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변경의 원칙에 따른 계약의 해제·해지

대법원은 신의성실 원칙의 파생원칙으로서 사정변경의 원칙을 인정하고, 그 요건을 갖춘 경우 계약준수 원칙의 예외로서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2019다276338 판결요지 [1]).

쉽게 말하면 —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고 당사자가 계약의 성립 당시 이를 예견할 수 없었어야 합니다. 그로 인하여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당사자의 이해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습니다(2016다249557 판결요지 [1]).

경제상황 등의 변동으로 당사자에게 손해가 생기더라도 합리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사정변경을 예견할 수 있었다면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없습니다(2019다276338 판결요지 [1]).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는 경우는 언제인가?

대법원은 사정변경을 이유로 하는 계약의 해제·해지 요건을 판결에 따라 다음 두 가지 문언으로 판시했다.

신의성실 원칙의 파생원칙으로 인정한 사정변경의 원칙

대법원은 사정변경의 원칙을 신의성실의 원칙(민법 제2조 제1항)의 파생원칙으로 본다(2019다276338 판결요지 [1]).

민법 제2조 제1항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하여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의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해서는 안 된다는 추상적 규범으로서 법질서 전체를 관통하는 일반 원칙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9다276338 판결요지 [1])

판례는 계약을 체결할 때 예견할 수 없었던 사정이 발생함으로써 야기된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신의성실 원칙의 파생원칙으로서 사정변경의 원칙을 인정하고 있다.

(2019다276338 판결요지 [1])

신의성실 원칙 일반은 신의성실의 원칙에서, 소멸시효 항변과 신의성실의 원칙의 관계는 소멸시효 항변과 신의성실의 원칙에서 본다.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고」로 시작하는 문언

대법원은 요건을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2016다249557 판결요지 [1]).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고 당사자가 계약의 성립 당시 이를 예견할 수 없었으며, 그로 인하여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당사자의 이해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계약준수 원칙의 예외로서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

(2016다249557 판결요지 [1])

2019다276338 판결요지 [1]과 2020다254846 판결요지 [1]도 같은 요건을 같은 말로 판시했다.

「해제권을 취득하는 당사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생긴 것」이 쓰인 문언

대법원은 사정변경으로 인한 계약해제를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2004다31302 판결요지 [1]).

이른바 사정변경으로 인한 계약해제는, 계약성립 당시 당사자가 예견할 수 없었던 현저한 사정의 변경이 발생하였고 그러한 사정의 변경이 해제권을 취득하는 당사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생긴 것으로서, 계약내용대로의 구속력을 인정한다면 신의칙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가 생기는 경우에 계약준수 원칙의 예외로서 인정되는 것이고

(2004다31302 판결요지 [1])

2021다305208 이유 1은 다음과 같이 적는다(2021다305208 이유 1).

사정변경으로 인한 계약해제는, 계약성립 당시 당사자가 예견할 수 없었던 현저한 사정변경이 발생하였고 그러한 사정변경이 해제권을 취득하는 당사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생긴 것으로서, 계약내용대로의 구속력을 인정한다면 신의칙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가 생기는 경우에 계약준수 원칙의 예외로서 인정된다.

(2021다305208 이유 1)

사정변경의 요건에서 말하는 「사정」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대법원은 요건에서 말하는 사정을 판결마다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여기에서 말하는 사정이란 당사자들에게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을 가리키고, 당사자들이 계약의 기초로 삼지 않은 사정이나 어느 일방당사자가 변경에 따른 불이익이나 위험을 떠안기로 한 사정은 포함되지 않는다.

(2016다249557 판결요지 [1], 2019다276338 판결요지 [1])

2016다12175 판결요지 [4]도 사정을 「당사자에게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라고 하고, 「당사자가 계약의 기초로 삼지 않은 사정이나 어느 일방당사자가 변경에 따른 불이익이나 위험을 떠안기로 한 사정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사정변경으로 인한 계약해제를 판시한 판결은 사정을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2004다31302 판결요지 [1]).

여기에서 말하는 사정이라 함은 계약의 기초가 되었던 객관적인 사정으로서, 일방당사자의 주관적 또는 개인적인 사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계약의 성립에 기초가 되지 아니한 사정이 그 후 변경되어 일방당사자가 계약 당시 의도한 계약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됨으로써 손해를 입게 되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계약내용의 효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2004다31302 판결요지 [1])

2021다305208 이유 1도 「여기에서 말하는 사정이라 함은 계약의 기초가 되었던 객관적인 사정으로서 일방 당사자의 주관적 또는 개인적인 사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적는다.

