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시효의 원용권자와 시효이익 포기의 효력

소멸시효를 원용할 수 있는 사람은 시효로 채무가 소멸되는 결과 직접적인 이익을 받는 사람에 한정되고, 채무자에 대한 채권자는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필요한 한도 내에서 채무자를 대위하여 원용할 수 있다(2005다11312 판결요지 [1]). 채무자의 시효이익 포기는 상대적 효과가 있을 뿐이어서 다른 사람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함이 원칙이다(2015다200227).

쉽게 말하면 — 시효가 지난 채권은 채무자뿐 아니라 시효로 채무가 소멸되어 직접 이익을 받는 사람도 시효소멸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주채무가 시효로 소멸한 때에는 보증인도 그 시효소멸을 원용할 수 있습니다(2005다11312 판결요지 [1], 89다카1114).

채무자가 시효이익을 포기해도 그 효력은 원칙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미치지 않습니다. 다만 포기 당시에는 권리의 소멸에 의하여 직접 이익을 받을 수 있는 이해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가 나중에 시효이익을 이미 포기한 사람과의 법률관계를 통하여 비로소 시효이익을 원용할 이해관계를 형성한 사람은 이미 이루어진 포기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2015다200227).

소멸시효를 원용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대법원은 원용할 수 있는 사람을 시효로 채무가 소멸되는 결과 직접적인 이익을 받는 사람으로 한정한다. 일반 기준은 다음 두 판결요지에 있다.

2005다11312 판결요지 [1]은 다음과 같다.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 이를 원용할 수 있는 자는 시효로 인하여 채무가 소멸되는 결과 직접적인 이익을 받는 자에 한정되고, 그 채무자에 대한 채권자는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필요한 한도 내에서 채무자를 대위하여 이를 원용할 수 있을 뿐이므로 채무자에 대하여 무슨 채권이 있는 것도 아닌 자는 소멸시효 주장을 대위 원용할 수 없다.

2016다232597 판결요지 [4]는 후순위 담보권자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대법원은 후순위 근저당권자가 선순위 담보권의 피담보채권에 관한 소멸시효 항변을 낸 사안에서, 이를 배척한 원심이 정당하다고 보고 이 부분 상고이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 이를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시효로 채무가 소멸되는 결과 직접적인 이익을 받는 사람에 한정된다. 후순위 담보권자는 선순위 담보권의 피담보채권이 소멸하면 담보권의 순위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피담보채권에 대한 배당액이 증가할 수 있지만, 이러한 배당액 증가에 대한 기대는 담보권의 순위 상승에 따른 반사적 이익에 지나지 않는다. 후순위 담보권자는 선순위 담보권의 피담보채권 소멸로 직접 이익을 받는 자에 해당하지 않아 선순위 담보권의 피담보채권에 관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채무자를 대위하는 근거는 채권자대위권이다. 민법 제404조 제1항은 “채권자는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일신에 전속한 권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채권자는 그 채권의 기한이 도래하기 전에는 법원의 허가없이 전항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다. 그러나 보전행위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정한다. 배당절차에서 일반채권자가 대위하여 원용하는 경우는 채권자대위에 의한 배당이의와 소멸시효 주장에서 설명하고, 요건 일반은 채권자대위권에서 설명한다.

원용할 수 있는 사람의 유형은 다음과 같이 나뉜다. 각 유형의 판시는 아래 해당 절에 있다.

사람시효소멸의 원용근거
시효로 채무가 소멸되는 결과 직접적인 이익을 받는 사람원용할 수 있다2005다11312 판결요지 [1]
채무자에 대한 채권자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필요한 한도 내에서 채무자를 대위하여 원용할 수 있다2005다11312 판결요지 [1]
채무자에 대하여 무슨 채권이 있는 것도 아닌 자대위 원용할 수 없다2005다11312 판결요지 [1]
후순위 담보권자선순위 담보권의 피담보채권에 관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할 수 없다2016다232597 판결요지 [4]
보증인, 물상보증인,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매매예약의 형식을 빌어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가 경료된 부동산을 양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제3자원용할 수 있다89다카1114; 2018다38782; 95다12446
사해행위취소소송의 상대방이 된 수익자취소채권자의 채권의 소멸시효를 원용할 수 있다2024다254387 판결요지 [2]
채권자대위소송의 제3채무자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피보전채권의 소멸시효는 원칙적으로 원용할 수 없다2001다10151 판결요지 [2]

보증인, 물상보증인, 담보가등기 부동산을 양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제3자는 채무자가 시효이익을 포기한 뒤에도 시효소멸을 원용할 수 있는가?

