하는 규정도 준용된다. 이 무자력 분담의 특칙을 채무면제의 일반적 절대효와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민법 제411조, 같은 법 제427조).
대신 갚기 전후에는 무엇을 알려야 하나?
변제하기 전에는 다른 채무자에게 변제하려는 사실을 알리고, 공동면책을 얻은 뒤에는 그 사실을 알려야 구상에서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 사전 통지는 다른 채무자가 가진 항변을 확인하고, 사후 통지는 중복 변제를 막기 위한 것이다. 통지를 빠뜨린 두 경우의 법적 효과는 다르다(민법 제411조, 같은 법 제426조).
| 통지를 하지 않은 경우 | 다른 채무자가 주장할 수 있는 내용 |
|---|---|
| 다른 채무자에게 알리지 않고 자기 재산으로 공동면책을 얻은 경우 | 그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었던 사유로 자기 부담부분에 한하여 구상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그 사유가 상계이면 상계로 소멸할 채권은 면책행위를 한 채무자에게 이전된다(민법 제426조 제1항). |
| 공동면책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경우 | 다른 채무자가 선의로 채권자에게 변제하거나 유상의 면책행위를 했다면, 그 채무자는 자기 면책행위가 유효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민법 제426조 제2항). |
상가를 함께 상속하면 보증금도 나누어 반환하나?
대항력 있는 상가임대차에서 임대인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한 상속인들은 보증금을 상속지분별로 나누어 반환하는 것이 아니라 불가분채무를 부담한다. 상속으로 건물을 취득한 사람도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는 양수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제2항, 2015다59801 판결요지 [1]).
보증금을 받지 못한 임차인이 임차권등기를 한 뒤 임대인이 사망한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상속인들의 공동임대인 지위를 인정하였다. 그 임대차에는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규정이 적용되므로, 계약기간이 끝났다는 사실만으로 공동임대인 지위가 없어지지 않았다. 이후 선순위 근저당권의 경매로 임차권이 소멸했다는 이유로 반환채무를 상속지분별로 분할하여 부담한다고 본 원심 판단은 잘못이라고 보았다(2015다59801 이유 1.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2항).
다만 보증금 전액에 관한 채무를 부담하는 것과 상속인 고유재산까지 책임지는 것은 구별된다. 대법원은 그 사건에서 적법하게 한정승인한 상속인은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 내에서 채무를 부담한다고 본 판단을 유지했다. 다른 상속인에 대한 원고 패소 부분만 파기환송하고, 한정승인한 상속인에 대한 원고의 상고와 다른 상속인의 상고는 기각하였다(2015다59801 이유 1.나·주문).
상속재산분할로 한 사람이 건물을 받으면 구상도 없어지나?
한 사람이 임차인에 대한 보증금 반환채무를 인수했더라도, 상속인들 사이의 내부 부담이 남는 경우에는 반환 뒤 구상할 수 있다. 임대인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한 상속인 사이에서는 다른 상속인의 법정상속분에 따른 부담부분이 구상의 기준이 된다. 분할재산을 정할 때의 구체적 상속분과 구상에 쓰이는 법정상속분은 구별된다(2023다318857 판결요지 [1]·[2], 민법 제1007조).
대항요건을 갖춘 상가임대차의 목적물을 상속인 한 사람의 단독소유로 하고 차액을 현금으로 정산하는 대상분할에서는, 단독소유자가 보증금 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한다. 다른 공동상속인들은 임대차관계에서 탈퇴하여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할 채무를 면한다. 이는 임차인과의 관계에서 누가 반환할 것인지에 관한 효과다(2023다318857 판결요지 [2]·이유 2.가).
그런데 보증금 반환채무가 분할대상에서 빠지고, 그 채무인수를 고려하지 않은 차액을 다른 상속인에게 지급하게 된 경우에는 내부 정산이 달라진다. 다른 상속인들의 부담까지 없애는 것을 정당화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법정상속분에 따른 내부 부담이 유지된다. 단독소유자가 나중에 보증금을 반환하면 다른 상속인들에게 그 부담부분을 구상할 수 있다(2023다318857 판결요지 [2]·이유 2.가).
상가를 단독으로 분할받은 상속인이 보증금을 반환한 뒤, 다른 상속인이 청구한 차임 정산금에서 이를 공제하거나 상계하겠다고 주장한 사건이 있었다. 대법원은 그 주장을 구상권 행사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뜻을 분명히 밝히게 하고 심리했어야 한다고 보았다. 자기 채무를 갚았다는 이유만으로 주장을 배척한 피고 패소 부분은 파기환송되었으며, 구상금의 구체적 액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2023다318857 이유 1·2.나·주문).
나누어 갚는 채무로 바뀔 수도 있나?
불가분채무도 그 불가분성이 없어져 가분채무로 변경되면 각자 나누어 갚는 채무가 될 수 있고, 이때에는 자기 부담부분만 이행하면 된다. 처음부터 분할채무였던 경우와는 구별해야 한다(민법 제412조). 금전급부도 성질이나 의사에 따라 불가분일 수 있으므로, 돈으로 지급한다는 사실만으로 변경을 단정하지 않고 채무의 내용을 살펴야 한다(2014다26521 이유 1).
실무 체크포인트
- 전액 이행의 근거가 되는 급부의 성질·계약 내용과 내부 부담부분에 관한 특약·수익비율 자료를 각각 확인한다(2014다26521 이유 1, 2020다208195 판결요지 [1]).
- 다른 채무자에게 변제 전후의 통지를 남기고, 상대방이 가진 항변이나 이미 한 변제를 확인한다(민법 제411조, 같은 법 제426조).
- 공동상속 보증금은 임대차의 대항력, 임대인 지위승계 및 상속인의 한정승인 여부를 함께 확인한다(2015다59801).
- 상속재산분할 뒤 구상에서는 보증금 채무가 분할대상이었는지, 차액 산정에 채무인수가 고려되었는지, 내부 부담을 없앨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를 확인한다(2023다318857 판결요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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