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의 실질적 유사성과 아이디어·표현의 구별

두 작품의 소재가 같아도 저작권 침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작품에 의거하여 만들었는지와 보호되는 창작적 표현이 실질적으로 유사한지를 구별해 판단한다(2012다55068, 2014다49180).

쉽게 말하면 — 두 드라마가 같은 역사적 사건을 다룬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시대 배경이 같다는 점과 인물의 구체적인 묘사·사건 전개를 가져왔다는 점은 다릅니다. 공통된 역사적 사실에서 생기는 유사점만으로 침해가 되지는 않습니다(99다10813).

내용이나 분위기가 닮으면 침해인가?

창작자는 아이디어 자체가 아니라 자신이 구체적으로 표현한 창작물을 보호받는다. 창작성에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었다는 의미의 독창성까지 필요하지 않다. 다만 남의 것을 단순히 모방한 것이 아니라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표현이 있어야 한다(저작권법 제2조 제1호, 2014다49180 판결요지 [1]·[2]).

소설·영상·미술·설계도 등도 이러한 기준에 따라 판단한다(저작권법 제4조). 어떤 주제에 흔히 따라오는 사건이나 배경, 추상적인 인물 유형은 아이디어에 속한다. 소재가 참신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소재 자체를 독점할 수는 없다(99다10813 판결요지 [1]).

따라서 비교할 때에는 같은 부분이 무엇이며 그곳에 어떤 창작적 표현이 있는지 먼저 특정한다. 흔한 요소의 일치 개수를 세는 것만으로 실질적 유사성이 증명되지는 않는다. 야구 게임의 캐릭터 사건에서도 흔한 신체 비율과 장비 표현을 구체적인 얼굴·표정·신발 디자인과 구별해 비교했다(2007다63409 이유 2).

서로 모르고 독립적으로 만들었다면 어떻게 되는가?

기존 작품에 의거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만들었다면 그 작품에 대한 복제권·2차적저작물작성권 침해는 성립하지 않는다. 의거관계는 기존 작품을 바탕으로 작성했다는 관계를 뜻한다. 기존 작품에 접근할 가능성과 두 작품의 유사성이 인정되면 이를 추정할 수 있다(2012다55068 이유 1).

접근 사실을 직접 확인하지 못해도 추정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 두 작품을 독립적으로 작성해 같은 결과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배제할 정도로 현저하게 유사한 경우다. 의거관계 판단에는 저작권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표현의 유사성도 함께 참작할 수 있다(2012다55068 이유 1).

그러나 기존 작품을 이용했다는 판단이 곧 침해 결론은 아니다. 실질적 유사성은 보호되는 창작적 표현만으로 따로 비교한다(2012다55068 이유 1). 소설 ‘텐산산맥’과 드라마 ‘까레이스키’ 사건에서는 의거관계를 추정하면서도, 실질적 유사성을 부정하여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지 않았다(99다10813 판결요지 [2]).

흔한 요소를 조합한 구성도 보호되는가?

개별 요소가 흔해도 그 선택과 배열이 구체적으로 어우러져 창작적 개성을 이룬다면 보호될 수 있다. 대본 없는 리얼리티 방송도 무대·소품·진행방법 등을 어떻게 선택하고 배열했는지 함께 본다. 개별 요소의 창작성과 전체 구성의 창작성은 구별할 문제다(2014다49180 이유 1 가·나).

리얼리티 방송 ‘짝’ 사건에서 대법원은 비교 대상 영상을 나누어 판단했다. 코미디 영상은 등장인물과 구체적인 사건 진행·구성 등 표현의 상당한 차이 때문에 실질적 유사성을 부정했다. 게임 홍보 영상은 핵심 요소의 선택·배열이 담겨 유사성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보아, 그 부분을 다시 심리하도록 파기환송했다(2014다49180 이유 1 다·라, 주문).