사정변경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가?

대법원은 예견가능성을 추상적ㆍ일반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안에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했다(2019다276338 판결요지 [1]).

사정변경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었는지는 추상적ㆍ일반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안에서 계약의 유형과 내용, 당사자의 지위, 거래경험과 인식가능성, 사정변경의 위험이 크고 구체적인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합리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당사자들이 사정변경을 예견했다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다른 내용으로 체결했을 것이라고 기대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예견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

(2019다276338 판결요지 [1])

위 판시가 예견가능성 판단에서 종합하는 사정은 다음과 같다.

종합하는 사정근거
계약의 유형과 내용2019다276338 판결요지 [1]
당사자의 지위2019다276338 판결요지 [1]
거래경험과 인식가능성2019다276338 판결요지 [1]
사정변경의 위험이 크고 구체적인지2019다276338 판결요지 [1]

경제상황 등의 변동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2019다276338 판결요지 [1]).

경제상황 등의 변동으로 당사자에게 손해가 생기더라도 합리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사정변경을 예견할 수 있었다면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없다.

(2019다276338 판결요지 [1])

2016다249557 판결요지 [1]과 2016다12175 판결요지 [4]는 같은 문장의 끝을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로 적었다.

계속적 계약에서 경제상황 등의 변동으로 불이익이 생긴 것만으로 해지할 수 있는가?

대법원은 계속적 계약에서도 경제상황 등의 변동으로 불이익이 발생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앞서 본 요건을 충족하여야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2016다249557 판결요지 [1]).

특히 계속적 계약에서는 계약의 체결 시와 이행 시 사이에 간극이 크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예상할 수 없었던 사정변경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위 계약을 해지하려면 경제적 상황의 변화로 당사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위에서 본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2016다249557 판결요지 [1])

2019다276338 판결요지 [1]은 같은 판시를 「이러한 경우에도 계약을 해지하려면 경제상황 등의 변동으로 당사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위에서 본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로 적었다.

사정변경을 인정한 사안과 인정하지 않은 사안은 어떻게 나뉘는가?

대법원이 요건에 비추어 결론을 낸 사안은 다음과 같이 나뉜다. 아래는 각 판결의 사안 결론이며 일반 기준이 아니다.

구분사안결론근거
인정견본주택 건축을 목적으로 한 토지 임대차계약임차인의 해지통보로 적법하게 해지2020다254846 판결요지 [2]
인정미국 비숙련 취업이민을 위한 알선업무계약사정변경을 이유로 해지할 수 있음2019다276338 판결요지 [2]
부정지방자치단체로부터 매수한 토지의 건축 불가매매계약을 해제할 만한 사정변경에 해당하지 않음2004다31302 판결요지 [2]
부정휘트니스클럽 이용계약의 적자 누적해지 주장을 배척한 원심 판단을 정당하다고 봄2016다249557 이유 1.나

사정변경을 인정한 사안

견본주택 건설을 목적으로 한 토지 임대차계약에서 계약서 특약사항에 그 목적을 명시했는데 지방자치단체장으로부터 가설건축물 축조신고 반려통보 등을 받아 견본주택을 건축할 수 없게 된 사안이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한 원심을 수긍했다(2020다254846 판결요지 [2]).

견본주택 건축은 위 임대차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인데, 견본주택을 건축할 수 없어 甲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었고, 위 임대차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甲과 乙 사이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위 임대차계약은 甲의 해지통보로 적법하게 해지되었고, 乙이 甲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한 사례.

(2020다254846 판결요지 [2])

해외이주 알선업체와 미국 비숙련 취업이민을 위한 알선업무계약을 체결한 사람들이 이민허가를 받고 국외알선 수수료를 모두 지급했는데, 주한 미국대사관의 추가 행정검토 및 이민국 이송 결정으로 비자발급 절차가 중단된 사안이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2019다276338 판결요지 [2]).

위 계약은 성립의 기초가 되었던 비자발급 절차나 기간에 관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었고, 당사자가 계약의 성립 당시 이를 전혀 예견할 수 없었으며, 계약을 유지해도 체결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거나 당사자의 이해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甲 등은 사정변경을 이유로 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한 사례.

