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사이의 의결권구속약정은 강행규정이나 사회질서 등에 반하지 않으면 당사자 사이에서 원칙적으로 유효하다(2020다219577 이유 1.가). 약속과 다른 표결로 결의가 성립해도, 약정 위반만으로 회사를 상대로 결의를 다툴 수는 없다. 약정을 어긴 상대 주주에게 계약에 따른 이행 등을 청구하는 문제다(같은 판결 이유 1.가·다).
쉽게 말하면 — 함께 회사를 운영하는 주주들이 이사 구성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는데, 한 주주가 약속과 다르게 표결한 경우입니다. 그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만으로 회사의 결의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2020다219577 이유 1.가). 다만 이사 구성을 계속 유지할 의무가 있는 사안에서는 상대 주주에게 약속에 맞는 해임 안건에 찬성하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같은 판결 이유 1.다).
어떤 약정이 의결권구속약정인가?
의결권구속약정은 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일정한 내용으로 행사하기로 정한 계약이다(2020다219577 이유 1.가·다). 계약당사자 사이의 효력이란, 그 계약을 맺은 주주가 상대 주주에게 약속을 지킬 의무를 부담한다는 뜻이다(같은 판결 이유 1.다).
이사 총원이나 이사 선임권 등을 계약으로 정하고, 그 내용을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로 실현하기로 한 약정도 여기에 해당한다(2020다219577 이유 1.다). 주주 사이의 계약으로 정한 내용과 회사 정관의 내용은 구별해야 한다. 약정의 효력은 주주권의 내용 등 회사 자체의 조직·운영을 규율하는 질서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같은 판결 이유 1.가).
계약서에서 누가 약속을 맺었는지, 어느 회사의 어떤 안건에 관한 것인지, 설립 때의 구성만 정했는지 계속 유지하기로 했는지를 확인한다. 의결권의 표수와 행사 방법은 의결권에서 설명한다.
주주 사이의 표결 약속은 유효한가?
주주 사이의 표결 약속은 내용이나 목적이 강행규정 또는 사회질서 등에 반하지 않으면 당사자 사이에서 원칙적으로 유효하다(2020다219577 이유 1.가). 강행규정은 당사자의 합의로 적용을 배제할 수 없는 규정이다.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내용을 가진 법률행위는 무효다(민법 제103조). 사회질서에 관계없는 법령 규정과 다른 의사를 표시한 당사자는 그 의사에 따른다(같은 법 제105조).
그러나 계약으로 표결 의무를 정하는 것과 주주가 회사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대법원은 단순한 특약이나 주주권 포기만으로 주주권이 상실되지 않으며,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사도 제한되지 않는다고 보았다(2002다54691 이유 2).
대법원 2002년 12월 24일 선고 2002다54691 판결은 1인회사 주주의 의결권 대리행사 약정을 다룬 사건이다. 그 주주는 7년간 주주권·경영권을 포기하고 타인에게 의결권 행사를 위임하기로 약정했다(2002다54691 이유 1.가(1)). 대법원은 그 사정만으로 주주가 직접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같은 판결 이유 2). 직접 행사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결의의 부존재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같은 판결 이유 2·3).
대법원은 약정을 위반한 당사자를 상대로 계약에 근거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2020다219577 이유 1.가). 회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와 계약 상대방에 대한 권리행사를 구별한 것이다.
약속을 어긴 주주총회 결의도 다툴 수 있나?
약정 당사자는 약정 위반만을 이유로 회사를 상대로 주주총회 결의의 하자를 다툴 수 없다(2020다219577 이유 1.가). 다만 약정 위반과 별도로 법령·정관 위반이나 소집·표결의 하자가 있다면, 그 하자에 맞는 결의취소·무효·부존재 확인의 소가 문제 된다(상법 제376조·같은 법 제380조).
계약 위반과 별도로 살펴볼 결의의 하자는 다음과 같다.
- 취소 사유: 소집절차 또는 결의방법이 법령·정관에 위반하거나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 또는 결의 내용이 정관에 위반한 경우다(상법 제376조 제1항). 주주·이사·감사는 결의의 날부터 2개월 안에 취소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같은 조 제1항).
