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목적물에 계약상 사용을 방해하는 하자가 있으면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필요한 수선을 요구할 수 있다(민법 제623조). 수선비(필요비·유익비) 상환과 차임 감액·지급거절은 하자의 정도, 특약의 범위, 사용 방해 비율에 따라 요건이 나뉘며, 수선 불능·지연에 따른 계약 종료와 손해배상은 별도 기준에 따라 판단한다.
쉽게 말하면 — 빌린 집에 사용을 방해할 정도의 누수나 보일러 고장이 생기면 집주인이 고쳐 주어야 하며, 임차인은 수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지체 없이 알려야 합니다(민법 제623조, 같은 법 제634조). 계약서에 ‘수리비는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포괄적인 문구가 있더라도 건물 주요 구조나 노후 보일러 전면 교체 같은 대수선까지 임차인이 떠안는 것은 아닙니다(94다34692 판결요지 나). 임차인의 과실 없이 일부 공간을 쓰지 못하게 되면 그 부분의 비율에 따른 차임 감액을 청구할 수 있고, 임대인이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를 불이행하거나 수선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사용·수익에 지장이 생기면 그 지장의 한도 내에서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627조 제1항, 2014다65724 이유 3.나.1).
어떤 하자를 임대인이 고쳐야 하나?
임대인은 수선하지 않으면 계약상 용도에 따른 사용·수익을 방해받을 정도의 하자를 고쳐야 한다(2011다107405 판결요지 [1]). 별 비용 없이 손쉽게 고칠 수 있고 사용·수익을 방해하지 않는 사소한 파손은 제외된다(94다34692 판결요지 가).
수선의 필요성 판단 기준
임대인의 수선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상 용도에 필요한 범위에서 인정된다(2011다107405 판결요지 [1]). 수선이 필요한지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한다.
- 목적물의 종류·용도와 파손의 규모·부위를 살핀다(2011다107405 판결요지 [1]).
- 사용·수익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와 수선의 용이성·소요 비용을 함께 본다(2011다107405 판결요지 [1]).
- 임대차계약 당시 목적물의 상태와 차임의 액수도 참작한다(2011다107405 판결요지 [1]).
수선하지 아니하면 임차인이 계약에 정해진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할 수 없는 상태로 될 정도의 파손·장해라면 임대인은 수선의무를 부담하되, 사소한 파손·장해로 임차인이 별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손쉽게 고칠 수 있는 경우는 제외된다(94다34692 판결요지 가).
외부 위험과 보호의무의 한계
통상적인 임대차에서 임대인의 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하는 데 그치며, 임차인의 모든 신체·재산상 이익의 안전을 배려할 보호의무까지 당연히 부담하지는 않는다(2011다107405 이유 2.나).
대법원은 1차 호우 뒤 토사를 치우고 벽체를 복구해 공장 사용에 지장이 없게 된 상태에서 구체적인 추가 붕괴 위험이 드러나지 않은 사건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집중호우에 대비한 견고한 담장 등의 방호조치 의무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2011다107405 이유 2.나·3).
수리비 임차인 부담 특약이면 대수선도 떠안나?
수선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포괄적 수선의무 면제 특약은 통상 생길 수 있는 소규모 수선만 임차인에게 부담시킨다(94다34692 판결요지 나). 대파손의 수리나 건물의 주요 구성부분에 대한 대수선, 기본적 설비의 교체 등 대규모 수선은 여전히 임대인이 부담한다(94다34692 판결요지 나).
여관 임대차 사건에서는 임차인이 여관 수리를 맡고 보일러 고장 수리비는 목욕탕 가동 시 절반, 가동하지 않을 때 전액을 부담한다는 특약이 있었다(94다34692 이유 2). 대법원은 이 특약만으로 계약 체결 7개월 만에 부식·노후로 사용 불능이 된 배관·보일러의 거액 전면 교체비용까지 임차인이 부담하기로 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94다34692 이유 2). 특약에 정한 수선 범위와 임차인의 관리 잘못으로 하자가 생겼다는 임대인의 주장은 구별해 살핀다(94다34692 이유 1·2).
하자를 알게 되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하나?