(2019다276338 판결요지 [2])

사정변경을 인정하지 않은 사안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매수한 토지가 공공공지에 편입되어 매수인이 의도한 음식점 등의 건축이 불가능하게 된 사안이다. 대법원은 판결요지에서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2004다31302 판결요지 [2]).

매수인이 의도한 음식점 등의 건축이 불가능하게 되었더라도 이는 매매계약을 해제할 만한 사정변경에 해당하지 않고, 매수인이 의도한 주관적인 매수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어 손해를 입었다 하더라도 매매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2004다31302 판결요지 [2])

이유에서 대법원은 공개매각조건과 매매계약에 적힌 내용을 다음과 같이 들었다(2004다31302 이유 1).

공개매각조건에는 이 사건 토지가 개발제한구역에 속해 있고, 이 사건 토지의 매각 후 행정상의 제한 등이 있을 경우 피고가 이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으며, 이 사건 매매계약에서도 피고는 이 사건 토지의 인도 후에 발생한 일체의 위험부담에 대하여 책임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을 뿐 당시 이 사건 토지상의 건축가능 여부에 관하여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2004다31302 이유 1)

이 판결의 주문은 사정변경에 의한 해제권 발생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하는 것이다(2004다31302 주문, 이유 1).

휘트니스클럽을 운영하던 사업자가 적자 누적을 이유로 이용계약을 해지하였다고 주장한 사안이다(2016다249557 이유 1.가).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상고를 기각했다(2016다249557 이유 1.나.(3), 주문).

위 인정 사실에 따르면, 피고가 적자 누적의 원인으로 들고 있는 신규 회원의 감소나 휴회원의 증가, 시설의 유지·관리 비용의 증가와 같은 사정은 이 사건 이용계약의 기초가 된 사정이라고 보기 어렵고, 현저한 경제상황의 변동으로 인한 것이 아닌 한 원칙적으로 피고가 변경에 따른 위험을 떠안기로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나아가 피고가 주된 사업인 호텔의 이용객을 위한 부가적인 서비스 차원에서 다소간의 적자를 감수하고 이 사건 클럽을 운영해 왔기 때문에 피고가 이 사건 클럽을 운영하면서 2009년부터 매출이 감소하고 2012년 말부터 적자가 누적되어 왔다는 점이 계약 당시 예견할 수 없었던 현저한 사정변경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2016다249557 이유 1.나.(3))

상가 활성화 약속과 관련한 해제는 상가 활성화 약속과 임대·분양계약의 해제에서 본다.

이사의 지위 때문에 한 계속적 보증은 이사의 지위를 떠나면 해지할 수 있는가?

대법원은 이사라는 지위에서 부득이 계속적 거래로 인한 회사의 채무를 보증한 사람이 이사의 지위를 떠난 때에는 보증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92다10890 판결요지 가). 보증은 장래의 채무에 대하여도 할 수 있다(민법 제428조 제2항).

회사의 이사라는 지위에서 부득이 회사와 은행 등과 사이의 계속적 거래로 인한 회사의 채무에 대하여 보증인이 된 자가 그 후 퇴사하여 이사의 지위를 떠난 때에는 보증계약성립 당시의 사정에 현저한 변경이 생긴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를 이유로 보증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보증계약상 보증한도액과 보증기간이 제한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제한만으로는 사정변경이 있는 경우의 보증인의 보호를 위하여 불충분하고, 보증기간의 제한이 특히 퇴사 후에도 보증채무를 부담한 것이라고 특약한 취지로 인정되지 않는 한 위와 같은 해지권의 발생에 영향이 없다.

(92다10890 판결요지 가)

회사의 임원이나 직원의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부득이 연대보증한 사람이 퇴직하여 임직원의 지위에서 떠난 경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2015다12130 판결요지 [2]). 이 판결의 보증계약은 2011. 5.경 체결되었다(2015다12130 이유 2.가).

회사의 임원이나 직원의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부득이 회사와 제3자 사이의 계속적 거래에서 발생하는 회사의 채무를 연대보증한 사람이 그 후 회사에서 퇴직하여 임직원의 지위에서 떠난 때에는 연대보증계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어 그가 계속 연대보증인의 지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부당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연대보증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연대보증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2015다12130 판결요지 [2])

같은 판결요지 [2]는 보증보험 한도거래 약정에서 보험계약자가 보험자에게 부담하게 될 불확정한 구상채무를 보증한 사람도 「위와 같은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마찬가지로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다(2015다12130 판결요지 [2]).

