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판력의 객관적 범위

기판력의 객관적 범위란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무엇에 관해 미치는가, 즉 기판력의 물적 한계다(민사소송법 제216조). 기판력은 판결 주문에 포함된 것에 한해 생긴다(같은 조 제1항).

쉽게 말하면 — 판결로 다시 못 다투게 되는 부분은 “주문”에 적힌 결론뿐입니다. 판결 이유에 적힌 중간 판단들은 원칙적으로 묶이지 않아, 그 부분은 나중에 다시 다툴 수 있습니다.

무엇에 미치는가(주문 한정 원칙)

기판력은 소송물에 대한 판단, 곧 판결 주문에만 미친다(민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원고가 청구한 권리·법률관계의 존부가 그 대상이다. “피고는 원고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주문이면 그 대여금채권의 존부에 기판력이 생긴다.

판결 이유에서 판단한 사항에는 원칙적으로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다(민사소송법 제216조). 선결적 법률관계, 항변에 대한 판단, 사실인정 등은 결론에 이르는 과정일 뿐이라 그 자체로는 후소를 구속하지 않는다.

다만 이유 중 판단에 기판력이 없다는 것이 그 점을 언제나 자유롭게 다시 다툴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후소의 소송물이 전소와 동일·선결·모순관계에 있으면, 이유 중 판단을 거친 전소의 결론에 후소가 구속될 수 있다(2013다53939).

예컨대 대여금 청구가 인용되면 “그 대여금을 갚아라”라는 결론만 확정됩니다. 판결 이유에서 “계약이 유효하다”고 본 부분은 별도로 확정되지 않아, 다른 소송에서 그 계약의 효력을 다시 다툴 여지가 남습니다. 단, 같은 청구를 다시 내는 등 앞 소송과 직결된 후소에서는 결론을 뒤집는 주장이 막힐 수 있습니다.

일부청구의 기판력은 어디까지 미치나

가분채권의 일부만 청구한 경우에는 일부청구임을 명시했는지가 기판력 범위를 나눈다. 일부청구임을 명시하면 그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청구한 일부에만 미치고 잔부청구에는 미치지 않는다(2016다203025). 반대로 일부청구임을 명시하지 않으면 기판력이 잔부청구에까지 미쳐 나머지를 따로 청구할 수 없다(2013다96165).

명시 방법은 전체 채권액을 특정할 필요까지는 없고, 청구하는 채권의 범위를 잔부와 구별해 심리 범위를 특정할 수 있을 정도면 된다(2013다96165). 명시 여부는 소장·준비서면의 기재뿐 아니라 소송의 경과까지 함께 살펴 판단한다.

빌려준 돈의 일부만 먼저 소송할 때는 “전체 중 일부만 청구한다”고 밝혀 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나머지를 따로 청구할 수 있고, 밝히지 않으면 그 판결로 나머지까지 막혀 다시 받을 수 없습니다.

이유 중 판단의 예외(상계 항변)

상계 항변에 대한 판단은 예외적으로 기판력을 가진다(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항). 정확히는 법원이 상계로 주장된 자동채권(반대채권)의 성립 여부를 판단한 경우, 그 판단이 상계로 대항한 액수의 한도에서 기판력을 가진다. 상계가 받아들여지면 그 범위에서 자동채권이 소멸했다는 판단이, 자동채권 부존재를 이유로 배척되면 그 부존재 판단이 굳는다.

따라서 상계로 소멸했다고 판단된 반대채권을 다시 별소로 청구하거나, 부존재로 배척된 반대채권을 다시 주장하는 것이 막힌다. 다만 상계 항변이 절차상 판단되지 않았거나, 주채권이 인정되지 않아 상계를 판단할 필요 없이 배척된 경우에는 반대채권에 기판력이 생기지 않는다. 이유 중 판단에 기판력이 미치는 유일한 법정 예외다.

기판력이 작용하는 후소 관계

기판력의 객관적 범위에 드는 후소는 전소와 ① 소송물이 동일하거나 ② 전소 판단이 후소의 선결문제가 되거나 ③ 전소와 모순관계에 있는 경우다. 이 세 유형은 주문 한정 원칙(민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을 토대로 학설·판례가 발전시킨 후소 구속력의 작용 형태이고, 이 세 관계에 들어야 후소가 전소 판단에 구속된다(→ 기판력의 작용).

변론종결 후의 승계인처럼 기판력의 주관적 범위에 드는 사람이라도, 청구가 객관적 범위 밖이면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다(대법원 2014. 10. 30. 선고 2013다53939 판결). 인적 범위와 물적 범위는 따로 충족돼야 한다.

소송물이 같은지는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으로 가린다. 사실관계가 비슷하다고 항상 같은 소송물은 아니다. 전소가 해고기간 임금청구이고 후소가 복직 거절로 인한 임금상승 누락분 손해배상청구라면,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이 달라 별개 소송물로 본다(88다1936).

반대로 소송물이 청구취지만으로 넓게 특정되는 유형도 있다. 과세처분 무효확인소송에서는 개개의 무효사유가 공격방어방법에 불과하므로, 무효사유가 다르더라도 같은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이상 소송물이 동일하다. 그래서 새 무효사유를 내세운 재소도 기판력에 막힐 수 있다(91누6108).

실무 체크포인트

  • 후소를 낼 때 다투려는 대상이 전소 주문에 든 것인지부터 본다. 주문에 든 청구권 자체를 다시 청구하면 각하된다.
  • 전소 판결 이유에서 불리하게 판단된 사항은 원칙적으로 기판력이 없으니, 그 점을 별소·후소에서 다시 주장할 여지가 있다.
  • 상계 항변은 법원이 반대채권 성립 여부를 판단하면 그 판단이 대항액 한도에서 기판력을 가진다(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항). 상계가 배척되면 반대채권 부존재가 굳어 별소로 다시 청구하기 어려우니, 다른 항변을 먼저 검토하고 상계는 최후 수단으로 쓴다.
  • 가분채권은 일부만 먼저 청구할 때 일부청구임을 명시해 둔다. 명시하지 않으면 잔부청구까지 기판력에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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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8월 21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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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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