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민간임대주택의 임대사업자는 등록기간 동안 법령이 정한 사유가 있어야 임대차계약을 해제·해지하거나 재계약을 거절할 수 있다. 임차인은 시장·군수·구청장이 거주하기 곤란할 정도의 중대한 하자라고 인정한 경우나 임대사업자의 의무 위반 등이 있으면 계약을 끝낼 수 있다(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제45조,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35조). 계약서에 해지 사유를 넓게 적었다고 해서 이러한 제한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쉽게 말하면 — 등록한 민간임대주택은 계약서에 위반 사항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계약을 끝낼 수 없습니다. 누가 어떤 의무를 어겼는지와 법령상 사유인지부터 확인하고, 임대사업자가 임차인의 표준계약 의무 위반을 주장한다면 그 위반의 중대성도 살펴야 합니다.
어떤 임대차에 특별한 제한이 적용되나
이 글은 임대사업자로 등록된 민간임대주택을 다룬다. 등록기간 중 임대사업자의 해제·해지와 재계약 거절 사유는 시행령 제35조 제1항으로 제한되며,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갱신거절 사유가 그 목록을 넓히지는 않는다.
현행 제45조 제1항은 제한이 계속되는 시점을 임대사업자로 등록되어 있는 기간으로 정한다. 2021년 개정 부칙은 이 문언을 개정 당시 이미 등록된 임대사업자에게도 적용하도록 정했다(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부칙 제3조(2021.9.14)). 구 임대주택법 사건의 결론을 현재 계약에 적용할 때에는 계약 당시 법령과 주택의 등록 상태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다만 법 제6조 제6항에 따른 등록 말소에서는 임대사업자나 해당 주택의 양수인을 이미 체결된 계약기간이 끝날 때까지 임차인에 대한 관계에서 임대사업자로 본다. 법 제43조 제2항에 따라 다른 임대사업자에게 양도하여 말소되는 경우는 이 간주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말소 사유와 지위승계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제6조 제6항).
임대사업자는 언제 계약을 끝낼 수 있나
임대사업자는 시행령이 정한 사유 가운데 하나가 있어야 등록기간 동안 계약을 해제·해지하거나 재계약을 거절할 수 있다(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제45조 제1항,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 사유는 다음과 같이 나뉜다.
| 구분 | 법령상 사유 |
|---|---|
| 임차 방법·입주 |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임대사업자에게 책임이 없는데 시행령 제34조 제1항 각 호의 시점부터 3개월 안에 입주하지 않은 경우(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34조 제1항, 같은 영 제35조 제1항 제2호) |
| 임대료 | 월 임대료를 3개월 이상 연속하여 연체한 경우(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 제3호) |
| 주택 사용 | 동의 없이 개축·증축·변경하거나 본래 용도와 다르게 사용한 경우, 주택이나 부대시설을 고의로 파손·멸실한 경우 |
|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자격 | 해당 임차인에게 적용되는 시행규칙상 자격·재계약 기준 초과, 임대차계약 기간 중 다른 주택 소유, 법 제42조의2에 따라 확인된 중복 입주·계약에 해당하는 경우 |
| 계약상 의무 | 표준임대차계약서상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 |
각 사유의 주체·요건·시점은 서로 바꿔 쓸 수 없다. 민간건설임대주택의 미입주 기간은 원칙적으로 입주지정기간 개시일부터, 민간매입임대주택은 원칙적으로 임대사업자 등록일부터 3개월을 계산한다(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34조 제1항, 같은 영 제35조 제1항 제2호). 임차인이 해지할 수 있는 입주 지연 사유는 입주지정기간이 끝난 날부터 계산하므로 기산점이 다르다.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의 임차인이 계약기간 중 다른 주택을 소유하게 된 경우에도 예외가 있다. 부득이한 취득은 계약 종료 가능성을 통보받은 날부터 6개월 안에 처분해야 하고, 혼인 등으로 주택을 소유한 세대구성원이 취득일부터 14일 안에 전출신고하여 세대를 분리한 경우도 제외된다. 입주자를 선정하고 남은 주택에 선착순으로 선정된 경우도 예외다(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 제5호의2).
자산·소득 기준도 최초 입주 기준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시행규칙이 재계약에 두는 일부 자격요건 완화와 소득요건 예외를 포함하여 해당 재계약에 적용되는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계약서상 의무 위반은 어느 정도여야 하나
구 임대주택법 사안에서 임대사업자가 임차인의 계약서상 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끝내려면 그 의무의 성격과 위반의 중대성을 함께 보아야 한다. 대법원은 표준임대차계약서상 의무 위반만으로 부족하고 그 의무가 주된 채무이며, 임대사업자의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등 다른 해제·해지 사유와 동등하게 평가될 정도로 중대해야 한다고 판시했다(2016다241805 판결요지·이유 1나(1)).
그 판결은 행위의 내용과 정도, 실제 피해, 행위자의 지위, 임대차의 체결·유지와의 관련성을 구체적으로 살폈다. 관리권한 침해는 정도가 중하지 않고 일시적이었으며, 여러 차례의 현수막 설치도 주택의 파손·멸실이나 직접 피해를 일으키지 않았다. 두 행위 모두 임대차의 체결·유지·존속과 직접 관련되지 않아 해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2016다241805 이유 1나(2)·(3)).