대법원은 제목의 세 지위를 각각 직접 이익을 받는 지위로 보았고, 채무자가 시효이익을 포기하더라도 그 효력이 이들에게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포기 당시에는 직접 이익을 받을 이해관계가 없다가 포기 뒤에 비로소 시효이익을 원용할 이해관계를 형성한 사람은 별도로 판단한다(아래 포기의 효력 범위 절).

보증인

민법 제433조 제1항은 “보증인은 주채무자의 항변으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주채무자의 항변포기는 보증인에게 효력이 없다.”라고 정한다. 89다카1114 판결요지는 다음과 같다.

주채무가 시효로 소멸한 때에는 보증인도 그 시효소멸을 원용할 수 있으며, 주채무자가 시효의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보증인에게는 그 효력이 없다.

이 사건에서 원심은 주채무자가 시효완성 뒤 시효이익을 포기했다는 이유로 연대보증인의 시효 항변을 배척했다. 대법원은 보증채무의 부종성과 시효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보아 연대보증인 2인의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했고 주채무자의 상고는 기각했다. 보증 일반은 보증인에서 설명한다.

물상보증인

민법 제369조는 “저당권으로 담보한 채권이 시효의 완성 기타 사유로 인하여 소멸한 때에는 저당권도 소멸한다.”라고 정한다. 2018다38782의 판시사항은 다음과 같다.

타인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자기의 물건에 담보권을 설정한 물상보증인이 피담보채권의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채무자가 시효이익을 포기한 경우, 물상보증인에게 효력이 있는지 여부(소극)

이유의 첫 단락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타인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자기의 물건에 담보권을 설정한 물상보증인은 채권자에 대하여 물적 유한책임을 지고 있어 그 피담보채권의 소멸에 의하여 직접 이익을 받는 관계에 있으므로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할 수 있고(대법원 2004. 1. 16. 선고 2003다30890 판결 등 참조),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는 상대적 효과가 있을 뿐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이익을 포기하더라도 물상보증인에게는 효력이 없다.

이 사건은 물상보증인의 채권자가 물상보증인을 대위하여 피담보채권의 시효소멸을 주장한 사안이고,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다. 구상권과 대위는 물상보증인에서 설명한다.

담보가등기 부동산을 양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제3자

95다12446은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가등기가 된 부동산을 양수한 제3자를 판단했다. 판결요지는 다음과 같다.

소멸시효를 원용할 수 있는 사람은 권리의 소멸에 의하여 직접 이익을 받는 사람에 한정되는바,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매매예약의 형식을 빌어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가 경료된 부동산을 양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제3자는 당해 가등기담보권의 피담보채권의 소멸에 의하여 직접 이익을 받는 자이므로, 그 가등기담보권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의 채무자가 아니더라도 그 피담보채권에 관한 소멸시효를 원용할 수 있고, 이와 같은 직접수익자의 소멸시효 원용권은 채무자의 소멸시효 원용권에 기초한 것이 아닌 독자적인 것으로서 채무자를 대위하여서만 시효이익을 원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가사 채무자가 이미 그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경료하여 시효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시효이익의 포기는 상대적 효과가 있음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채무자 이외의 이해관계자에 해당하는 담보 부동산의 양수인으로서는 여전히 독자적으로 소멸시효를 원용할 수 있다.

이 판결이 판단한 대상은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매매예약의 형식을 빌어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가 경료된 부동산을 양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제3자이다. 대법원은 가등기 뒤 부동산을 취득한 원고들의 시효 원용을 받아들인 원심의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회생계획인가로 주채무가 실권된 경우의 보증인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51조는 다음과 같이 정한다.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이 있는 때에는 회생계획이나 이 법의 규정에 의하여 인정된 권리를 제외하고는 채무자는 모든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에 관하여 그 책임을 면하며, 주주ㆍ지분권자의 권리와 채무자의 재산상에 있던 모든 담보권은 소멸한다. 다만, 제140조제1항의 청구권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같은 법 제250조 제2항은 회생계획이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권리와 담보를 다음 두 호로 정한다.

2015다218785 판결요지는 다음과 같다.

주채무인 회생채권이 소멸시효기간 경과 전에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51조에 따라 실권되었다면 더 이상 주채무의 소멸시효 진행이나 중단이 문제 될 여지가 없으므로, 이러한 경우 보증인은 보증채무 자체의 소멸시효 완성만을 주장할 수 있을 뿐 주채무의 소멸시효 완성을 원용할 수 없다.