기능이나 실용성을 갖춘 작품도 창작자의 개성이 나타나는 표현은 보호될 수 있다. 골프코스 설계도면 사건에서는 구성요소의 선택·배치·조합을 통해 나타난 전체 형상을 살펴야 한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창작성을 일률적으로 부정한 원심을 파기환송했으며, 침해와 배상책임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2024다228661 이유 3, 주문).

캐릭터를 조금 바꾸면 새 작품이 되는가?

캐릭터의 일부를 바꾸었다는 사실만으로 복제권·2차적저작물작성권 침해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보호되는 시각적 표현을 특정하고, 변경된 작품에 그 표현의 실질적 유사성이 남아 있는지 비교한다(2007다63409 판결요지 [1]·[3]).

캐릭터의 보호와 표현 비교

캐릭터는 생김새나 동작 등의 시각적 표현에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면 원작 게임 등과 별개로 보호될 수 있다. 상품화가 이루어졌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2007다63409 판결요지 [1]·[2]).

‘실황야구’ 캐릭터 사건에서는 캐릭터의 보호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신야구’ 캐릭터의 침해는 부정했다. 귀여운 이미지와 흔한 신체 비율, 야구게임에서 필연적인 표현은 유사했지만, 개성이 드러난 이목구비·표정·신발 디자인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2007다63409 이유 1·2).

복제와 2차적저작물

새로운 창작성을 더하지 않은 정도의 수정·증감은 복제로 본다. 원작에 기초하여 실질적 유사성을 유지하면서 사회통념상 새로운 작품이 될 정도의 창작성을 더하면 2차적저작물이 될 수 있다. 반면 원작을 다소 이용했어도 실질적 유사성이 없는 별개의 독립 작품이 되었다면 기존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다(2007다63409 판결요지 [3]).

2차적저작물이 독자적으로 보호된다는 것은 원작자의 권리가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다(저작권법 제5조). 원작자에게는 복제할 권리와 2차적저작물을 작성하여 이용할 권리가 있으므로, 새 창작성을 더했다는 사정만으로 원작 이용에 대한 허락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같은 법 제16조, 같은 법 제22조).

출처를 밝히거나 비평·연구에 쓰면 허용되는가?

출처를 밝히는 것만으로 이용허락을 받거나 적법한 인용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공표된 저작물을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해 인용하려면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맞게 이용해야 한다(저작권법 제28조, 같은 법 제37조).

일반적인 공정이용은 저작물의 일반적인 이용 방법과 충돌하지 않고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않아야 한다. 이용 목적과 성격, 저작물의 종류·용도, 이용 부분의 비중·중요성, 현재·잠재 시장이나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해 판단한다. 상업적 또는 비영리라는 표시 하나로 허용 여부가 정해지지는 않는다(저작권법 제35조의5).

인용이나 일반적 공정이용을 하는 사람도 이용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방법으로 출처를 명시해야 한다. 저작물에 저작자의 실명이나 이명이 표시되어 있으면 그 이름도 밝혀야 한다(저작권법 제37조). 이러한 저작재산권 제한 규정이 저작인격권까지 없애는 것은 아니다(같은 법 제38조).

허락을 받아 이용한다면 허락받은 이용 방법과 조건의 범위를 지켜야 한다. 허락서나 계약에서 어떤 작품을 어떤 방법으로 이용하도록 했는지 확인한다(저작권법 제46조).

저작권 침해가 아니면 항상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가?

저작권 침해가 아니어도 타인의 아이디어 이용이 민법상 불법행위의 요건을 충족하면 배상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 다만 아이디어를 이용했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이 자동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민법 제750조, 2014다49180 이유 3). 이와 별도로 현행 부정경쟁방지법의 아이디어 부정사용·성과 무단사용 요건을 충족하는지도 살핀다(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차목·파목).