임차물의 수리가 필요하거나 제3자가 임차물에 대하여 권리를 주장하는 때에는 임차인은 지체 없이 임대인에게 이를 통지하여야 하며, 다만 임대인이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때에는 통지할 의무가 없다(민법 제634조).
통지의 방법과 보존행위 협조
민법상 하자 통지에 반드시 서면을 요구하는 규정은 없으나, 어느 부위에 어떤 하자가 생겨 사용·수익에 어떤 지장이 있는지와 언제 임대인에게 알렸는지를 문자·내용증명·사진 등으로 남겨 두어야 향후 분쟁에서 통지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민법 제634조).
임대인이 임대물의 보존에 필요한 행위를 하는 때에는 임차인은 이를 거절하지 못한다(민법 제624조). 그러나 임대인이 임차인의 의사에 반하여 보존행위를 하는 경우에 임차인이 그로 인하여 임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같은 법 제625조).
수리하지 않으면 비용상환·차임감액을 선택할 수 있나?
유효한 포기·제한특약이 없으면 보존·개량비용을 상환청구할 수 있고(민법 제626조, 민법 제105조), 임차인의 과실 없이 일부를 쓰지 못하면 그 비율로 차임 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627조 제1항).
필요비·유익비 상환청구와 포기특약의 해석
필요비는 임차물의 보존에 관한 비용이고, 유익비는 임차물의 객관적 가치를 증가시키기 위하여 지출한 개량비용이다. 상환 시점과 금액 및 청구기간은 다음과 같다.
| 구분 | 상환 시점과 금액 기준 | 청구기간 |
|---|---|---|
| 필요비 | 임차인이 지출한 즉시(임대차 종료 전이라도) 임대인에게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626조 제1항). | 임대인이 목적물을 반환받은 날부터 6개월 내에 청구하여야 한다(민법 제654조, 같은 법 제617조). |
| 유익비 | 임대차 종료 시에 그 가액의 증가가 현존한 때에 한하여, 임차인이 지출한 금액이나 그 증가액 중 임대인이 선택하는 바에 따라 상환을 청구할 수 있으며, 법원은 임대인의 청구에 의하여 상당한 상환기간을 허여할 수 있다(민법 제626조 제2항, 2001다40381 판결요지). | 임대인이 목적물을 반환받은 날부터 6개월 내에 청구하여야 한다(민법 제654조, 같은 법 제617조). |
유익비 상환액은 임대인의 선택에 따르므로, 실제 지출한 비용과 임대차 종료 당시 현존하는 가치 증가액을 모두 산정하여야 한다(2001다40381 판결요지).
필요비·유익비 상환청구권을 포기하거나 제한하는 특약은 당사자 약정으로 가능하지만(민법 제105조), 대법원은 처분문서 문언을 기본으로 하되 계약 체결 경위·목적·기간·보증금 및 차임 액수 등을 종합하여 일정 범위의 비용만 포기한 취지라면 그 범위를 제한하여 해석할 수 있다고 보았다(98다31462 판결요지 [1]). 임야 상태의 토지를 임차하여 대지로 조성한 후 건물을 건축해 음식점을 경영하기로 한 사건에서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었다(98다31462 판결요지 [2]). 필요비·유익비 상환청구권을 용도를 묻지 않고 전부 포기하기로 기재되었더라도 이는 대지 조성 후 새로 투입한 비용에 한정하여 포기한 것이고, 토지 자체의 가치를 높인 대지조성비(유익비) 상환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98다31462 판결요지 [2]).
또한 수선의무 부담 특약은 누가 수리할 의무를 지는지를 정하는 것이고 비용상환 포기특약은 이미 지출한 비용의 상환청구를 배제하는 것이므로 두 약정의 적용 범위를 구별해야 한다(94다34692 판결요지 나, 98다31462 판결요지 [1]). 임대차가 종료하여 목적물을 반환할 때에는 임차인이 목적물을 원상에 회복하여야 하되 자기가 부속시킨 물건은 철거할 수 있다(민법 제654조, 같은 법 제615조).
