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대용신탁은 위탁자의 사망 시에 지정된 사람이 수익권을 취득하거나, 사망 이후에 수익자가 신탁재산에서 급부를 받도록 정한 신탁이다(신탁법 제59조 제1항). 신탁행위로 달리 정하지 않았다면 위탁자에게 수익자를 바꿀 권리가 있다(같은 항). 재산을 관리하는 수탁자와 그 이익을 받는 수익자는 역할이 다르므로, 누구에게 무엇을 언제 주도록 정했는지를 함께 보아야 한다.
쉽게 말하면 — 어머니가 건물을 신탁하면서 “내가 살아 있을 때에는 내가 임대수익을 받고, 내가 죽은 뒤에는 자녀가 받게 해 달라”고 정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건물을 관리하는 사람과 임대수익을 받는 사람을 나누고, 어머니 사망 뒤에도 정해 둔 내용에 따라 이익을 주도록 하는 것입니다(신탁법 제2조, 같은 법 제59조). 자녀에게 건물 자체를 넘기게 할 수도 있고 건물을 판 돈만 주게 할 수도 있으므로, “자녀가 수익자다”라는 말만으로 자녀가 건물 소유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2025두33790 판결요지 [2]).
유언으로 재산을 남기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생전에 수탁자와 계약으로 신탁을 설정하면 위탁자는 살아 있을 때의 재산 관리와 사망 뒤의 이익 지급을 함께 정할 수 있다. 재산을 수탁자에게 이전하는 등의 처분을 하고, 수탁자가 정해진 목적에 따라 관리·처분하도록 한다는 점이 신탁의 기본 구조다(신탁법 제2조). 사망 이후 누구에게 이익을 줄지는 유언대용신탁의 수익자 지정으로 정한다(신탁법 제59조 제1항).
유언으로 신탁을 설정하는 방법도 있다. 이를 유언신탁이라 하며, 신탁계약과는 설정 방법이 다르다(신탁법 제3조 제1항 제1호·제2호). 유언대용신탁에 관한 규정은 수익권을 취득하거나 급부를 받을 시점을 기준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유언신탁이라는 설정 방법의 구분과 같은 기준은 아니다(신탁법 제59조 제1항). 유언의 방식은 유언, 유언으로 설정한 신탁의 등기는 유언신탁등기 신청에서 설명한다.
신탁한 재산은 누가 소유하고 관리하나?
부동산을 신탁해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면 소유권은 수탁자에게 이전된다. 위탁자와 수탁자 사이에서도 위탁자에게 소유권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2025두33790 판결요지 [1]). 위탁자가 생전 수익자로서 임대수익을 받도록 정했더라도, 수익을 받을 권리와 부동산의 소유권은 구별해야 한다.
수탁자는 신탁 목적에 따라 재산을 관리·처분하고 수익자에게 정해진 이익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신탁법 제2조). 등기할 수 있는 재산권은 신탁등기를 해야 그 재산이 신탁재산이라는 사실을 제삼자에게 주장할 수 있다(신탁법 제4조 제1항). 부동산을 맡길 때에는 소유권이전등기와 신탁등기의 내용을 함께 확인하며, 구체적인 절차는 신탁등기 신청에서 설명한다.
사후수익자는 언제부터 어떤 권리를 갖나?
사후수익자는 정해진 내용에 따라 위탁자의 사망 시에 수익권을 취득하거나, 사망 이후에 신탁재산에서 급부를 받는다. 신탁법은 이 두 유형을 구별한다(신탁법 제59조 제1항).
| 정한 내용 | 수익자의 지위 |
|---|---|
| 위탁자가 사망하면 수익권을 취득하도록 정한 경우 | 지정된 사람은 위탁자의 사망 시에 수익권을 취득한다(신탁법 제59조 제1항 제1호). |
| 위탁자가 사망한 뒤에 급부를 받도록 정한 경우 | 수익자는 원칙적으로 위탁자가 사망할 때까지 수익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다. 다만 신탁행위로 달리 정할 수 있다(신탁법 제59조 제1항 제2호·제2항). |
수익권의 내용도 확인해야 한다.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권리와 부동산을 판 돈의 지급만 청구할 권리는 서로 다르다(2025두33790 판결요지 [2]). 따라서 수익자로 지정되었다는 사실뿐 아니라, 재산 자체를 받을지 그 재산에서 생긴 돈을 받을지까지 신탁계약에서 확인한다.