- 무효 사유: 결의 내용이 법령에 위반한 경우다(상법 제380조).
- 부존재 사유: 소집절차 또는 결의방법에 결의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다(상법 제380조).
계약서뿐 아니라 정관, 소집통지, 총회 의사록을 함께 보아 어떤 위반을 주장하는지 구별한다. 회사 상대 소송의 자세한 내용은 주주총회결의 취소의 소와 주주총회결의 무효·부존재 확인의 소에서 설명한다.
약속을 어긴 주주에게 무엇을 청구할 수 있나?
약정 당사자는 약속을 어긴 상대 주주에게 계약에 따른 이행을 청구할 수 있고, 손해배상은 별도 요건에 따라 문제 된다(2020다219577 이유 1.가·민법 제390조). 이행 청구는 상대방에게 약속한 내용대로 표결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대법원도 약정에 맞는 의결권 행사를 상대 주주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2020다219577 이유 1.다).
상대방이 스스로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채권자는 법원에 강제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채무의 성질상 강제이행을 할 수 없는 경우는 제외된다(민법 제389조 제1항). 강제이행 청구가 손해배상 청구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같은 조 제4항).
손해배상을 구하려면 계약상 의무와 위반 행위, 그로 인한 손해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상대방이 채무 내용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상대방의 고의나 과실 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민법 제390조). 약속을 어겼다는 사실만으로 배상액까지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청구할 내용은 계약의 문구와 실제 안건을 맞추어 특정한다. 이사 구성 유지 약정이라면 어느 이사의 선임·해임 안건에 어떤 표결을 요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2020다219577 이유 1.다).
이사 구성을 약정대로 되돌리는 청구도 가능한가?
대법원은 이사회 구성을 유지하기로 한 약정에 따라 상대 주주에게 일부 이사의 해임 안건에 찬성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2020다219577 이유 1.다). 그 사건에서 인정한 것은 상대 주주의 의결권 행사 의무다. 법원이 이사를 직접 해임한 것이 아니라, 주주총회 해임 안건에 찬성하도록 명한 사건이다(같은 판결 이유 1.다·2.나).
2025년 6월 12일 선고된 2020다219577 판결에서 문제 된 약정과 위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약정한 구성: 당사자들은 이사 총원을 4명으로 하고 각각 2명을 지정하기로 했다(2020다219577 이유 1.나).
- 약정에 어긋난 표결: 피고가 이사 3명을 추가로 선임하는 안건에 찬성했고, 추가 선임 결의가 성립했다(2020다219577 이유 1.나·다).
- 인정된 청구: 원고는 피고가 추천해 선임된 이사 5명 중 3명을 해임하는 안건에 피고가 찬성하도록 청구할 수 있었다(2020다219577 이유 1.다).
대법원은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이사 구성이 달라지면 당사자들이 서로에게 약정에 맞게 의결권을 행사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했다(2020다219577 이유 1.다). 계약을 검토할 때도 이사 구성과 지정 인원에 관해 무엇을 약속했는지 그 문구를 확인한다.
판결을 받을 때 간접강제도 함께 청구할 수 있나?
채권자는 부대체적 작위채무에 관한 요건을 갖추면, 의무 이행을 구하는 판결절차에서 간접강제도 함께 청구할 수 있다(2020다248124 이유 3.가·나). 부대체적 작위채무는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어 의무자 자신이 해야 하는 행위의무다. 위 의결권 사건에서는 해임 안건에 찬성하는 표결 의무가 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2020다219577 이유 2.나·다).
대법원은 2021년 7월 22일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판결절차의 간접강제를 허용하는 기존 법리를 유지했다(2020다248124 이유 3.가·나). 부대체적 작위채무에 관해서는 다음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같은 판결 이유 3.가).
- 판결 이후에도 스스로 이행할 가능성이 없음이 명백해야 한다. 변론종결 당시, 판결 등으로 강제집행할 수 있는 집행권원이 성립하더라도 상대방이 의무를 스스로 이행할 가능성이 없는지를 판단한다(2020다248124 이유 3.가).
- 상대방에게 충분한 변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판결절차에서 상대방이 간접강제를 명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관해 충분히 주장할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2020다248124 이유 3.가).