보증인이 채무액과 변제기가 특정되어 있는 회사 채무를 보증한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2004다30675 판결요지 [1]).

회사의 이사가 채무액과 변제기가 특정되어 있는 회사 채무에 대하여 보증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계속적 보증이나 포괄근보증의 경우와는 달리 이사직 사임이라는 사정변경을 이유로 보증인인 이사가 일방적으로 보증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2004다30675 판결요지 [1])

정당한 이유 판단 요소, 확정 시점, 현행 보증 규정과의 관계는 계속적 보증의 해지와 퇴직 임직원의 책임에서 본다.

장래에 발생할 막연한 사정을 예측하거나 기대하고 계약했다가 어긋나면 착오를 이유로 취소할 수 있는가?

대법원은 장래에 발생할 막연한 사정을 예측하거나 기대하고 법률행위를 한 경우 그 예측이나 기대와 다른 사정이 발생하였더라도 착오를 이유로 취소를 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2016다12175 판결요지 [2]). 착오 취소의 근거 조문은 다음과 같다.

① 의사표시는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한다.

(민법 제109조 제1항)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2016다12175 판결요지 [2]).

민법 제109조에 따라 의사표시에 착오가 있다고 하려면 법률행위를 할 당시에 실제로 없는 사실을 있는 사실로 잘못 깨닫거나 아니면 실제로 있는 사실을 없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듯이 의사표시자의 인식과 그러한 사실이 어긋나는 경우라야 한다. 의사표시자가 행위를 할 당시 장래에 있을 어떤 사항의 발생을 예측한 데 지나지 않는 경우는 의사표시자의 심리상태에 인식과 대조사실의 불일치가 있다고 할 수 없어 이를 착오로 다룰 수 없다. 장래에 발생할 막연한 사정을 예측하거나 기대하고 법률행위를 한 경우 그러한 예측이나 기대와 다른 사정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위험은 원칙적으로 법률행위를 한 사람이 스스로 감수하여야 하고 상대방에게 전가해서는 안 되므로 착오를 이유로 취소를 구할 수 없다.

(2016다12175 판결요지 [2])

같은 석유광구 사안에서 대법원은 사정변경을 이유로 한 보상금 지급 부분의 해제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결론이 정당하다고 보았다. 그 이유의 하나는 다음과 같다(2016다12175 이유 3.가.(2)(3)).

당사자가 위 계약을 통하여 이 사건 광구의 경제성 하락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로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광구의 경제성이 원고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폭으로 하회한 것은 이 사건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된 경우로 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광구 운영사업의 경제성이 예상보다 하회할 경우 이 사건 광구 운영권 5% 지분에 상당하는 위험은 원고가 인수한 것이다. (2016다12175 이유 3.가.(2))

이 판결의 주문은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는 것이다(2016다12175 주문). 착오의 요건 일반과 중대한 과실은 착오에서 본다.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의 효력을 소멸시킬 때 해제와 해지의 효과는 어떻게 다른가?

해제와 해지 가운데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2020다297430이 계속적 계약 사안에서 판시했다. 대법원은 해외이주 알선업무계약 사안에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지만 가능하고 해제는 할 수 없다고 한 사례로 판시했다(2020다297430 판결요지 [2]). 그 범위는 아래 인용의 「업무 중 여러 부분이 이미 이행되고 상당한 기간이 흐른 경우」와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의 효력을 소멸시킬 때」라는 한정이다. 이유 3.나는 이를 「이 사건과 같은 경우」로 한정한다(2020다297430 이유 3.나).

계속적 계약인지는 다음 기준으로 판단한다(2020다297430 판결요지 [1]).

임대차계약, 고용계약, 위임계약 등에서와 같이 계약으로부터 생기는 채권·채무의 내용을 이루는 급부가 일정 기간 계속하여 행하여지게 되는 경우 이는 이른바 계속적 계약에 해당한다. 개별 사안에서 계약당사자 사이의 약정이 계속적 계약인지 여부는 계약 체결에 이르게 된 경위와 사정, 당사자의 의사, 계약의 목적과 내용, 급부의 성질, 이행의 형태와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2020다297430 판결요지 [1])

해외이주 알선업체와 미국 비숙련 취업이민을 위한 알선업무계약을 체결한 사람들이 사정변경으로 인한 계약의 해제를 주장하며 국외알선 수수료의 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2020다297430 판결요지 [2]).