이 사건은 하자보수보증을 한 보증인이 주채무의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한 사안이다. 주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회생채권으로 신고되지 않고 회생채권자 목록에도 기재되지 않은 채 회생계획이 인가되어 실권되었고, 대법원은 보증인의 주채무 시효 항변을 배척한 원심의 결론이 정당하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했다. 같은 판결 이유 3.은 실권된 채권의 권리자의 보증인에 대한 권리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채무자회생법 제250조 제2항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회생법 제251조의 규정에 따라 채권자의 권리가 실권된 경우에도 채무자회생법 제250조 제2항의 규정이 마찬가지로 적용되어 실권된 채권의 권리자의 보증인이나 물상보증인에 대한 권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해행위취소소송의 수익자는 취소채권자의 채권이 시효로 소멸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대법원은 수익자가 취소채권자의 채권의 소멸에 의하여 직접 이익을 받는 자이므로 그 소멸시효를 원용할 수 있고, 채무자의 시효이익 포기는 수익자에게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민법 제406조 제1항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나 전득한 자가 그 행위 또는 전득당시에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정한다. 2024다254387 판결요지 [2]는 다음과 같다.

소멸시효를 원용할 수 있는 사람은 권리의 소멸에 의하여 직접 이익을 받는 자에 한정된다. 사해행위취소소송의 상대방이 된 사해행위의 수익자는 사해행위가 취소되면 사해행위에 의하여 얻은 이익을 상실하게 되나, 사해행위취소권을 행사하는 채권자의 채권이 소멸되면 그와 같은 이익의 상실을 면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 그 채권의 소멸에 의하여 직접 이익을 받는 자에 해당한다. 또한 시효이익의 포기는 상대적 효과가 있을 뿐이므로 채무자가 취소채권자의 피보전채권에 대하여 시효기간이 지난 후 변제하는 등으로 시효이익을 포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효력이 사해행위의 수익자에게 미치지 아니하고 수익자는 여전히 피보전채권의 소멸시효를 주장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원심은 채무자의 시효이익 포기를 이유로 수익자의 시효소멸 주장을 배척했고, 대법원은 수익자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수익자의 시효 원용을 먼저 인정한 판결이 2007다54849이고, 판결요지 [1]은 같은 취지이다. 이 판결은 이유 2.에서 수익자를 일반 채권자와 동일하게 보아 독자적인 시효 주장을 할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라고 하면서도, 다음 사정을 들어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했다.

그러나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 당시 원고의 채권을 제외하더라도 망인이 채무초과 상태였으므로 원고의 망인에 대한 채권의 존재 여부는 사실상 피보전채권의 존부에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데,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채권자인 원고가 채무자인 망인의 상속인들을 상대로 이 사건 연대보증약정에 기한 이행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선고받아 2005. 6. 25. 그 판결이 확정된 이상, 수익자인 피고가 더 이상 소멸시효의 주장 등으로 원고의 망인에 대한 채권의 존재를 다툴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취소권 요건은 사해행위취소에서 설명한다.

채권자대위소송의 제3채무자는 피보전채권의 시효소멸을 주장할 수 있는가?

대법원은 채권자대위소송의 제3채무자가 피보전채권의 소멸시효를 원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 2001다10151 판결요지 [2]는 다음과 같다.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여 제3자에 대하여 하는 청구에 있어서, 제3채무자는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으로 대항할 수 없고,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 이를 원용할 수 있는 자는 원칙적으로는 시효이익을 직접 받는 자뿐이고, 채권자대위소송의 제3채무자는 이를 행사할 수 없다.

2007다64471은 같은 법리를 밝히면서 판시사항 [1]에서 제3채무자의 원용 가능 여부를 “원칙적 소극”으로 정리했다. 이 판결은 채무자가 따로 원용한 경우를 판시사항 [2]로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채권자가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채무자를 상대로 피보전채권의 이행청구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채무자가 그 소송절차에서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을 원용한 경우, 이러한 사유가 현출된 채권자대위소송에서 피보전채권의 소멸시효 완성 여부를 심리·판단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이유 2.는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제3채무자를 상대로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에 기한 이행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한편, 채무자를 상대로 피보전채권에 기한 이행청구의 소를 제기한 경우, 채무자가 그 소송절차에서 소멸시효를 원용하는 항변을 하였고, 그러한 사유가 현출된 채권자대위소송에서 심리를 한 결과, 실제로 피보전채권의 소멸시효가 적법하게 완성된 것으로 판단되면, 채권자는 더 이상 채무자를 대위할 권한이 없게 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양수금채권이 시효의 완성으로 소멸된 것이라면 채권자대위소송을 다음과 같이 처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원고는 더 이상 채무자인소외 2의 제3채무자인 피고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당사자적격이 없게 되고, 원고의 채권자대위소송은 부적법하여 각하할 수밖에 없으므로

그러면서 시효 완성 여부를 심리하지 않은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채권자대위소송의 요건과 행사는 채권자대위권에서 설명한다.