차임 감액청구와 차임 지급거절권(동시이행항변)
차임 감액은 임차물의 일부가 임차인의 과실 없이 멸실 기타 사유로 사용·수익할 수 없게 된 때 그 부분의 비율에 의한 차임의 감액을 청구하는 것이고, 그 잔존부분만으로 임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임차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민법 제627조 제1항·제2항). 이 규정에 위반하는 약정으로 임차인이나 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으나, 일시사용하기 위한 임대차 또는 전대차인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이 강행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민법 제652조, 같은 법 제653조).
반면 차임 지급거절은 쌍무계약에서 임대인이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동안 임차인이 그에 대응하는 한도에서 차임 지급을 거절하는 동시이행항변이다(민법 제536조 제1항, 2014다65724 이유 3.나.1). 대법원은 임대인이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를 불이행하여 목적물의 사용·수익이 부분적으로 지장이 있는 상태뿐 아니라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이행함으로써 목적물의 사용·수익에 지장이 초래된 경우에도 임차인은 그 지장의 한도 내에서 차임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보았다(2014다65724 이유 3.나.1). 충전소 임대차 사건에서는 충전소 운영개선의 필요에 의하여 시설물을 설치·철거·변경하는 경우 영업상 손해·손실을 입더라도 배상 또는 보상을 청구하지 않기로 약정하였다(2014다65724 이유 3.나.2). 대법원은 이 약정이 영업상 손해에 관한 것일 뿐 차임 지급거절권까지 배제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2014다65724 이유 3.나.2). 쌍무계약의 일반 동시이행 요건은 동시이행에서 설명한다.
사용·수익 제공 자체가 불가능해진 경우에는 귀책사유에 따른 위험부담도 구별한다.
-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임대인은 대응하는 차임 이행을 청구하지 못한다(민법 제537조).
- 임차인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되거나 임차인의 수령지체 중에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임대인은 차임을 청구할 수 있으나, 자기의 채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은 임차인에게 상환하여야 한다(민법 제538조 제1항·제2항).
수선 불능·지연에 따른 임대차 해지·손해배상과 권리행사 기간은 어떻게 되나?
수선이 지연·불능일 때의 계약 종료 방식과 손해배상 청구 가능 여부는 점유 계속 여부, 귀책사유, 하자 발생 시점에 따라 요건이 나뉜다. 수선 지체·이행불능에 따른 해지·해제 요건, 화재 등 훼손 시 증명책임과 임대인 관리영역 하자 예외, 통지 지연 시 손해배상 제한, 하자담보 제척기간과 소멸시효는 임차목적물 하자에 따른 임대차 해지·손해배상 청구와 권리행사 기간에서 다룬다.
실무 체크포인트
- 계약서의 용도와 수선 특약 문구를 확인하고, 하자의 위치·규모·사용 방해 정도를 사진과 수리 견적서로 남긴다. 포괄적 수선 특약만으로는 주요 구조나 노후 기본설비의 전면 교체(대수선)까지 임차인이 부담하지 않는다(2011다107405 판결요지 [1], 94다34692 판결요지 나).
- 하자를 발견하면 지체 없이 임대인에게 고장 부위와 사용 지장을 알리고 도달 증거를 보관하며, 임대인의 보존행위 일정 협의를 기록해 둔다(민법 제634조, 같은 법 제624조).
- 지출한 수리비는 보존을 위한 필요비인지 가치를 높인 유익비인지 구분하고, 비용포기 특약이 있는 경우 그 포기 범위를 확인한다(민법 제626조, 98다31462 판결요지 [1]·[2]). 유익비는 실제 지출액과 종료 시 현존 증가액을 모두 산정하며, 목적물 반환일로부터 6개월의 청구기간을 지킨다(2001다40381 판결요지, 민법 제654조·같은 법 제617조).
- 임차인의 과실 없이 일부 사용불능이 생기면 그 부분의 비율로 차임 감액을 청구할 수 있고(민법 제627조 제1항), 임대인의 의무 불이행이나 수선 이행으로 사용·수익에 일부 지장이 있으면 그 지장의 한도 내에서 차임 지급을 거절한다(2014다65724 이유 3.나.1). 수선 불능·지연에 따른 해지·해제 요건과 손해배상 청구 및 권리행사 기간은 임차목적물 하자에 따른 임대차 해지·손해배상 청구와 권리행사 기간에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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