살아 있는 동안 받을 사람을 바꿀 수 있나?
위탁자는 신탁행위로 달리 정하지 않았다면 유언대용신탁의 수익자를 바꿀 수 있다. 변경권을 제한하거나 다른 정함을 둔 경우에는 그 내용에 따른다(신탁법 제59조 제1항). 수익자로 지목된 사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위탁자가 더 이상 변경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신탁행위에서 수익자를 지정하거나 변경할 권한을 가질 사람을 따로 정할 수도 있다. 그 권한자는 수탁자에 대한 의사표시 또는 유언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신탁법 제58조 제1항·제2항). 다만 유언으로 권한을 행사한 사실을 수탁자가 알지 못했다면, 그로 인해 수익자가 된 사람은 그 사실로 수탁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같은 조 제3항).
변경으로 기존 수익자가 수익권을 잃으면 수탁자는 지체 없이 그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 다만 신탁행위로 달리 정한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신탁법 제58조 제4항). 수익자를 지정·변경할 권한은 신탁행위에 다른 정함이 없으면 상속되지 않으므로, 위탁자가 사망한 뒤 누가 변경권을 행사할지도 미리 정한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같은 조 제5항).
위탁자가 죽으면 신탁재산도 상속재산이 되나?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신탁 부동산은 위탁자가 사망해도 민사법상 상속재산이 되지 않는다. 이미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이전되어 있기 때문이다(2025두33790 판결요지 [1]). 사후수익자가 받는 것은 신탁에서 정한 수익권이나 급부이므로, 사망을 이유로 그 부동산을 상속인들이 당연히 나누어 갖는 구조와는 다르다(신탁법 제59조 제1항).
세법은 피상속인이 신탁한 재산을 상속재산으로 본다. 다만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3조 제1항에 따라 수익자의 증여재산가액으로 하는 해당 신탁의 이익을 받을 권리의 가액은 제외한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9조 제1항). 같은 법은 유언대용신탁을 ‘상속’에 포함시키고, 그 신탁으로 수익권을 취득한 사람을 ‘수유자’에 포함시킨다(같은 법 제2조 제1호 라목·제5호 다목). 민사상 소유권의 귀속과 상속세법상 상속재산의 범위는 이처럼 구별된다.
부동산 취득세는 수익권의 내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대법원은 수익권을 행사해 부동산 원본을 취득할 수 있다면 위탁자 사망 때 사실상 무상취득한 것으로 보았지만, 처분대금 등 금전 지급만 청구할 수 있다면 부동산을 취득한 것으로 보지 않았다(2025두33790 판결요지 [2]). 실제 사건에서도 아파트 처분대금에 관한 수익권만 취득한 사람에게 아파트 취득을 전제로 부과한 처분이 위법하다는 원심판단을 유지했다(2025두33790 이유 2·주문).
수익자가 죽은 뒤 받을 사람도 정할 수 있나?
위탁자는 먼저 정한 수익자가 사망하면 그 수익권은 소멸하고 다른 사람이 새로 수익권을 취득하도록 정할 수 있다. 이를 수익자연속신탁이라 하며, 수익자의 사망에 따라 차례로 다른 사람이 수익권을 취득하도록 정하는 경우도 포함된다(신탁법 제60조). 앞 수익자의 권리를 그 상속인이 그대로 물려받는 것과, 신탁에서 지정한 다음 사람이 새 권리를 얻는 것은 다른 관계다. 다만 세법상으로는 수익자연속신탁의 수익자가 사망하여 타인이 새로 수익권을 취득하면, 그 타인이 취득한 신탁의 이익을 받을 권리의 가액을 사망한 수익자의 상속재산에 포함한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9조 제3항).
신탁행위에 따라 수익자로 지정된 사람은 원칙적으로 당연히 수익권을 취득한다. 다만 신탁행위로 달리 정한 경우에는 그 내용에 따른다(신탁법 제56조 제1항). 다음 수익자가 누구인지와 그 권리를 언제 취득하는지는 신탁에 적힌 내용을 함께 확인한다.
재산을 맡은 수탁자가 사후 이익을 혼자 받아도 되나?