거래교섭·거래과정에서 받은 경제적 가치 있는 기술·영업상 아이디어 정보는 제공 목적에 어긋나게 부정 사용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나 제3자의 영업상 이익을 위한 사용, 또는 타인에게 제공하여 사용하게 하는 행위가 대상이다. 다만 제공받을 당시 이미 알았거나 동종 업계에 널리 알려진 아이디어는 이 규정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차목).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든 성과를 자기 영업에 무단 사용한 경우도 별도로 살핀다.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이고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해야 한다(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파목). ‘짝’ 사건의 코미디 영상은 독자적인 아이디어·비용·노력으로 다양한 창작 요소를 담은 사정 등을 고려하여 민법상 불법행위도 부정했다(2014다49180 이유 3).

침해를 주장하거나 대응하려면 무엇을 준비하는가?

권리자와 이용자 모두 두 작품의 구체적인 표현과 제작 과정을 확인할 자료부터 확보한다. 권리자는 보호받을 표현과 이용된 부분을 특정하고, 이용자는 독립 제작 자료나 허락·인용의 근거를 정리한다(2012다55068, 2007다63409, 저작권법 제46조, 같은 법 제28조).

비교 자료와 작성 과정

원작과 상대 작품의 해당 판본, 작성·공개 시점, 접근 경위를 보여 주는 자료를 보존한다. 두 작품의 어느 문장·장면·형상을 비교하는지 나란히 제시하고, 흔한 요소와 창작적 표현을 구별한다. 이는 의거관계와 실질적 유사성이라는 서로 다른 문제를 설명하기 위한 준비다(2012다55068, 2014다49180).

저작권은 창작한 때 발생하며 등록 등 형식을 갖추어야 생기는 권리는 아니다. 따라서 등록 여부와 별개로 초안·수정 이력 등 자신의 창작 과정을 설명할 자료를 준비한다(저작권법 제10조).

침해의 정지와 예방

저작권자는 침해자에게 침해의 정지를 청구할 수 있다. 침해할 우려가 있는 사람에게는 예방 또는 손해배상의 담보를 청구할 수 있고, 이러한 청구와 함께 침해물의 폐기 등 필요한 조치도 청구할 수 있다(저작권법 제123조 제1항·제2항).

제1항·제2항에 따른 청구를 하는 원고나 저작권법에 따른 형사 기소가 있는 때의 고소인은 법원에 임시 조치를 신청할 수 있다. 법원은 담보를 제공하게 하거나 제공하지 않게 하고, 임시로 침해행위의 정지나 침해물의 압류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저작권법 제123조 제3항). 이 절차에서 권리침해가 없다는 뜻의 판결이 확정되면 신청자는 그 신청으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같은 조 제4항). 본안소송 전의 일반 가처분은 이러한 특별 임시조치와 구별되며, 그 요건과 절차는 지식재산·표현물 침해금지가처분의 「보전의 필요성은 어떻게 보나」와 「어느 법원에 신청하고 어떻게 다투나」를 참고한다.

손해배상의 요건과 금액

저작재산권자는 고의 또는 과실로 권리를 침해하여 발생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침해자가 그 침해행위로 얻은 이익은 손해액으로 추정되고, 권리 행사로 일반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을 기준으로 청구할 수도 있다. 그보다 실제 손해가 크면 초과액도 청구할 수 있으며, 등록된 저작권의 침해에는 과실이 추정된다(저작권법 제125조 제1항~제3항·제6항).

손해 발생은 인정되지만 손해액 산정이 어려우면 법원이 변론과 증거조사 결과를 참작해 상당한 액수를 인정할 수 있다(저작권법 제126조). 고의 침해에는 인정된 손해액의 5배 이내에서 배상액을 정할 수도 있다(같은 법 제125조 제4항).

법원은 고의 또는 손해 발생의 우려를 인식한 정도, 권리자의 피해 규모, 침해자의 경제적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 침해자가 받은 형사처벌의 내용과 정도, 침해행위의 기간·횟수, 침해자의 재산상태와 침해 후 조치도 고려해야 한다(저작권법 제125조 제5항). 이 가중배상은 2026년 8월 11일 이후 침해행위가 발생한 경우부터 적용된다(같은 법 부칙 제1조(2026.2.10), 같은 법 부칙 제2조(2026.2.10)).