소멸시효의 이익은 시효완성 뒤 어떤 의사표시로 포기하는가?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시효이익 포기를 시효완성 뒤에 채무자가 시효완성을 알면서 그 법적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효과의사를 표시하는 의사표시로 보았고, 채무승인에서 시효이익 포기를 추정하는 법리를 변경했다.

채무승인과 시효이익 포기의 구별

민법 제184조 제1항은 “소멸시효의 이익은 미리 포기하지 못한다.”라고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소멸시효는 법률행위에 의하여 이를 배제, 연장 또는 가중할 수 없으나 이를 단축 또는 경감할 수 있다.”라고 정한다. 2023다240299 전원합의체 판결 이유 3.나는 “민법 제184조 제1항의 반대해석상 시효완성 이후 채무자가 시효이익을 포기하는 것은 허용된다.”라고 밝혔다.

민법 제168조는 “소멸시효는 다음 각호의 사유로 인하여 중단된다.”라고 정하고, 제3호에 “승인”을 둔다. 2023다240299 전원합의체 판결 이유 3.나 2)는 두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채무승인은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으로 채권을 상실할 자에 대하여 상대방의 권리 또는 자신의 채무가 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는 관념의 통지이다. 시효이익 포기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에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을 알면서 이로 인한 법적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효과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는 의사표시이다.

추정 법리의 변경

2023다240299 전원합의체 판결 다수의견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채무자가 시효완성 후 채무를 승인한 경우에는 시효완성의 사실을 알고 그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법리(이하 ‘추정 법리’라 한다)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타당하지 않다.

같은 판결 다수의견 판결요지 ②는 효과의사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시효이익 포기는 단순히 채무에 관한 인식을 표시하는 것을 넘어, 자신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시효이익의 포기라는 법적 효과를 의욕하는 효과의사의 표시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채무승인과 뚜렷하게 구별된다. 이러한 효과의사는 채무자에게 불리한 법적 결과를 채무자의 자기결정에 따라 정당화하는 시효이익 포기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이는 채무승인 행위에는 요구되지 않는 요소이므로, 시효완성 후 소멸시효 중단사유에 해당하는 채무승인 행위가 있었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곧바로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라는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유 3.다는 판례 변경의 범위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와 달리 채무자가 시효완성 후 채무를 승인한 경우 시효완성의 사실을 알고 그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본 대법원 1967. 2. 7. 선고 66다2173 판결, 대법원 1992. 5. 22. 선고 92다4796 판결,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다46808 판결, 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3다12464 판결,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44, 251 판결 등을 비롯하여 그와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이를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일부 변제가 있는 경우의 판단 요소

이 사건에서 채무자는 시효가 완성된 이자채무가 있는 상태에서 합계 1,800만 원을 일부 변제했고, 원심은 이로부터 시효이익 포기를 추정했다(2023다240299 이유 3.가). 대법원은 이유 3.라에서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원고가 2016. 2. 6.부터 2017. 7. 6.까지 합계 1,800만 원(이는 제4 차용금의 차용 시부터 변제기까지 12개월분의 약정이자와 일치하는 액수이다)을 피고에게 일부 변제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것만으로 당시 원고가 제1, 2 차용금 이자채무의 시효완성 사실을 알면서도 그로 인한 법적인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추정할 수는 없다. (2023다240299 이유 3.라)

같은 이유는 포기 여부의 판단 요소를 다음과 같이 정했다.