대법원은 그 해지를 인정한 원심의 본소 부분을 파기환송했다(2016다241805 주문·이유 1다).
이 판시는 2009년 개정 전 구 임대주택법과 당시 시행령을 적용한 것이다. 현행 시행령 제35조 제1항 제6호도 표준임대차계약서상 의무 위반을 사유로 두지만, 현재 계약은 현행 법령의 문언과 계약 당시 사정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35조).
현행법도 임대사업자가 민간임대주택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사용하도록 한다(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제47조 제1항).
법령보다 넓은 해지 약정은 유효한가
법령의 제한을 벗어나 임대사업자에게 더 넓은 해제·해지권이나 갱신거절권을 주는 약정은 사법상 효력이 배제된다. 대법원은 구 민간임대주택법 제45조와 시행령 제35조 등의 제한을 강행규정이라고 판시했다(2020다223781 판결요지 [1]).
따라서 계약서 문구만 확인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계약서의 사유가 현행 시행령 제35조의 어느 항목에 해당하는지와, 표준임대차계약서상 의무 위반이라면 그 위반이 계약 종료를 정당화할 정도인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임차인은 언제 계약을 끝낼 수 있나
임차인은 시행령 제35조 제2항의 사유가 있으면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제45조 제2항). 임대사업자에게 허용되는 사유와 임차인에게 허용되는 사유는 서로 다르다.
- 시장·군수·구청장이 거주하기 곤란할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인정한 경우
- 임대사업자가 임차인의 의사에 반하여 부대시설·복리시설을 파손한 경우
- 임대사업자의 책임으로 입주지정기간이 끝난 날부터 3개월 안에 입주할 수 없는 경우(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35조 제2항 제3호)
- 임대사업자가 표준임대차계약서상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
- 보증 가입 의무가 있는 임대사업자가 임대보증금 보증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
마지막 보증 미가입 사유는 2023년 6월 20일 이후 계약을 체결·갱신하거나 임대보증금에 관한 계약을 변경한 경우부터 적용된다(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부칙 제2조(2023.6.20)).
첫째 사유에는 시장·군수·구청장의 인정이라는 요건이 붙지만, 나머지 사유에 같은 인정 요건을 덧붙일 수는 없다(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35조 제2항). 실제 통지 전에는 해당 사유의 발생 시점과 이를 보여 주는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별도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묵시적으로 갱신된 계약의 임차인은 언제든지 해지를 통지할 수 있다. 이 해지는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생긴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
해제·해지와 재계약 거절은 어떻게 구별하나
해제·해지는 존속 중인 계약을 끝내는 권리 행사이고, 재계약 거절은 기간 만료 뒤 계약을 새로 이어 가지 않는 의사표시다. 해제·해지권은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행사한다(민법 제543조). 해제하면 원상회복의무가 생기지만 제3자의 권리를 해치지 못하고, 해지하면 계약이 장래에 대하여 효력을 잃는다(같은 법 제548조, 같은 법 제550조). 어느 경우든 손해배상청구는 배제되지 않는다(같은 법 제551조).
재계약 거절 사유가 존재하는 것과 그 권한을 실제로 행사하는 것도 구별해야 한다. 갱신거절 사유가 생겼더라도 임대인이 의사표시를 하기 전에 임차인이 그 사유를 해소하면 갱신거절 권한은 소멸할 수 있다(2020다223781 판결요지 [1]). 이 판시는 2018년 개정 전 민간임대주택법 사안의 갱신거절에 관한 것이므로, 이미 이루어진 해제·해지의 효력까지 같은 방식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다.
해당 사건에서 대법원은 갱신거절이 없었다고 보아 임대주택 인도청구를 받아들인 원심 부분을 파기환송했다(2020다223781 주문·이유 1나(4)).
실무 체크포인트
- 등기·등록 자료와 계약서를 대조하여 주택이 민간임대주택으로 등록된 기간과 적용 법령을 먼저 확인한다.
- 임대사업자는 해제·해지 사유를 통지서에 구체적으로 적고, 시행령 제35조 제1항의 어느 사유에 해당하는지 확인한다(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35조).
-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의 다른 주택 소유 사유는 통보일부터 6개월 내 처분 또는 취득일부터 14일 내 전출신고가 필요한 예외인지 확인한다(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 제5호의2).
- 임대사업자가 임차인의 계약상 의무 위반을 사유로 삼을 때에는 위반 조항, 위반 횟수·정도, 실제 피해와 임대차 유지의 관련성을 보여 주는 자료를 보존한다(2016다241805).
- 임차인은 중대한 하자, 시설 파손, 입주 지연, 표준계약 의무 위반, 보증 미가입 중 어느 사유인지 구별하여 자료를 모은다(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35조 제2항).
- 보증 미가입을 이유로 해지하려면 2023년 6월 20일 이후 체결·갱신 또는 보증금 변경 여부도 확인한다(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부칙 제2조(2023.6.20)).
- 갱신거절은 사유가 생긴 시점과 의사표시가 도달한 시점 사이에 사유가 해소되었는지도 확인한다(2020다223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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