침해 전에 등록된 저작물이라면 실제 손해액 등의 산정 대신 법정손해배상을 선택할 수 있다. 고의·과실 있는 침해를 대상으로 사실심 변론종결 전까지 청구하며, 침해된 각 저작물마다 1천만원 이하가 상한이다. 영리 목적의 고의 침해는 5천만원 이하이고, 법원은 그 범위에서 상당한 금액을 정한다. 둘 이상의 저작물을 소재로 한 편집저작물과 2차적저작물은 이 계산에서 하나의 저작물로 본다(저작권법 제125조의2).

배상 청구기간과 최고 뒤 조치는 어떻게 정하는가?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청구는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의 소멸시효를 함께 확인한다. 어느 한 기간이 남았다고 다른 기간의 완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민법 제766조 제1항·제2항).

손해와 가해자를 안 때

3년 시효의 출발점은 손해와 가해자를 현실적·구체적으로 인식한 때다. 손해가 의심된다는 정도를 넘어 위법한 가해행위, 손해 발생, 그 인과관계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알아야 한다(2023다285162 판결요지 [1] 다수의견).

아울러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가 되어야 시효가 진행한다(민법 제166조 제1항). 권리행사를 객관적·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없는 사유가 있다면 단기시효는 진행하지 않는다. 다만 개인적 사정이나 일반적인 법률의 부지·잘못된 해석만으로 이러한 장애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2023다285162 판결요지 [1] 다수의견).

손해 발생과 상대방의 지위

10년 시효에서 ‘불법행위를 한 날’은 가해행위로 인한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한 때를 뜻한다. 계속된 불법행위라도 개별 행위를 특정할 수 있다면 각 손해마다 별개의 배상채권이 성립하고 시효도 개별적으로 진행한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는 상법의 일반 상사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2021다220642 이유 1).

국가에 대한 금전채권에는 국가재정법,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금전채권에는 지방재정법의 5년 시효를 확인한다. 일반 불법행위 배상채권에서는 민간의 10년 대신 이 5년을 적용한다(국가재정법 제96조, 지방재정법 제82조). 불법행위 배상청구에는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의 더 짧은 3년 시효도 함께 적용된다(민법 제766조 제1항). 구 예산회계법에 관한 판결도 국가의 5년 시효보다 짧은 다른 법률의 기간은 우선하고, 민법의 10년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99다53742 판결요지 [3]).

손해배상과 침해의 정지·예방은 서로 다른 청구다. 금전배상에 관한 위 시효기간을 정지·예방청구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민법 제766조, 저작권법 제123조). 상대방이 국가·지방자치단체인지 별개의 법인인지 구별하고, 침해행위·손해 발생·인지 시점을 각각 기록한다.

최고와 후속 조치

최고는 상대방에게 채무를 이행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최고만으로 시효중단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최고 후 6개월 안에 재판상 청구·압류·가압류·가처분 등 법정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민법 제174조).

최고 후 6개월 안에 채무자가 채무를 승인한 경우에도 시효중단의 효력이 인정된다. 이 경우에는 최고가 도달한 때 중단의 효력이 생긴다. 다만 시효완성 후의 채무승인을 곧바로 시효이익의 포기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2020다46663 이유 3 가·나).

소송을 제기했어도 각하·기각되거나 취하하면 그 재판상 청구의 시효중단 효력은 없다. 다만 그 뒤 6개월 안에 재판상 청구·파산절차참가·압류·가압류·가처분을 하면 최초의 재판상 청구로 시효가 중단된 것으로 본다(민법 제170조).

재촉을 반복하는 데 그치지 말고 최고 도달일과 후속 조치·승인 여부를 확인한다. 상대가 책임을 부인하거나 협의가 진행 중이라면, 법정 기한 안에 재판상 청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민법 제174조).

실무 체크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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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10월 17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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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