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소란 사람이 다소 계속적으로 생활하는 장소이되, 생활의 근거지인 주소에는 이르지 못한 곳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 주소처럼 완전히 자리를 잡은 곳은 아니지만, 일정 기간 머물며 생활하는 곳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 주소를 둔 사람이 직장 때문에 부산에 장기 체류하면, 그 부산 숙소가 거소일 수 있습니다.
거소와 주소는 어떻게 다른가
민법은 생활의 근거되는 곳을 주소로 하고, 주소는 동시에 두 곳 이상 있을 수 있다고 정한다(민법 제18조). 거소는 생활의 밀착도가 주소에 미치지 못하는 곳이다. 법은 거소에 독자적 정의 조문을 두지 않는다.
주소인지는 주민등록이 아니라 생활의 실질로 판단한다. 자필증서 유언에 자서할 주소에 관하여 판례는, 주민등록법에 의하여 등록된 곳일 필요는 없으나 적어도 민법 제18조의 생활의 근거되는 곳으로서 다른 장소와 구별되는 정도의 표시를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대법원 2014. 9. 26. 선고 2012다71688 판결). 그 사건의 “암사동에서”는 이 표시에 미치지 못해 유언이 무효가 됐다.
주소는 “내 삶의 중심지”이고, 거소는 “지금 한동안 있는 곳”입니다. 주민등록을 어디에 두었는지가 곧 주소는 아니고, 실제 생활의 근거가 어디인지를 봅니다.
거소가 주소를 대신하는 경우
민법은 두 가지 경우에 거소를 주소와 같이 취급한다.
즉 거소는 주소가 없거나 불명일 때 작동하는 보충적 연결점이다. 주소가 확인되면 거소의 대체 효력은 작동하지 않는다.
외국에 주소를 둔 외국인이라도 국내에 거소가 있으면, 국내 법률관계에서 그 거소지를 기준으로 각종 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가주소는 거소와 다르다
어느 행위에 있어서 가주소를 정한 때에는 그 행위에 관하여는 이를 주소로 본다(민법 제21조). 가주소는 당사자가 특정 행위를 위해 스스로 정하는 장소여서, 그곳에서 실제로 생활하는지는 묻지 않는다.
거소는 실제 체류라는 사실에서 나와 주소가 불명일 때 작동하지만, 가주소는 지정에서 나오고 그 효력은 지정된 행위 안에서만 미친다.
소송 절차에서의 거소
사람의 보통재판적은 그의 주소에 따라 정한다. 대한민국에 주소가 없거나 주소를 알 수 없으면 거소에 따라 정하고, 거소가 일정하지 않거나 거소도 알 수 없으면 마지막 주소에 따라 정한다(민사소송법 제3조). 재산권에 관한 소는 거소지 법원에도 제기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8조).
송달은 받을 사람의 주소·거소·영업소 또는 사무소에서 한다(민사소송법 제183조). 그 장소를 알지 못하거나 그곳에서 송달할 수 없으면 근무장소에서 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183조 제2항).
주소등이나 근무장소를 알 수 없으면 공시송달을 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194조). 다만 상대방의 주소나 거소를 알고 있었으면서 있는 곳을 잘 모른다고 하거나 주소나 거소를 거짓으로 하여 소를 제기한 때는 재심사유가 된다(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1호). 판례는 이때 추후보완 상소와 재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재심을 택했다면 제척기간을 지켜야 하고 그 기간은 추후보완되지 않는다고 했다(대법원 1992. 5. 26. 선고 92다4079 판결).
피고의 주소를 모를 때는 거소지 법원에 소를 낼 수 있고, 거소도 모르면 마지막 주소지가 기준입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사는 곳을 알면서 모른다고 하고 공시송달로 판결을 받으면, 그 판결은 나중에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가사·상속 절차에서의 거소
상속은 피상속인의 주소지에서 개시한다(민법 제998조). 주소를 알 수 없거나 국내에 주소가 없으면 거소가 그 주소를 갈음하므로(민법 제19조·민법 제20조), 그 거소지가 상속개시지가 된다. 상속에 관한 라류 가사비송사건은 상속개시지의 가정법원이 관할한다(가사소송법 제44조 제1항 제6호). 상속개시지가 어느 절차의 관할을 정하는지는 상속개시의 장소에서 다룬다.
부재자의 재산관리에 관한 라류 가사비송사건은 부재자의 마지막 주소지 또는 재산이 있는 곳의 가정법원이 관할한다(가사소송법 제44조 제1항 제2호). 부재자는 종래의 주소나 거소를 떠난 사람이므로(민법 제22조), 여기서는 현재의 거소가 아니라 마지막 주소가 기준이 된다.
친권에서의 거소지정권
자는 친권자가 지정한 장소에 거주하여야 한다(민법 제914조 — 거소지정권). 거소의 지정에 관하여 친권 행사가 곤란하거나 부적당해 자녀의 복리를 해칠 우려가 있으면, 가정법원은 청구에 따라 구체적인 범위를 정해 친권의 일부 제한을 선고할 수 있다(민법 제924조의2).
실무 체크포인트
- 상대방의 주소가 불명이면 거소로, 거소도 불명이면 마지막 주소지로 보통재판적을 특정하고 공시송달을 검토한다.
- 거소를 알면서 공시송달로 진행하면 뒤에 재심사유가 된다. 소재 조사 결과를 기록으로 남긴다.
- 외국에 주소를 둔 당사자라도 국내 거소지 법원이 관할을 가질 수 있다(민법 제20조).
- 계약서의 가주소를 다른 사건의 재판적이나 송달장소로 그대로 쓰지 않는다.
- 상속 사건은 피상속인의 사망 당시 주소를 먼저 확인하고, 주소가 없거나 불명일 때만 거소지를 상속개시지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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