시효완성 사실을 알면서도 시효이익을 포기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는지 여부는 일부 변제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동기와 경위 및 자발성, 일부 변제액과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무액 사이의 차이, 일부 변제 당시 시효기간을 도과한 정도, 일부 변제 당시 및 전후의 언동, 당사자들의 관계와 거래지식 및 경험 등 개별 사안에 존재하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024다254387 판결요지 [1]은 채무승인에 의한 묵시적 포기의 해석 방법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시효이익을 받을 채무자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 시효이익을 포기할 수 있고, 이것은 시효의 완성으로 인한 법적인 이익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 효과의사를 필요로 하는 의사표시이다.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사유로서 채무승인은 그 표시의 방법에 아무런 제한이 없어 묵시적인 방법으로도 가능하기는 하지만, 적어도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채무의 존재에 대한 인식의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성립하게 되고, 그러한 취지의 의사표시가 존재하는지 여부의 해석은 그 표시된 행위 내지 의사표시의 내용과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그 의사표시 등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사회일반의 상식에 따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같은 판결 이유 3.다는 다음과 같이 판단하여 묵시적 포기를 인정했다.

원심이 피고 측의 채무의 일부 변제로 시효이익 포기가 추정된다고 판단한 부분은 적절하지 않다(대법원 2025. 7. 24. 선고 2023다2402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러나 피고 측에서 채무승인이나 일부 변제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동기와 경위, 채무승인의 내용과 그 횟수, 이를 전후한 언동, 채무승인과 일부 변제 당시 시효기간을 도과한 정도, 당사자들의 관계와 거래지식 및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 측의 묵시적인 시효이익 포기 의사표시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나머지 채무의 시효이익이 포기되었다는 원심의 결론은 받아들일 수 있고

채무자나 원용권자의 시효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제한되는지는 소멸시효 항변과 신의성실의 원칙에서 설명하고, 시효 소멸 일반은 소멸시효에서 설명한다.

시효이익 포기는 포기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효력이 있는가?

대법원은 시효이익 포기가 다른 사람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함이 원칙이라고 보되, 예외를 두었다. 포기 당시에는 직접 이익을 받을 수 있는 이해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가 포기한 자와의 법률관계를 통하여 비로소 시효이익을 원용할 이해관계를 형성한 사람은 그 포기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2015다200227).

포기 뒤에 이해관계를 맺은 사람

2015다200227 판결요지는 다음과 같다.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는 상대적 효과가 있을 뿐이어서 다른 사람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함이 원칙이나,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 당시에는 권리의 소멸에 의하여 직접 이익을 받을 수 있는 이해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가 나중에 시효이익을 이미 포기한 자와의 법률관계를 통하여 비로소 시효이익을 원용할 이해관계를 형성한 자는 이미 이루어진 시효이익 포기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 왜냐하면, 시효이익의 포기에 대하여 상대적인 효과만을 부여하는 이유는 포기 당시에 시효이익을 원용할 다수의 이해관계인이 존재하는 경우 그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채무자 등 어느 일방의 포기 의사만으로 시효이익을 원용할 권리를 박탈당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의 발생을 막으려는 데 있는 것이지, 시효이익을 이미 포기한 자와의 법률관계를 통하여 비로소 시효이익을 원용할 이해관계를 형성한 자에게 이미 이루어진 시효이익 포기의 효력을 부정할 수 있게 하여 시효완성을 둘러싼 법률관계를 사후에 불안정하게 만들자는 데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저당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원고가 근저당권자를 상대로 피담보채권의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며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구한 사안이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전 소유자는 시효완성 뒤 별도 근저당권 설정으로 시효이익을 포기했고 원고는 그 뒤 부동산을 매수했다. 이유 3.다는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소외인이 소멸시효 완성의 이익을 포기한 후에 그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원고는 소외인이 한 시효이익 포기의 효력을 전제로 하여 근저당권의 제한을 받는 소유권을 취득한 것이어서 소외인이 한 시효이익 포기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다. 95다12446을 원용한 상고이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구별했다.

대법원 1995. 7. 11. 선고 95다12446 판결 등은 시효이익의 포기 시점에 이미 시효원용에 관한 이해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경우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하므로

부진정연대채무자

2010다91886 판결요지 [1]은 상법 제24조에 의한 명의대여자와 명의차용자의 책임을 부진정연대로 보고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상법 제24조에 의한 명의대여자와 명의차용자의 책임은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가진 채무로서 서로 중첩되는 부분에 관하여 일방의 채무가 변제 등으로 소멸하면 타방의 채무도 소멸하는 이른바 부진정연대의 관계에 있다. 이와 같은 부진정연대채무에서는 채무자 1인에 대한 이행청구 또는 채무자 1인이 행한 채무의 승인 등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나 시효이익의 포기가 다른 채무자에게 효력을 미치지 아니한다.

이 판결은 명의차용자가 시효기간 경과 전 채권 일부를 대물변제하고 잔액의 변제를 약속한 사실을 이유로 명의대여자의 시효 항변을 배척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시효이익을 포기하면 그때부터 소멸시효가 새로 진행하는가?