위 계약은 계속적 계약에 해당하므로, 위 계약에서 정한 乙 회사의 업무 중 여러 부분이 이미 이행되고 상당한 기간이 흐른 경우 甲 등이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의 효력을 소멸시킬 때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멸에 따른 효과를 장래에 향하여 발생시키는 민법 제550조의 ‘해지’만 가능할 뿐 민법 제548조에서 정한 ‘해제’를 할 수는 없는데도

(2020다297430 판결요지 [2])

이 판결은 이유 3.나에서도 「이 사건과 같은 경우」로 한정해 같은 판시를 하고,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여 환송했다(2020다297430 이유 3.나, 주문). 해제와 해지의 효과는 조문 문언이 다음과 같이 나눈다.

구분조문효과
해제·해지의 의사표시민법 제543조 제1항·제2항「계약 또는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당사자의 일방이나 쌍방이 해지 또는 해제의 권리가 있는 때에는 그 해지 또는 해제는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한다.」 「전항의 의사표시는 철회하지 못한다.」
해제민법 제548조 제1항·제2항「당사자 일방이 계약을 해제한 때에는 각 당사자는 그 상대방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가 있다. 그러나 제삼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 「전항의 경우에 반환할 금전에는 그 받은 날로부터 이자를 가하여야 한다.」
해제민법 제549조「제536조의 규정은 전조의 경우에 준용한다.」 준용 대상은 민법 제536조이다.
해지민법 제550조「당사자 일방이 계약을 해지한 때에는 계약은 장래에 대하여 그 효력을 잃는다.」
해제·해지민법 제551조「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는 손해배상의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해제의 원상회복·이자·제3자·동시이행은 해제에서, 해지의 효과는 해지에서 본다.

실무 체크포인트

  • 사정변경을 주장하는 계약이 계속적 계약인지, 그 계약에서 정한 업무 중 여러 부분이 이미 이행되고 상당한 기간이 흐른 경우인지 확인한다. 2020다297430은 그러한 이 사건과 같은 경우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의 효력을 소멸시킬 때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제550조의 해지만 가능할 뿐 민법 제548조에서 정한 해제를 할 수는 없다고 했다(2020다297430 판결요지 [2]·이유 3.나, 민법 제550조).
  • 주장하는 사정이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인지 계약서와 계약 경위에서 확인한다. 계약서 특약사항에 계약의 목적을 명시한 사안에서 해지가 인정되었고(2020다254846 판결요지 [2]), 건축가능 여부가 계약 성립의 기초가 아닌 매수인의 주관적인 목적에 불과하다고 본 사안에서는 해제가 인정되지 않았다(2004다31302 이유 1).
  • 변경에 따른 불이익이나 위험을 일방당사자가 떠안기로 한 사정은 요건의 사정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계약서의 위험부담 조항을 본다(2016다249557 판결요지 [1], 2004다31302 이유 1).
  • 예견가능성은 계약의 유형과 내용, 당사자의 지위, 거래경험과 인식가능성, 사정변경의 위험이 크고 구체적인지 등을 종합해 개별적으로 판단하므로 사안별 사정을 정리한다(2019다276338 판결요지 [1]).
  • 경제상황 등의 변동으로 불이익이 발생했다는 것만으로는 계속적 계약을 해지할 수 없으므로 요건별로 주장·증거를 나눈다(2016다249557 판결요지 [1], 2019다276338 판결요지 [1]).
  • 해제나 해지의 의사표시는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하고 철회하지 못한다(민법 제543조 제1항·제2항).
  • 이사의 지위에서 한 보증이 채무액과 변제기가 특정된 회사 채무에 대한 것인지, 불확정한 계속적 거래로 인한 채무에 대한 것인지 확인한다(2004다30675 판결요지 [1], 92다10890 판결요지 가).

관련

최종 수정 2026년 11월 3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 오류 신고·수정 제안

잘못된 내용이나 법 개정으로 바뀐 부분을 발견하셨나요? 알려주시면 검토해 반영합니다.

공유하기
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