수탁자를 위탁자 사망 뒤의 유일한 수익자로 정한 부분은 무효다. 수탁자가 자기 이익만을 위해 재산을 관리하게 되면 사실상 증여와 다름없어 신탁으로서 효력을 인정할 실익이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다(2022다307294 판결요지).
수탁자는 누구의 명의로도 신탁의 이익을 누리지 못한다. 다만 수탁자가 공동수익자 가운데 한 사람인 경우는 허용된다(신탁법 제36조). 따라서 수탁자도 수익자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무효인 것은 아니며, 혼자 이익을 받도록 정했는지가 중요하다. 대법원은 목적이 위법하거나 불능인 신탁을 무효로 하는 규정도 함께 근거로 들었다(신탁법 제5조 제2항, 2022다307294 판결요지).
사후수익자 지정이 무효면 생전 신탁도 모두 무효인가?
수탁자를 사후 유일한 수익자로 정한 부분이 무효여도, 위탁자 자신이 생전에 이익을 받도록 한 부분은 원칙적으로 유효하다. 다만 두 부분을 분리할 수 없거나, 생전 부분만 유지하는 것이 위탁자의 의사에 명백히 반하면 전부 무효가 된다(신탁법 제5조 제3항, 2022다307294 판결요지).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심리하지 않고 계약 전체를 무효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2022다307294 이유 3·주문).
이처럼 생전 자익신탁 부분만 유효하게 남은 경우에는 위탁자가 사망하면 그 목적을 달성하여 신탁이 종료된다. 대법원은 이때 계약에서 잔여재산의 귀속권리자를 정했다면 그 사람에게 재산이 귀속되고, 정하지 않았다면 생전 수익자였던 위탁자에게 귀속되어 상속재산에 편입된다고 설명했다(2022다307294 판결요지). 이는 사후 부분이 무효여서 생전 부분만 남은 경우의 결론이다.
신탁이 종료되면 남은 재산은 누구에게 가나?
신탁이 목적을 달성해 종료되면, 신탁행위로 정한 귀속권리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사람에게 남은 재산이 귀속된다(신탁법 제101조 제1항 단서). 여기서 귀속권리자는 신탁이 끝난 뒤 남은 재산을 받을 사람을 뜻한다. 유언대용신탁에서는 수탁자를 신탁 종료 후 남은 재산을 받을 귀속권리자로 정할 수도 있다(2022다307294 판결요지). 신탁 목적의 달성 또는 달성 불능은 신탁의 종료 사유다(신탁법 제98조 제1호).
목적 달성으로 종료한 신탁에서 귀속권리자를 정하지 않았다면 수익자에게 재산이 귀속한다. 다만 잔여재산수익자를 따로 정했다면 그 사람이 재산을 받는다(신탁법 제101조 제1항 본문). 따라서 생전에 이익을 받던 수익자와 신탁 종료 뒤 남은 재산을 받을 사람이 같은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수익자와 귀속권리자로 지정된 사람이 잔여재산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면 위탁자와 그 상속인에게 귀속한다(신탁법 제101조 제2항). 재산이 법에서 정한 귀속자에게 이전될 때까지는 신탁이 존속하는 것으로 보고, 그 귀속자를 수익자로 본다(같은 조 제4항). 종료 사유와 처리 절차는 신탁의 종료에서 설명한다.
실무 체크포인트
- 사후수익자가 받을 것이 부동산 자체인지, 처분대금 등 금전인지 계약에서 확인한다. 수익권의 내용에 따라 부동산 취득 여부와 취득세 판단이 달라진다(2025두33790 판결요지 [2]).
- 수익자를 바꿀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위탁자의 변경권이나 사후수익자의 생전 권리행사를 달리 정한 조항이 있는지 확인한다(신탁법 제59조).
- 신탁 부동산은 소유권이전등기뿐 아니라 신탁등기와 그 내용을 확인한다. 신탁등기는 그 재산이 신탁재산임을 제삼자에게 주장하는 데 필요하다(신탁법 제4조 제1항).
- 수탁자를 사후의 유일한 수익자로 정하지 않았는지 살핀다. 공동수익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정한 경우와는 다르다(신탁법 제36조, 2022다307294 판결요지).
- 사후수익자와 별개로, 신탁이 끝났을 때 남은 재산을 받을 잔여재산수익자나 귀속권리자를 정했는지 확인한다(신탁법 제101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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