대법원은 채무자가 시효완성 뒤 채무를 승인함으로써 시효의 이익을 포기한 경우에는 그때부터 새로이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판단했다. 2009다14340 판결요지 [2]는 다음과 같다.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 후에 채권자에 대하여 채무를 승인함으로써 그 시효의 이익을 포기한 경우에는 그때부터 새로이 소멸시효가 진행한다.

이 판단은 “채무를 승인함으로써 그 시효의 이익을 포기한 경우”를 전제로 하므로, 포기가 있었는지는 앞 절의 기준으로 먼저 판단한다.

이 판결의 사안은 보험금청구권의 시효에 관한 것이다. 채무자가 시효완성 뒤 치료비 일부를 지급해 채무를 승인함으로써 시효의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보이더라도 이후 다시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본 원심(제1심판결 인용)의 판단을 대법원은 앞의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소송고지에 의한 시효중단에 관한 법리오해를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소멸시효 완성 후 시효이익의 포기는 사해행위가 되는가?

대법원은 시효완성 뒤의 시효이익 포기행위가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인 사해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민법 제406조 제2항은 “전항의 소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있은 날로부터 5년내에 제기하여야 한다.”라고 정한다. 2012마712의 판결요지는 다음과 같다.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 후에 한 소멸시효이익의 포기행위는 소멸하였던 채무가 소멸하지 않았던 것으로 되어 결과적으로 채무자가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채무를 새롭게 부담하게 되는 것이므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인 사해행위가 될 수 있다.

이 사건은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의 재항고심이다. 시효이익을 받는 사람이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채무자 명의로 마쳐 준 행위에 관하여 대법원은 이를 “자신의 시효이익을 포기하는 행위”로 보았고, 그 행위가 “신청외 2와 채무자 사이의 1998. 5. 20.자 매매예약과는 별개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인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본등기 행위를 가등기 원인행위인 매매예약과 따로 판단할 수 없다고 보아 민법 제406조 제2항의 5년 제척기간이 경과했다는 이유로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원심결정은 파기환송되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시효 주장을 하는 사람이 채무자 본인인지, 시효로 채무가 소멸되는 결과 직접적인 이익을 받는 보증인·물상보증인·담보가등기 부동산을 양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제3자·사해행위 수익자인지, 채무자를 대위해야 하는 채권자인지 서면에 적는다(2005다11312; 89다카1114; 2018다38782; 95다12446; 2024다254387).
  • 후순위 담보권자는 배당액 증가에 대한 기대만 있어 선순위 담보권의 피담보채권에 관한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할 수 없으므로, 주장 근거를 직접 이익이 아닌 다른 지위에서 찾아야 하는지 따진다(2016다232597).
  • 채무자가 시효완성 뒤 일부 변제나 채무승인을 한 경우 그 동기와 경위, 자발성, 변제액과 채무액의 차이, 시효기간을 도과한 정도, 전후의 언동을 기록에서 모은다(2023다240299 전원합의체; 2024다254387).
  • 채무자의 시효이익 포기가 있었다면 시효를 원용하려는 사람이 그 포기 당시 이미 시효원용에 관한 이해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는지 본다. 아니면 포기 당시에는 직접 이익을 받을 수 있는 이해관계가 없다가 포기한 자와의 법률관계를 통하여 비로소 시효이익을 원용할 이해관계를 형성했는지 시점을 나눈다(95다12446; 2015다200227).
  • 채권자대위소송에서 제3채무자가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피보전채권의 시효를 원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므로, 채무자가 별소에서 피보전채권의 시효를 원용한 사실이 있는지 본다(2001다10151; 2007다64471).
  • 주채무가 시효기간 경과 전에 회생계획인가로 실권되었다면 보증인은 보증채무 자체의 시효만 주장하므로 인가 시점과 시효기간의 선후를 비교한다(2015다218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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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2026년 11월 3일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고 개별 사안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최종 수정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이후 법령 개정이나 판례 변경으로 현행과 달라질 수 있고, 법령·판례의 문언은 정본이 우선합니다. 내용만을 근거로 한 판단으로 생긴 손해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면책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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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법무사

신우법무사

법무사 김정걸은 1994년 제2회 법무사시험에 합격해 32년간 법무사 업무를 해 왔습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외국인 상속등기 · 한정승인 · 상속포기, 상속관련 소송 · 비송, 회사등기, 강제집행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