- 적정한 배상액을 산정할 수 있어야 한다. 판결절차에서 간접강제로 명할 적정한 배상액을 산정할 수 있어야 한다(2020다248124 이유 3.가).
판결절차에서도 원고가 간접강제를 청구해야 법원이 명할 수 있다(2020다248124 이유 3.나(3)). 따라서 표결 의무 이행을 청구할 때, 상대방의 불이행 태도와 적정 배상액을 뒷받침할 사정을 함께 정리한다. 판결 후 별도로 신청하는 절차는 간접강제 신청 절차에서 설명한다.
상대방이 판결을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채무의 성질이 허용하는 경우, 채권자는 간접강제로 상대 주주의 의결권 행사 의무 이행을 압박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61조 제1항·2020다219577 이유 2). 간접강제는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배상금을 내게 하여 상대방 스스로 이행하도록 압박하는 집행 방법이다(2020다219577 이유 2.가).
제1심 법원은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간접강제를 명하는 결정을 한다. 결정에는 이행의무와 상당한 이행기간을 밝혀야 한다. 그 기간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지연 기간에 따른 배상이나 즉시 손해배상을 명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61조 제1항).
상당한 이행기간은 상대방이 법원에서 이행의무를 고지받은 때부터 실제 이행에 필요한 합리적인 기간이다(2020다219577 이유 2.가). 법원은 의무의 내용과 이행의 용이성 등을 고려하여 기간을 정할 수 있다(같은 판결 이유 2.가).
이를 자신의 사안에 대입할 때는 표결할 안건과 총회 일정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총회를 열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정리하면, 표결 의무를 이행하는 데 걸릴 시간을 검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위 사건의 원심은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이행완료일까지 하루 100만 원을 지급하도록 명했다(2020다219577 이유 2.나). 대법원은 그 사안의 원심판단을 수긍했다(같은 판결 이유 2.다). 이 기산일과 금액은 해당 사건에서 정한 내용이며, 법원은 사건별 사정을 고려하여 기간과 배상금을 정할 수 있다(같은 판결 이유 2.가).
별도 집행절차의 간접강제 신청에 관한 재판에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민사집행법 제261조 제2항). 신청과 불복의 구체적인 진행은 간접강제 신청 절차, 금액·기간의 판단 기준은 간접강제 배상금의 산정 기준에서 설명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계약의 당사자와 대상 안건을 확인한다. 계약서에서 상대 주주, 대상 회사, 약속한 표결 내용과 구성 유지 의무를 정한 문구를 찾아 둔다(2020다219577 이유 1.가·다).
- 계약서와 정관을 따로 대조한다. 약정 위반을 주장하는지, 별도의 정관·법령 위반이나 소집·표결의 하자를 주장하는지 구별한다(2020다219577 이유 1.가·상법 제376조·같은 법 제380조).
- 결의취소를 검토한다면 결의일을 확인한다. 주주·이사·감사가 취소 사유를 다투는 소는 결의의 날부터 2개월 안에 제기할 수 있다(상법 제376조 제1항).
- 표결 요구를 실제 안건에 맞춘다. 이사 구성 유지 약정이라면 추천·선임 경위와 현재 이사 구성을 정리하고, 누구의 해임에 찬성을 요구하는지 특정한다(2020다219577 이유 1.다).
- 손해와 불이행 경과를 구별해 정리한다. 계약 이행을 요구할 내용과 손해배상을 요구할 손해, 상대방의 고의·과실 없이 이행이 불가능해졌는지를 각각 살핀다(민법 제389조 제1항·제4항·같은 법 제390조).
- 판결절차에서 함께 청구할지 검토한다. 변론종결 당시 판단하여, 집행권원이 성립해도 상대방이 스스로 이행할 가능성이 없음이 명백한지 살핀다(2020다248124 이유 3.가). 충분한 변론 기회와 적정 배상액 산정 가능성도 모두 갖추어야 한다(같은 판결 이유 3.가).
- 이행기간을 검토할 자료를 정리한다. 법원은 의무의 내용과 이행의 용이성 등을 고려하여 기간을 정할 수 있다(2020다219577 이유 2.가). 확인 자료의 예로 표결할 안건과 총회 일정 등을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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